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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무엇이 문제인가?
산도르 호르바스(Sandor Horvath)
(헝가리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에서 성장했으며 1980년에 호주로 이민을 갔다. 지금은 청주 서원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1. 머리말
영 어의 지배는 극히 불공평하고 비민주적이며 정당하지 못하다. 그리고 그것은 전 세계에 많은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 세계 인구의 92%가 사용하는 토착어를 열등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단 말인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영어와 싸우도록, 그리고 심각한 불안과 분명한 언어장애를 경험하도록 강요받고 있다. 종종 그들은, 그것이 그들 자신의 결점인 것처럼 느낀다. 왜 우리는 이 정당하지 못하며 낭비적이고 비효율ㅈ거인 세계소통체제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까? 국제적 의사소통을 조직할 다양한 방법에 대한 연구는 어디에서 이루어지고 있는가? 왜 정부들 및 다른 조직들은 다음과 같은 물음을 제기하지 않는가? “무엇이 전 지구적 의사소통을 조직할 공정하고 효율적이고 정당한 방법일 것인가?”
분명히 오늘날 세계의사소통 체계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어떤 문제인가? 분명히 그것은 영어와 관련되어 있다. 오늘날의 세계에서 영어의 위치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질문에서 시작해 보자.
질문1
만 일 당신이 지구상에서 영어를 마지막으로 말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이 어떻게 느낄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이 세상에서 몇 백명은 자신의 언어를 마지막으로 사용하는 사람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마음 편히 앉아 있을 수 있겠는가? 당신의 독특한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필사적으로 노력하지 않겠는가?
질문2
당신은, 전 세계에서 많은 학생들이 영어를 배우는 것에 관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다음은 29세의 학생이 자신의 일기에 쓴 것이다.(그의 허락을 받고 인용한다)
나 는 이틀 동안 나의 학습을 점검했다. 스스로 매우 실망스럽다. 내 영어는 향상되지 않았다. 심지어 이전보다 못하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서로의 생각을 교환했는데, 모두가 각자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못했다. 그 때 나는 내가 바보라고 느꼈다. 난 무엇을 한 것일까? 내 영어에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이것이 나의 공부에서 커다란 문제임이 틀림없다. 영어를 공부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썼음에도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다. 나는 내 학습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야한다. 어쩌면 내 공부 방법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정말로 바보이고 싶지 않다.
쉬샤오 후이-헤르메스(타이완) 2004. 2월 24일
질문3
당신은 가까운 미래에 다음과 같은 뉴스가 보도되는 것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어 제 이라크에 있는 팔루자의 비즈니스 영어학교에서 온 두 사람의 영어 교사가 익명의 반란자들에 의해 유괴되었다. 그 반란자들은 아마도 모하메드 샤리프 목사의 지지자들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들은 이 교사들이 자신들에게 낯선 제도를 강요하고자 하는 점령군의 일부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것이 과연 가능한 시나리오인가? 결국 영어를 '공급'하는 주요한 국가들은 '의지의 동맹'을 구성한다. 영어 교육은 다시 제국주의 정책의 무기가 되고 있는가? 영어 교사들은 점령에 저항하고 있는 사람들의 '합법적 표적'이 되는가? 다음 세 가지 시나리오들은 어떤 관계를 갖는가? 그들 모두는 영어의 전 세계적 지배를 뚜렷이 보여준다. 그것들은 모두 언어억압의 징후들이다. 다음의 잘 알려진 농담이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다.
만약 당신이 많은 언어를 사용한다면 당신은 다언어사용자이다.
만약 당신이 두 개 언어를 사용한다면 당신은 이중 언어 사용자이다.
만약 당신이 하나의 언어를 사용한다면 당신은 영어 사용자이다.
2. 오늘날의 언어 상황
2.1. 오늘날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언어가 있는가?
3천에서 8천개에 이르는 언어가 있다는 다양한 추산들이 있다. 가장 일반적인 추산에 따르면 6천개의 언어가 있다.
2.2. 앞으로 2백년이 지나면 얼마나 많은 언어가 남아 있을 것인가?
오 늘날 세계의 언어들은 놀라운 속도로 죽어가고 있다. 언어의 죽음은 항상 있었던 일이지만 오늘날의 언어유실 혹은 '언어 살해'는 유례가 없는 속도로 일어나고 있다. 두 주 당 하나의 언어가 죽고 있다. 2백년이 지나면 단지 2백개의 언어만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살해자 언어' 영어1)는 (다른 지배적 언어와 더불어) 세계의 많은 언어들을 '살해함'에 있어서 주요한 역할을 했다.
2.3. 그렇다면 언어가 죽는 것이 문제가 되는가? 죽어가는 언어를 구할려고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그것은 가능한가?
그렇다. 그것은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언어가 적을수록 더 잘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서로 더 잘 이해하고 삶이 더 단순해 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 지만 불행하게도 사태가 그렇게 단순치는 않다. 언어의 상실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조직하고 범주화하는 다른 구조의 상실을 의미한다. 모든 언어는 자신의 문화에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 언어를 잃는다는 것은 그 문화를 전달하는 중요한 방법을 잃는 것을 의미한다.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오스트리아 철학자(1889-1951)
언 어학자 토브 수쿠트납-캉가스는 이보다 더 나아간다. 그녀에게서 언어의 상실은 '자연적'이지 않다. 우리는 그것들을 살해한다. 그녀는 세계의 다양성의 감소와 언어의 소멸사이에 강력한 연관이 있다고 주장한다. "만약 다음 백년 안에 우리가 이 역사적으로 발전된 생태적 지식의 보고(寶庫)인 언어적(그리고 따라서 대개는 또한 문화적인) 다양성의 90퍼센트를 살해해 버린다면 우리는 지구상에서 우리가 누릴 삶의 기회들을 심각하게 침식 당할 것이다."2) 우리는 동물이나 식물의 멸종에 신경을 쓰는 것처럼 언어를 살리기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데이비드 크리스탈 교수는 위험에 빠진 언어를 구하는 일에 가격을 매기기도 했다. “일년에 한 언어를 구하는데 10만 불을 줍니다”라고. 삼 천 개의 언어가 있다고 해도 이것은 겨우 OPEC이 하루 동안 석유를 판매하여 얻는 수입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3)
3. 쟁점: 언어는 단지 소통의 (중립적) 수단일 뿐인가?
영 어는 단지 유용하고, 중립적인 소통의 도구라는 생각은 널리 퍼져있는 것이다. 몇몇 사람들이 말했듯이(예컨대 Seaton 1997, Rajagopalan 1999), “영어는 자기 자신의 뿌리로부터 벗어났으며, 세계 전역에서 일어나는 광대한 소통의 중립적 수단이 되었다.”4) MRM(Media mogul Rupert Murdoch)은 언어를 상실하는 것에 대해 어떠한 미련이나 슬픔도 갖지 않은 채 다음과 같이 공공연하게 선언한다. “언어의 동질화는 전지구적 조화와 경제적 효율성을 위한 하나의 힘이다.”5)
그러나 이것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첫 번째 문제는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만일 언어가 단지 하나의 도구라면 왜 그토록 수많은 사람들이 언어 문제에 관해 그토록 열정적인가?
· 왜 터키인들은 쿠르드어를 박멸하는 일에 그렇게 단호한 것일까?6)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학교들에서 아프리칸스를 도입하려던 시도가 1976년에 소웨토(남아공 흑인거주지역) 반란을 촉발시킨 이유가 무엇일까?
· 2004년 3월에 뉴질랜드에서 마오리족에게 텔레비전을 보급한 것이 왜 그토록 논쟁적이었고 또 지금도 논쟁적인가?7)
· 국영 라디오-프랑스 방송국의 국장인 장 마리 까바다(Jean-Marie Cavada)는 왜 “(언어 전쟁에서) 내기에 걸린 돈은 높지만 프랑스는 단호했다. 언어는 말하는 방식 그 이상의 무엇이다. 그것은 전쟁의 무기이자 어떠한 위대한 나라에게도 필수불가결한 도구이다.”라고 말했던 것일까?8)
한 때 우리는 해외에 함대와 외교관을 보내곤 했다. 이제 우리는 영어 교사들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4. 하지만, 영어가 가진 문제는 무엇일까?
아 주 흔한 사고방식은 다음과 같다. ‘좋다. 내가 영어를 스스로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적어도 국제어를 가진 것은 지금-여기에서이다.’ 영어가 지금 이 순간을 지배한다는 사실은 확실한 어떤 것으로 간주된다. 그것은 사실이며 따라서 그것은 좋은 일임에 틀림없다고 말이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노예서약이나 여성의 “변화불가능한” 역할에 대해 느끼는 방식과 똑같다. 우리는 영어의 지배 말고는 어떠한 대안도 없다고 믿도록 만들어진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언제나 자신들의 언어를 강요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그저 편안하게 그것을 받아들여라.' 그러나 그것을 당연하다고 간주하는 것은 잘못이며,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 역시 잘못이다. 영어의 지배는 광범위한 언어적 그리고 소통적 불평등을 야기하며,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 걱정과 근심, 심지어 증오심을 불러일으킨다.
영어가 가진 열 가지 문제
사람들이 오늘날의 영어 지배에 도전하거나 적어도 의문시하고 이를 토론에 붙여야만 하는 열 가지 이유가 있다.
(1) 덴마크의 신임여성총리 헬레 데그네(Helle Degn)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녀는 브뤼셀에서 열린 첫번째 회의에서 다소 신경질을 부렸다. 그녀는 그 회의를 다음과 같은 서투른 영어로 시작했다. “I’m at the beginning of my period(나는 지금 내 임기의 시작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왜 그녀는 놀림감이 됐던 것일까? 왜 신문은 이 이야기로 떠들썩했던 것일까? 왜 그토록 수많은 외국인들은 놀림감이 될 위험과 마주하는 것일까?
일본인이 영어를 쓰고 말하는 것을 조롱하는 특별한 웹사이이트인 www.engrish.com10)이 있다. 그런데 일본어를 배우는 영어 사용자들을 일본인들이 조롱할 수 있는 사이트는 왜 없는 것일까? 왜 영어원어민들은 똑같은 위험에 직면하지 않는 것일까?11) 조롱당할 위험은 이렇게 대단히 불공평하게 분배되고 있다.
(2) 한국의 한 학자가 말하고 있는 다음과 같은 보고는 전 세계로부터 수천 번이나 반복해서 보고되었다.
“저 는 제가 전공하는 화학분야에서 교수가 되길 희망합니다. 저는 영어를 마스터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만 합니다. 왜 제가 그래야만 할까요? 영어를 능숙하게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은 무능력한 사람으로 평가됩니다. 바로 이 점이 그들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죠. 오늘날, 영어를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은 불구자로 간주되고, 심지어 훌륭한 성과물조차도 영어로 씌어지지 않으면 좋은 성과로 받아 들여지지 않습니다. 내가 대학원생이었을 때, 저는 '만일 영어가 나의 제 1언어였다면 내가 훨씬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더 좋은 결과를 달성했을텐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현철(한국), 2004년 3월.
대부분의 국제무대에서 영어 사용자들은 비영어권 사람들에 대해 우월감을 느낀다. 전 세계 인구의 단지 8%만의 모국어일 뿐인 영어를 누구나 배워야 한다고 강제하는 세계가 과연 공정한 체제일까?
(3) 인터넷은 영어에 매우 경도되어 있다. 다른 언어는 인터넷에서 환영받지 못한다. 검색 엔진 중 하나를 사용해 헝가리 단어 “úttörö”를 찾아보라.12) 아마 찾기 어려울 것이다.
(4)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많은 국제적 일자리들은 “원어민 영어사용자들”을 구한다. 다음 광고문을 보라.
브뤼셀에 위치한 1000여개의 소규모 로비회사들이 원어민 영어교사를 찾고 있습니다.
연락처:Unique Interim, avenue des Arts, 57A, 1000 Belgium. The Bulletin Online 2003-11-25.
프로필 집단 : 우리의 고객은 브뤼셀에 자리잡고 있는 국제적인 기업입니다. 그들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Secretary. Ref.No. ST2008." The Profile Group Online 2003-11-1413)
이것은 언어차별을 보여주는 분명한 사례이다. 완벽한 영어를 배우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원어민 영어사용자가 아니라면, 당신 자신을 “원어민 영어사용자”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5) 수많은 작은 나라들에서 현지 도서 시장은 영어책 판매 증가로 인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팔리는 책 5권 중에 1권이 영어로 된 책이다.14) 이것은 다른 언어로 글을 쓰는 저자들에게는 커다란 위험을 의미한다.
(6) 영어는 1951년에 별다른 토론 없이 공식 항공언어로 채택되었다. 비행사고의 11퍼센트는 통신 착오의 책임일 수 있다. 일례로 1977년 카나리 섬에서 있었던 가장 큰 항공기 사고는 58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15)
(7) 영어를 말하는 나라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은 점점 불어나고 있고 비영어권 나라에서 영어로 수업을 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650개의 고등교육 프로그램이 영어로 가르쳐지고 있다.16) 한국에서 많은 대학교과과정은 영어로 가르쳐진다. 비영어권 나라의 대학들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지역언어에 기초를 둔 지식체계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8) 과학은 영어에 의해 지배된다. 1950년대까지 미국과 영국의 과학자들은 다른 언어를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는 그렇지 않다. 지금 잡지의 90퍼센트는 영어로 씌어진다.17) '출판할 것인가, 사라질 것인가'라는 전통적 슬로건은 '영어로 출판할 것인가, 사라질 것인가'로 바뀌어야 한다. 많은 학자들이 자신의 언어가 주변화되는 것에 관해 걱정하고 있다. 지식이 독점되고 창조성이 질식될 실질적인 위험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언어를 자발적으로 포기할 것 처럼 보인다. 1989년 초에 저 유명한 파스퇴르 연구소는 자신들의 유명한 의학잡지를 영어로만 발간하기 시작했다.18) 영어를 모국어로 삼지 않는 사람이 영어로 과학을 하는 것은 그들의 가장 중요한 과학적 도구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 절단의 행위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영어권 나라의 노벨상 수상자가 더 적은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9) 영어교육 산업은 거대하다. 누가 이득을 얻고 누가 잃는가? 주요한 영어교육 수출국들은 엄청난 이득을 얻는다. 다른 나라들은 손해를 보면서 영어교육에 거대한 비용을 투입해야만 한다.
(10) 현재의 영어지배는 미국의 폭넓은 문화적 헤게모니의 일부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유럽영화 점유율은 단지 2-3퍼센트에 불과하다. 반면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상영되는 영화의 90퍼센트는 미국영화이다.19)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가까운 이웃보다도 미국과 더 친숙하다. 영어는 전 세계적으로 다른 나라의 문화 생산물을 주변으로 밀어낸다. 언어통제는 정신적 통제로 나아갈 수 있다. 프랑스 교수 샤를 뒤랑은, 현대영어는 사람들을 옥죄는 정신적 구속복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것은 당신의 정신을 식민화 할 수 있다.20) 세계 전체는 미국 이데올로기에 의해 폭격을 당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사람들은 나머지 세계에 의해 거의 아무런 영향도 받고 있지 않다. 이와 같은 일방향적 모델, 일방향적 세계관, 일방향적 태도 그리고 일방향적 언어는 세계사회의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5. 영어 학습 광란
나도 그 중의 일부이기는 하지만(필자는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 옮긴이) 여기에서 나는 전 세계의 영어교육 산업에 관해 몇 가지의 생각을 더 이야기 해 보고 싶다.
많 은 토착어들이 사라져가고 있는 반면 영어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영어를 제 2 외국어로서 상당한 수준까지 배운 사람들을 더한다면 영어를 말하는 사람의 수는 15억 명에 이를 것이다. 거칠게 추산하면 세계 인구의 사분의 일인 것이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이 영어를 배우기를 원하는가? 분명히 셰익스피어에 대한 사랑이나 영어 그 자체에 대한 사랑 때문은 아닐 것이다. 더 좋은 삶의 약속, 더 좋은 직업,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둘러싼 보편적인 열광이 대부분의 사람들로 하여금 영어를 배우는 과정에 등록하게 만들고 그들로 하여금 상당히 많은 시간과 돈을 쓰도록 만든다. 그 약속이 과연 지켜지는가 하는 것은 물론 다른 문제이다.
전 세계에 걸친 영어의 확장은 전 세계에 퍼져있는 영어학교에게는 금광이나 마찬가지이다. 영국에서 국제교육은 2백3십억 파운드의 가치가 있다.21)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52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22) 그것은 14억 달러의 수입을 창출한다.23) 이것은 양모 무역보다도 더 큰 규모이다.24) 비영어권 나라에서 영어를 배우는 데 사용되는 이 과외의 교육지출은 무거운 짐이다.
수 백만의 학생들이 능숙한 영어 수준에 도달하기 위하여 애를 쓰고 있다. 많은 부모들은 자신들의 아이들이 '성공의 언어'를 확실히 알도록 하기 위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어떤 한국인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영어발음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혀 밑의 조직을 자르는 수술을 시킨다.25) 타이완의 쓰레기차는 돌아다니면서 영어로 방송을 해댄다.26)
영 어학습에의 거대한 투자가 과연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가? 쏟아부어지는 노력에 비하면 전혀 그렇지 못하다. 예를 들어 한국은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큰 나라이다. (그것은 국내 총생산의 2.73퍼센트에 이른다.) 그런데도 한국은 토플시험의 평균성적에서 110위에 불과하다.27) 10년도 넘게 영어를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영어를 말하는 나라에서 상당한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현재의 ELT(English Language Training) 상황을 영속시키는 것을 돕는 세 가지 신화가 있다.
·단일언어로는 영어가 가장 잘 가르쳐 진다.
·이상적인 영어 교사는 원어민이다.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정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해 외에서 일하는 극소수의 교사들은 지역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단일언어 교육은 지역 언어와 이 언어와 연결된 문화공동체를 무시하는 것을 정당화한다. 이러한 견해는 ‘많은 영어교육 과정들에는 어떠한 사전준비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 교육 과정은 세계 어디에서라도 사람들에게 영어를 가르칠 수 있도록 준비시켜 줄 수 있습니다’라는 주장 속에 반영되어 있다.28) 도대체 그런 영어교육과정을 밟은 많은 영어 교사들 자신이 외국어 학습과정을 성공적으로 통과하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그들이 외국어로 다른 사람들을 유능하게 교육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단 말인가?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영어를 교육할 사람들을 고용하면서 어떠한 교육 자격도 요구하지 않는다. 한국에 있는 NESTs(Native English Speaking Teachers; 원어민 영어 교사)의 절반이 교사 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다.29)
냉소주의자들은 그 상황을 다음처럼 요약하곤 한다.
이 상적인 교사는 원어민이다. 교사는 태어나는 것이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1)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이상적인 교사가 될 수 없다. 그리고 (2) 교사는 태어나는 것이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어민은 교사가 되기 위해 훈련될 필요가 없다.30)
세 번째 신화는 영어 교사가 실제로 "중립적 도구인 영어"를 단지 전달만 한다고 가정한다. 이러한 생각은 영어 교육이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현실로부터 분리되어 별개로 취급 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영어를 사회적 진공상태(social vacuum)에서 배우지 않는다. 베를린에 있는 경영대학, 태국에 있는 고등학교, 혹은 원주민공동체 등에서의 영어 교육은, 각 지역에서의 서로 다른 정치적 활동이며 영어의 위력은 이 각각의 피교육자에게 상이하게 작용한다.
6. 현재의 불공정한 국제 의사소통체계에 대안은 있는가?
우리는 대안을 찾기 위해서 우선 언어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하며,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해야만 한다.
장래의 가능한 방안 중 하나는 중립적이고 계획된 언어일 것이다. 지난 200년간 창조된 수백 개의 인공 언어 가운데 가장 성공적이었던 것이 에스페란토이 다. 이 손쉽게 배워지는 언어를 철저히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언어 장애와 언어 불평등 그리고 언어 억압을 제거하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에스페란토는 현재 영어를 교육하는 데 쓰이는 거대한 비용을 줄이고 더욱 평등한 세계를 위한 의사소통체계를 창조할 것이다. 이는 분명히 고려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세 계 전체에 영어를 배우는 고달픈 수고를 하라고 강요하는 나라들이 있다. 우리는 지금, 누군가가 이 나라들에 대항하는 계급 행동을 시작하는 것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게 함으로써만 좀더 민주적이고 더욱 효율적이고 비용이 덜 드는 치료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이니 말이다.[번역: 조정환(책임), 박서현, 승준, 신은주, 임경용(협력)]
1) Fishman, Joshua A 2000, English: The Killer Language? Or a Passing Phase? (영어의 영향력이 결국에는 쇠멸하리라고 믿을 수 있는 이유들이 있다.) Whole Earth Spring 2000, viewed 2 Jun 2004,
2) Skutnabb-Kangas,Tove, Murder that is a threat to survival, viewed 2 Jun 2004,
3) Crystal, David 2000, Language Death, Lingua Franca, ABC Radio National, 23/09/00, viewed 2 Jun 2004,
4) Rajagopalan, K. 1999, Of EFL teachers, cowardice and conscience, ELT Journal 53/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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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ton,` I. 1997, Comment: Linguistic non-Imperialism, ELT Journal 51/4: 381-2
5) Vines, Gail 1996 Death of a mother tongue, New Scientist, 6 January 1996, p.24
6) White, Paul 2004, Kurdish Life in today’s Turkey, The Human Rights Defender, Amnesty International Australia, Feb-Mar 2004, p. 21
7) Lingua Franca, 2004, Te Reo Maori, ABC Radio National, 1 May, viewed 2 Jun 2004,
8) Henley, Jon 2003, Aux Armes!, The Guardian,August 29, viewed 24 October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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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Phillipson, Robert 1992, Linguistic Imperialism, Oxford University Press, Oxford, p.8
10) www.engrish.com 참조.
11) Phillipson, Robert, English-Only Europe? Challenging Language Policy, Routledge 2003, p.140
11) Phillipson, Robert, English-Only Europe? Challenging Language Policy, Routledge 2003, p.140
12) Bourbonnais, Jean & Yergeau, François, Languages on the Internet, viewed 2 Jun 2004,
13) 유럽에스페란토 연합(The European Esperanto-Union)은 그러한 광고를 700회 이상 채집했다. 유럽에스페란토 연합에 의해 수집되어 규칙적으로 갱신되는 목록은
14) Brussels Communication Centre for Esperanto, English Language Books take over the World, viewed 5 June 2004,
15) Jones, Kent, Aviation Language, viewed 2 Jun 2004,
16) Dutch recruitment, 2003, Guardian Weekly, Learning English, April
17) Ammon, Ulrich 1994, Grundzűge der internationalen Stellung der deutschen Sprache ( Basic features of German in an international setting), in: Zeitschrift fűr Anglistik und Amerikanistik 47.2 (1999), 109
18) Bryson, Bill 1990, Mother Tongue, The English Language, Penguin Books, p.3
19) Phillipson, Robert 2003, English-Only Europe?, Challenging Language Policy, Routledge 2003, p.72
20) Duran, Charles, Is English a new Esperanto?, viewed 24 Oct 2003,
21) Ward, Lucy 2004, Growing competition for overseas students, The Guardian Weekly, April 29 – May 5, 2004, p. 8
22) Maiden, Samantha 2003, Foreign students worth 5.2 bn a year, The Australian, Dec 23
23) Cooper, Dani 2004, Fees hit overseas market, in Higher Education, The Australian, May 5 2004, p.23
24) De Lothbiniere, Max 2004, Up Down Under, The Guardiuan Weekly, Learning English, March 2004
25) Demik Barbara 2002, Parents seek snip to untrip tongues, The Guardian Weekly, Learning English, May 2002
26) English lessons ‘a load of rubbish’, 2002, The Age, 4 May 2002
27) Top and Bottom, 2003, The Guardian Weekly, October 2003
28) Cambridge ESOL on-line, 2004.5.31 확인,
29) Singh, M., P. Kell, et al.2003, Appropriating English: Innovation in the Global Business of English Language Teaching. New York, Peter Lang.,Han SongAe: Do South Korean Adult Learners like Native English Speaking Teachers more than Korean Teachers of English?, Proceedings of the New Zealand Association for Research in Education and Australian Association for Research in Education (NZARE/AARE) Conference, 2003 에서 인용.
30) Phillipson, Robert 1992, Linguistic Imperialism, Oxford University Press, Oxford, p.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