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4일 후기는 썼다가 삭제, 투 헤비 토커 기분이 들었기 때문. 하루 거르고 나니 그런 부담이 줄어서 다시 써본다.
12시20분 도착, 예불문도 많이 따라 읽어보았다. 고저와 장단이 서툴러 역시 잘 안 된다. 한글로 할 때는 다 따라했다. 십수 년 전에 어느 스님이 장단 고저 지도하는 자리에 있었는데 그때 참 모두들 잘 못했었다. 나도 마찬가지. 그때 기억이 아직 많이 남아서 읽는 것이 더 부담스러운 것 같다.
각설하고 법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사마타 1선정에 들어서 위빠사나를 얻은 아라한도 있고, 8선정에 들어 위빠사나를 얻은 아라한도 있어서 같은 아라한이라도 층차가 있다는 것이다. 첫날 왔을 때 내가 사마타와 위빠사나를 보완적이지 않느냐고 했었는데, 그때 스님이 별 대답이 없었다. 오늘 답을 알았다.
아주아주 오래전, 사마타 먼저 하고 위빠사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과 사마타 안 하고 위빠사나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나뉜다는 논문을 본적이 있다. 다른 내용은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는데 이 부분은 기억에 아직도 있다. 오늘 법문을 들으며 이런 논쟁이 이제는 끝났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중요한 것, 법문 시간에 눈이 좀 시어서 감기도 했지만, 60분 수행 시간 중 한번도 졸지 않고 한번도 다리를 펴거나 많이 움직이지 않았다. 오른쪽 다리가 바닥에 닿은 느낌과 무릎에 부담이 많아 방석을 처음으로 2층으로 접어서 가운데 작은 방석 끼우고 앉았는데, 그것도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조건은 여러 가지일 테니. 그래도 주의력이 많이 높아진 것 같기는 하다.
왼쪽 날개쭉지가 가려운 듯, 뻐근한 듯 자꾸 신경이 쓰여 주의를 기울이니 한참 후 사라진다. 오른쪽 다리 역시 신호를 보내와서 주의를 기울이니 그것도 스르르 사라진다. 대체적으로 모든 신체적인 자극들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게 약간의 주의력으로도 사라졌다. 그러다 살짝 눈을 떠서 시계를 보니 50분이 지났다. 곧이어 숨을 크게 들어마시고 내쉬라는 마무리 멘트가 들렸다.
사마타를 하면 쉬게 되고 위빠사나를 하면 고단해진다더니, 그동안 나의 고단함은 바로 위빠사나를 했기 때문인가? 하는 착각도 해보고, 오늘의 고단함은 아무래도 위빠사나를 잘했기 때문일까 확신도 해본다. 9시 넘어서 바로 곯아떨어졌다.
다음날 (6일) 아침 조금 전, 노래가 절로 난다. 바로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다. 그런데 아니 이게 웬일? 음이 하나도 안 틀린다. 매의 귀를 가진 작은애가 오~~~ㄹ 한다. 잘했다는 뜻이다. 22일 노래방을 가기 위한 준비 끝? ㅎㅎㅎㅎ
의문 하나 : 사마타와 위빠사나를 병행하는 방법이 뭘까요? 한 시간 수행이라면 시간을 나눠서 30분 30분 해야 하나요? 아니면 한번 할 때는 사마타, 다음 번 할 때는 위빠사나 이런 식으로 나눠서 하나요? 아니면 일정 기간에는 사마타를 하고, 다른 기간에는 위빠사나를 하고 그래야 하나요?
첫댓글 파아욱 또야 사야도의 《사마타 그리고 위빠싸나》라는 책을 지금 보니 사선정까지 들고 나서 위빠싸나를 하라고 하네요
선정 상태에서 보이는 하얗고 노란 것들은 니밋따라고 하는군요. 욱가하 니밋따 상태를 오래 할 수 있으면 빠띠바가 니밋따가 나타난다고 하네요.
이런 설명이 옳은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