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적 지도력과 영적 동반>
하나님을 신뢰하고 성령께 개방하라
홍준표 목사(아름다운가수원교회)
관상적 목회, 관상적 삶 또는 관상적 지도력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그리고 교묘하게 감춰진 몇 가지의 문제점들을 발견하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매우 다행한 일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 개인의 영적 여정에서 유익한 것임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 문제점들의 핵심은 이기적임과 동시에 자아중심성에 있는데 이런 것들은 마블링처럼 삶과 신앙과 지도력에 엉켜져 있어서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첫째로는 동기와 관련되어 있는데 말과 행동에 있어서 대체로 드러난 동기와 숨겨진 동기가 동시에 있는 것을 발견한다. 좋은 질문과 좋은 반응의 드러난 동기는 그 공간, 또는 공동체의 공동의 성숙을 기대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자신의 경험과 지적 예리함 또는 자신의 하나님께 향한 순수성을 드러내고 싶은 숨겨진 동기가 동시에 있음을 발견한다. 자신의 존재감에 대한 끝없는 욕망, 지도자로서 능력을 인정받고 싶은 열망 등이 반영된 태도라고 생각한다.
둘째는 모임과 공간에 대해서 주도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영적 지도나, 모임에 있어서 어색한 상황, 무언가 반전이 필요할 상황일 때 내 안에서 의도된,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을 움직일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 어떤 상황도 성령께서 통제하시고 이끄신다는 의식이 부족했다. 이 공간을 이끄시는 이는 성령이라는 사실, 모임의 진정한 지도자는 내가 아니라 성령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림이 필요하다.
셋째는 그동안 영적 동반자에 대한 깊은 사랑과 영적 동반자의 성숙을 위한 배려가 부족했음을 발견한다. 영적 동반자의 여정 속에 일어나고 있는 하나님과의 관계 형성을 긴 안목으로 볼 줄 아는 통찰력이 필요했는데 대부분 영적 동반자의 단편적이고 부분적인 부분에 마음을 빼앗기고 감정에 종속되거나 아픔과 상처를 나눌 때 공감으로 가득 차 고통과 절망, 안타까운 감정이 하나님을 잊게 되는 경우도 있다. 또 영적 동반자를 통하여 내가 새로운 통찰력이나 깨달음을 얻으려는 태도 또한 문제점을 발견했다.
이러한 발견들은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게 한다. 자신에게 몇 가지 질문을 통하여 발견한 문제들을 극복하고 더 성숙한 지도력을 형성하기를 기대해 본다.
첫째, ‘나를 위함인가? 하나님을 위함인가?’
초점은 무엇인가? 드러난 동기와 숨져진 동기를 분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매 순간 성령께 자신을 열어 하나님의 의도가 영적 동반자들에게 흘러가도록 기도한다.
둘째, ‘내가 주도하나? 하나님이 이끄시나?’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내가 아니고 하나님이다. 기획과 목표를 정하지 않고 자신이 생각한 것 보다 더 좋은 길로 이끄시는 하나님께 온전히 맡기도록 한다.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하나님의 의도가 드러난다. 내가 주도함으로 상황을 제한하지 말고 하나님 의식이 영적 동반자를 이끌도록 내어드린다.
셋째, ‘자신에게 영적 동반자란?’
영적 동반자를 통해 무언가 얻으려는 자세 즉 통찰력, 깨달음, 하나님의 뜻을 얻으려는 태도를 버려라. 단순히 하나님의 임재와 역사와 활동을 지켜본다.
내가 동반자를 위해 공감하려고 노력하거나, 반응할 때보다 그를 위해 기도할 때 하나님의 현존하심을 더 잘 느낀다. 침묵을 통하여 하나님의 현존을 경험하며 자신과 영적 동반자가 자신의 깊은 곳, 참 자아를 들여다보게 한다.
영적 동반자 사이에서 항상 무언가를 얻고, 깨닫고, 새로운 것을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꼭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영적 동반자 안에서 천천히 하나님과의 관계가 새롭게 형성되고 삶에 대한 통찰력이 생겨나고 있다.
영적 지도력은 영적 동반자를 위해 무엇이 가장 좋은지 알고 잇다는 거짓을 던져버리고, 영적 동반자 스스로 답을 구하도록 돕는 촉매자다. 우리가 서로를 구원해야 한다는 오만한 가설을 버리고 그저 귀 기울이는 일을 통해서 한 사람이 자신의 안에 있는 온전함을 찾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성령께 개방하라.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