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풀이 : 섬 도(島)
山(메 산)과 '섬 도'의 본자인 鳥(새 조←됴)의 합자.
하늘에 떠있는 새[鳥조]처럼 물 위에 떠있는 山을 표현. 섬의 본음은 셤이며 이는 일본어 시마의 어원이 됨.

섬은 바다 위에 떠있는[鳥] 산(山)이다.
옛날 옛날 까마득한 옛날, 문자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시대에 몇 명의 聖人성인들이 큰 고목나무 아래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서로 둘러앉아 심각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글자를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그들 앞에는 바다(sea)가 시원스레 펼쳐져 있었으며, 바다 가운데에는 군데군데 황홀하리만치 아름다운 섬이 보였다. 그들은 그 섬을 글자로 나타내고자 하였던 것이다. 섬을 몇 개의 線선 만으로 간단히 줄여서 시각글자로 나타내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었다.
그런데 이 작업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다. 만든 글자를 보면 누구나 다 끄덕끄덕 그 의미를 수긍할 수 있어야 했으며, 또한 그 글자는 하늘의 뜻[자연의 섭리]을 따라 정확하고 진실되게 표현해야 했기 때문이다. 작업이 어려웠기 때문에 그들은 단계별로 작업에 착수키로 했다.
먼저 말로 저기 저 앞에 보이는 섬에 대해 간단하게 개념을 잡을 필요가 있었다. 섬은 '바다위[海中, 海上] 또는 물위[水中, 水上]에 떠있는 山산'이다. 이를 좀 더 줄여 떠있는 산으로 개념이 정립되었다. 이렇게 하면 누구나 물 위에 떠있는 섬을 금방 연상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떠있는 산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자 산은 山으로 써놓으면 되었으나 (山산은 島도보다 더 먼저 만들어진 글자이다) 문제는 떠있다라는 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생각에 잠겼으나 좀처럼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시간은 계속 흘러갔으나 문제해결의 묘책은 어느 누구에게도 나오지 않았다.
한 사람이 무심코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 때 우연히도 독수리 한 마리가 뱀을 채어 날아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순간 閃光섬광과도 같은 번쩍임이 그의 뇌리를 스쳤다. "앗! 바로 저것이다.“

그 장면은 대단한 힌트였다. "그렇다. 새[鳥] 발톱 밑의 뱀 대신 山산을 그려[써]넣으면 산이 공중에 붕 떠있는 모습이 되니까 떠있다는 뜻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데는 성공이지 않겠는가. 또한 새는 공중에 뜨는 동물이므로 '鳥조'자가 '뜨다'의 뜻을 나타낼 수 있지 않겠는가.“
그는 그 아이디어를 다른 이들에게 말하였다. 모두 다 대찬성으로 그 꾀를 채택, 드디어 島(섬 도)자가 탄생되었다.
鳥새 조(원음 됴) + 山메 산 =
→ 島섬 도
鳥조 자체만으로도 '(떠있는) 섬'의 뜻을 나타내며, 山의 위치를 鳥의 아래쪽은 물론, 융통성 있게 왼쪽 또는 위쪽에 배치해도 모두 '섬 도'자로 인정된다.
島도의 본자는 위에서와 같이 도이며, 島도는 도에서 새발톱부위인 네 점이 지워져 간략화된 모양이다.
세월은 또 다시 수없이 흘러갔다. 그리하여 島의 탄생배경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게 되었고 단지 島가 '섬'의 뜻이라는 것만 후손들에게 전달되었다. 오늘날 중국 등의 한자풀이책에는 후한의 문자학자 허신의 영향을 받아 "島도는 새가 섬위에 올라앉아 날개를 쉬고 있는 모습이다 또는 강이나 바다 위를 날던 새들이 지친 날개를 쉬는 곳" 식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새쉴 도'지 '섬 도'는 아닐텐데...
그러한 허신의 학설은 '鳥조'자 자체만으로도 '새→뜨는 동물→뜨다→(바다위에 떠있는) 섬'의 전이과정을 거쳐 섬의 뜻을 나타낸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며, 또한 새가 날개를 쉬는 곳은 꼭 섬만이 아니라 육지의 산도 될 수 있고 나무도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의 이치에 부합되지 않는, 자의적인 것이다.
鳥조의 정음 됴는 '해가 뜨는 때'인 朝(아침 조)의 정음 됴와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섬의 본음 셤은 일본어에 건너가 시마(しま)로 변형되었고, 島의 한국음 do와 중국음 dao는 어원미상으로 알려져 있는 '뜨다'의 '뜨/떠'와 유관한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