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월드(이사장 성관스님)가 10주년을 맞아 오늘(12월24일) 오후4시 수원 경기대 컨벤센터에서 ‘청춘 멘토’ 혜민스님과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 초청 ‘행복한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사진>
‘미치도록 행복하게 사는 법’을 주제로 열린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지역 불자들과 일반인, 대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재즈, 등의 흥겨운 공연이 어우러진 토크콘서트에서 혜민스님과 박경철 원장은 진정한 행복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지치고 상처받은 현대인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로터스월드 이사장 성관스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이 곧 연꽃 세상(로터스월드)이자 부처님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들이 성원해주셔 오늘 로터스월드가 있을 수 있다”며 “우리들의 행복을 조금씩 나누면 모두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새해에는 늘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경철 원장과 혜민스님의 강연 요지.
박경철 원장 : 오늘의 주제는 행복이다. 스님들과 저보다 연배가 높으신 분들이 많은데 행복이 무엇인지 이야기는 하는 것 자체가 주제 넘는 일일 것 같다. 최근 3년 동안 그리스 여행을 다니고 있다. 그리스 작은 도시에서 유적지를 구경하고 나왔는데 오후3시였다..
구경에 몰두하느라 미처 점심 먹지 않은 것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너무 허기가 져 문 열린 식당을 두리번거렸는데 마땅한 식당이 없었다. 한 곳을 찾아 들어가 음식을 주문할 수 있겠냐 물었다. 간단한 꼬치 요리를 주문했다. 음식을 먹는 동안 주인 부부가 앉아서 기다리며, 서로 너무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았다. 어떻게 부부가 행복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지 궁금해서 묻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주인은 은행에 다니다가 퇴사하고 장인이 하는 식당에서 아내와 함께 일한다고 했다. 우리 입장에서 생각하면 불행한 상황이지만 그들은 너무나 행복한 모습이었다. 직장을 잃고 장인의 식당에서 일하고 있지만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그 주인은 내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사람이 살다보면 운이 나쁠 때가 있다. 내가 직장을 잃어버린 것도 운이 나빠서 생긴 것이다. 불운한 일이지만 불행한 것이다. 왜냐하면 생은 그 자체로 행복한 것이다. 불행하다고 이야기 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행복해지는 법을 가르쳐준 적이 있는지 생각해봤다.
그리고 내가 내 아이에 행복해지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가 생각해보게 됐다. 단 한 번도 아이에게 행복해지는 법을 가르친 적이 없는 것 같다. 아이에게 “행복해지고 싶다면 경쟁에서 이기라”고 가르치고 있었다. 나 역시 그렇게 배웠다. 많은 사람들이 죽도록 경쟁했지만 행복하지 않다. 경쟁을 거듭해서 이겨도 마지막 경쟁에서 지게 되면 불행하고, 99번 성공해도, 1번 실패하면 불행하다고 느끼게 된다.
경마장에서 말들은 앞만 보고 달릴 수 있게 눈 양 옆을 가린다. 좌우 돌아보지 않고 달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경마장에서 눈을 가리고 앞만 보고 달리는 질주가 내가 내 아이에 바라는 모습, 내가 살아온 모습이었는지 모른다. 행복이라는 가치에 대해 제대로 가르칠 생각, 배울 생각도 하지 않았다.
이제 나이가 좀 들고 나니 아이가 내게 와준 것 만으로, 내 앞에 있다는 사실 만으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이제 행복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 맛을 본 것 같다. 행복이라는 것을 우리가 어떤 관점에서 고민해야 하는지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행복해지기 위해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면, 과장으로 승진하면, 통장에 돈이 들어나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이다. 목표가 성취되면 행복할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경우가 있다. 이것도 문제가 있다.
목표가 성취되면 막상 행복하지 않다. 원하던 것이 이뤄지면 허탈하거나 멍하다. 이 또한 오래가지 않는다. 목표를 상정하면 지금은 행복할 수 없다. 행복하려면 지금 행복해야 한다. 목표를 설정해서 그것이 이뤄지면 행복해져야 하는데 우리는 현재를 희생한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행복을 미루는 것이다.
그런데 목표에 도달하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목표가 재조정된다. 행복은 영원한 미래가 있게 된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행복을 따뜻한 만남 속에서 찾아야 한다. 행복해지려면 나와 주변 사람과의 따뜻한 만남,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나 역시 친한 친구나 일을 도와주는 사람, 도반 스님들이나 어른 스님들을 진정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내가 진정으로 행복하구나 생각하게 됐다.
아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남편을 포기하자, 남편을 원망하지 말자, 큰 누나의 마음을 일으켜서 남편을 측은하게 여기자. 남편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아내의 말을 분석 하려하지 말고 공감해주자, 아내와 놀아주자(시간을 보내자), 고부 갈등이 생겼을 때 미래를 생각해서 아내 편을 들자.
우리가 불행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남들과 자꾸 비교하기 때문이다. 비교하게 되면 열등감이 된다. 열등감을 어떻게 행복으로 바꿀 수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열등감을 갖고 있다. 열등감을 받아들이고, 열등감의 장점을 찾아본다. 열등감을 편하게 이야기하고 자유로워지자. 나의 열등감을 바탕으로 삼아서 나는 더욱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