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우리 가족은 설 명절에는 광주 본가에서 모이고, 추석 명절에는 밖에서 모여 명절을 보낸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명절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환경을 만드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명절 준비를 하시는 어머니의 노고와 힘듦을 조금이라도 덜어보고자 하는 아버지의 결심이 이렇게 할 수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
하여 몇 년 전부터 광주 근교의 쉴만한 장소를 섭외하여 숙소를 예약하였다.
지금까지 가본 데라고는 금산, 나주, 화순, 선유도가 있다.
2박 3일의 일정으로 광주에서, 남원에서, 아산에서 출발하여 세 식구는 모인다.
보통 만나면 숙소를 2~3개를 잡고 인근 관광 및 휴식을 취한다.
하여 올해 부모님과 동생네와 상의하여 어디를 갈지 고민하다가 이번에는 구례 대음집에서 지내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다.
우리가 대음집에서 주말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한두 번씩은 이곳을 방문하고 숙박도 했더니 그 어느 관광지보다 좋다고 하신다.
부모님도 동생네도 지난번에 다녀간 여기가 그리 좋으셨단다.
일단 냇가가 있어서 아이들이 물놀이할 수 있고, 넓은 마당이 있어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 식사가 가능하고, 집에서 조금 내려가면 온천이 있어 목욕도 가능하다.
나와 동생은 어려서부터 부모님을 따라 매주 목욕을 다니던 터라 모두 온천욕을 좋아한다.
또 주변에 갈 데가 많다.
예를 들면 자연드림파크, 화엄사, 천은사, 사성암 등이 있다.
하여 이번에는 멀리 가지 말고 구례 산동에서 만나기로 했다.
좀 미안한 점은 동생네가 이동 거리가 좀 멀다는 거다.
하지만 동생네도 대음집이 좋단다.
지난번에 놀러 가고 나서 아이들이 또 오고 싶다고 했단다.
하여 나는 미리 대음집에 가서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집을 환기하고 청소를 하고 수영장을 준비했다.
특히 이번 추석은 매우 더워 아이들은 물놀이를 해야만 했다.
그리고 지난번에 동생네 친구가 보내준 에어컨이 큰 몫을 해낼 것만 같다.
역시나 더웠다.
햇빛이 너무 따갑고 기온이 높아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였다.
보통 추석이 이랬던가?
그래서 수영장 위에 천막을 쳤다.
한여름에도 치지 않던 천막과 파라솔을 다 꺼내 여름 거의 지난 추석에 쳤다.
뉴스에서도 이번에는 추석이 하니라 하석이라 하더라.
가을 추가 아닌 여름 하.
가을은 도대체 언제 오는 거냐?
시간이 조금 지나니 부모님과 동생네가 도착한다.
다들 덥다고 난리다.
미리 틀어놓은 에어컨과 수영장 없었으면 큰일날 뻔했다.
작은 방에 스탠드형 에어컨을 기증해 준 동생 친구에게 특히 감사의 마음을 다시 한번 전한다.
언제 또 놀러 오니라.
어른들은 실내로 아이들은 수영장으로 직행이다.
오자마자 워터파크 개장이요.
일명 추석맞이 대음 워터파크.
아이들이 신나게 음악을 틀어놓고 물놀이를 하는 동안 어른들은 옆에서 시원한 맥주를 홀짝이며 여유롭게 추석을 즐기기 시작한다.
아 시원하고 좋다.
이 더운 날 여기서 만나기를 잘했단 생각이 든다.
이 더위에 아이들 데리고 어디 관광하고 다니기는 거의 불가능이다.
해가 조금 지니 더위가 꺾인다.
오늘 저녁은 삼겹살 구이다.
하여 아버지는 불을 지피고 동생과 나는 마당에서 밥을 먹기 위해 오랜만에 마당에 상을 편다.
삼겹살 구이는 방안에서 먹는 것보다, 역시 마당에서 먹는 게 제맛이다.
다행히 모기도 없고 더위도 가신다.
온 가족이 모이니 총 11명이다.
원래 우리 가족은 부모님, 나, 동생 하여 4인 가족이었다.
그런데 두 자녀가 장성하여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이젠 11명이 되었다.
어느새 이렇게 식구가 늘어나 있다.
이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시는 부모님의 눈길을 자주 느낀다.
불은 지펴지고 고기는 구워지고.
모두 나와 마당에서 저녁을 시작한다.
저무는 태양이 만들어낸 저 서쪽의 석양이 오늘따라 너무 아름답다.
모두 모여 식사를 하니 음식은 더욱 맛있다.
오늘따라 고기가 왜 이렇게 맛나다냐.
북적북적하는 정신없는 관광지보다 한가한 여기 이곳이 더욱 좋구나.
아이들은 삼겹살을 먹다 말고 덥다고 다시 수영장에 풍덩이다.
그러다 또 나와서 다시 삼겹살 한입이다.
행복해 보인다.
아이들이 행복하니 나도 행복하다.
가족이 모두 모이니 이리 즐겁고 좋구나.
날이 저물고 어두워져도 우리들의 이야기꽃과 웃음꽃은 끊어지지 않는다.
식사 후 대음 워터파크 야간 개장이다.
음악을 틀고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수영장에 들어가 ‘워터밤’ 시작이다.
아래는 아버지가 찍은 영상이 있다.
https://youtu.be/LI6pTtk2jm0?si=P0zG3IFfw_Vt4vK5
작은 수영장에서 어른들 아조 신났다.
다행히 우리집은 옆집과 거리가 있고 두 옆집이 추석을 쇠러 떠났는지 집에 사람들이 없어 부담 없이 음악을 틀고 놀 수 있었다.
그렇게 추석의 깊은 밤은 오래도록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