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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이른바 "가짜 뉴스"가 큰 문제로 등장하였다. "가짜 뉴스"란 무엇인가? 가짜 뉴스를 영어에서는 "fake news"라고 하는데, "마치 새소식처럼 보여지는 지어낸 정보"라는 뜻이다(Wikipedia). 간단히 말해, 마치 새로운 소식(또는 지식)인 것처럼 위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거짓[僞위]을 말한다. 가짜 뉴스(=거짓말)는 만든 사람이 처음부터 불순한 의도를 갖고 세상에 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착각 또는 실수에 의해 생산되는 경우도 없지 않아 보인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속담이 있다. 거짓은 대개 대중의 마음(또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이 담긴 경우가 많아 한 번 등장하면 순식간에 입에서 입으로 퍼져 천리 밖 사람들까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과 같은 인터넷 세상에서는 그야말로 빛의 속도로 전 세계에 퍼져 나가게 되었다. 그러니 잘못 퍼뜨린 거짓은 순식간에 지구촌 구석구석 퍼져 나가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을 진실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한비자』의 <내저설(內儲說)>의 이야기에 근거한 고사성어인데 글자 그대로의 뜻은 '세 사람이 호랑이를 만든다.'는 것으로 거짓도 여러 사람이 되풀이하여 말하면 참[眞진]인 것처럼 믿게 된다는 뜻이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거짓임에도 이 사람, 저 사람 모두 그렇게 말하면 어느새 거짓이 참(진실)으로 둔갑해 버려, 그것이 거짓임을 밝히는 일은 대단히 어려워지게 된다.
세상은 우리에게 매일같이 거짓을 주입시킨다. 소설이나 영화는 물론, 인터넷을 통해 배포되는 수많은 정보 중에는 거짓이거나 부정확한 것들이 부지기수이다. 심지어 신문ㆍ방송조차 잘못된 정보를 옮기기도 한다. 역사(歷史) 기록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인물(人物)과 관련된 역사 기록은 믿을 수 없는 내용들이 많다. 옛날 사람들도 '가짜 뉴스'를 생산하여 그걸 기록으로 남겨 놓은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역사학자들의 책임이 크다. 그런데 역사학자들은 역사 기록의 진위(眞僞)를 가리기보다는 기록 자체를 사실로 인정하고 그 해석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짙다(결국 허황한 해석이 된다). 그들은 해당 인물 후손들의 반발이 두려워 진실 밝히기를 꺼리는 것 같다.
족보(세보)의 기록은 어떤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족보 기록을 불신(不信)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조상에 대한 기록은 모두 진실이라고 믿는다. 어이없는 일이다. 족보(세보) 기록이 모두 거짓은 아니지만 거짓이 덕지덕지 붙어 쌓이고 또 쌓이다보니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구분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그러나 조금만 정신을 차리고 살펴보면 거짓임이 쉽게 드러나는 경우도 많다. 중고등학교 국사 지식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는 것들도 많다.
그러므로 족보(세보)의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때는 반드시 그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으면 남에게 전달하지 말아야 한다. 잘못된 내용을 남에게 전달하면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실로 둔갑하게 된다. 거짓은 이 사람 저 사람의 눈과 입을 통해 떠돌다가 종국에 가서는 진실의 탈을 쓰고 후세에 유전되어 본래의 모습(거짓)을 밝혀내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되고 만다. 그리하여 거짓을 이곳저곳 옮기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후세 사람들을 속이는 일에 공모자가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거짓인 줄 모르고 그랬다는 변명은 하나마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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