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명- 나의 야고보 길 여행 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산타고)
2001년 6월 9일~7월 20일까지 42일간 야고보길 도보여행 600킬로미터의 기록.
2년 연속 독일 베스트셀러. 독일 아마존 7위 인기. 독일인들 사이에 올 한 해 야고보 길 순례여행 붐을 일으킨 책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영어, 네델란드어 능통으로 야고보길에서 사람들과 의사소통 잘함.
저- 하페 케르켈링
(한스 페터1964년 독일 레클링하우젠 출신.
만능 엔터테이너(연예인. 음악용어사전)
1984년 방송에 입문<하나라인> 코메디프로로 유명해짐. 독일 코미디상 수상, 황금 카메라상, 밤비상 아돌프 그리메 상 수상
출-은행나무(2008.4.24. 366쪽)
독정-2019년 2월 9일
여관이었다. 값도 싸고 따뜻한 방에는 욕실이 붙어 있다. 깨끗하고. 좋았다. 방에 들어와 젖은 소지품을 바닥과 라지에이터 위에 펼쳐놓았다. 돈과 여행 안내 책까지 말려야했다
내가 죽어 쓰러질 때를 대비해서 나는 새빨간 배낭을 골랐다. 사람들 눈에 잘 띄게 되기를 바라서다.
여행 안내서에는 이곳이 오늘 여행길을 통틀어 식수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는데 사방에서 붉은색을 띤 질퍽하고 짖창인 급류가 흐르고 있다. 그러나 우물엔 단 한방울의 물도 없다. 앞으로 최소한 네시간 반은 더 걸어야한다. 젠장! 그때 갑자기 엔진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렸다. 안개 자욱한 우물 위쪽 산비탈에서 소방차가 나타났다. 환청이 아니었어! 기분 좋아 보이는 소방관 둘이 내리더니 안개를 헤치고 펀천히 내게로 비틀거리며 다가왔다.
“괜찮아요?”
친절하다. 나를 걱정해주다니.
“다 괜찮은데요. 여기 물이 안 나와요. 한 방울도!”
나는 고장 난 수도의 수도꼭지를 손가락질하며 일렀다. 소방관들른 수도꼭지를 고쳐 물이 나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수도 뒤 땅속에 묻혔던 수도관을 완력으로 끄집어내었다. 나는 드디어 물을 마셨다. 적어도 가지고 다니는 생수병으로 한 병은 마셨을 게다. 그런 다음 그들은 모든 것을 원상 복구시키고 수도도 다시 작동하도록 고쳤다.
“소바관 아저씨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요?”
“토하러 온 거죠. 이 친구가요. 소방 축제 때 너무 많이 마셔 자꾸 토해요. 글쎄, 10분마다 토해야 해서 토하러 온 거죠.”
나는 웃었다. 소방관 아저씨도 수도관처럼 고장이 났나보다. 토할 아저씨가 멈춘 수도관을 고쳤으니 수도관의 물은 펑펑 나오리라. 신기룿퍼럼 나타나서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성호를 그었다.
· 두 명의 농부가 밭 건너편 저 멀리에서 힘차게 손을 흔들며 소리 지른다. 나도 친절하게 손 흔들어 답례했다. 그러다가 그들이 내게 뭔가 마하려는 게 있다는 걸 알고 달려갔다. 돌아가란다. 왔던 길로. 여기는 길이 없다고.
오렌지 빛으로 빛나는 도시는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답다.
· 방이라기보다 캐비닛에 가깝다.
·신문을 쓰레기통에 쳐박았다. 물론 신문에 화가 난 것은 전혀 아니었다.
keep on running! (계속 걸아라!)
순례자들은 대개 혼자서 길을 간다. 리믇과 속도가 사람들을 길에서 갈라놓는다. 길 가는 동안 비슷한 박자로 춤을 추는 누군가를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반즘 죽은 새를 발견한가. 그 새를 내리쬐는 햇빛을 피해 그늘진 숲가지 5킬로미터 정도 데리고 갔다. 거기서 새를 다시 씻어주었다. 몇 시간이 지난 후 그 새는 다시 날 수 있었다. 그녀 말을 옮기자면 죽은 새 거의 죽다-발견했다- 들었다- 걸었다- 작은 새와 5킬로미터-많은 햇빛-그리고 숲 –춥다- 새닦다.-기다리다- 새 날다.“
뻐꾸기, 잉꼬, 비둘기, 참새, 온갖 새들의 지저귐, 중간 중간 황새가 달가닥거리는 소리, 이 혹성은 새의 노래 없이는 견딜 수 없다.
어제 기분 좋게 마셨나보다. 열 시가 넘어 길을 나섰ㄷ가. 걷기에 좋은 날씨다. 구름이 기고 선선하기까지 하다. 마치 텅빈 병처럼 걸었다. 마치 다시 채워져야 하는 빈 병처럼.
신이 내 입에 안전벨트를 설치한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에게 기쁨 주시죠. 웃어도 괜찮아요. 나도 알아요. 아이 같은 생각이란 거. 하지만 성경에도 쓰여 있지요. 아이처럼 되어라!“
Don't give up’cause you’re half way(포기하지마, 너는 벌써 길의 반에 와 있으니!)
그들이 나의 창작물과 같은 느낌마저 든다.
·독일 아줌마는 끔직하고 그 남편이 참 가엾다고 말했다. 내 말이!
·올림픽 수영선수같은 이 덩치 큰 청년은 나와 마찬가지로 들개를 무서워한다. 그 녀석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단지 놀고 싶어 하던데! 바보같이 그 개 사진을 찍어놓지 않았다니.
· “그래, 나도 같이 가지. 자네, 오늘은 어디로 갈 건가?”
처음에는 입을 다물었고 정신 차린 후에는 그가 놀라 물러설 것을 기대하며 20킬로미터를 쉬지 않고 걸을 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겁을 주어 떼어내려는 내 방법을 써도 먹히지 않았다. 그는 단지 오케이하고 하고는 함게 가려 한다!
· 모든 것이 하나가 된다. 나의 호흡, 나의 발걸음, 바람, 새의 노랫소리, 물결치는 옥수수밭, 피부로 느껴지는 건지 길이 내 발을 밟는 건지? 생각 없이는 표현도 없고 풍경과 소리와 바람도 나를 감동시키지 않는다. 길 위에 죽어 있는 공량이와 같은 추함이나 눈 덮인 산봉우리의 아름다움도 아무 인상을 남기지 않는다. 아무 강요가 없는 상태는 순수, 신선의 경지다. 기쁨을 주지 않지만, 고통 또한 주지 않는다.
· 재미있다. 길에 전혀 신경을 안 쓰고 헤맸는데 그게 지름길이라니. 다시 20킬로미터를 더 걸어갔다. 주변에 개가 잘 만한 곳도 없다. 먹이도 없는 모양이다. 문 가까이 다가갔지만 개는 나를 쫓기 위해 짖을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오직 피가 흐르는 발로 문을 열려고 애 쓰고 있었다. 그 슬픈 눈빛이 내 마음까지 전해져 왔다. 창살 사이로 나는 개를 쓰다듬었고 20분 정도 얘기를 나누었다. 그러고 나니 그 개가 다시 잔디 위에 서서 힘차게 숨을 헐떡인다. 그제야 나는 내 목표를 향해 계속 길을 갈 수 있었다. “아니요. 요즘은 먹이로 줄 게 없어요.” 그 동물이 왜 쇠사슬에 묶여 있는지도 물어보니 “안 그러면 도망치거든요!” 놀라운 이유 아닌가. 그 개가 영리하다면 도망가는 게 당연하지. 그 개가 불쌍해서 불쌍한 개를 봤냐고 물었다.“그럼요. 무척 귀엽던데요.” 귀엽단다. 외향만 성지 순례자일 뿐 취미로 이 길을 가는 그들의 눈엔 그 개가 귀엽단다. “그곳은 정말 멋지고 사람들도 훌륭해요.” 멍청이들! 누군가 그 개를 붕쌍히 여겨 언젠가 여기서 끌고 가버렸으면 좋겠다.
오늘 비 내리는 내내 계피 냄새가 풍긴다. 습한 공기 사이로 달짝지근하고 매운 냄새가 온 도시에 진동한다. 그 냄새를 너무 좋아하기에 향이 나는 곳을 찾아 나섰다.
· 오늘 아주 작은 돌멩이에 걸려 넘어졌지. 어쩌면 그렇게 바보 같은지. 하지만 운이 좋았어. 5분 거리에 독일 간호사가 뒤따라오고 있었거든. 연고며 붕대며 다 갖고 있더라고. 신기해!“
· 에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이었고 믿음이란 과목에 대해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티나의 과목은 유머다. 그녀를 생각하면 웃게 된다. 앤이 가르치는 흥미진진한 과목은 의심이다. 아메리코는 내가 나의 분노를 잘 다스리지 못하면 인생에서 낙제점를 받을 위험 있다고 깨닫게 해주었다. 안다루시아에서 온 십자가를 멘 안토니오는 현실성을 보여주었다. 모자가게 할아버지는 친절 담당이다.
“그가 한 말을 정말 믿어?” 이럴 땐 그 이빨 없는 아저씨가 여기에 나나타주면 좋으련만, 그런데 그 아저씨가 정말 나타났다. 스페인 할머니를 더 쪼그라들게 엉덩이로 밀었다. 그는 나를 알아보더니 아빠를 다시 찾은 어린아이처럼 행복하게 웃는다. 즉시 그는 어색하게 내가 있는 자리를 비집고 들어왔다. 내 옆에 앉은 할머니는 어떤 희한한 인물을 내가 그렇게 유난을 떨며 불러들였는지 확인하고는 입을 쩍 벌렸다.
유령의 도시 포세이돈에 가가워지자 우리는 지팡이로 언제든 내리칠 수 있게 준비태세를 갖추었다.
· “저 사람들이 왜 너랑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거지?” 나는 그 여인이 진정한 순례자와 사진을 찍고 싶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리한 앤은 영 미심적은 눈치다. 그런 이유라면 그들이 자신과 사진을 찍을 수도 있ㄲ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오늘은 설명하고 싶은 기분이 아니라 입에 자물쇠를 채운 것처럼 침묵했다.
·길을 가다 보면 순례길에 생을 마친 사람의 장소에 서 있는 작은 십자가들을 계속 발견하게 된다. 너무 무리 하다 심장에 이상이 생겨 죽기도 하고, 자동차에 치이거나 추락해서 죽기도 한다. 죽은 이들을 추모하는 이런 장소들을 지날 때마다 다시금 이 순례길이 어떤 도전장을 내미는지 깨닫게 되곤 한다.
· 풍습이 숨을 멎게 한다. 야생 동물이 가득한 진한 초록빛 거친 산
· 하얀 이불이 자기 것이라고 밟히듯 흙 묻은 발로 이불을 잘도 더럽히고 있다.
· 앤과 쉴러는 개는 못 보고 고개 숙인 사람들 사이로 튀어나온 내 머리만 보았을 뿐이다. 쉴라는 내 주위로 모여든 사람들 때문에 내가 다쳤다고 생각했나 보다. 나의 작은 스페인 친구를 발견하고는 둘의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졌다.
“아니, 이런! 너 그 개를 어디서 훔친 거야?” 이해하든 말든 상관없다. 내가 이해하면 그만이다.
· 짐칸의 문이 닫히고 차는 내가 모르는 곳을 향해 출발했다. 나는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한편으로는 안도감에, 다른 한편으로는 페페가 그토록 빨리 헤어진 데 대한 슬픔과 아쉬움 때문에 눈물이 나욌다. 그러나 잘된 일이라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 그 집은 난쟁이, 동화 속 주인공들, 전설의 인물과 싸구려 사슴 모형으로 치장되었다. 거기에 햇살도 장식으로 더해진다. 원래 조잡스럽기는 해도 귀여운 구석이 있는 조각글은 그 사이 다 낡아서 옅은 레몬색이나 오렌지색으로 색이 바랬ㄷ가. 마치 주인의 기억력처럼 그렇게 얼마나 황당하고 비현실적인 공간인가!
·고약한 냄새가 심해져서 토할 정도는 아니지잠 거의 속이 뒤집힐 지경이다. 예상을 뒤엎고 다시 돌아온 햇살 아래 청갈색의 거름이 유난히 잘 썩고 있는 것 같다.
· 걷고 있다는 사실을 더 이 상 의식하지 않게 될 때 그것을 즐기는 것가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신경을 안 스게 되고 힘ㄷ고 덜 든다. 배낭을 벗어버릴 수 이쓴ㄴ 휴식 시간은 정말로 행복하다. 참된 순례자로 인정받기를 원한다면 사리아부터 산타아고까지 쉬지 않고, 또 아주 가끔씩만 쉬면서 걸어가야 한다. 얼마나 빨리 해치우느냐는 전혀 상관없다. 그래도 하루에 걸어야 하는 몇 마일 거리가 있다. 나는 마지막 도전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걷는 내내 무엇이 도대체 나를 이렇게 행복하메 했는지 스스로 묻는다. 아무것도 나를 행복하게 만들지 않는다! 생각도 하지 않고 걱정도 하지 않으며 특별히 나를 재촉하는 것도 없다.
· 사람들이 계속 넘어져요. 알아요. 당신들이 자온 계곡은... 마법에 걸렸어요. 이곳이 마녀의 계곡이거든요 넘어지기도 하고 갑자기 공격당하기도 하고 몇 시간씩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해요.“
· 지구 도처에 천국이 깔려 있다.
· 산타아고에 들어설 대 사람들은 각자 자신에게 합당한 방법으로 환영 받는다. 당신이 그곳에서 환영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나는 순례한 내 발에도 입을 맞출 것이다 열심히 걸어준 나의 착한 발에게 .
· “자, 이제 우리 셋이 동시에 선물을 열자!”
궁금해하며 포장을 듣는다. 작은 은종이다. 손잡이는 성야고보의 작은 입상으로 되어 있다. 그 사도는 지팡이를 들고 모자를 쓴 순례자의 모습이다. 쉴라와 앤은 감격한 얼굴로 나르 본다.
“우리 중 하나가 이 종을 울릴 때마다 나머지 두 사람도 느기게 될 거야. 우리는 서로를 생각할 테고, 상상 속에서 다시 순례길 위에 함께 있게 될 거야.” 우리는 즉시 그 작은 물건을 시험해보았다. 세 개의 종소리가 같은 톤으로 카페 안에 울려 퍼졌다. 어떤 의미에서 산티아고에 도착하는 것은 실제로 천국 문에 들어서
책명 -나의 야고보길 여행-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