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재선거는 김충섭 전임 시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상실하게 되면서 치러지게 됐다.
김 전 시장은 재선을 앞둔 지난 2021년 설과 추석
명절에 지역주민과 언론인 등 1천 800여명에게
현금과 선물을 제공하는가 하면 일부 공무원들로부터
선물비용 명목으로 상납 받은 혐의로
2023년 구속 기소돼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최종 당선무효형이 확정됐다.
법원은 1·2심에서 김 전 시장에 대해
"현직 시장이 공무원들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지역유지들에게 명절선물을 제공한 것은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공직자의 신분으로
선거법을 위반한 행위는 책임이 무겁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2일 재선거를 통해 김천시장을
다시 선출하게 되면서 후보 공천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와 김천시민들의 공분이 들끓고 있다.
김천시장 재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자들의
범죄이력이 불거지면서이다.
범죄 행위로 중도 하차한 전임 시장의 트라우마
속에 김천시민들은 이번에야말로 무엇보다
‘도덕성’과 ‘준법성’, ‘책임감을 엄격히 검증하겠다’고 별러 왔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전과가 있는 예비후보들이
속속 국힘 공천 신청에 나서자 유권자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시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전과기록증명에 따르면 10명의 등록 예비후보자들
가운데 4명의 후보가 10건의 전과 기록이 있으며
이들 중 국민의힘 후보 3명의 전과 기록을 합하면 9건에 달한다.
전과자 예비후보들을 살펴보면
▲김응규 예비후보(69·국민의힘·전과 5건)
▲배낙호 예비후보(66·국민의힘·전과 3건)
▲서범석 예비후보(61·국민의힘·전과 1건)
▲이선명 예비후보(62·한국농어민당·전과 1건)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많은 전과 기록이 있는
김응규 예비후보는 음주운전이 다수(3건)를 차지했고,
배낙호 예비후보는 횡령과 근로기준법위반이
포함돼 도덕성이나 준법성에 흠결이 두드러졌다.
이에 반해 ▲황태성 예비후보(51·더불어민주당·
전 더불어민주당 김천지역위원장)
▲김세환 예비후보(62·국민의힘·전 구미시 부시장)
▲이창재 예비후보(61·국민의힘·전 김천시 부시장)
▲임인배 예비후보(70·국민의힘·전 국회의원)
▲배태호 예비후보(65·국민의힘·전 한국감정원 노조위원장)
▲박판수 예비후보(72·무소속·전 경상북도의회 의원)
등 6명은 전과 기록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공천심사 관련 내규 제14조 8항에는
횡령이나 음주운전 등을 국민의 지탄을 받는 파렴치
범죄로 규정하며 자격심사 기준에서 배제하도록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초 무공천 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역 당협위원장 송언석 의원이 지난
10일 김천당협 사무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김천시장 재선거 후보공천 방침을 밝히고
경선을 통해 후보를 뽑기로 결정했다.
이번 재선거에 특히 국민의힘 예비후보 7명이
치열한 공천 경합을 벌이는 것은 김천지역이
보수성향이 짙은 만큼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이번 재선거에서의 당선은 내년 6월에 실시되는
제9회 전국지방선거까지 기류가 이어져 당선의
보증수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무소속 후보로 나선 김충섭 전 김천시장이
지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김응규 후보를 제치고 시장에
당선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보수 후보 공천이 당선’이란 등식은 깨진 상황이다.
뿌리 깊은 지역적 정치색에서 벗어나겠다는
김천시민들의 의식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김천시민 A씨는 “전임 시장이 범죄 혐의로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는데 범죄 전과 이력이 있는
사람들이 후보로 나서려고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이번 선거만큼은
김천시민들이 범죄 경력도 꼼꼼히 들여다보고
도덕성과 청렴성을 갖춘 인물을 뽑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따른 김천시민 B씨는 “이번 재선거는 김천의
신뢰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정당보다
후보 개인의 능력과 비전을 엄격하게 검증해야 한다”며
”공천 단계서부터 김천시민들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깨끗하고 투명한 후보가 정정당당히 경합하는
선거가 돼야한다“고 했다
이번 재선거는 후보들의 청렴성과 도덕성,
그리고 역량을 검증해야 한다는 김천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최다 예비후보 등록에
최다 범죄 전력자들이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힘
공천과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