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봄의 시간을 알리는 꽃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의 마음까지 설레게 하는 벚꽃인데요.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봄맞이 나들이를 떠나고 우리나라 전역에는 벚꽃놀이 축제로 성황을 이룹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창경궁에서 열렸던 야간 벚꽃놀이가 그 시작으로 한때는 벚꽃을 일본의 상징이라 여겨 벚나무를 베어버리는 일도 있었지만 오늘날까지도 벚꽃놀이는 대표적인 봄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사실 벚꽃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이 많습니다. 일본의 국화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일본의 공식적인 국화는 없고 그저 일본 국민들이 좋아하는 꽃이다 보니 그렇게 된 것입니다.
벚꽃은 전 세계에 북반구에 분포하고 있고 각지에 자생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우리 고유의 벚꽃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대구 교구청 내 성직자 묘지에 묻혀 계신 에밀 타케 신부님(한국명: 엄택기 1873~1952)이 발견한 왕벚나무가 그것입니다.
1908년 제주도 한라산 600미터 지점에서 자생하는 왕벚나무를 처음 발견한 에밀 타케 신부님은 그 표본을 독일 베를린대학 쾨네 교수에게 보냈고 이후 학계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에밀 타케 신부님이 제주도에 부임할 당시 교우들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었고 흉년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선교활동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던 포리 신부님으로부터 식물 채집과 표본 제작 방법을 전수받게 되면서 제주 지역의 식물을 채집하여 표본을 팔아 선교 비용으로 충당하였습니다. 에밀 타케 신부님은 13년간 제주에 머물면서 채집한 7,047점 이상의 식물을 비롯해 특히 제주도에서 자생하고 있는 왕벚나무와 구상나무를 발견하여 학계에 알리는 등 제주도 근대 식물학 연구에 획기적인 업적을 남겼습니다.
현재 제주에는 약 200여 그루의 왕벚나무가 자생하고 있으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한때 한국과 일본의 왕벚나무 원조 논쟁이 있었지만 연구 결과 두 종은 서로 연관 없는 별개의 종이라는 결론이 났습니다.
단지 차이라면 일본의 왕벚나무는 인위적인 교배로 이루어진 잡종인 것에 비해 우리의 제주 왕벚나무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자생종이라는 것입니다. 이 제주 왕벚나무는 우리 교구청 내 안익사 앞에, 그리고 살트르 성바오로 수녀원 옛 성당 앞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구청 내 고해소 아래 화단에는 지난 2016년 4월 4일에 심은 왕벚나무 후계목이 자라고 있습니다. 다가올 부활의 기쁨을 벚꽃과 함께 만개하시기 바랍니다.
- 대구주보(24년 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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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예ㅡ
왕벗나무에 대한 설명은 오래전에 정홍규 신부님의 책자 푸른평화지 에 실린적도 있었습니다 다시 일깨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