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D 의 역사
1940년대 최초의 컴퓨터 "애니악"이 개발되면서 컴퓨터 세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미군이 소련의 미사일의 탄도를 계산하기 위해 개발된 슈퍼 계산기 "애니악"의 수명은 오래가지 않았다. 진공관 형태로 만들어진 애니악은 규모가 2층만한 규모였고, 진공관의 교체 및 수리가 어려웠기 때문 이였다. 그로 인해 현역에서 오랫동안 있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다. 점차 기술의 발전으로 TR, IC, RAM 등 다양한 하드웨어가 등장하면서 아울러 CAD 프로그램의 진행속도도 빨라져갔다.
1. MIT 서덜랜드로부터 CAD가 시작
설계업무에 컴퓨터를 도입하여 자동화를 꾀한 예는 1953년에 시작되었다. 당시 IBM의 CPU(Card Programmed Calculator)라는 기계를 사용하여 전력용 트랜스 설계 계산의 일부를 자동적으로 하게 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1954년에는 미국에서 모터, 발전기 등의 회전기계나 치차 등의 설계에 컴퓨터가 이용되었는데 설계계산용 프로그램도 점차 체계적으로 정비되었다.
그러나 도형 처리 등과 같은 계산방식이 아니며, 수치로 표시되는 데이터의 반복계산이 대상이었다. 도형을 취급하는 최초의 시스템은 1950년대 후반에 연구가 시작되어 1963년에 완성된 SKETCHPAD와 DAC-1 이였다.
현대 CAD 시스템의 모태가 되는 획기적인 기술은 1962/1963년 MIT에서 박사학위과정에 있던 Ivan Sutherland가 박사학위 논문으로 개발한 스케치패드(SKETCHPAD) 시스템에서 비롯된다. 스케치패드 이전에는 컴퓨터가 주로 설계의 결과를 수치로 해석하는 것에 그쳤으나, 스케치 패드에서는 획기적인 발상은 디자이너가 최초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컴퓨터 화면과 라이트 펜을 이용, 컴퓨터와 대화를 하며 설계를 한다는 것이다. 즉 대화식 컴퓨터 그래픽스의 개념을 개발, 컴퓨터에 응용한 것이 최초의 캐드이다.
DAC-1은 GM과 IBM사가 개발한 CAD 프로그램으로 자동차 전면 유리 설계에 최초로 사용되었으며, 후에 사용화가 되기도 했다. DAC-1은 실용화라는 측면에서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
2. 항공사와 자동차 회사가 CAD 프로그램 상용화의 주인공
상용화된 프로그램 중 처음 개발된 시스템은 록히드사가 개발한 CADAM(Computer Graphics Augmented Design and Manufacturing) 이라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1965년 록히드사가 개발하기 시작하였으며, IBM의 그래픽 디스플레이 단말을 접속한 최초의 본격적인 CAD/CAM 시스템이다. CADAM은 1967년 실용화된 이래 여러 가지 개량이 이루어졌지만, 일본IBM이 전체적인 개발과 영업을 관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스템들은 모두 제조업체가 자체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개발한 시스템이지만 1960년대 말부터 시판을 목적으로 전문 메이커에서 개발된 CAD/CAM 시스템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예를 들면 1968년에 발표된 AGS, 1969년의 컴퓨터비전사의 CADDS 등이 그것이다. AGS는 2차원, CADDS는 3차원의 도형을 취급하는 것이었으며 컴퓨터는 미니컴퓨터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이른바 스탠드 얼론방식이였다.
3. 국내는 자동차 업계가 CAD/CAM 도입의 선지자
국내의 CAD/CAM 산업 효시는 80년대 초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와 중공업 입국을 선도하던 일부 중공업 및 자동차 산업분야(현대, 기아)에서부터 시험적으로 CAD/CAM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당시 국내 산업체들은 CAD/CAM 시스템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마치 CAD/CAM이 우리가 가지고 있지 못한 경험 많고 유능한 엔지니어를 대신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다. 그러나 초기의 CAD/CAM 시스템이 그러한 산업체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기에는 미흡하였으며, 산업체는 CAD/CAM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잘 몰랐으며, 어떤 기업은 스스로 도입 실패를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선두 기업의 귀중한 경험은 후발업체들에게 귀중한 밑거름이 되었다. 그후 기업에서는 CAD/CAM 도입에 대한 기대를 현실성있게 설정함으로써 기대한 바의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4. 80년대 국내 건설분야에서의 CAD 도입 시작
AEC 분야에서 컴퓨터 활용을 기술분야에서 본다면 70년대 후반기의 구조해석 영역이 그 시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CAD의 활용은 80년대 초반기일 것이다. 1983년 한양주택에서 CADAM을 도입하였고, 현대건설이 GDS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AEC 분야의 CAD가 시작되었다.
이시기는 건설업이 해외시장에서의 최고의 호황을 통한 수입 급증과 국내시장에서의 아파트 개발 등으로 대형의 물량을 지니고 있던 시기이다. 따라서 CAD는 주로 아파트설계나 해외공사에서의 실시설계에 적용되었고, 발주자측의 요구나 감독관의 지시 등 외적인 계기들을 통하여 새로운 분야들에 눈뜨기 시작하였다.
해외경험에서의 인식과 외국업체들에서의 활용현상에 대한 안목의 개화가 국내에서의 적용을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후 CAD의 도입은 자체 내적인 필요보다는 수주과정 또는 발주자 측의 요구에서 주로 생성/단초가 이루어져 왔다.
따라서 도입업체는 주로 대형건설업체를 중심으로, 기종별로는 메인프레임 중심의 다목적용으로 구입되어 활용하게 되었다. 적용 업무영역에서 보면 아파트나 해외용 도면, 감독관 체크용, 프리젠테이션용 등으로 CAD가 이용되었고, 기존의 엔지니어링 업무와의 연계를 추구하게 된다. 구조, 전기 설비 등 제반 영역의 출력과정에 CAD가 연결되는 실험적인 과정들이 진행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프로그래밍의 영역이 초기 종사자들의 중요한 경험영역이기도 하였다. 대부분의 운영조직은 따라서 전산기술직과 오퍼레이터 그리고 기존 설계업무조직으로 분리된 패턴이 지배적이었다.
8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해외 건설경기의 퇴조와 국내 건설시장의 호황은 새로운 전개조건을 형성하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외적 조건은 6.29 이후의 민주화 열기에 이은 노동운동의 광범위한 확산과 국내 임금수준의 상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용 PC의 보급이 활발해지고, PC용 CAD가 선보이기 시작하면서 제도사의 장시간 노동력에 의존하던 소규모 설계사무소들에서 광범위한 관심과 도입검토들이 실행되었다. 1988년 오토캐드 R10의 보급과 AT PC, 386 등의 등장으로 저가격대의 성능과 기능면에서 제도용으로는 충분한 기종들이 등장하여 PC CAD의 급격한 확산이 이루어질 수 있게되었다. 결국 89년을 정점으로 PC CAD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의 두드러진 특징은 주로 노동력 의존의 설계사무소들이 임금압박의 가중을 벗어나는 방편으로 많이 시도되었다. 따라서 생산성, 도면제도 작업에의 치중 등이 당연한 결과였다. 주로 제도작업을 중심으로한 CAD 운영은 제도분야에서의 기능개선과 커스터마이징 등에 치중하게 되었고, 이와 연관된 기본설계영역에서의 효과적인 적용들에 치우치게 되었다. 동시에 이러한 경향 속에서는 유틸리티와 라이브러리를 중심으로 한 복사문화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고, PC라는 기종상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단점들이 존재했다.
5. 미국 이외 지역에서 개발된 CAD 프로그램들
국내의 경우 오토캐드가 캐드로 표현되는 이상한 현상을 낳을 정도로 오토캐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미국에서 개발된 AutoCAD, MicroStation, UG, PRO/Engineer. SDRC 등으로 대표되는 프로그램들이 CAD 시장을 휩쓸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CAD/CAM 전부는 아니다. 현재 항공, 자동차 부분에서 많은 포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CATIA 제품이다. 이 제품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군용항공기 제작사인 다쏘항공이 자체내에서 활용하던 CAD/CAM 시스템을 상용 시스템으로 제작하고 이를 개발 및 기술지원하기 위해 다쏘시스템(Dassault System)을 설립, IBM의 전세계 지사망을 통해 공급되고 있는 CAD/CAM 시스템이다.
아울러 CAM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유클리드 퀀텀은 1970년 초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에서 국책 프로젝트로서 수행된 솔리드 모델링을 기본 개념으로 한 컴퓨터 모델링 분야의 연구개발 결과로서 시작되어 프랑스 최대 자동차 회사인 르노 자동차사가 유클리드의 개발에 참여하면서 자체 사용 중이던 CAD/CAM 시스템을 유클리드에 통합시킴으로서 3차원 종합 CAD/CAM/CAE 시스템으로 완성되었다.
이외에 영국에서 개발된 MOSS 시스템에서 개발한 MOSS, 캠브리지 연구소에서 개발된 Eagle Point 등이 있으며, 일본에서는 CAM 관련 프로그램이 전세계 시장에서 활약을 하고 있다.
6. 과연 우리 나라에서는?
우리 나라에서 개발되어진 CAD 프로그램의 개발역사를 살펴보면 실로 미천하기 짝이 없다. 1980년대 본격적으로 CAD 시스템 도입이 되어왔기 때문에 산업화 진행이 다른 나라 보다 늦어진 탓도 있으며, 개발자들의 개발의지도 약했던 것도 사실이다. 1990년대 들어서 자체개발 또는 OEM 방식의 CAD 프로그램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국산캐드의 시작은 삼성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매직캐드(후 : 유니캐드)가 국내 기술로 개발된 최초의 CAD 소프트웨어라고 볼 수 있다. 매직캐드는 유닉스 베이스의 CAD 프로그램이여서 그 대중성에 있어 한계성이 나타나, 이후 PC 기반의 유니캐드로 전환하게 되었다.
매직캐드 이후 OEM 방식의 CAD가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WINCAD는 소련의 CAD 엔진을 OEM 방식으로 구매, 국산화는 성공했지만, 상업적인 측면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 케이스이다. 현재 Archi-WinCAD로 합병되었다.
이후 본격적인 국산 CAD가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FineCAD, ISCAD, WooreeCAD, HMCAD 등 다양한 캐드 소프트웨어가 나오고 있으며, 국산 캐드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