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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려운 비자연장
우리는 지난 2주 동안 롤러코스트를 타는 기분으로 살았습니다. 그 이유는 저와 함께 사는 수녀님의 비자연장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4월 13일 비자가 만료되기 때문에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 거예요. 수녀님이 한국에 휴가를 다녀왔기에 저와 함께 태국에 다녀올 수가 없었던 것은 지난번에 나누어 드렸지요. 우리는 1) 불법체류로 살다가 비행기가 다시 운항하면 태국에 나갈 것인지 2) 한국에 갔다가 상황이 좋아지면 비자 받아 다시 올 것인지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불법체류로 살면 언제 이민국에 걸릴지도 모르고 도대체 코로나 사태가 언제 풀릴지도 모르니까 장기화 되면 곤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차 3월 말, 드디어 대사관에서 미얀마 이민국과 조율하여 대사관에서 발행한 추천서류를 구비한 외국인에게 비자연장을 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이렇게 할 수가 없는 거였어요. 아시다시피 저희가 회사의 정식 직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내 비자 연장은 조건이 까다로워 진짜로 회사의 직원임을 증명할 졸업증명서, 월급 명세서, 세금 납부 증명서를 첨부해야 하는데 우리는 이것을 제출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저만 미얀마에 남고 다른 수녀님은 한인회와 대사관에서 마련한 특별기를 타고 귀국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의 소개로 비자업무를 대행하는 한국인을 소개받아 극적으로 해결되었답니다.
사진은 양곤주(State)의 출입국 관리소인데 많이 허술하지요? 저는 처음에 여기를 눈앞에 두고도 못 찾았어요. 동네 이민국은 더 기가 막힌데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서류 접수하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줄도 없고 번호표도 없어요. 직원하고 눈을 마주치고 서류를 주면 되는데 눈치껏 해야 합니다. 저는 이날 성당의 신학생과 같이 갔는데 아주 잘 도와주었어요. 2.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하는 미얀마
미얀마는 군부 통치기간 중에 엄격한 통제 시스템을 갖추어 놓았습니다. 확진자가 10명 정도 나오기 시작하자 30명 이상 모이는 모임은 무조건 금지시켰습니다. 성지주일부터 미얀마 전역에 미사가 없습니다. 학교도 휴교령을 내렸어요. 식당, 카페에서는 음식을 먹을 수 없고 Take out만 가능합니다. 정부의 지침을 명령처럼 잘 따르고 있는데 어기면 아주 혹독한 값을 치룬 군부 시절이 이들에게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랍니다.
외국인 감시도 얼마나 잘 하는지 몰라요. 동네마다 오가작통같은 체계가 있어서 동네 이민국에서 외국인을 모두 파악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답니다. “아파트에 살면 경비와 잘 지내야 하고, 주택에 살면 이장과 잘 지내야 한다.” 확진자가 나오자 당장 트럭을 타고 다니면서 방송을 하더라고요 “주변에 외국인이 살고 있거나 최근 외국에서 들어온 사람이 있으면 바로 신고하세요.” 그리고 나서 얼마 후 우리 집 주인이 전화를 해서 우리의 건강상태를 확인했어요.
4월 10일- 19일까지는 ‘미얀마 새해’로 최대의 명절 기간입니다. 태국의 ‘물 축제’와 똑같은 시기의 축제가 미얀마에도 있습니다. 이 시기 현지인들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외국인은 휴가를 떠나지요. 각 도시마다 밤새도록 물을 뿌려가면서 먹고 마시는 축제를 하는 기간이랍니다. 그런데 정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외출 금지령’을 내렸어요. 버스도 아주 드물게 다니고 있죠. 주(State)에서 주(State)로의 이동을 제한했어요. 만약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무조건 불교 사원에서 14일 격리를 한 후 외부로 나올 수 있답니다. 사실상 이동이 불가능하답니다. 초기에 이토록 단속을 해주니 저희는 고마울 따름이에요. 거리에 차도 없고 사람도 많이 돌아다니지 않습니다.
제가 재미있어서 찍었는데 우리가 사는 콘도 엘리베이터 앞에 이렇게 해 놓았어요. 이쑤시개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라고 층마다 부착해 놓았어요. 기발한 아이디어죠! 또 입구에는 손을 씻을 수 있도록 비누와 개수대를 준비해 놓았어요. 기대 이상으로 노력하는 모습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제발 어느 정도에서 멈추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여기는 확진자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하면 대책이 없는 나라니까요. 아! 이런 나눔도 재미있을 거 같아요. 이번에 대한항공이 완전 인심을 잃었어요.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대한항공이 운항취소를 하는 터에 고국으로 못 돌아가는 한국인들이 많았어요. 반면 미얀마항공은 운행 햇수를 줄이는 방법을 선택하여 완전 비교가 된 거예요. 미얀마에서 방호복을 생산하는 회사가 있는데 하늘길이 끊기자 우리 정부가 군용기로 보내 물품을 싣고 갔데요. 사람들이 화가 나서 대한항공과 대사관에 항의하여 특별기를 띄우도록 움직였어요. 또 미얀마 항공도 특별기를 띄우는데 그 이유는 대한민국이 구호물품을 보내 줄 테니 그 대신 미얀마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 우리 국민을 태우고 오라고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
첫댓글 고생이 많으시군요~~^^
기본 생활도 어려운거 아니신지요?
여기도 봄에만 볼 수있는 벗꽃,진달래등.연초록의 세상을 제대로 만끽해보지 못하고 있답니다.
전 ,낮에는 남원에서 일하고,
잠은 전주에서 잔답니다.
ㅎㅎ
남원 광한루 벗 꽃길이에요~~
기도와함께 계획하신일들 잘 되시길 응원합니다 ~~^^
벚꽃 선물 감사합니다. 기분 전환이 되네요. ㅎㅎ 계속 집에만 있어서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