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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의 놀이 보장을 위한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방안
황 석 수
(구미봉곡초등학교 교장)
‘경상북도 아동 여가놀이 실태 보고서’는 도내 초등학생들의 놀이 실태를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학교가 건전한 놀이문화를 만들어가는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평일 학생들의 놀이 활동시간은 3시간 16분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디지털미디어를 활용한 놀이가 전체 시간의 64%를 차지함은 큰 문제다. 이제 놀이의 인성적 측면, 창의적 측면, 그리고 사회적 측면, 예술적 측면에서 반영 할 수 있는 학교 수준의 놀이 개발 보급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초등학생들의 놀이 활동 보장을 위한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국내 우수사례를 탐색하였으며, ‘탄력적 교육과정 운영’ 교육부지정 연구학교의 사례 중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바람직한 놀이’활동의 구성요소를 비교적 잘 반영한 학교의 특징을 정리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과정 편성․운영 방안을 시간과 공간 측면에서 시사점을 함께 반영하였다.
1. ‘탄력적 교육과정 운영’ 교육부지정 연구학교 우수사례 및 시사점
가. C초등학교 사례
놀이 활동 시간 확보를 위해 등교 전, 일과 중, 일과 후 시간을 모두 활용하여 아침놀이 시간, 중간 놀이 시간, 점심시간, 수업 후 놀이시간 등 다양하게 놀이 활동을 장려하고 있음.
아침놀이 시간 확보를 위해 학생들은 등교 후부터 교실에 입장하지 않고 운동장에서 음악과 함께 놀이를 하다가 8시35분에 음악이 멈추면 교실로 입장함. 중간 놀이 시간은 블록타임제가 운영되어 오전1~4교시 수업사이에 30분과 점심시간을 놀이 활동 시간으로 확보하고 있음.
일과 후에도 학생들은 자신의 시간에 맞추어 술래잡기와 공기놀이 등으로 놀이 활동을 하고 귀가함.
놀이 전수를 위해 고학년 학생이 저학년 학생에게 놀이 환경을 안내하고 놀이 방법을 전수하며 안전한 놀이터를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감.
놀이 활동 안내를 위해 고학년 학생이 저학년 학생에게 운동장 기구와 놀이를 소개하고 있음, 1학년은 ‘학교는 즐거워, 공부는 재밌어’, 2학년은 ‘우리가 도와줄게, 같이 놀자’, 3학년은 ‘사회중핵프로젝트(전통놀이와 전래놀이 연구 활동)’ 등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든 학생이 같이 놀 수 있는 학교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음.
민주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양한 학교 놀이 활동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학생 각자가 놀이를 기획하고 공유하는 학생 주도적 놀이 문화가 정착되어 있음.
예를 들어 5월 어울림마당을 위해 학생들은 ‘우리가 잘 놀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놀이를 하면 좋겠는가?’라는 주제로 놀이의 방법과 참여인원 그리고 공간과 도구를 고려한 놀이의 규칙을 스스로 설정함.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학교 구성원들 간의 사회적 관계가 고려되도록 하고 있음.
나. S초등학교 사례
놀이 활동 시간 확보를 위해 등교 전, 일과 중, 일과 후 놀이 활동 시간을 별로도 확보하여 운영하고 있음.
등교 직후 8시 30분부터 9시까지 해맞이 운동을 실시하고 있으며, 학생과 교사가 자유롭게 좋아하는 놀이 활동을 하며 하루를 시작함. 일과 중에는 오전 블록타임제 수업시간을 이용하여 30분을 놀이 활동 시간으로 확보하고 있음.
일과 후에는 자율놀이를 지원하여 학생들이 학교의 운동장에서 숲 밧줄놀이, 전래놀이 등을 즐길 수 있도록 놀이 활동 공간을 개방하고 학부모의 도움을 받아 학생들의 안전한 놀이 활동을 지원하고 있음.
기성 장난감을 활용한 놀이 활동을 지양하며, 놀이 활용의 다양화를 위해 교사·학생은 상시 놀이 활동을 자체 개발하고 있음.
놀이 중 핸드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고무딱지 등 기성품 완구를 사용하지 않는 놀이 활동을 장려하고 있고, 창의적인 놀이 활동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음.
교사·학생·학부모가 함께 TF팀을 구성하여 ‘어울림 마당’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으며, ‘놀이야 놀자’라는 전통놀이 동아리가 전래놀이를 상시 연구·보급하고 있음.
정규 학기 이외에 계절학교와 자기계발 활동에서 저글링, 디아블로, 외발, 흙작업 활동 등과 같은 놀이형태를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음.
생태놀이 환경 구축을 위해 학부모 모임을 구성하고 놀이 환경 연구와 놀이마당을 기획하여 놀이 활동 운영에 대한 학부모의 실질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음.
‘아버지 모임’을 주최하여 학생들의 놀이 활동을 연구하고, 토요놀이마당을 함께 운영하고 있음.
계절별로 놀이 환경 구축을 위해 ‘아버지 모임’이 후원하며, ‘아버지 모임’은 학기 중 학교에서 운영 하던 계절 놀이를 직접 운영함. 여름에는 자체 후원을 통해 수영장을 제작하여 수영장 놀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겨울에는 얼음 썰매장을 운영함.
생태놀이 환경 구축을 위해 학교 주변 야산을 허가받아 생태 숲 놀이터로 조성하고 있음.
다.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을 위한 시사점
초등학교에서 확보될 수 있는 놀이 활동 시간은 학교 등교 직후, 오전 블록타임 중 쉬는 시간, 점심시간, 모든 수업을 마친 후 등으로 나타남. 그 중 오전 블록타임 중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은 다수의 학교에서 확보하고 있는 놀이 활동 시간이며, 등교 직후 및 하교 직후 놀이 활동 시간을 운영할 경우 학생들의 안전 관리 및 학생 개인 일정 문제로 교사 혹은 학부모의 지원이 필요함.
놀이 활동 공간의 확보를 위해 교내 유휴 공간의 재활용, 인근 놀이 시설 연계, 그리고 주변 자연환경 활용 등을 고려할 수 있음. 특히 학교 놀이 활동이라고 해서 공간의 제한을 학교 내에만 설정할 필요는 없음.
학생들의 자율적 놀이 활동 문화 속에서도 놀이 활동 공간의 안전 문제에 있어서는 최소한의 관리와 관찰이 필요함. 예를 들어, 놀이터와 운동장, 학교의 유휴 시설을 놀이 활동 시설로 활용해야 하는 경우 반드시 안전 요소가 고려되어야 함.
놀이 활동 문화 정착을 위하여 온전히 놀이 활동을 위한 학교 특색 사업이 필요하며, 이를 학교 교육과정 상에서 반영할 수 있어야 함. 특히 이러한 사업에는 학부모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됨.
다양한 놀이 활동 프로그램 및 자료 혹은 기구 제공으로 학생들이 다양한 수준에서 놀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함. 학생들이 원하는 여러 개의 놀이 활동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이 필요함.
2. 학교 교육과정 계획수립
놀이 활동 보장을 위해서는 먼저 학교상황 및 지역 공동체의 특징을 파악하고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직접적으로 확인해야 하며 이를 교사들이 함께 공유하는 동시에 학교라는 제한된 곳에서 시간과 공간 측면으로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함.
놀이 활동 시간 및 공간적 특성을 고려 할 때, 학교 내의 자원 및 예산만 고려하기보다 지역공동체의 인력이나 자원 혹은 장소 등의 특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음. 가용 가능한 지역공동체의 물적 및 인적 자원을 파악하고, 이를 학교 교육과정 계획단계에서 반영할 필요가 있음. 학무모의 지원 가능성 여부도 이 부분에서 검토될 필요가 있음.
학교교육과정 개발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희망하는 놀이 활동의 유형, 그것을 위한 시간 공간에 대한 요구 조사를 시행해야 함. 요구 조사 시 학교의 의견이나 환경 등을 사전에 초등학생들과 공유하여 생산적인 의견이 도출될 수 있도록 조정이 필요함.
학생회나 학급회 등 학생 자치 기구를 이용하여 학교 교육과정 계획 수립 단계에서 민주적으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함.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다시 시간과 공간 측면에서 설정할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하며 그 가능성을 점검해야 함. 무엇보다도 교사 간 공유된 이해의 도출이 중요하고, 이것이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가시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해야 함.
3.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가. 놀이 활동의 내용 구성
놀이 활동의 인성적 요소를 반영할 수 있는 학교 수준의 공동체 놀이 개발 보급
학생들은 다 같이 함께 하는 놀이를 선호하므로 학년을 다르게 하여 놀이 활동 과정을 편성 및 운영하고 있음. 서로 다른 학년이 동일한 놀이 활동으로 보다 가까워질 수 있게 됨.
놀이 활동의 주체는 학생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직접 놀이 활동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함. 이렇게 될 때, 학생 간 강력한 상호작용 및 친사회적 행동을 유도할 수 있으며 인성적 요소가 자연스럽게 반영될 수 있게 됨.
놀이 활동의 창의적이고 예술적 요소를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 구비 및 개발 기회 부여
놀이 활동의 창의적 요소는 발산적․확산적 사고와 관련이 깊기 때문에, 학생 스스로 놀이 활동을 계획하고 구안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음.
기성 자료나 도구를 활용한 놀이 활동 보다는 놀이 활동 및 활용의 다양화를 위하여 교사․학생이 자체적으로 놀이 활동을 개발 하는 것이 바람직함.
학교 및 지역 특성을 활용한 1교 1놀이 설정
학교 마다 대표놀이를 설정하고 모든 학생들이 공유 할 수 있도록 한다. 이때 학생들의 의견 수렴은 필수고 계획단계에서 지역 자원이나 인사 혹은 학부모 자원 등을 적절히 투입하면 자연 친화적인 놀이를 유도 할 수도 있음.
나. 놀이 활동의 시간 보장
<양적 수준에서의 놀이 활동 시간 보장>
첫째, 학생들의 부모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일찍 등교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등교 직후부터 1교시 수업 직전까지 아침 시간을 이용하여 놀이 활동을 편성. 둘째, 블록타임제를 활성화하여 두 수업을 연달아 진행하고 쉬는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음.
둘째, 점심시간을 10~20분정도 늘리고 하교 시간을 그만큼 늦추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음. 이런 안을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학교교육과정편성․운영한다면 양적 수준에서 놀이 확보 시간확보가 가능함.
<질적 수준에서의 놀이 활동 시간 보장>
놀이 활동의 질적 담보를 위해서는 교사인식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 따라서 교육과정 계획 단계부터 모든 교사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결과를 공유하고 교육목표나 내용체계 등도 마련해야 함.
다. 놀이 활동의 공간 보장
조사 보고서와 같이 학교를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놀이시설을 설치하여 학교가 학습의 공간뿐만 아니라 놀이 공간의 역할을 복합적으로 해야 함.
학교 내 놀이 활동을 위한 공간 확보와 관련하여서 빈 교실, 특별실 등 평소 이용하지 않는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로 빈교실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이를 놀이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시점임. 그 밖에 필로티 등 빈 공간이 놀이 활동으로 활용하는 학교도 늘어나는 추세임.
실내 놀이 공간 이외에 운동장이나 강당과 같은 경우 학생 참여의 민주적 의사 결정과정을 통해 적절한 공간 배분이 필요. 특히 학생들이 몰리는 실외 공간의 경우 안전의 문제가 따르기 때문에 교사와 학생이 모두 공간 배분 과정에서 참여해야 함.
라. 놀이 활동 공간의 학교 외 확장 가능성
학교 교육과정 계획 단계에서 사용 가능한 지역 사회 자원을 탐색하였다면, 놀이 활동 공간과 관련하여 학교 밖을 벗어나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소를 논의하고 제시할 필요가 있음. 학교근교 공원이나 야산 혹은 놀이 시설 등을 학교 상황에 맞게 설정하여 학교 교육과정의 놀이 활동에 반영할 필요가 있음.
학교 밖 공간을 놀이 활동으로 이용하고자 할 경우 다음과 같은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동 및 활동 시 안전에 대한 교려가 반드시 있어야 함. 둘째, 이동에 따른 시간이소요되므로 창의체험활동 등을 활용하여 충분한 놀이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함.
4. 바람직한 놀이 활동 지원을 위한 정책 제언
교사와 학부모는 초등학교 때부터 과도한 사교육 및 경쟁적인 교육 체제로 인하여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에게 바람직한 놀이 활동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인식해야 함.
교사와 학부모의 인식 전환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하되, 바람직한 놀이 활동의 의미 및 그 가치 그리고 실태 및 한계점 등이 폭넓게 언급되도록 함. 교사의 경우 집합 연수나 온라인 연수, 학부모의 경우 학교 설명회나 유인물을 활용한 연수를 고려할 수 있음.
새롭게 개발되는 놀이 활동의 경우, 초등학생들에게 직접 적용해봄으로써 효과성을 검증해볼 필요가 있고 교사나 학부모 연수 등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보급하는 것이 필요함.
놀이 활동 시간이 학교 교육과정 상에서 의무적으로 보장 및 확보되어 실행될 수 있도록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요청됨. 이는 모든 초등학교의 학생들이 동등하게 놀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