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칠석엔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면, 12월 동지 섣달 그믐날 밤엔 고도리 석불이 만난다?
전북 익산시 금마면에 가면 옥룡천을 사이에 두고 멀찍이 떨어져 서로를 애닳게 바라보는 석불이 있다. 보물 제 46호로 지정된 고도리 석불입상 입니다.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이 동고도리 석불, 그리고 200여미터의 거리를 두고 옥룡천을 가운데로 반대편에 서고도리 석불이 우뚝 솟아 있다. 특이한 것은 마치 왕릉 무덤같은 둥근분지 위에 세워져 있다는 것이다.
사다리꼴 모양의 돌기둥으로 굴곡이 없으며 팔은 표현되지 않고, 머리에는 4각형의 높은 관 위에 다시 4각형의 갓을 쓰고 있다. 4각형의 얼굴에는 가는 눈, 짧은 코, 작은 입이 표현되었는데 토속적인 수호신의 표정으로 보인다. 목은 무척 짧아 어깨와 얼굴이 붙어 있는 형상이다. 손은 간신히 배에 나타내었으며, 도포자락 같은 옷은 특별한 무늬없이 몇 줄의 선으로 표현, 대좌(臺座)와 불상을 같은 돌에 새겼는데 앞면을 약간 깍아서 대좌같은 모양을 만들고 있다.
사다리꼴의 돌기둥 같은 신체나 비사실적인 조각 수법이 마치 분묘의 석인상(石人像)과 비슷하다. 고려시대에 이르면서 신체표현이 지극히 절제된 거대한 석상이 많이 만들어지는데 이불상 역시 그러한 작품중의 하나로 보인다. 아래 사진은 동고도리 석불인데 아무래도 통돌로 조각을 한 듯 보인다. 목과 어깨가 떨어진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옥룡천!
동고도리는 남자상이고, 서고도리는 여자상 이라고 합니다. 이 불상에 얽힌 전설에 의하면 평상시에는 둘 사이를 흐르는 옥룡천 때문에 만나지를 못하다가 동지섣달 그믐날 밤, 옥룡천이 꽁꽁 얼어붙으면 그 때야 비로소 두 석불상은 건너와 못다한 서로의 회포를 풀고 새벽닭이 울면 헤어져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이렇게 다리가 놓아져 있으니 매일 밤 만나려나?~~~^^*
[서고도리 석불]
1858년 익산으로 부임한 황 종석 군수가 넘어져 있던 석불을 세운 석불중건기에 의하면 금마는 동서북의 3면이 모두 산으로 막혀 있는데 남쪽만 터져 있어서 마을의 수호를 위하여 이곳에 석불을 세웠다고 합니다.
동고도리 석불상 아래에는 자세한 설명표지판이 있습니다. 설명문의 우측 상단에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읽어 들이면 한국어와 영어음성으로 설명과 자세한 안내를 볼수 있더군요. 방문 관광객들을 위한 또 하나의 배려라고 봅니다.
익산의 다음 여행 코스로 국보 제 289호인 왕궁리 5층 석탑이 있는 왕궁리 유적지로 향합니다. 이 석탑안에서 19매의 금제 강경판과 사리 장엄구가 수습되어 국보 123호로 지정 되었다 합니다. 그러면 같이 가실거죠? 참고로 이곳은 익산의 여섯 둘레길 중에서 26.7km의 백제무왕길 이라고 합니다.
첫댓글 동지 섣달 그믐날..
담주인데 드디어 만나겠네요..^^
캔사이다님? 궁금한데 우리 몰래 가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