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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부커상 등 해외문학상부터 이상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 국내문학상까지. <채널예스>가 상과 얽힌 책, 작가를 소개하는 ‘북 어워드’를 연재합니다.
노벨문학상 후보는 비공개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제정된 노벨상. 이 상에는 노벨 화학상, 노벨 물리학상, 노벨 평화상, 노벨 의학상, 노벨 경제학상 그리고 노벨상의 꽃으로 불리는 ‘노벨 문학상’(Nobel Prize in Literature)이 있다. 노벨은 노벨상들이 그 전해에 인류에게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 주어져야 하며, 그 중 한 분야는 문학 분야에서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을 창조한 사람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진술했다.
전통과 권위를 인정받은 노벨 문학상(스웨덴)은 맨 부커상(영국), 공쿠르상(프랑스)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이다. 그중에서도 노벨 문학상은 국제적으로 가장 명성이 높은 상이다. 상금 또한 800만 크로나(약 13억 원)로 맨 부커상의 5만 파운드(약 8,500만원), 공쿠르상의 10유로(약 1만 5000원) 보다 가장 크다.
1901년부터 해마다 전 세계의 작가 중 한사람에게 준다. 작가의 특정한 작품 때문에 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작가의 작품 전체를 평가한다. 노벨 문학상의 후보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세계 곳곳의 관련 단체로부터 1월까지 후보를 추천받아 후보자 수를 줄여나가는 과정을 거쳐 5인을 최종심에 올린다. 스웨덴 아카데미가 10월 초에 수상자를 선정하여 발표하며, 시상식은 노벨이 사망한 날인 12월 10일에 열린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노벨의 초상이 새겨진 금메달과 노벨재단에서 운영하는 상금을 받는다. 한편 노벨문학상은 문학적 성취 외에도 장르와 지역, 정치적 상황 등을 안배해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대부분이 소설가이거나 시인, 극작가이다. 그런데 작가가 아닌 수상자로는 테오도로 몸젠(1902), 루돌프 오이겐(1908), 앙리 베르그송(1927), 버트런드 러셀(1950), 윈스턴 처칠(1953) 등이 있다. ‘문학’상을 생각한다면 역사가나 철학자에게 수여한 경우에 대해서 의문을 품게 된다. 그러나 Literature가 문학에만 국한된 단어가 아닌, ‘쓰는 행위’(Literacy) 일반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베르그송과 처칠 같은 철학가, 정치가들이 그들의 유려한 문체와 사상으로써 이 상을 수여받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프랑스 시인 ‘쉴리 프뤼돔’
역대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1901년 쉴리 프뤼돔 시인을 시작으로 토마스 만(1929), 헤르만 헤세(1946), 오엔 겐자부로(1994), 존 멕스웰 쿳시(2003), 그리고 파트릭 모디아노(2014)까지 총 111명이 수상했다. 국가별 노벨 문학상 수상자 는 프랑스 작가 15명, 미국 작가 12명, 영국 작가 10명, 독일 작가 8명, 스웨덴 작가 8명, 스페인 작가 6명, 이탈리아 작가 6명, 폴란드 작가 4명, 아일랜드 작가 4명 등이고 언어권으로 분류하면 영어권 27명, 불어권 16명, 독일어권 13명, 스페인어권 11명, 스웨덴어권 7명, 이탈리아어권 6명, 러시아권 5명, 폴란드어권 4명, 노르웨이권 3명이다.
수상자들의 유럽 편향성, 작가의 사상 문제로 수상이 반려된 경우도 있다. 1회 최종 유력후보 레프 톨스토이는 무정부주의를 지지했기 때문에 후보에 오르고도 받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1958년『닥터 지바고』의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옛 소련 정부의 압력으로 수상을 거부해야 했다. 반면에, 실존주의 문학 활동을 펼친 장 폴 사르트르(1964)는 “모든 공적인 명예를 거부한다.”며 자신의 의지로 노벨 문학상을 거부했다. 사르트르는 스웨덴 아카데미 앞 으로 수상을 거부한다는 편지를 보내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장-폴 사르트르’라 서명하는 것과 ‘노벨상 장-폴 사르트르’라 서명하는 데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작가는 설령 그것이 가장 명예로운 방식이라 할지라도 스스로 기관화 되는 것을 거부해야 합니다. (…)오늘날 문화전선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투쟁은 동서양의 문화가 평화적으로 공존토록 하는 것입니다. (…)인간과 문화는 '기관'의 간섭 없이 존재해야 합니다.
수상 작가 연설문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시상식에 앞서 스웨덴 스톡홀롬 아카데미에서 수상 소감 연설 겸 강연을 한다. 수상자가 직접 쓴 연설문에는 작가의 문학관과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다. 주요 작가의 연설문을 보면 알베르 카뮈(1957)는 ‘작가는 진실에 대한 섬김과 자유에 대한 섬김이라는 짐을 지고 있으며 판단하기보다 이해하려고 애쓰는 이’를, 귄터 그라스(1999)는 ‘자신이 주체로서 주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주제가 미리 주어져 있는 것’을, 가오싱젠(2000)은 ‘문학은 이런저런 주의의 속박을 벗어던지고 인간 생존의 딜레마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오르한 파묵(2006)은 ‘어느 날엔가 우리가 쓴 것들이 읽히고 이해될 거라는, 왜냐하면 사람들은 세계 어디에서나 서로 닮아 있기 때문이라는 믿음’을, 르 클레지오(2008)는 ‘새로운 시대의 작가는 더 나은 삶의 모델을 낳겠다는 자만심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201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프랑스 소설가 ‘파트리크 모디아노’는 “노벨문학상 수상이 비현실적”이라며 놀라워했고, 여성으로서는 13번째 수상을 거머쥔 2013년 수상작가 ‘앨리스 먼로’는 “이루어질 수도 있지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 같았던 수많은 몽상 중 하나였다. 노벨문학상 수상은 빛나는 영광”이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주요 수상 작가의 작품세계
밥 딜런(2016)
밥 딜런은 10살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앨범 <The Freewheelin’ Bob Dylan>의 성공을 통해 사회적 저항 운동계의 상징적인 음악가로 더 많이 알려졌다. 1982년에는 작곡가 명예의 전당에, 1988년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으며 2000년에는 폴라음악상을 수상했다. <타임지>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밥 딜런을 선정하기도 했다. 그가 지은 가사의 시적인 면모는 대중 음악의 가사를 문학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대중 음악 장르로 치부된 포크를 현대 예술 장르로 탈바꿈시킨 역사적인 인물로 회자되기도 한다. 1997년 처음 노벨 문학상 후보로 추천된 밥 딜런은 “위대한 미국 음악 전통 안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작했다”는 평가로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2015)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1948년, 벨라루스인 아버지와 우크라이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민스크에 있는 벨라루스 국립 학교 언론학과를 졸업하고 여러 지역 신문사와 문학예술잡지 <네만>기자로 일했다. 그 후 제2차 세계대전, 소련-아프간 전쟁, 소련 붕괴, 체르노빌 사고 등 극적인 사건을 겪은 목격자들과의 인터뷰를 기술했다. 10년 넘게 집필한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1997년 처음 출간되었고 2006년 미국 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그 외 저서로는 1985년 『전쟁은 여자의 얼굴이 아니다』, 『마지막 증인. 어린이를 위한 솔로』, 1989년 『아연 소년들』, 1993년 『죽음에 매료되다』 등이 있다. 알렉시예비치의 저서는 22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수십 편의 연극과 다큐멘터리를 위한 대본으로도 사용되었다. 현재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으며 『영원한 사냥의 아름다운 사슴』을 집필 중이다.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의 최고 정치 서적 상(1998), 국제 헤르더 상(1999),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평화상(2001) 등을 수상했다. 2015년 스웨덴 한림원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다층적 작품은 우리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동시에 보여주는 기념비적이다"라며,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알렉시예비치는 14번째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작가가 됐다.
파트리크 모디아노(2014)
제2의 마르셀 프루스트로 불려온 프랑스 문학의 거장이다. 유대계, 나치 점령과 정체성 상실이란 주제를 작품 대부분에서 다루고 있다. 1968년 작 '별의 자리'는 후에 독일에서 포스트 홀로코스트의 대표작으로 칭송받았다. 바스러지는 과거, 잃어버린 삶의 흔적으로 대표되는 생의 근원적 모호함을 신비로운 언어로 탐색해 온 작가는 1968년 첫 소설『에투알 광장』으로 로제 니미에상, 페네옹상을 받으며 데뷔하였다.『외곽 순환도로』(1972)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슬픈 빌라』(1976)로 리브레리상을,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1978)로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콩쿠르 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14년 프랑스 작가로는 15번째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붙잡을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을 기억의 예술로 환기시키고 직업의 생활세계를 드러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앨리스 먼로(2013)
캐나다의 대표적 소설가로 현존하는 최고의 단편 작가다. 평생 단편 창작에 몰두해 작가는 각각의 짧은 이야기 속에 삶의 복잡한 무늬들을 섬세한 관찰력과 탁월한 구성으로 아름답게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1968년 첫 소설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으로 캐나다 총독문학상을, 1978년『당신은 당신이 누구라고 생각합니까?』로 캐나다 총독문학상 2번째 수상을, 1986년『사랑의 진행』으로 캐나다 총독 문학상 3번째 수상했다. 미국에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오헨리상’을, 2009년에는 ‘맨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영미권에서는 높은 인지도와 명성을 누리고 있는 작가다.
모옌(2012)
모옌은 중국의 윌리엄 포크너, 프란츠 카프카로 불리는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이다. 모옌의 작품세계는 환상 리얼리즘으로 규정할 수 있다. 1988년 <붉은 수수>를 각색한 영화 <붉은 수수밭>이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2000년『홍까오량 가족』이 <아주주간>이 선정한 ‘20세기 100대 중국어 소설을, 2008년『인생은 고달파』로 홍루몽상 최고상을, 201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환상과 현실, 역사적 관점과 사회적 관점을 엮어, 그 복합적인 면에서 윌리엄 포크너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에 비견할 만한 세계를 창조해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이어 ‘미국 작가 윌리엄 포크너나 콜롬비아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연상시키는 세계적인 스타일을 창조했으며 중국 고전 문학과 구비문학이 그 뿌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2011)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는 스웨덴 서정시를 대표하는 국민 시인이며 영미권에서도 ‘은유의 거장’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1954년 첫 시집『17편의 시』를 발표하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여정의 비밀』(1958),『반향과 흔적』(1966),『거대한 수수께끼』(2004) 등이 있다. 그의 시는 말똥가리처럼 높은 지점에서세상을 신비주의적 차원에서 바라보되 지상의 자질구레한 세목들에 날카로운 초첨을 맞추고 있다고 하여 ‘말똥가리 시인’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특히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자연환경에 대한 깊은 성찰과 명상을 통해 삶의 본질을 통찰하며 서구 현대시의 새 길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작품 안에서 스웨덴의 자연은 정치적 다툼보다 북극의 얼음이 해빙하고,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포용과 화해의 공간으로 그려진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2010)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현대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페루의 저항 작가이자 지식인이다. 사회문제서 에로티시즘까지 장르 넘나드는 전개가 탁월하다. 1963년『도시와 개들』로 간이도서상, 스페인 비평상을, 1966년『녹색의 집』으로 페루 국가소설상, 스페인 비평상을, 1994년 세르반테스문학상을, 2000년『염소의 축제』를 출간했다. 201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권력구조에 대한 면밀한 묘사와 이에 대한 개인의 저항, 항거, 좌절에 대한 정곡을 찌르는 은유를 보여줬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남미의 대표적 저항작가’로 불릴 만큼 초기에는 군사독재와 부패를 비판하는 소설 세계를 선보이고 60년대 사회주의와 피델 카스트로의 쿠바 혁명을 옹호했지만, 80년대 이후에는 우파로 정치적 입장을 바꾸어 신자유주의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의 소설 세계도 변화를 보여 70년대 사회비판적인 리얼리즘에 기반을 둔 소설들을 주로 선보이다가 이후에는 유머와 에로틱한 이야기를 곁들인 가벼운 색채의 포스트모더니즘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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