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죄는 통증은 심근경색 '초응급'… 디스크로 다리 힘 빠지면 '응급' 이유 없이 나빠진 시력·청력, 빨리 치료 안하면 회복 힘들 수도
코로나19가 두려워 병원 방문을 미루는 사람들이 많다. 국내 대다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유행이 2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이제 병원 방문을 미룰 수만은 없다. 혼란 속에서도 진료와 치료를 늦춰선 안 되는 경우를 정리했다.
◇생명을 위협하는 초응급 질환
▷심근경색=관상동맥이 막힌 순간부터 심장 근육이 죽기 시작하므로 최대한 빨리 막힌 혈관을 뚫어야 한다. 치료 골든타임은 증상 발생 후 120분 이내다. 가슴을 비롯해 목부터 명치까지 어느 부위든 옥죄는 듯한 통증이 온다. 팔 안쪽으로 방사형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강동성심병원 순환기내과 한규록 교수는 "심근경색은 환자가 증상 인지를 늦게 해 시간을 지체하는 것이 문제"라며 "의심 증상이 있으면 최대한 빨리 119를 불러 심장스텐트 시술 등이 가능한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뇌경색=뇌혈관이 막혀 뇌의 일부가 괴사하는 질환인 뇌경색 역시 최대한 빨리 막힌 뇌혈관을 뚫어야 뇌손상으로 인한 후유증을 최소화 할 수 있다. 혈관이 막히고 최대 4시간 30분 안에 정맥 내 혈전 용해제를 투여해야 한다. 최근에는 동맥 내 카테터를 넣어 혈전을 직접 제거하는 시술을 하는데, 이 시술의 경우 뇌혈관이 막히고 6시간까지도 시행할 수 있다. 뇌경색은 심근경색보다 증상이 다양하다. 다음 다섯가지를 기억하자. ▲한쪽 팔다리 마비 ▲언어장애 ▲시각장애 ▲심한 어지럼증 ▲심한 두통.
◇신경마비 증상 있다면 빠른 치료를
▷허리디스크·척추관협착증=갑자기 대소변이 안 나오면 초응급 상태다. 강북연세병원 박영식 병원장은 "지체하면 신경 손상이 심해져 배변·배뇨 기능이 안 돌아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리에 힘이 빠지기 시작해도 얼른 병원에 가야 한다. 신경 손상으로 인해 근육이 줄어든 상태기 때문. 박 병원장은 "다리에 힘이 빠지기 시작한 상태라면 치료가 며칠만 늦어져도 치료 후 재활 기간이 한 달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골판손상=중년 이후에 연골판 손상이 있으면 퇴행성관절염 진행이 가속화된다. '응급'은 아니지만 조기에 찢어진 연골판을 봉합하는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연골판손상은 계단 등을 오를 때 무릎 안에서 '두둑' 소리가 나면서 무릎 뒤와 종아리 통증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십자인대파열=무릎을 안정되게 잡아주는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경우에도 병원에 가야 한다. 깁스나 보조기 착용을 통해 파열이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십자인대파열은 운동 중에 잘 생기는데, 착지를 하거나 방향을 틀 때 잘 발생한다. 무릎이 아프고 붓고 물이 차는 증상이 생긴다.
◇시력·청력 갑자기 떨어지면 응급
▷망막박리·망막혈관폐쇄=갑자기 시야에 검은 부분이 나타나는 등 시력에 문제가 생기면 망막박리나 망막혈관폐쇄 일 수 있다. 이들 질환은 응급질환으로 방치하면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망막은 안구 내벽에 붙어 있어야 하는데, 벽지 떨어지듯이 망막이 들떠 있는 상태를 망막박리라고 한다. 한길안과병원 최진영 부원장은 "망막박리는 초기에 병원에 와서 공기·가스를 주입하거나 레이저를 쏴 치료해야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망막혈관폐쇄는 혈전이 망막 혈관을 막는 병으로, 흔히 '눈 중풍'이라고 부른다. 특히 망막 동맥이 막혔을 때 더 위험하며, 망막 동맥이 막히고 20분 후부터 시신경이 죽기 시작, 어떤 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 망막혈관폐쇄는 안압을 내리는 치료를 하며 보조적으로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급성 녹내장=갑자기 안압이 증가해 시신경이 손상되는 병으로,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갑작스런 안통이 심하게 나타난다. 안압 하강제를 정맥에 주사하거나 안약을 넣어서 최대한 안압을 떨어뜨려야 한다. 레이저 치료를 하기도 한다.
▷돌발성 난청=이유 없이 갑자기 귀가 안들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아직 정확한 병의 원인은 모르지만 바이러스 감염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돌발성 난청은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1주일만 늦어도 청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