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연[ 金炳淵;1807년~1863년 ]
조선 후기의 방랑시인. 자 性深(성심). 호 蘭臯 (난고). 속칭 김삿갓[金笠(김립)]. 조부 益淳(익순). 서울 壯洞(장동) 김씨 가문에서 출생하여 순조 11년(1811) 嘉山(가산)에서 일어난 홍경래 난 때 선천 부사인 그의 조부가 홍경래에게 항복하여 가문이 적몰되었다. 이에 굴욕을 느껴 벼슬을 단념 했으며 삿갓을 쓰고 죽장을 짚고는 방랑생활을 했다. 풍자와 해학으로 퇴폐해 가는 세상을 개탄, 저주, 조소하는 기발한 시구를 가는 곳마다 쏟아 놓으며 세월을 보내, 그의 많은 한시가 口傳 (구전)되고 있다. 그의 조부 김익순은 홍경래가 관군에게 잡히자 자기 죄를 면하려고 천 냥을 주기로 하고, 농민 趙文亨(조문형)을 시켜 賊將 金昌始(적장 김창시)의 목을 베어다 자기가 죽인 양 조정에 바쳤으나, 조문형의 고발로 사형 당했다.
*영전[ 詠錢 ]
周遊天下皆歡迎 興國興家勢不輕 去復還來來復去 生能捨死死能生.(주유천하개환영 흥국흥가세불경 거부환래내부거 생능사사사능생)
온 천하를 돌아다녀도 모두에게 환영 받고,나라와 가문을 흥하게 하니 그 세력 가볍지 않네.갔다가는 도로 오고 왔다가는 다시 가니,살아서는 죽음을 버릴 수 있고 죽을 자리에서도 살아날 수 있구나.
-감상(鑑賞)돈을 풍자적으로 읊었다. 돈은 한 자리에 머물러 있지 못하고 이 사람 저 사람 손으로 돌아다니게 마련이며 현대와 같이 황금만능시대에는 그 힘이 막강하니, 주유천하하는 셈이 되고 生死與奪權(생사여탈권)을 가졌다 할 것이리라. 어느 학자는 김 삿갓의 시는 재주로 엮은 글자 모둠일 따름이며 다부진 풍자가 보이기는 해도 한시 문학이라 볼 수 없다고 했다.
*논정가산 충절사 탄김익순 죄통우천[ 論鄭嘉山 忠節死 嘆金益淳 罪通于天 ]
一爾世臣金益淳 鄭公不過卿大夫 (일이세신김익순 정공불과경대부>將軍桃李농西落 烈士功名圖末高 (장군도리농서락 열사공명도말고) 詩人到此亦慷慨 撫劍悲歌秋水溪 (시인도차역강개 무검비가추수계) 宣川自古大將邑 比諸嘉山先守義 (선천자고대장읍 비저가산선수의)淸朝共作一王臣 死地寧爲二心子 (청조공작일왕신 사지영위이심자) 升平日月歲辛未 風雨西關何變有 (승평일월세신미 풍우서관하변유) 尊周孰非魯仲連 輔漢人多諸葛亮 (존주숙비노중련 보한인다제갈량) 同朝舊臣鄭忠臣 抵掌風塵立節死 (동조구신정충신 저장풍진입절사) 嘉陵老吏揚名旌 生色秋天白日下 (가릉노리양명정 생색추천백일하) 魂歸南畝伴岳飛 骨埋西山傍伯夷 (혼귀남무반악비 골매서산방백이) 西來消息慨然多 問是誰家食錄臣 (서래소식개연다 문시수가식록신) 家聲壯洞甲族金 名字長安行列淳 (가성장동갑족김 명자장안항렬순) 家門如許聖恩重 百萬兵前義不下 (가문여허성은중 백만병전의불하) 淸川江水洗兵波 鐵甕山樹掛弓枝 (청천강수세병파 철옹산수괘궁지) 吾王庭下進退膝 背向西城凶賊脆 (오왕정하진퇴슬 배향서성흉적취) 魂飛莫向九泉去 地下猶存先大王 (혼비막향구천거 지하유존선대왕) 忘君是日又忘親 一死猶輕萬死宜 (망군시일우망친 일사유경만사의) 春秋筆法爾知否 此事流傳東國史 (춘추필법이지부 차사유전동국사)
-감상(鑑賞) 대대로 임금을 섬겨온 김익순은 듣거라. 정공(鄭公)은 경대부에 불과했으나 농서의 장군 이능처럼 항복하지 않아 충신 열사들 가운데 공과 이름이 서열 중에 으뜸이로다.시인도 이에 대하여 비분 강개하노니 칼을 어루만지며 이 가을 날 강가에서 슬픈 노래를 부르노라.선천은 예로부터 대장이 맡아보던 고을이라 가산 땅에 비하면 먼저 충의로써 지킬 땅이로되 청명한 조정에 모두 한 임금의 신하로서 죽을 때는 어찌 두 마음을 품는단 말인가.태평세월이던 신미년에 관서 지방에 비바람 몰아치니 이 무슨 변고인가.주(周)나라를 받드는 데는 노중련 같은 충신이 없었고 한(漢)나라를 보좌하는 데는 제갈량 같은 자 많았노라.우리 조정에도 또한 정충신(鄭忠臣)이 있어서 맨손으로 병란 막아 절개 지키고 죽었도다.늙은 관리로서 구국의 기치를 든 가산 군수의 명성은 맑은 가을 하늘에 빛나는 태양 같았노라.혼은 남쪽 밭이랑으로 돌아가 악비와 벗하고 뼈는 서산에 묻혔어도 백이의 곁이라.서쪽에서는 매우 슬픈 소식이 들려오니 묻노니 너는 누구의 녹을 먹는 신하이더냐? 가문은 으뜸가는 장동(壯洞) 김씨요 이름은 장안에서도 떨치는 순(淳)자 항렬이구나.너희 가문이 이처럼 성은을 두터이 입었으니 백만 대군 앞이라도 의를 저버려선 안되리라.청천강 맑은 물에 병마를 씻고 철옹산 나무로 만든 활을 메고서는임금의 어전에 나아가 무릎 꿇듯이 서쪽의 흉악한 도적에게 무릎 꿇었구나.너의 혼은 죽어서 저승에도 못 갈 것이니 지하에도 선왕들께서 계시기 때문이라.이제 임금의 은혜를 저버리고 육친을 버렸으니 한 번 죽음은 가볍고 만 번 죽어야 마땅하리.춘추필법을 너는 아느냐? 너의 일은 역사에 기록하여 천추만대에 전하리라. #韓國詩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