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발상의 중요성
발상은 시의 내용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똑같은 사물이나 현상을 보고 백 명의
시인이 시를 써도 그 작품 100편이 다른 이유는 발상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신인문학상
등단 심사 시 우선 보는 것도 발상이 우선이다.
그렇다면 발상이란 무엇인가.
다른 말로 풀어보면 작가만의 특별한 시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물이나 현상을 작가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을 때 그만의 특별한 발상이 나올 수 있다.
예를 들면
“진달래”라는 주제가 주어졌을 때,
누군가는 진달래의 유혹을 생각하고
누군가는 4.19 혁명, 5.18의 희생자를 생각하고
누군가는 꽃무덤을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발상이라는 것. 이 발상을 전개 시켜가는 과정이 또 다른 내용을 포함하게
되지만 처음 이 시를 무엇으로 연결하겠다. 이 주제를 무엇에 비유해서 쓰겠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발상이다.
1) 발상의 방법
※ 브레인스토밍법
- 어떤 주제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무조건 질보다 양으로 모두 적는 것
※ 연상법
- 주제에 대해 쓴 후, 연상되는 단어들을 연결하는 방법
예) 진달래
- 진달래는 연분홍빛 치마
- 치마에 젖어 있는 붉은 얼룩
- 가슴에 얼룩진 상처들
- 5.18 민주화 혁명의 붉은 핏물
2) 브레인스토밍 법에서 발상을 찾는 방법
-주제에 대해 가닥치기를 한 후 그 문장 중에 하나를 찾는다.
예를 들면
진달래라는 주제를 가지고 브레인스토밍 법을 했다면 엉뚱한 이야기들까지 모두 가닥치기 항목으로 나왔을 것이다.
?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 연분홍빛의 봄맞이
? 잎새는 없고 꽃잎만 나부낀다.
? 상사화처럼 외로운 꽃
? 말없이 죽어간 이들의 넋
? 두견새는 피맺힌 울음으로 진달래를 부른다.
이렇게 가닥치기를 했다면 몇가지의 발상을 찾을 수 있다.
1- 진달래를 사랑하는 이에 비유하는 것 (식상함)
2- 잎새는 없고 꽃잎만 나부낀다 (외로운 삶과 비유-모테솔로?)
3- 상사화와 진달래의 공통점 (그리움-잘못하면 주제가 그리움으로 빗나갈 수 있음)
4- 진달래와 민주화 혁명의 관계 - 죽은 자의 넋이 진달래로 산골짜기를 덮다. (정치적성향- 조심해야 함)
5- 두견새와 진달래의 관계 (전설을 적절이 이용할 것)
발상이 정해졌다면 구체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Ⅱ. 스토리를 만들어라
시에 스토리가 있을까? 그렇다면 서술형 수필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에도 스토리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 스토리를 가지고 시적 언어를
사용한 은유적 표현을 하고 함축적 의미를 만들어가는 것이 시 창작 방법 중 하나다.
실제 시 창작에는 답이 없다. 어떤 방식으로 시를 창작하더라도 그것이 답이다.
작가의 취향이며 성향이다. 다만 이제 배우시는 분들이 배워야 할 것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명확하게 이야기 할 때는 이 스토리를 먼저 작성해 보는 것이 좋다.
감성적으로 무언가 떠올라 단숨에 시를 쓴다해도 그것도 맞는 답이다.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숙달된 시인의 몫이라고 봐야 한다. 전해지는 감성만으로도
이미 시를 쓰는 것에 대해 숙달이 되어 있기에 그 자체만으로 기승전결을 구성하고
작가의 메시지를 넣는 것이 습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작성해보고
그것을 시적 언어로 표현해 보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Ⅲ. 직설적 은유 방법
꼭 은유나 비유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드러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일상 언어를 사용한다면 밋밋하다.
밋밋할 뿐만 아니라 이제 배우는 과정에 있는 분들이 전체적인 맥락에서 함축적인 내용을 주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각 문장에서 보여주는 직설적인 언어는 그 사실 내용만을 그대로 전달할 뿐, 함축적인
의미를 줄 수 없다. 은유나 비유를 줌으로 해서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을 우회적으로 돌려 이야기 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1. 속담이나 관용구를 이용하라.
은유나 비유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것은 바로 속담이다. 또한 관용구를 살펴보면 은유의 문장을 익힐 수 있다.
1) 속담
? 가까운 무당보다 먼 데 무당이 영하다
흔히 사람은 자신이 잘 알고 가까이 있는 것보다는 잘 모르고 멀리 있는 것을 더 좋은 것인 줄로 생각한다는 말.
≒먼 데 무당이 영하다ㆍ먼 데 점이 맞는다.
? 가랑잎에 불붙듯[달리듯]
「1」바싹 마른 가랑잎에 불을 지르면 걷잡을 수 없이 잘 탄다는 뜻으로, 성미가 조급하고 도량이
좁아 걸핏하면 발끈하고 화를 잘 내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어떤 주장에 호응하거나,
자극에 대하여 빠르게 반응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마파람에 호박 꼭지 떨어진다
무슨 일이 처음부터 별로 큰 장애도 없는데 틀어져 나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은유나 비유가 잘 이해되지 않는 분들은 한글타자 연습기에서 단문연습으로 타자 연습도 하면서
속담을 익히거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사이트 가서 매일 한 페이지씩 읽어주는 것도 좋다.
속담을 인용한다고 저작권법에 걸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2) 관용구
?같은 물에 놀다
같은 환경에서 한데 몰려 다니며 같은 짓을 하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같은 물에 놀던 처지라 서로를 잘 안다.
? 나그네 세상
덧없는 세상을 이르는 말. ¶이 세상은 단지 잠시 왔다 가는 나그네 세상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네.
? 너울을 쓰다
속이나 진짜 내용은 그렇지 않으면서 그럴듯하게 좋은 명색을 내걸다. ¶양반이란 너울을 쓰고
이 세상의 온갖 못된 짓들만 하는 치들이 그들 아닌가.≪송기숙, 자랏골의 비가≫
? 주눅(이) 잡히다
부끄럽거나 무섭거나 하여 기를 펴지 못하고 움츠러들다. ¶그들은 조금도 주눅이 잡혀 있거나
비봉촌 사람들처럼 어깨가 축 늘어져 있지도 않았다.≪안수길, 북간도≫
2. 명사, 형용사, 동사 등을 이용하라
1) 명사
명사는 이름값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우리가 보는 모든 사물은 명사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꽃,
나무, 구름, 사랑, 나룻배.......
2) 형용사란 ?
형용사는 동사와 함께 문장에서 서술어의 역할을 맡는 용언인데, 동사가 동작을 나타낸다면
형용사는 주체의 상태나 성질을 나타내는 단어를 말한다. 형용사는 크게 성상 형용사와 지시
형용사로 나눌 수 있다. 시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은 성상 형용사이다.
? 형용사란 ? → 문장의 주어가 되는 사람이나 사물의 상태나 성질(속성)을 나타내는 단어.
? 성상(性狀)형용사 :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
예) 과일은 대부분 맛이 달다. 그분은 말투가 무뚝뚝하다.
? 지시(指示)형용사 : 지시성을 지닌 형용사
예) 이러하다, 저러하다, 어떠하다, 아무러하다 등.
? 지시형용사와 성상형용사가 함께 쓰일 때는, 지시형용사가 앞선다.
예) 그렇게 예쁜 꽃은 처음 본다.
3) 동사란?
- 형용사와 혼동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시에서 형용사, 동사 구분을 꼭 해야할 필요는 없다.
다만 동작을 나타내는 것이 동사라는 이해만 하면 된다.
? 동작을 나타내는 어미('-는다/-ㄴ다', '-러(목적)/-려고(의도)')와 결합할 수 있으면 동사임.
예) 그는 사과를 먹다 / 먹는다 / 먹으러 / 먹으려고 <동사>
4) 명사, 동사, 형용사를 이용한 은유와 비유 방법
? 일반 서술 문장에서 명사, 동사, 형용사만 바꾸는 방법이 있다.
? 창밖에는 꽃이 피었습니다.
- 명사를 바꾸면 ? 창밖에는 봄이 피었습니다.
? 가슴에 사랑이 피었습니다.
-피었습니다 동사를 바꾸면 ? 창밖에는 꽃이 웃고 있습니다.
? 창밖에는 꽃이 흔들거리고 있습니다.
? 창밖에는 꽃이 망설입니다.
? 중간의 문장을 빼는 방법이 있다.
? 봄이 왔습니다. 창밖에는 봄 꽃들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 (일반 서술문)
? 봄이 창밖에 활짝 피어 있습니다.
? 산 등성이 붉게 물들이면 /밤새 울어 대는 두견새 /여명이 밝아와야 울음을 멈추고
? 산등성이 붉게 물들면 /밤새 울어대는 두견새 /여명에 울음을 멈추고
Ⅳ. 함축적 의미와 작가의 메시지
1. 함축적 의미란?
함축적이란 사전적인 의미가 아니라, 글의 문맥 속에서 그 뒤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었을 때를 일컫는다.
예) ? 내일의 별: 현재의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는 희망적인 어떤 것
? 빛과 소금이 되라: 세상에 쓸모 있는 그런 사람이 되라.
사전적 의미에 덧붙어서 연상이나 관습 등에 의해 형성되는 의미를 함축적 의미라고 한다.
이를 연상적 의미, 또는 내포적 의미라고도 한다.
예컨대, '여성'이라는 단어를 접할 때에 '모성 본능이 있다, 꼼꼼하다, 자상하다' 등의 생각을
떠올릴 수 있는데, 이러한 의미들이 바로 함축적 의미이다.
특히 시 같은 문학 작품의 경우, 주로 이러한 함축적 의미에 의지하여 작품을 창작하고 이해하며 감상하곤 한다.
즉, 어떤 시를 읽었을 때 그 시가 이야기하는 표면적인 내용이 아니라 그 글 내용에 숨어 있는 뜻을 이야기 한다.
? 가장 쉬운 예를 들면
? 한용운의 님의 침묵
-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 표면적 의미 :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 감
? 함축적 의미 : 나라를 잃음
주의) 작가가 함축적인 의미를 “나라를 잃은 망국의 한”을 썼다하더라도 독자는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냄으로도 읽을 수 있고, 그 님이 내가 열망하는 열정으로도 해석할 수 있음
- 함축적 의미는 표면상에 나타나는 직설적인 내용 뿐만 아니라 다른 것에 빗대어 생각할 수 있는
또 다른 글의 의미를 이야기 한다. 즉 함축적 의미로 인해 독자는 자신의 삶과 환경 그때의
기분에 따라 전혀 다른 각도로 이해할 수도 있다.
2. 작가의 메시지
작가의 메시지는 함축적 의미와 비슷한 느낌을 갖는다. 작가의 메시지는 그 시를 통해 자신이
독자에게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은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누구나 볼 수 있는 풍경을
그대로 묘사했다고 해서 그것이 시가 될 수는 없다.
문학이란 어떤 감성과 사상, 느낌을 독자에게 주는 글 쓰기를 이야기한다. 시를 읽고
독자가 작은 감흥이라도 일어날 수 있어야 그것이 문학작품의 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작가의 메시지는 바로, 독자에게 어떤 감흥을 줄 것인가와 직결되어 있다.
함축적 의미와 일맥상통하는 이유다.
작가의 메시지는 무엇을, 어떻게, 왜?에서 왜? 라는 것과 같다. 작가는 그글을 왜
쓰는지에 대해 자신은 알고 있어야 한다. 내가 이 글을 왜 쓰는지 이유도 모르는
채 글을 쓴다면 글의 내용은 왔다갔다 할 수밖에 없다.
즉, 가난에 대해 쓰는데,
“어떤 힘겹고 어려운 일이 운명처럼 나에게 주어졌다하더라도 그 꿈을 잃지 않는다면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라는 메시지를 넣고 싶다 한다면. 첫 시작은
꿈이라는 것에 대해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들러붙은 뱃가죽에서
꿈은 꿈틀거렸다.
아가리를 벌린 고무신은
궁핍의 삶으로 나를 데려가도
꿈만은 삼킬 수 없었다. “
그러나 메시지가 정해지지 않았다면 대부분....
햇살 좋은 봄 날
피죽 한 그릇은 보릿고개를 넘기기 힘들었다.
4월은 언제나 보릿고개다.
이런 식으로 시작을 하게 된다. 즉 뭔가 가난에 대해 쓰고는 싶지만 내가 왜? 이 글을
써야하는지 작가 자신도 모르기 때문에 햇살, 계절, 추상적인 가난에 대해 수박 겉핥기만 하고 있을 뿐이다.
무엇인가 가슴에서 일렁이는 것을 적고자 할 때는
먼저,
무엇을 쓸 것인지,
어떻게 쓸 것인지
왜 이글을 써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
독자에게 어떤 말을 전해줄 수 있을지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시의 시작이 될 것이다.
그래서 항상 시작노트를 먼저 써보는 것이 시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