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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6일 월요일]
오늘은 윤슬과 아쿠아리움 나들이 가는 날
윤슬이와 아쿠아리움 나들이 가는 날입니다.
출발 하루 전부터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일요일 오후에 문자로 나들이 준비 잘 되어 가는지 물었습니다.
잘 준비하고 있다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늦지 않게 11시 색동 놀이터 앞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윤슬이 편한 복장으로 나들이 갈 준비 하고 왔습니다.
윤슬 어머님이 나들이 가는 길을 마중해주러 나오셨습니다.
지난 주 윤슬과 나들이를 계획하면서 윤슬 어머님께
나들이 잘 다녀오라는 작은 격려글이 담긴 쪽지글이나 편지를 준비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어머님이 제게 작은 종이에 적은 격려글을 전해주셨습니다.
“급하게 쓰긴 했지만요. 잘 전해주세요.”
“잊지 않고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쪽지는 윤슬이한테 아쿠아리움 가서 전해주려고요.
아마 윤슬이가 좋아할 것 같아요.”
어머님께 받은 쪽지는 아쿠아리움에 가서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윤슬아, 선생님 말씀 잘 들을 거라고 믿지만 너무 혼자서 행동하지 말고~ 잘 다녀와~”
어머님이 윤슬이에게 잘 다녀오라고 꼭 안아줍니다.
꼭 안아주는 모습만 보아도 윤슬과 어머님의 관계가 무척 좋아보였습니다.
별 선생님은 전화통화로 윤슬에게 잘 다녀오라는 응원의 말을 전했습니다.
잘 다녀오라는 인사 받아 더욱 신이 난 윤슬입니다.
윤슬이 평소보다 들뜬 목소리로 지도앱을 켜서 아쿠아리움 가는 길을 찾았습니다.
“선생님, 관악우체국 가서 버스 타러 가면 돼요.”
“그래~ 바로 출발하자고!”
이미 윤슬이 핸드폰을 들고 길을 앞장섭니다.
관악우체국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고 우리가 탈 버스정보를 확인하는 윤슬입니다.
곧 도착예정이라는 알림이 뜹니다.
기다림 없이 361 버스를 탔습니다.
출발이 좋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서 멀리 나와 봐요.
버스에 타자마자 윤슬이 환승해야 할 정류장이 어디인지 핸드폰 지도로 확인하고 몇 정거장이 남았는지 확인합니다.
“핸드폰에 GPS가 달려있어서 우리가 잘 가고 있는지 볼 수 있어요.”
“우와, 진짜? 윤슬이 이제 지도앱 엄청 능숙하게 쓰네~”
“근데 저 태어나서 두 번째로 길 혼자 찾아가는 거에요. 다이소 갔을 때가 처음이었고요.”
“두 번째인데 이렇게 길을 잘 찾아? 윤슬이 대단한데~!”
“혼자서 멀리 나오는 건 처음이에요. 지금 가는 건 다이소보다 훨씬 멀잖아요!”
지도앱으로 길 찾아가는 건 태어나서 두 번째, 관악구를 벗어나
서울 다른 지역으로 혼자 가보는 건 처음.
처음도 두 번째도 혼자서 해내는 윤슬이 대견합니다.
이번 경험이 쌓이면 나중에 윤슬이 스스로 친구들을 모아 더 멀리 여행가는 계획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다른 버스로 갈아타야 할 정류장에 내리고 윤슬이 다음 탈 버스가 언제 오는지 확인합니다.
“5633이나 5634 버스를 타면 되는데요, 5633이 먼저 온대요!”
5633 버스도 금방 탔습니다.
아쿠아리움 가는 길이 무척 편안합니다.
모를 땐 물어보면 되죠.
5633 버스에서 내려 윤슬이 지도를 꺼내 확인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윤슬은 지도를 보기보다 63빌딩을 직접 찾으려고 했습니다.
“윤슬아, 아까 3분 걸어가면 있다고 했잖아. 지도로 확인해보면 되지 않을까?”
“지도 안 보고도 뭔가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일단 찾아보고 모르면 물어보면 되죠.”
지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직접 63빌딩을 찾고 싶었던 윤슬의 마음을 이해했습니다.
주변을 서성이던 윤슬은 정류장 근처 편의점 사장님께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63빌딩이 어디 있냐고 당당하게 물어본 윤슬이 모습에 놀랐습니다.
모르면 물어보는 적극적인 윤슬이었습니다.
“선생님, 저기 위로 쭉 올라가면 63빌딩 있대요.”
조금 올라가니 63빌딩이 보였습니다.
높은 건물의 웅장함에 윤슬과 저는 사진을 몇 장 찍고 입구로 들어갔습니다.
마음껏 아쿠아리움을 구경해도 된다니!
현금 결제가 안 되는 점을 참고해 제가 윤슬 대신 결제를 해 주었고,
윤슬은 매표소 직원에게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았습니다.
“혹시 아쿠아리움 2시간만 볼 수 있는 거에요?”
“아니요, 시간제한은 없어요.”
“진짜요? 감사합니다.”
윤슬이 홈페이지에서 보았던 ‘2시간 소요’라는 말에 2시간까지 볼 수 있는 건지,
다 둘러보는 데 2시간 걸린다는 건지 헷갈려서 물어보기로 했다는 것을 말해주었습니다.
마음껏 아쿠아리움 구경해도 좋다는 말에 윤슬이 무척 기뻐합니다.
“마음껏 구경하러 가자~”
아쿠아플라넷 63 퀴즈에 푹 빠진 윤슬
사실 지난 주 강민 선생님과 아이들이 갔던 아쿠아리움과 윤슬과 함께 온 아쿠아리움이 동일합니다.
같은 곳에 왔어도 아이들과 윤슬이 원하는 것은 달랐습니다.
윤슬은 아쿠아리움을 돌며 퀴즈를 풀고 싶어 했고
아이들은 수달을 구경하고 싶어 했었습니다.
윤슬은 아쿠아리움에 입장하자마자 퀴즈책을 파는 자판기를 찾았습니다.
윤슬이 직접 자판기에서 퀴즈책을 뽑았고, 이곳저곳을 돌며 퀴즈를 풀었습니다.
퀴즈를 풀며 도니 저 또한 즐겁게 돌아다녔습니다.
퀴즈책 하단에 퀴즈를 모두 푼 사람에게는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있었습니다.
이 문구 때문에 윤슬이 열심히 퀴즈를 푼 게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결국 윤슬은 63빌딩 모양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아쿠아리움도 마음껏 구경하고 선물도 받고 일석이조의 나들이였습니다.
공연 전에 엄마의 편지를 읽어보자
윤슬이 아쿠아리움 구경 도중 인어공주 공연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공연 시간 30분 전에 앞 쪽 자리에 앉아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때 엄마의 편지를 읽어보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윤슬아, 이거 엄마가 써 준 편지인데 지금 읽어볼래?”
제가 그 내용을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윤슬이 어머님의 작은 편지에 감동한 듯 보였습니다.
“엄마 편지 받으니까 어때?”
“좋아요.”
짧지만 강한 한 마디였습니다. 윤슬이 이 기분을 오래 누리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미술 전시회 구경은 덤으로
아쿠아리움 구경을 마치고 63빌딩 전망대로 향했습니다.
전망대 옆에 미술 전시회도 있었습니다.
윤슬이 마음에 들어 하는 사진 앞에서 사진도 찍고
윤슬이 멋진 작품 앞에서 저를 찍어주었습니다.
윤슬도 저도 모두 즐거운 나들이였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윤슬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윤슬과 좋은 추억을 쌓았고 윤슬이 이뤄낸 나들이였기에 귀한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이 나들이를 준비할 때 윤슬과 함께 윤슬 지역사회에
인사했던 때가 있었는지 돌이켜보았을 때 그러지 못했음을 떠올립니다.
윤슬에게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기가 아니라
윤슬의 둘레 사람 찾아다니며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기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합니다.
나들이 준비 전 동네 어르신들을 찾아뵈어 관계를 형성하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당사자가 하고 싶은 일을 잘하게 돕는 것에 집중하다 이웃 관계 공생성을 놓쳤다고 생각하니 아쉽습니다.
[8월 17일 화요일]
준비 없이 맞을 뻔했던 마지막 만남
윤슬과 아쿠아리움 나들이 소감도 나누고 수료식 어떻게 할지
의논도 하면 좋을 것 같아 오전 11시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오늘 상의해서 내일 수료식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달 동안 윤슬과 나눈 추억이 많았기에 소박하게 윤슬과
한 달 동안 있었던 일 나누며 고마웠던 일 전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선생님, 저 수요일에 만날 수 없는데요? 오늘이 마지막인거에요?”
색동 놀이터에서 만난 윤슬이 제게 건넨 말이었습니다.
아차 싶었습니다.
목요일 금요일은 종결평가라 만날 수 없어서
오늘과 내일 감사인사와 수료식을 진행하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수요일에 만나지 못한다면 오늘로 윤슬을 마지막으로 보는 것이었습니다.
미리 4주차 일정을 묻고 의논했어야 했습니다.
감사인사도 수료식 준비도 되어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냥 오늘로 마지막 만남을 끝내야 하는 건지 믿기지 않았습니다.
종결평가를 진행하더라도 윤슬과 따로 시간을 정해 마지막 만남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윤슬과 간단한 소감 나눔을 하고 색동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기로 했습니다.
색동 놀이터에서 땀 흘리며 놀았습니다.
오후가 돼서야 다행인 소식을 받았습니다.
종결평가가 금요일 하루만 진행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목요일 오전에 윤슬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목요일 오전에 윤슬을 만나 감사인사 전하러 다니고 소박하게 수료식 진행하려고 합니다.
샌드위치 만들어 감사인사 전할 어르신께 감사인사 드리고
윤슬이 직접 감사인사 할 수 있는 둘레 사람에게 감사인사 하게 돕고
윤슬에게 감사편지 적은 수료증 만들어 전하려고 합니다.
복작복작 샌드위치 만들기
오후에는 강민 선생님 현아, 수아, 유담의 일상생활기술학교 ‘샌드위치 만들기’ 활동에 보조로 함께했습니다.
아이들과 같은 동네에 사는 고등학교 3학년 언니 채연이 아이들에게 샌드위치를 직접 알려줍니다.
아이들이 동네 언니에게 샌드위치를 만드는 법을 배웠습니다.
채연과 아이들이 새들 놀이터에서 만났습니다.
아이들이 채연에게 선생님이라고 부르자 채연이 부담스러워합니다.
“아이들이 어떻게 불러줬으면 좋겠어요?”
“언니요.”
“얘들아, 채연 언니가 자기를 선생님 말고 언니라고 불러주면 좋겠대!”
“아 그래요? 채연 언니~”
아이들이 채연에게 언니라고 몇 번 부르더니 익숙해졌습니다.
채연과 아이들이 코끼리 마트에 들려 샌드위치에 필요한 재료를 삽니다.
“마요네즈, 연유, 슬라이스 햄, 치즈, 식빵이 필요해요.”
“얘들아~ 슬라이스 햄하고 치즈가 어디있는지 찾아볼까?”
샌드위치에 필요한 재료 몇 개를 아이들이 찾을 수 있도록 강민 선생님이 도왔습니다.
“슬라이스 햄 찾았다!”
“치즈는 저기 있어요!”
그 사이 채연은 마요네즈와 연유, 식빵을 바구니에 담았습니다.
계산을 마치고 몇 개 쟤료는 아이들이 직접 챙겼습니다.
수아의 손에는 햄이, 현아의 손에는 마요네즈가 유담의 손에는 치즈가 들려있었습니다.
채연이 아이들과 샌드위치 재료부터 함께 샀습니다.
아이들이 샌드위치 재료를 직접 찾게 도왔습니다.
아이들이 배우고 싶은 일의 시작(재료사기)부터 하게 돕는 일상생활기술학교의 모습이었습니다.
신림동 사무실에는 재성, 지우 선생님과 소은, 소현이 샌드위치를 만들도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아이들은 더 들뜬 모습을 보였습니다.
채연이 재료를 정리하고 아이들에게 식빵을 자르는 것부터 알려줍니다.
다른 선생님, 아이들도 있어 어수선했을 수 있었습니다.
채연은 침착하게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다가가 빵 테두리를 어떻게 자르는지 알려주었습니다.
“이 빵칼로 테두리를 자르면 돼.”
수아, 현아, 유담 모두 쓱싹쓱싹 빵 테두리를 자릅니다.
저는 현아 옆에서 현아가 빵 자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현아야, 되게 깔끔하게 잘 자른다. 칼질이 되게 능숙한데~?”
“제가 왜 이걸 잘하냐면요, 키자니아 빵 만들기 체험을 해보았거든요.”
현아가 더 열심히 칼질하며 빵 테두리를 자릅니다.
“마요네즈3, 연유1의 비율로 소스를 만들건데 이게 샌드위치 잼 역할을 하는 거야.”
“제가 섞어볼래요.”
“저도요.”
채연이 3:1의 비율을 맞추어 마요네즈와 연유를 그릇에 짜주니 아이들이 섞겠다고 했습니다.
마요네즈연유잼이 완성되자 아이들이 식빵 한 쪽 면에 잼을 발랐습니다.
“와 정말 맛있겠다. 선생님 정말 맛있을 것 같아요~”
유담이 신이 난 목소리로 잼을 발랐습니다.
“이제 그 위헤 치즈를 한 장 뜯어서 올리고 햄은 얇으니까 한 장씩 덮어줄게.”
채연이 젓가락으로 아이들에게 치즈를 올린 빵 위에 햄을 한 장 씩 올려줍니다.
마요네즈 잼을 바르고 햄과 치즈를 올리고 나머지 식빵 한 쪽을 덮으니 샌드위치가 금방 완성되었습니다.
아이들이 하나 먹을 것, 부모님께 가져다 드릴 것, 동네 어르신께 가져다 드릴 것 해서 1인당 3개씩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제 손으로 샌드위치 만드니 즐거워했고,
샌드위치 만드는 법 알려준 채연도 재미있어 했습니다.
일상생활기술학교의 주담당인 강민 선생님이 채연 옆에서 재료를 준비하게 도왔지만
채연과 아이들이 이 활동의 주인이 된 모습이었습니다.
채연이 아이들에게 샌드위치 만드는 법 알려주며
채연, 아이들이 관계 맺고, 아이들은 동네 언니에게 샌드위치 만드는 법 배우며 스스로 배우고 익혔습니다.
사회사업가 역할이였던 강민 선생님은 당사자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보고 조금씩 거들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저 또한 아이들이 채연에게 설명 들은 대로 직접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일상생활기술학교는 사람들과 어울릴 구실이 되는 것을 배웠습니다.
아이들은 동네 이웃(언니)와 관계가 생기고,
만든 샌드위치를 동네 이웃(어르신)에게 전하며 관계 생기고,
부모님께 전하며 가족 관계가 더 좋아지는 구실이 되었습니다.
첫댓글 목요일 오전 시간이 생겼습니다.
윤슬이와 그동안 고마웠던 분들에게 감사인사 할 방법 생각해봐요.
동네 할머니께 부침개 부치기 배워볼까요?
부탁드려 볼게요.
혹시 힘들다고 하시면
윤슬이랑 같이 부침개 붙여서 갖다 드려요.
윤슬이는 인터넷 보고도 혼자 할 수 있을거 같아요.
마침 이번주 날씨가 흐리니 부침개 딱이예요.
혼자 길찾아서 가본것
태어나 딱 두번입니다.
두번 다 연진선생님과 함께했습니다.
윤슬이도 제일 재미있었던게
직접 길찾아 가본 것 일수도 있겠어요.
윤슬이와 엄마 사랑이 넘치지만
이렇게 편지로 서로 표현하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우리가 표현할 수 있게 거드는 일 했습니다.
윤슬이도 엄마한테 답장쓰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