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복병
역경은 나의 백과사전
신근식
사람사는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사연이 있다. 백과사전을 펼치면 가나다 순서로 그 이름씨를 따라서 차례대로 어휘애 대해 해설하듯 펼쳐 둔 것이다. 어찌 보면 내 인생에서도 마치 그 백과사전의 끝나지 않은 목차를 끝없이 들여다보는 것과도 너무나 흡사하다. 백과서전의 본문애 들여다보면 글씨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도표나 지도 , 사진 등 호와로운 천연색 사진이나 그림이 들어 있다. 어디까지나 글로 해결하여 주는 것이나, 그 화려한 도표나 사진은 보조일 뿐이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그 화려한 보조 그림이나 사진을 더 화려하게 보이도록 천가지, 만가지 모두를 새겨 녛어야 하는 것 같이 어려움이 느껴진다. 이세상의 어려움이란 어려움운 모두 모아 둔 것이다.
2016년 가을, 은퇴 6년차 뭐라도 하면 될 것 같은 자신감 갖고 인생 2막의 장을 열었다. 처음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교육하는 전제로 사람을 모으는 일이다. 대학에서 퇴직 말년에 도서관 떠나 경영대학원에서 “최고경영자과정” 실무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파밀리아 CEO 자서전아카데미과정”을 개설하였다. 대학의 예우 차원에서 인맥이 그대로 살아 있어서 2년간(4기)은 무난히 교육하고, 친교하고, 같이 어울려 한 세월을 보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인맥의 자원이 다 떨어져 교육사업 접고 새로운 업(業)을 만들기 위해서 이리저리 방황하였다. 그러다가 몇 명의 노인을 만나 쓸데없는 건강식품 영업으로 그나마 은퇴할 때 남겨둔 종자돈이 바닥나기 시작하였다. 처음만난 복병이다. 이제 투자비용이 안 드는 “의료생활협동조합”, “장애인협회“ ”전국중소상공인협회“ 등 소위 사회공헌적인 일에 몸을 담갔다. 물론 급료는 없지만 밥값과 술값은 들지 않았으므로 계속 일을 할 만했다.
중소상공인협회에서 안전교육 지도사 교육을 하면서 용역업체 H회장을 만나 뜻이 통하여 H회장과 동업하기로 하였다. 협회를 관두고 새 사무실을 얻어 ”방역산업진흥원“이란 사업체를 만들어 교육과 소독업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사업장의 임대계약을 잘못하여그 일도 몇 달 만에 쫓겨났다. 세심하게 일을 처리하지 못한 나의 실수로 또 복병을 만났다.
이번에는 장애인협회에서 달성군지부를 맡게 되어 문양역 인근 빌라 4층을 얻어 장애인 업무를 지인과 둘이서 하게 되었다. 특히 이번 사업은 책을 중심으로 하는 일이라 동구 ”장애인중앙회“ 사무실에 있는 작은도서관의 책 일부와 서가를 옮겼다. 같이 일하는 사람은 전직 기계자동차 교수였다. 전공과 달리 책과 하는 문화사업에 틀이 맞지 않아 사업이 크게 진전이 없었다. 정말 바르게 열심히 살았는데 가는 길마다 가시밭길이다. 다시 복병이 찾아왔다.
그 동안 내 몸을 돌보지 않아 허리디스크가 찾아왔다. 초기라 하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병을 키워서 결국 수술을 받게 되었다. 이제 하고 있는 일 모두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활기 넘치는 정열은 한 풀 꺽이어 망연자실 하였다. 그러나 사람은 하던 일을 잊지 못한다. 그동안 걷기운동을 열심히 한 덕에 수술한지 6개월 지나 거의 회복이 되었다. 인생은 역경의 가시밭길이다. 누구나 살아가다 보면 곳곳에서 어려운 벽에 부딪치게 된다. 그때 그 벽을 뛰어넘는 사람만이 고난을 극복할 수 있다.
21세기 장수시대를 살아가여 하는 세대에 살면서 과연 그 얼마만큼의 복병들을 더 만나야 하며 어떻게 하면 그 복병을 지헤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인가? 삶의 지혜로움 터득하기 위하여 이 논리성의 글들을 익혀가고 있다. 흔히 우을증을 앓으면 그 원인을 찾아야 병적인 것을 나을 수 있다고 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내 인생의 크고 작은 복병을 혜처 나가려면 원인을 찾아야할 것이다. 아마도 그 첫째는 무슨 사안이나 헤프게 결정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 둘째는 무슨 사안이든 함부로 결정 운영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 결정으로 인하여 사회인들이 말하는 복병을 맞이하고 마는 것이다. 이제까지 삶에 늦었지만 혜안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셋째는 남이 나를 쉽게 생각하지 못하도록 늘 경계를 가져야 할 것이다. 오로지 경계로 인하여 한 템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밥상 위에 놓인 반찬가지 수가 많으면 밥맛이 좋을 것인가? 사실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기분이 좋고, 먹성세가 좋을 경우는 한두 가지 반찬만이라도 그 밥을 맛있게 먹힐 때가 건강한 밥상이 될 것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자기 것은 아까워하고, 남의 것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산다. 분명 무엇이 잘못된 셈법일 것이다. 내가 아까우면 다른 사람의 것도 아깝다는 것을 자의적으로 이미 다 알고 있어야 하는 삶의 필수 기본 생각인 것이다. 우리 속담에 "아끼다 똥 된다." 했듯, 벌었으면 쓸줄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물론 젊었을 때는 모두가 부족하여 움켜쥐어야만 하였다. 예순이 넘으면 이제부터는 삶에서 써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내가 쓰면 다른 사람들은 누구나 좋아하게 될 것이다. 삶을 쟁반 위에 놓고 내려다본다면 아무도 없다하여 내 욕심대로 살다가는 모두 들통 나고 말 것이다. 이와 같이 생에 전체를 가슴에 손 얹고 양심으로 묻는다면 과연 몇이나 양심으로 살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역경의 백과사전 처럼 항목이 많다면 분명 잘 못 살아 왔기에 더 늦기 전에 표목차를 다시 정리하여야 할 것이다. 그로 인하여 인생 삶의 가치가 정리 되고 남에게 표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후회로 뉘우치거나 스스로 양심자적 고해성사 하는 길 밖에 없다.
한 권, 한 권의 백과사전을 방치하여 두면 마치 자기 삶을 방치한 결과가 된다. 이제 좋은 서가 마련하여 생애의 별난 복병들을 차곡차곡 가지런히 정리 하는 일이다. 흔히 도서관 서고의 책을 오래 두면 종이는 상한다. 날 맑은 날 끄집어내어 폭서(曝書)라도 하여야 할 것이다. 바람도 쐬고, 햇살로 종이를 건사하여야 할 것이다. 백과사전 같았던 내 인생의 복병을 한 곳에 모아서 나만이 보는 추억의 서가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살았던 스스럼없는 긍지로 승화(昇華) 하는 것이다.
(20230510).
첫댓글 수고 하셨습니다.
카페지기.
네~ ''내 인생의 복병을 한곳에 모아서 나만이 보는 추억의 서가를 만드는 것이다.'' 인상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