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 응답 그리고 토론으로 궁금한 점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저는 30년 전에 소위 88향법을 배운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다 잊어버리고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 믿지는 않습니다.
제가 88향법을 비롯한 이기론을 믿지 않는 까닭을 간단히 정리 소개하고자 합니다.
혹여 저의 사견에 동의하지 않은 분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언제든지 추가 질문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1. 향법은 대부분 이기론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기론의 대부분은 중국으로부터 들어 왔습니다. 중국의 풍수는 크게 강서파와 복건파로 나누어 강서파는 형세(기)론을 복건파는 이기론으로 크게 나누어집니다. 잘 아시다시피 복건성은 중국의 남동지역의 평야 지대로 산세가 뚜렷하지 않고 물이 많아 물을 통하여 자리를 판단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토론의 대상인 88향법 역시 물을 기준으로 하여 좌향을 정하는 의수입향법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산악지형을 중심으로 음택풍수를 주로 논하게 됨으로서 중국의 이기론을 그대로 사용하기에 한계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기본적인 물의 흐름 역시 중국은 서에서 동으로 흐른다면 우리나라는 북에서 남으로 혹은 동에서 서로 흐르는 경우가 더 많은 것도 기본적인 차이로 중국의 이기론을 그대로 우리나라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2. 이기론은 위에서 소개한 88향법과 정음정양법 외에도 여러 이론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이기론은 하도 낙서를 비롯한 각종 동양 이법(理法)을 각기 달리 적용하거나 혼합, 응용함으로서 같은 자리에 대한 평가가 상이하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그 이론을 믿는 사람은 그 이론만으로 자리의 특성을 판단하기 때문에 100% 확신을 하지만 다른 이기론을 하는 사람이 보기에는 다르게 보이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일정한 공식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서로 다르다면 어느 것이 맞는 것일까요? 아무리 좋게 보아도 한 이론만이 맞을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모두가 틀리는 경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모두가 틀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변수를 가지고 항상 변화하는 우주의 원리를 고정된 이론으로 맞출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3. 특히 88향법은 우리에게 익숙한 구빈 선생이 14진신수법(十四進神水法)과 10퇴신법(十退神法)에 근거하여 구빈하기 위하여 만든 이법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구빈선생이 한 것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이기론이 송대 이후에 정립된 것에 비추어 볼 때 12포태법의 순역이론이며 좌우선수법 등이 적용하는 경우는 송대 이후로 알려져 그 진위부터 명확히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4. 혹여 이기론을 통한 좌향법이 맞다고 하면 우리가 배우는 용혈사수를 중심으로 하는 형기론과는 상충하는 부분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형기론이 혈이라는 지점을 찾아가는 공부를 중심으로 한다면 향법은 득・파구와 자리와의 관계 방향으로 그 방위선상에 있는 곳은 모두가 긍정적이라는 것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방향을 중심으로 하는 이론는 점(point)을 중심으로 찾아가는 형기 공부와 일치하지 않는 상호 모순적 관계를 갖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혹자는 먼저 혈을 찾고 그다음 그곳에서 좌향을 정할 때 이기론을 적용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때는 88향법이 성하면서 봉분이 맥의 방향과 달리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5. 그렇다면 좌향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는 이기론이 형기론과 갖는 모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자연방위론 혹은 형기방위론을 여러분에게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다음에 시간이 되는대로 자연방위론을 다시 한 번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풍수소비자 입장에선 이왕이면 다홍치마 랄까요....
좌향까지도 흠없이 완벽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좌향까지도 험없이 완벽하면 좋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험없는 완벽한 좌향이란 기준이 무엇이냐가 다음 질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기론으로 할까요? 형기론으로 할까요? 아니면 다른 기준이 있을 수 있을까요? 이기론으로 한다면 어떤 이기론을 기준으로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특정 이기론이나 형기론을 가칭 '완벽한 좌향의 기준'으로 제시한다면 왜 그런지를 충분히 설명을 해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