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숙인 채로 뭔가 생각하고 있는 듯한 대답이었다.
레이카는 학교에서 뭔 일이 있었는가 하고 생각했다.
키요시는 가방을 등에서 내려놓고
책상 앞에 앉아서 뭔가 생각하고 있었다.
레이카는 키요시를 가만히 놔두자 생각하고,
공장 입구를 청소하기 위해서 밖으로 나갔다.
키요시는, 중학교에서는
학우로부터 차별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초등학교 동급생이 역시 반의 아이들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는 것을 봐버렸다.
그 후, 키요시는 집의 이사랑 정리 등으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곤했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꾸벅꾸벅 졸고 말았다.
선생님이
“미타무라 너는 공부할 생각이 있느냐?”
라고 하셔서 머리를 탁 얻어맞았다.
그때에
“저 녀석은 인종이 다르니까 말이야.
선생님, 물이라도 머리에 뿌리면 깨어날거야. ”
라고 큰소리로 아키야마 고로가 말했다.
키요시는 물을 끼얹는 것보다 졸음이 가셨다.
지금까지도 반 친구들로부터, 구설수에 오르지 않았지만,
하교길에 키요시와 같이 가는 사람은 없었다.
항상 외톨이였다.
체조시간 중에도 2인 1조일 때 등,
반드시 꺼려서, 선생님이 경기의 상대가 되는 일이 많았다.
입학하고, 초기에도 타인으로부터의 차별이 있었다.
그러나, 중학생이라고도 하면, 무언의 차별이 키요시의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그런만큼 키요시의 마음은, 친구들의 일거수일투족까지,
자신에 대한 차별에 민감했다. 이미 참을 수 없었다.
“선생님, 저 이사 때문에 피곤해서 잠들어 버렸습니다.
수업 중에 모두에게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그러나 아키야마군, 인종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는 말은,
좀 심하다고 생각해, 나는 일본인이야.
얼굴도 몸도 아키야마군과 다르지 않아.”
라고 키요시로서는 힘껏 반론했다.
아키야마는 시무룩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다른 급우는 연필을 책상에 부딪혀서, 똑똑 두드리는 아이,
에헴-이라고 말하며 헛기침을 하는 아이.
학교 학생의 체면을 깍았다. 낫토장사 따위가,
학생모를 쓰지 말라--고 누군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마침내 선생님이
“미타무라, 지금은 토론하는 시간이 아니다.
수학 시간이다. 부단한 울분을 해소하는 것이라면 나중에 해라.
너는 밖에 나가서 서 있어라.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교실은 잠자는 곳이 아니다. 밖으로 나가라”
선생님의 말이 엄격하게 되돌아왔다.
“그렇다. 그렇다”
라고 낮은 목소리로,
몇 명인가의 학생이 키요시에게 욕설을 퍼붓는 것이었다.
키요시는 입술을 깨물으면서 교실 밖으로 나갔다.
복도를 지나가는 다른 학생은 키요시가 서 있는 모습을 곁눈질하며,
아래를 보고 지나갔다.
“나만, 왜 이런 고통을 당하지? 일생을 따라다니는 것일까.
이런 괴로움으로부터 도망가고 싶다. 죽어버리고 싶다.”
라고 이 날 돌아오는 도중에 키요시는 생각했다.
“이미 나는 안돼. 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가고 싶다”
라고 결심하는 것이었다.
키요시는 자전거의 페달을 밟아, 마음내키는 대로 핸들을 잡고 달렸다.
무엇이든지, 전부 끝이라고 생각하면서,
판동대교 위에 어느 사이에 와 있었다.
자전거에서 내려서, 키요시는 물살이 빠른 깊은 장소에서
난간에 기대면서, 잠시 수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의 얼굴이 나왔다가 사라졌다. 그리고 아버지의 얼굴도--
“키요시 사는거야. 죽어서는 안된다.
엄마는 어떻게 하냐? 키요시, 용기를 내--.”
키요시는 번뜩 정신을 차렸을 때
“그렇다. 엄마가 있지. 죽어서는 안된다.”
라고 자기에게 돌아 오는 것이었다.
견뎌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로 엄마를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고,
책상 앞에서 키요시는 숙고하는 것이었다.
학교를 그만두고 엄마와 함께 일하자.
그리고 돈만 있으면---, 그 아이들한테 복수도 할 수 있을거야.
그러기 위해서는 낭비를 하지 말고,
열심히 일해서 저축하는 외에는 방법이 없다.
키요시가 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돈을 만들어내는 것 이외에는 없다.
낫토장사는 많은 단골이 있으나
그다지 돈이 되지 않고 급우들에게도 부끄럽게 구설수가 될 때가 종종 있었다.
“가난뱅이의 주제에 중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사람의 마음을 짓밟는 학우들... 키요시는 억울했다.
키요시는 다다미 위에 누워서 책을 얼굴에 올리고,
어느새 꾸벅꾸벅 잠들어 버렸다.
레이카가 청소를 끝내고, 회사의 사람들도 전부 귀가하고,
사무소는 불이 꺼진듯이 조용해졌다.
자고있는 키요시에게 레이카는 옷을 살짝 덮어주었다.
쓰르라미의 소리가 무더운 저녁의 하늘에 울려퍼지고,
하얀 박꽃이 서쪽 창에서 엿보고 있다.
레이카는 키요시의 얼굴 위에 덮여있는 책을 조용히 들추었지만
키요시는 모른 채 새근새근 자고 있다.
방의 전등도 켜지 않고 레이카는, 둥근 부채로 가볍게 보내고,
키요시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까 침울해 있던 얼굴을 보았을 때,
걱정이 되었지만, 레이카는 이사 때문에
피곤해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이상은 생각하지 않았다.
커다란 덤불모기가 레이카의 팔의 피를 빨고 떨어져 있다.
레이카는 죽이는 것을 망설이고, 부채로 바람을 일으켜 쫓았지만,
벌레는 날아가지 않는다.
식량이 배에 가득 차서 자유롭게 날지 않는 것일 것이다.
레이카는 자신의 몸에 떼내어 벌레를 집 밖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모기향을 피우고 문을 닫았다.
레이카는 저녁을 준비했다. 그때 키요시는 눈을 비비면서
“내가 잠들었구나.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라며 일어나서 식탁에 앉았다.
“엄마 내일부터 돈을 낭비하지 마시고
식사도 가능한 한 싼 것으로 하세요.
저는 어떤 것도 먹을 수 있어요.”
돈 말고는 의지할 것이 없다.
돈만 있으면-, 이라는 마음이, 키요시의 마음속에 싹 텄다.
“키요시 그런 걱정은 말아.
엄마는 미야가와 아저씨로부터 수수료와 급료를 받았기 때문에,
그렇게 걱정 안 해도 괜찮아”
“엄마, 돈이 없기 때문에 고생하는 거잖아, 그 집도... 나...”
라고 말하며 키요시는 엄마에게 더 이상 말해서
곤란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서, 화제를 바꿔 버렸다.
“나. 학교를 그만두고, 엄마와 함께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
낫토를 팔아도 그다지 돈이 안되니까,
아-, 그래그래 키요시 몫은, 내가 회사에서 열심히 할테니까,
낫토장사는 그만두면 어떨까.
이미 몸도 건강해졌고 중학교에도 들어갔으니까....
게다가 여기 집세는 불침번을 해서 내니까 괜찮고...”
“엄마 오오다 아저씨는 좋은 사람이예요.
일본에도 이런 좋은 사람이 있네요. 아버지같은...”
레이카는 정말 그랬다. 부처님같은 분으로 마음속에,
(정말 친절하게 고맙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반드시 은혜를 갚겠습니다.)
라고 감사의 마음의 표현을, 보은이라고 하는 행위로 표시하려고 결심하는 것이었다.
키요시는 침묵하고 있는 어머니께
“엄마 어떻게 생각하세요”
라고 또 어머니가 걱정하고 있는지 생각하며 엄마의 얼굴을 봤다.
“정말 그렇구나. 키요시도 중학교에 가지 않으면,
오오다 사장으로부터도 엄마가 혼나”
라고 키요시의 학교를 그만두려고 생각한 마음에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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