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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보다 더 감동적인 [용원인 이야기]
-입으로, 글로서야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마음으로, 행동으로 실행하기는 그리 쉽지가 않다고 생각된다.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는 지난 삶속에서
나는 얼마나 `행동으로 사랑했는가` 반문하는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쓴다.- 박용희
보름전에 부산/울산/경남 용원산악회 창립공지가 발표되었을 때
반갑기에 앞서서 걱정부터 된 것이 솔직한 심정이였다.
아시는 분도 계시지만, 매월 둘째주일에 나는 오산리에서 정기행사가 있다.
지난 6월 둘째주에도 조카의 결혼식이 있어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는데
연거푸 2달을 자리를 비운다는 것이 부담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나로 인해서 실망스러워 하는 용원인이 계실 수도 있겠다는
착각의 잘 난 생각에 천성산행을 결심했다.
다양한 민족으로 이루어진 미국인의 애국심이
성조기에서 발원되었다는 확인되지않은 지식으로
용원인의 동문애도 상징성에서 발원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먼저 통일된 현수막 제작을 의뢰하였다.
또한 성수주일을 하지못하는 심적인 부담감에 평일에도
열심을 다해서 만회(?)하려고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 본다.
물론 만회되지 않음도 잘 알면서…
이제 참석대상을 결정해야 한다.
아무리 빼어 난 굿사마리탄을 닮은 용원인들이지만
천리먼길을 마다않고 선뜻 동참을 얻어내기란
쉽지않겠다는 지레짐작과 이전선례를 참조하면서 장고끝에
임원들만 권유해야겠다는 쪽으로 기운다.
출발 며칠전 열린 산행임원회에서도
동참의사를 밝힌 분이 계셔서 잠시라도 고마웠다.
비록 당일에 몇분이 오시지 않았지만…
참석대상을 정했으니 이제 교통편이다.
지난번 대구행은 KTX가 있어서 비교적 수월했다.
그러나 양산행은 KTX도 없고, 고속버스도 첫차가 10시였다.
행사시작이 10시인데, 당일에 출발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하루전에 가기로 결정하고-
양산 24장재욱 동문에게 자세한 약도를 부탁했다.
숙박시설이 있는지도 촌스럽게 확인하면서…
참석인원이 승용차로는 안될 것 같아 고심중인데
18정인국 상임부회장이 선뜻 자신의 승합차를 가지고 오겠단다.
천리먼길을 장시간 운전하는것도 예삿일이 아니지만
반가운 분들을 만나면 권주를 뿌리치기도 쉽잖을텐데 하는
음주운전의 염려가 되었던 것이 솔직한 마음이였다.
글을 쓰는 지금은 부질없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지만…
공교롭게도 두분의 베테랑 기사(18정인국/19임병성)분들께서는
배탈로 인하여 한잔도 하지 못했다.
두분께 이 자리를 빌어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출발장소인 잠실롯데 앞에서-
선산의 가토 건으로 아쉽게 동참하지 못한다던 17임종락 수석부회장이
예의 환한 얼굴로 동참해서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지 안아주고 싶었다.
또한 일인다역의 23허회숙 수석부총무도 제백사하고 참석해서 고마웠다.
참으로 모든 것 내려놓고 오기가 쉽지않은 일인데…
더하여 여러가지 먹을것도 준비해 와서 일일이 챙긴다.
한없는 동문사랑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 진다.
19회 동문님들(앞줄 좌에서 2번째가 한승재 부경 부회장)
“형님! 병성이한테 얘기 들었지예,
양산으로 가시지 마고예, 바로 마산으로 오시이소~
양산으로 가시도예, 지도 매나 그리로 갈낍니더!
먼길에 피곤한데예, 마산에서 주무시고
내일아침에 고마 같이 올라 가입시더!”
제반행사 준비로 여념이 없을 19한승재 부산/경남 부회장이 전화를 했다.
“24장재욱 동문에게 약도를 받아서 그리로 가기로 했는데…
함께하신 임원님들과 상의해서 다시 연락드리겠네~”
동승한 임원들께 의견을 물었더니 어디든지 상관없으니 내가 결정하란다.
양산으로 가도 한부회장이 그리로 오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산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마산으로 가기를 잘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마산에서 양산까지는 1시간 반 정도되는 먼거리였다.-
준비에 바쁜 사람을 왕복3시간이나 더 고생시킬뻔 했으니…
천리먼길,
18정인국/19임병성 두분이 교대운전하면서 마산톨게이트에 도착하니
한승재 부회장이 도로변에서 비를 맞으며 기다리고 있었다.(우리가 뭐라고!)
길을 안내하는 것이 갑갑했던지 아예 핸들까지 본인이 잡는다.
도착한곳은 합포만 바닷가에 즐비한 횟집골목.
그런데,
비가 내리는 번잡한 골목을 운전사는 몇번을 반복해서 돌고 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바다가 잘 보이는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서였다고…
좌에서 시계방향으로 16박용희 18정인국 23허회숙 19임병성 17임종락 19한승재 동문
그렇다! 바닷물이 손에 잡힐듯이 넘실대는 좋은 자리였다~
장맛비가 세차게 내리는 것도 싫지않은 그곳에서
우리들은 바닷내음을 맡으면서~ 마산명물 바닷장어를 안주로~
평소량의 몇배를 초과했는지 계산할려고도 하지않고,
대접하는 사람의 지갑도 생각하지 않고,
뻔뻔스럽게 쉬지않고 주고 받았다.
근처에서 빗길을 마다않고 달려온
22김현자 동문이 합류해서 고맙게 생각한다.
22회 동문님들(앞줄 빨간 모자가 김현자 동문)
일어서기 싫은데 일어 서란다.
근처에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서 고함을 지른 후에
차를 타고 어디론가 한참을 이동했다.
도착한 곳은 마산관광호텔 로비였다.
횟집 근처에도 숙박시설이 보이던데 왜 여기까지 오느냐고 했더니
한부회장은 “바다가 잘 보이는 방”을 잡기 위해서였다고…
“바다가 잘 보이는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서…
“바다가 잘 보이는 좋은 방”을 잡기 위해서…
거친 세파에 시달려 메마를대로 메마른 가슴이라도
감동을 먹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호텔이라 한 방에 두명뿐이 잘 수 없다면서 각방으로~
다른 곳에서는 한곳에 모두 자도 될텐데…
침대에서도 합포만 바다가 손에 잡힐듯한 관광호텔에서 편하게 잤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같은 고향 선후배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 우리들을…
앞으로 살아가면서 되돌려 받지 못할수도 있는 우리들을…
호텔 침실에서 바라본 합포만 야경
아침 7시쯤 차로 이동하여 유명한 마산복집 골목으로 가서
마산막걸리를 곁들여 복국으로 해장을 하며 속을 푼 후에 양산으로 향했다.
가까운 줄 알았는데 1시간 반이 넘게 걸리는 제법 먼 거리였다.
처음으로 가 본 양산은 생각보다 큰 도시였다.
찾기는 쉽잖았지만 신명초교에 도착해보니 비를 피할 수 있는 좋은 장소였다.
선발임원들이 분주하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월급이 있는가! 명예가 있는가!!
전국 어디서나 수고를 아끼지않는 용원인들!!!
“사랑”이 없으면 결코 할 수 없는 이 궂은 일을…
지역에서, 대구에서 속속 합류하여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통화를 위해 학교뒷편에 있는데 누가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저 신외숙인데요.”
“……”
나의 막내동생 동창이니 거의 한세대 가까이 차이가 난다.
내가 얼른 알아보지 못하는 줄 알고(사실 알고 있었는데…)
“18회 신외순 언니 동생이예요!”
“그래~ 반갑네! 새차가 너무 이쁘네~”
고급차인 제네시스 스포츠카였다.(속으로 잘살아줘서 고마운 생각과 함께)
조금전 손병조 친구와 통화를 할 때 양산에 도착했다는 고향버스가 늦어진다.
(나중에 알고보니 김해 신명초교까지 갔다오느라 장장 6시간을…)
고향차가 도착하지 않아 나중에 합류하기로 하고
선착한 동문들은 천성산으로 향했다.
출발하자 곧바로 저수지 둑을 건너야 했는데
내리는 비에 저수량이 늘어 물이 보둑을 넘쳐 흐른다.
생각지 않은 작은 장애물에 공주/왕자병 동문들은 되돌아 가고
용감한(?) 일부만 조심스럽게 보둑을 건너 갔다.
사찰에서 닦아놓은 좋은 길이였지만 내리는 비로 상당히 미끄러운 진군.
한시간도 채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작은 폭포를 만나니
여기서 돌아가자는 의견이 나왔다.
대개의 동의가 있었으나 24장재욱 인솔대장이
“조금만 더가면 막걸리 매점이 있으니 거기까지만 가자”며 재촉한다.
조금전 회군은 잊어버리고 순순히 응하는 우리 용원인들…
조금만 더가면 있다더니 제법 많이 오르는 것 같았다.ㅎ
막걸리 같은 주인아주머니가 능숙하게 우리를 안내한다.
땀을 식히며 둘러앉아 14금동하(금동명 총무 친형)선배의 건배제의로
빗물 섞인 산속막걸리 한사발을 단숨에 들이키니 어찌나 션한지
공주/왕자병 동문들과 폭포에 머문 동문들은 아실런지 모르겠다.
일필단기로 더올랐던 17임종락 수석부회장도 때마침 합류했다.
몇순배가 돈후에 내가 계산을 하려고 주모에게 가는 것을
금동하 선배님이 한사코 밀치고 계산을 해 주신다.
건배제의 부탁이 계산하시라는 암시가 아님을 금선배님도 아시기 때문에…
“여기까지 멀리 와주었는데 내가 내야지, 절대 안된다.”는 말씀에 따랐다.
맨우측이 14금동하 동문님
고향동문들이 도착했으니 빨리 하산해 달라는 집행부의 연락으로
나들목에 내려오니 모두들 정겹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24장재욱 국장의 사회로 창립식 메인행사는 순서대로 잘 진행되었다.
어줍잖은 축사로
“영남산악회의 분리로 생각지 마시고, 팔공산에서 천성산에서 서로 만나
이전과 변함없는 동문애를 유지해 달라”는 부탁을 드렸다.
물론 부탁드리지 않아도 더욱 돈독한 영남용원인들임을 확신하면서,
부울경용원산악회가 장족의 발전이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간간이 내리는 미끄러운 빗길을 30여년 모범운전기사들인
18정인국 상임부회장 겸 용원산악대장/19임병성 감사 겸 산악수석부대장의
교대운전으로 교통체증 없이 무사히 서울 강변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수고하신 모든 손길들, 우리 용원인들 모두에게
하나님의 크신 축복이 넘쳐나시기를 간절히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