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대통령 후보자 TV토론회를 보면서 기가 막혔다. 대한민국의 국격을 느끼는 것 같았다. 중립적 독립 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대선 후보자 TV 토론에 나온 대통령 후보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서 국민들에게 선택해 달라고 자신의 정견을 밝히는 사람이다. 그러나, 선관위 룰대로 하다보니 아주 기형적인 토론회가 되었다. 여기엔 이런 온당치도 않은 토론회 규칙을 입안했던 여야 정당에도 문제가 있고, 품격없는 토론회에 대해 학계, 언론계 전문가 그룹에서 그 동안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아 생긴일이다. 한 마디로 국민을 기만하고 무시한 토론회 운영이었다고 본다. '특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 고 떠들고 상대후보 질문에 제대로 성의있는 답변도 하지않고 '됐습니다' 라고 답변을 끊는 등 예의도 없고 인격도 없는 인간이 대선 후보자가 된 것이 참으로 신기할 정도이다. 사회자는 왜 있는 것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참으로 천박한 나라, 천박한 대선 후보 토론회다. 지식은 있으되 지혜는 없는 후보 하나 때문에 투표하고싶은 마음이 확 달아났다. 전국민이 보는 생방송 TV 토론회에서 지지율 1% 도 되지않는 한심한 후보가 유력 정당 후보들을 앞에 놓고 한풀이 언어폭력을 해대는 사악함을 들어내놓는다. 이런 저질 후보에게 수십억원의 국고보조금을 줘 가며 막말을 들어야 하는 대한민국이니 결코 나라가 정상이 아니지 않은가?
후보자 토론회 바로 뒤 이어진 전문가들의 토론평가 TV 프로에서 정치평론가, 문화평론가로 자처하는 패널들이 1% 미만대의 여론 지지율을 받고있는 후보가 가장 토론을 잘했다면서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을 보고 그 프로그램에 나온 패널들의 인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패널들 스스로 저급한 자기들 수준을 노출한다. 누굴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지만, 정작 떨어진 것은 그 후보 본인의 인격과 진보정당의 가치 및 도덕성 이었다. 카타르시스는 즐겼겠지만 마음 속에 남는 것은 없다. 이번 대선에선 불가능 하겠지만, 중앙 선관위는 정당들과 협의하여 향후 대선 후보자 TV토론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토론회 일정 시점 이전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이 15% 이상인 후보자이거나, 가장 최근의 총선에서 의석 20석 이상 (교섭단체) 을 획득한 정당 후보자로 엄격히 제한하는 것이 사리에 맞다고 본다. 중앙 선관위가 제대로 된 선거문화를 관장하는 조직이고, 양대 정당이 제대로 된 정당이라면 이런 규정을 도출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하여야 한다. 국민은 봉이 아니다. 한 정신병자 같은 진보정당 후보자의 언어폭력 쇼는 1회로 족하다. 국민이 낸 세금에서 나온 27억 이라는 국고보조금을 그런 천박한 지랄발광쇼 보는데 투자할 가치가 없다.

존 메케인 후보의 네가티브 선거운동을 비판하는 선거 홍보물


정정당당한 정책 대결은 하지않고 상대방에게 먹물을 뿌리는 행위, 그게 네가티브 선거 운동이다.

미국 대선에서도 네가티브 선거광고가 대폭 증가했다.
2012년 대선 광고 70% 이상이 네가티브 캠페인성 광고였다.

상대방 후보에 대한 네가티브 캠페인 광고가 적절하지못하다고 생각하는
유권자가 73% 넘는다 (미국)

1984 미국 대통령선거 민주당 먼데일 후보와 공화당 레이건 대통령 TV토론
(당시 조지 부시는 레이건의 러닝 메이트 부통령이었다.)

1988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조지 부시-
민주당 마이클 듀카키스 TV토론후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에서 건전한 정책선거가 있었던가? 기억에는 별로없다. 정책은 나름대로 고민해서 만들었겠지만 구호에 거친 공약들이 많았고 국민의 가려운데를 긁어줄 정책이 많지 않았다고 보여진다. 2012년 대선 역시 마찬가지다. 재원조달을 고려하지 않는 복지 정책, 경제민주화에 따른 부작용 검증도 없다. 여야를 막론하고 건전한 정책 대결은 간데없고 상대방 흡집내기만 바쁘다. 이 와중에 안철수 전후보가 캠프 해단식을 하면서 기존 양대 정당의 선거운동 행태를 싸잡아 꾸짖었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요즘 시청률 2% 내외인 종편 방송 TV사들은 각종 정치토론
프로그램에서 정책에 대한 묵직한 진단에 할애하는 프로그램은 많지않고, 그저 단일화, 네가티브, 여론조사 결과, 이정희 변수 등을 화제로 떠들고 있다.
브리타니카에 소개된 바로는 개인적 결점이나 실수를 끄집어내어 텔레비전 광고 등을 이용하여 상대방
후보를 공격하는 선거 운동 방법이 네가티브 캠페인이다. 1980년대 들어서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그러한 경향이 강해졌다고 알려졌는데
대표적인 케이스가 1988년 조지 부시 (George Bush) vs 듀카키스 (Michael Stanley Dukakis) 전이었다. 1984년 미국주재원으로 근무하고 있을때 레이건 대통령과 민주당의 월터 먼데일의 TV 토론을 시청한 적 있었는데 아주 치열한 정책토론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충고성 멘트도 아끼지 않는 참으로 부러운 선진 TV 후보자 토론 문화를 경험했다. 한 후보가 나와 일방적으로 주장과 공약을 제시하는 대중 연설이 아니고 양대 정당 후보가 나와 진행했던 생생한 리얼리티 TV 토론은 당시 나에겐 충격이었다. 하나 재미있는 것은 당시 고령인 로널드 레이건(1911∼2004) 대통령(당시 73세) 의 나이를 문제삼을려고 하는 먼데일(당시 56세)에 대해서 레이건이 언급한 내용은 화제가 되었다. Age Issue 라고 해서 대서특필되었다.
먼데일= 당신의 나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레이건= 나는 이번 선거에서 나이를 문제 삼을 생각은 없습니다.
먼데일= 그게 무슨 뜻입니까?
레이건= 당신이 너무 젊고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시청자= 폭소
* Age Issue 를 다룬 동영상 : < http://www.youtube.com/watch?v=LoPu1UIBkBc >
먼데일은 더 이상 나이에 대해 토를 달 수가 없었다. 레이건의 고령을 걸고넘어지려다 자신의 경험 부족을 부각시킨 것이다. 1988년 부터 미국의 선거 캠페인은 서서히 네가티브 캠페인에 물들어 오기 시작했다. 1988년 선거에서는 미국 공화당의 부시 후보 진영이 민주당 후보인 듀카키스가 주지사 시절에 내린 특별사면에 관한 문제를
텔레비전에 공개하여 듀카키스는 범죄자에게 약하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이에 대응해서 듀카키스 진영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쿠엘의 경험 부족과 보수적인 색채 등을 공격했다. 그러나 미국의 네가티브 캠페인은 우리 한국 정당들이 하고있는 추악한 흑색선전은 아니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선거에서도 네거티브 캠페인이 전개되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심지어 TV토론회에 나와서도 서슴치 않는다. 엄밀히 말하자면 네가티브 캠페인이라기 보다는 흑색선전에 가깝다. 흑색선전은
근거 없이 상대방을 중상모략하는 선전이다. 확실히 드러난 사실로 상대방을
공략하기보다는 드러나지 않은 추측만으로 상대방 흠집내기에 치중해왔다. 진보, 보수를 불문하고 흑색선전을 이용했다.
요 며칠동안 2대 거대 정당에서 주장하고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2012. 11. 27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새누리당 및 민주통합당 모두 매일같이 듣기 거북할 만큼 거친 상대당 후보에 대한 인신비방들을
뱉어냈다. 후보의 정책을 놓고 벌이는 공방은 거의 볼 수가 없다."유신독재
잔재세력의 대표" "(이명박) 빵점 정부의
공동책임자", "실패한 (노무현) 정권의 2인자", '버벅공주' '짝퉁 서민' 같은 비아냥도 있다. "문 후보가 나이를 속여
이산가족 상봉을 했다" "박 후보의 동생 박지만씨 소유 건물에 호화 룸살롱이 영업
중"이란 내용까지 등장한다. 사실과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설령 사실이라 해도 이런 사소한 것까지 물고 늘어지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급한 마타도어다. 한국 정치판의 수준이 아직 이 정도임을 재확인했다.
또 어느 당은‘박근혜 후보 5촌 조카 살인사건 수사 부실과
의혹’이란 제목의 브리핑을 통해 “박지만의 살인교사 사건과 관련된 핵심 증인 박용철 증인심문기일 직전 피살, 가해자로
지목된 박용수는 자살로 이어진 영화에 나올 법안 엽기적인 사건”이라며 “제3자에
의한 모살의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박 후보의 동생이 살인을 지시했다는 주장인 셈 아닌가? 공당이 이래도 되나? 참으로 저속하기 짝이 없다. 또 다른 예를 보자. 인터넷 매체 '온뉴스' 대표 오모 씨는 지난 6월 말 박 후보가 “2002년 방북
때 성접대를 받았다”는 황당한 글을 수차례 올렸다가 구속됐다. 또,'박
후보 사생아 출산설’루머를 퍼뜨린 미국 내
한인 대상 주간지‘선데이 저널 유에스에이’의 조모 기자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는데, 정말로 천박하기 이를데 없다. 자극적인 보도로 매체의 인지도를 올려 보려는 얄팍한
시도로 보인다. 요즘 정당들은 잔머리를 더 굴려, 네가티브 공격은 당이 맡고 후보는 '대한민국의 장밋빛 미래’를 얘기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분담하고 있는듯 보여진다.
네가티브 공격이 그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선거의 판도를 뒤흔들 만큼의 영향력을 가진다는 것은 무섭다. 미국에서도 선거 이후에 허위로 밝혀진 네거티브 공격이 선거의 판도를 바꾼
예가 얼마든지 있다.1988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조지 부시 후보는 경쟁자였던
민주당 마이클 듀카키스 후보가 매사추세츠 주지사로 재임시 보스턴 항구의 오염을 개선하는 법안에 반대했다고 공격하는‘보스턴 하버(Boston Harbor)’ 라는 타이틀의 네거티브 TV 광고로
재미를 봤다. 네가티브 캠페인 덕분에
부시 후보는 선거 초반 열세를 만회하고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 그러나 부시 후보의 당선 이후
이 광고에 나왔던 주장은 대부분 근거가 없었을 뿐 아니라, 화면에 등장했던 충격적인 이미지들 중 상당 부분이 보스턴 항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찍은 화면을 교묘하게 편집해 넣은 것으로 밝혀졌다. 세풍, 총풍 대선의 망령이 떠오른다.
많은 폐단에도 불구하고 사법 절차를 통해 네가티브 캠페인을 근절하기란 매우 어렵다. 네가티브 캠페인은 선거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적법한 절차를 밟는 데 긴 시간이 소요되는 법적 대응이 실효를 거두기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의 '애드 워치(Ad Watch)’ 보도 방식을 한국에 도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네가티브 캠페인의 폐단을 절감하고
있는 미국 언론에서는 ‘애드 워치’ 보도를 통해 정치 후보자들이 내놓은 광고 메시지의 사실 여부를 검증하는데, 특히
네가티브 광고의 경우 철저한 조사를 통해 공격이 정당했는지 여부를 검증한다. 대선 후보에 대한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것은 정치권이 주도적으로 할 일이 아니다. 언론과 시민사회 등 중립적인 세력에 맡겨야 한다 ‘후보검증’이라는 미명 아래 행해지는 추악한 네가티브 캠페인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고, 새정치를 바라는 많은 국민의 희망대로 정치혁명이 이루어 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