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렇게 눈이 내리는 날에는
누꼬/ 이수경
펄렁거리며 하늘을 나르는
벙어리의 군무(群舞)가
내안에 귀틀을 튼다
거울앞에 선 소녀는
백조의 모습을 하고 무대위에서
종종거리며 발레를 하고
내 안으로
비집고 들어와 질화로를 녹인다
어디에 간들
어디에 산들
누구와 사느냐 가 고뇌인 나
이렇게 눈이 내리는 날에는
설산에 누워
하늘을 마시고 싶다
눈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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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두과자의 전설
누꼬/ 이수경
천안에 오면
과자도 아닌것이
과자라는 이름으로 과자 라 불리우다가
전설이 된 사연이 있다
밀밭을 떠나 여행길에 오른 하얀 가루가
팥빛 심장을 에워 쌓고
설익은 뼈 조각 하나
몸속에서 꿈틀 대다가
뜨거운 불길에
익혀진 몸이 된다
세월이 가도
잊혀지지 않는 전설
익혀진 몸을 탐닉 하는
길손들의 혀끝
오르가즘의 전율 이 맴돈다
누가 원조인들 무슨 상관이랴
맛있으면 그만인데
얄팍한 상혼도 전설 이어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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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너 !누꼬
누꼬/ 이수경
꽃을 시샘하는 나이 에
꽃처럼 진 여자
너 ! 누꼬?
누구면 어쩌려고
사랑을 사랑 하다 사랑 한번 못해보고
사람 찾아 헤멘 세월 앞에
늘어진 다크써클이 서럽다
다크써클 보다 못한 내 늘어진 그늘에
두개의 산이 누워있다 .
그 산 그늘에 내자리는 보이지 않는다
너 누꼬 ?
아직도 속 못차리고
중년의 나이에 유년을 헤메는
처연한 그림자의 하소연이 들린다
내일 뜨는 태양은 오늘보다 찬란할거야
거울속에 웃고 있는 여자가 있다.
내 치마끝에 매달려 있는 두개의 고추가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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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벽난로 앞에서
누꼬/ 이수경
한여름 내내
살아 있음이 부끄러웠던
주눅 이 든 벽난로
그 앞에 앉아서
일렁이는 불꽃속을 배회한다
시간은
처연 하다
타 없어져 야 할 아픔은 결코 타지 않는다.
불꽃이 지면
이 아픔도 사라질까?
산다는것이
아픔 만은 아니라고
불꽃은 말한다
겨울이 가면
나 또한 사위어질 불꽃 이라고
먼지 뒤집어 쓰고
주눅이 들어
다시올 겨울을 기도 하리 라고
벽난로가 밭은 기침을 한다 .
내 봄은 먼발치에서 기침하는소리를 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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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무제 (詩 ?)
누꼬/ 이수경
詩人은 아무나 되나 ?
詩는 아무나 쓰나 ?
유치의 극치를 헤매다
새벽닭이 훼를 치면
컴퓨터의 자막이 흐릿 해 지고
가슴속을 비집고 들어와 울든 내 감성이
졸기 시작 한다
소녀는 엄마가 되어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를 달랠 길이 없어
같이 울다가 지치고
아이가 엄마를 달랜다.
종점을 잃은 설국열차의 마지막 칸에서
반란을 꿈꾸던 수괴는
반란이 사는일이고
나는 우는일이 사는일이다
울다 지친 눈물 사이로 보인 불빛
얼룩진 무지개를 볼수 있어서
행복 하게 웃는다.
웃다 울다 여기 까지 왔다 .
詩는 울다 웃다 지친 영혼을 달랜다 .
詩 는 아무나 써야 한다
누구도 쓸 수 있는 일이다
64년 8월 ,대전 광역시 産
고려대 경영학과 졸
푸리랜서
충청효교육원 효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