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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끼] 17 - 젊은 예술가의 초상
씬/1 도서관 외경 (D)
담쟁이 잎이 우거진, 크지 않지만 고풍스러운 분위기.
씬/2 도서관 (D)
도서관 예술 관련 책 서가에 서서 책을 보고 있는 민.
책을 고르고 도서 카드를 꼭 뽑아 본다.항상 적혀있는 이름이 보인다. 윤진. 도
서 카드 다섯장을 쭉 펼쳐 들고 맨 위만 써 있는 윤 진의 이름을 보는.
민 어디~ (쭉 펼쳐 들고) 스트레이트 플러쉬~ (피식 웃는)
책을 몇 권 골라서 대출하러 사서에게 가는 민의 모습.
사서 (아는 사이인 듯 반기며) 오랜만에 왔네?
민 (미소지으며 목례) 예. 돈 버느라 좀 바빴거든요.
사서 여전 하구나? (웃고 책을 대출해주며 도서 카드를 빼 들고) 이제 이 카드 적는
일도 끝이야. 곧 우리 도서관도 전산화되거든. (보는) 좀 아쉽지?
민 예? 전산화요? (놀라는 표정)
씬/3 도서관 앞 계단 (D)
계단을 내려오며 책을 들추다가.
민 (책 펼쳐 뒤에 도서 카드 보며) 윤 진 ..그럼 이제 이 이름과도 이별인가?
도서 카드 맨 위에 역시 적힌 윤 진이라는 이름.
건물을 돌아본다. 아늑하고 정감 있는 건물.
TITLE "젊은 예술가의 초상"
씬/4 화이트 화면 (D)
엔설링 머쉰 소리.
소리 여기는 (루나) 표루나 (성연) 윤성연의 집입니다. (함께) 용건이 있으신 분은
메시지를 남겨 주세요.
씬/5 옥탑방 (D)
오빠 (소리) 루나야 오빠다. 전화 받아.
루나 샤워한 듯 나오는데 말소리가 계속 되고 있다.
오빠 (소리) 어머니 결혼식에도 안 오고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아파트 문제
로 얘기할게 있으니 전화해.
루나 엔설링 눌러 끄는. 성연 아침 운동하고 들어오다 전화기 앞의 루나 보면
서 뭔데? 하는 표정 루나 그냥 쓰윽 지나쳐 옷장 문 열고.
씬/6 학교 인써트 (D)
컴퓨터실에서 온라인으로 수강 신청하는 학생들.
2학기 개강 특강등의 플랭 카드.
게시판의 동아리 2학기 개강 파티 소식들이 즐비한.
예술대학 답게 각자의 작업실에서 개강 준비하는 학생들.어수선한 분위기.
씬/7 학교 교문 (D)
활기차고 분주해 보이는 학교 교문을 터덜 터덜 들어오는 루나. 게시판에 붙은
매체 예술 학과 공모전을 본다. 게시판에서 다시 앞보면 민이 게시판을 보고
있다. 민은 열심히 빈방 구함등의 생활 정보를 열심히 보고 있다.
씬/8 벤치 (D)
학교 벤치에 앉아서 생활 정보지 보고 열심히 동그라미 치는 민. 그리고 통장
보고.
민 일단 방부터 구하고.. 음.. 등록금은 추가 등록을 한다구 해두...(돈 본다) 야
필름 값이 없으면 안되잖아? (만원권 몇 개를 따라 놓고) 죽는 한이 있어도 필
름부터 사고. (휴~) 역시 학교를 다니는게 무리였나? (머리 긁는다)
씬/9 작업실 (D)
루나 작업실에 들어서면 자신의 자리에 다른 사람이 작업하고 있다.루나 툭 가
방 던져 놓는.
루나 (무표정한 얼굴로) 여기 내 자린데?
학생 (작업하다가 얼굴 들고) 어 표루나. 오랜만이다. 방학 내내 안보이더니.
루나 그래 오랜만이야. (학생 쳐다보며) 그런데 자리는?
씬/10 학교 전시회장 (D)
신교수 (돌아보는) 작업실 자리?
설치 미술 전시하면서 작업 지시하고 있는 신교수. 신교수 탁탁 장갑 털며 루나
와 마주 선다.
신교수 방학동안 계속 비워져 있길래 다른 애가 쓰도록 했는데 무슨 문제 있어?
루나 그렇지만 일학년때 부터 제가 쓰던 자린데요.
신교수 (딱하다는 듯) 그래 일학년 때부터 작업실에 자리 배정해준 건 특혜라고 할 수
있었지. 그렇지만 내가 보기엔 이젠 니가 작업을 계속할 의지가 없어 보였거
든. 이번 공모전에도 물론 작품 낼 생각 없지?
루나 (표정)
신교수 니가 무슨 문제 때문에 재능을 낭비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어째든 다시 니 자릴
찾으려면 이제부터 제대로 노력하든지 아니면 졸업해서 시집이나 가라.
씬/11 학교 일각 (D)
루나 걸어 내려가는데 전화기가 울린다.
받고 있다.
루나 (짜증내며) 내가 그 남잘 왜 만나러가! 싫어~! 짐이야 오빠가 챙겨다 주면 되잖
아. (사이) 오빠 아파트? 알았어 같이 사는 친구랑 이야기해 보고... 안 옮길
지도 몰라. (사이) 그래 알았어. 전화 할께.
루나 전화하며 공중 전화 부스 옆을 지나는데 민 그 안에서 전화하는 모습. 모
르고 스쳐 지나는 루나.
씬/12 공중 전화 부스 안 (D)
정보지 들고 몇 개에 동그라미 쳐져 있는.
민 예~ (사이) 조금 더 싼 건 없을까요? (사이) 예 알겠습니다. 다시 전화 드리
죠.(전화 끊고 표정) 집 값이 뭐가 이렇게 비싼 거야? (표정)
씬/13 학교 일각 (D)
루나 간 반대편에서 동욱과 대주 이야기하며 내려온다. 공중 전화 부스 지나가
고 민 전화 부스에서 나오다 어? 동욱 대주 민에게 뭐하냐? 무슨 전화야?
씬/14 로비 (D)
들어서는 민,동욱,대주 세사람.
민 큰일났네.. 야 어디 싼 방 없냐?
동욱 (놀라며) 갑자기 방은 왜? (걱정스런 어조로) 집에 무슨 일 있어?
민 아냐. 이번에 사진관 넓히면서 내 방이 없어졌거든. 돈도 없고 방도 없고... 무
슨 좋은 수 없겠냐?
대주 돈도 없고 방도 없으면 할수 없지 뭐.(동욱 확 잡으며) 동욱이한테 얹혀 살아.
동욱 뭐? (웃는다)
가다가 어? 멈춰 서는 민. 매체 예술과 작품 공모전을 본다. 유심히 보는.
동욱 루나네 과 공모전이네? (민 보고) 루나 이거 한데?
민 (피식)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안되지~ (하다) 글쎄 그녀석 전공엔 별로 관심
이 없어 보이던데.
동욱 그런가?
대주 야야 당연하지 니들은.. 루나 같은 애가 뭐가 아쉬워서 이런걸 하겠냐? 루나네
집 준 재벌 아냐~ 그냥 가만히 있어도 집에서 다 대줄텐데. 뭐하러 골치아프게
예술 하냐구.
민 (듣기 좋은건 아니다) 가자.
씬/15 학교 일각 지프 (D)
성연과 달래 먼저 와 있고 민 동욱 대주 세사람 오는. 손 흔들고 인사한다.
(시간 경과)
수강 신청서 꺼내 놓고 작성하는 아이들. 대주와 민 커피 뽑아 온다 일어서고
동욱 성연 달래 앉아서 수강 신청서 작성하고 있다. 서로 맞춰 보면서.
루나 저쪽에서 터벅 터벅 걸어 온다.
일동 어 왔어? (각자 인사 한다)
루나 응.. (가방 던지며 성연 에게) 야 우리 이사갈까?
일동 이사?
성연 (루나 보며) 무슨 말이야?
루나 오빠가 쓰던 아파트가 있는데 오빠가 일년간 외국에 나가거든. 그래. 달래 니네
아파트 단지야.
달래 진짜? (좋아 한다) 야야 두말 말구 와라 와~ 응? (성연 보면)
성연 어.(망설인다)
루나 비워 놓기도 그러니까 나보구 들어가서 살라더라구.
대주 (커피 뽑아 오다가) 어 루나 왔네?
민 무슨 일이야? 어딜 들어가 살아?
루나 (귀찮은 듯이) 어.. 그냥 집이 하나 생겨서 이사 갈까 하고 이야기한거야.
민 집이 하나 생겨? (약간 빈정대는 듯이) 야 표루나 좋겠다. 누구는 있는 방도 없
어지는 판에 누구는 그냥 있어도 집이 하나 생기구...
성연 (민을 보며) 있는 방도 없어지다니?
동욱 (민 대신 나서며) 응 사진관을 좀 넓히는 바람에 민이 방이 없어졌데? 잘못하면
내가 민일 떠맡게 생겼다~ (웃는)
달래 야 강민. 돈돈돈 하더니 돈 벌었구나. 사진관도 넓히고 방도 구하고...
민 (웃으며) 짜샤 돈돈돈 해도 돈이 안 벌리니까 돈돈돈 하지. 지금 현재 스코어
방도 없고 돈도 없다 마~
대주 야야 가만..이럼 되겠다~! 루나랑 성연인 새로 생긴 아파트로 이사가고 (루나
성연) 얘들이 쓰던 방에 니들이 (동욱 민) 이사가구 어때?
달래 어 진짜.. 그거 좋네. 학교에서도 가깝고.
루나 (성연 보면) 관리비는 오빠가 부담할테니 집세두 공짜구 어떠냐?
성연 (기분이 그렇다) 생각 좀 해보자.지금도 너 한테 얹혀 사는거 같아 미안한데.
일동 (나름대로 아차 성연이 기분이 그렇겠구나 본다)
민 (짐짓 성연 보고 웃으며) 그래 그래. 니들은 모른다. 집 없는 자의 설움을~
성연 (민을 보고 웃고)
루나 (흘낏 그런 민을 본다)
씬/16 학교 외경 (D)
학교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들 작품들의 인써트.
씬/17 작품 근처 (D)
민과 루나 이야기 나누며 걸어 온다.
민 작업실 자리가 없어졌다구? 야 쫓겨 난거냐?
루나 (대수롭지 않게) 응 방학동안 땡땡이 쳤다고 내 자리 다른 사람한테 줬데. 작업
실 자리가 원래 모자라거든.
민 (잠깐 루나를 보다가) 야 너 아무렇지도 않아?
루나 상관없어. 어차피 잘 사용하지도 않는데 뭐. 그리고 나는 그쪽으로 재능이 없나
봐. 잘 안되더라구.
민 재능? (하다가 바로 옆의 설치작품을 보며) 이 정도는 해야 재능이 있는 건가?
루나 (묘한 표정)
민 (모르고 계속) 그렇지만 누구나 이런 걸 금방 만들 수 있는건 아니잖아? 노력도
재능이다. 내가 보기에 넌 너무 노력을 안해.
루나 (약간 경직되며 민을 보고) 그게 멋있어? 이런 건 아무 것도 아냐.
민 (갸웃) 야 내가 보기엔 좋은데? 너 질투하는 거지?
루나 (신경질 내며) 시끄러! 흥~ 이딴 것 (하며 발로 작품을 찬다)
민 (놀라며) 야 왜 그래? 남의 작품을...야야~ (말린다)
루나 (몇번 더 차고) 이제야 속이 시원하네.. (하면서도 시원한 표정이 아니다 다른
곳 보는 표정 그러다 문득 민을 보는) 나하고 어디 좀 가줘.
민 ?
씬/18 만창과 과 사무실 (D)
달래 커피 잔뜩 들고 들어온다. 사람들 달래 보고 와 오랜만이다 죽었는 줄 알
았다. 등등의 말을 한다. 달래 멋적게 웃고 괜히 브이자 그려 보이는.
달래 써클일 때문에 좀 바빴거든. 자 커피 사왔어~ (내려 놓고)
자리에 비집고 앉는데. 사람들 쭉 돌려 가면서 원고 읽고 있다.
달래 뭐야? 와 뭔데? (보고) 다들 방학동안 원고만 했어?
남1 무슨 소리야? 만화 공모전 시즌이잖아?
달래 어.. 진짜?
여1 몰랐어? 아마.. 이번 주말에 전부 마감일걸?
달래 어..(표정)
씬/ 만창과 게시판 (D)
만화 공모전들 꼼꼼히 살펴 보는 달래. 어휴 속상하다. 자리에 주저 앉는.
씬/20 고급 주택가 (D)
민과 루나 함께 걷고 있다.
민 야 대체 어딜 가는 거야?
루나 글쎄..따라 오기나 해.
하다가 멈춰 선다. 루나 흠.. 담을 보는.
민 야~ 이런덴 누가 사는 거야?
루나 왜 관심 있어?
민 아는 사람 있으면 하나 소개 시켜 줘.
루나 그래? (손 내민다) 반갑다 표루나라고 해.
민 (표정) 뭐?
루나 그러다 휙 담 옆의 턱을 짚고 올라서서 훌쩍 담을 넘어 버린다. 민 ??? 루
나 담 너머로 내다 보는.
루나 안 따라와?
민 너희 집...? (올려다 보는 표정 어마어마 하다)
씬/21 길가 (D)
짐 가방을 들고 걸어오는 루나와 민. 민과 루나 한 개씩 바퀴 달린 가방을 끌고
민 루나를 흘낏 본다.루나 억지로 무겁게 들고 가는 가방을 빼앗아 자기가 양
손에 든다.
씬/22 길가 분수대 (D)
기대 서 있는 두사람.
민 요즘 나두 백화점 같은델 가. 사고 싶은 렌즈가 있거든. 타무론 171D 라는..
가지고 싶어. 하지만 등록금만해도 항상 추가에 추가 등록까지 쫓기고 필름 값
도 없어서 허덕대는 나같은 가난뱅이에겐 좀 무리거든?
루나 (본다) 내가 좀 꿔 줘?
민 (참나~ 보고)
루나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 거야? (표정) 돈 없는게 뭐 그렇게 큰일인데?
민 표루나~! (하다가 조용히) 가난에 속해 있어 보지 못한 사람이 가난에 대해 그
렇게 쉽게 얘기해선 안되는 거다. 가난은 때로 사람의 긍지에 상처를 입혀. 니
가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을 배려 한다면 저번에도 그렇게 쉽게 성연이나 나같
은 사람들 앞에서 집이 하나 생겼어 같은 말은 하지 못했을 꺼다. 그 말을 듣
는 성연이 기분 생각해 봤냐?
루나 (쓰게) 넌 그렇게 성연이 기분은 잘 알면서.. (본다) .. 자기 집에 몰래 숨어
들어가서 짐을 훔쳐 오는 내 기분은 생각해 봤냐?
민 뭐?
루나 됐어. 이젠 상관없어.
루나 무리해서 짐 두 개를 억지로 드는. 그리고 질질 끌고 간다.
민 그런 루나의 뒷 모습을 본다.
씬/23 서점 앞(D)
잡지에 앞장에 굵은 글씨로 씌여진 무용가 진수미 세 번째 결혼이라는 타이틀.
유리창에 비친 커다란 가방을 두 개나 끌고 잡지를 보고 있는 루나.
오빠 (소리) 니가 이해해. 어머닌 자신의 재능이 제일 중요한 사람이잖아?
씬/24 옥탑방 (D)
짐을 억지로 끌고 와서 방에다 놓는 루나. 휴 한다 앉아 있다가 일어 났다가 도
무지 안정이 되지 않는 듯.
그러다 짐 푼다. 한짐에서 나오는 스케치 북들.
(시간 경과)
짐이 반쯤 풀러져 있는 방안. 성연 들어오다가 이게 뭐야 하는. 스케치북들은
없고. 루나도 없다.
씬/25 백화점(저녁)
식품 매장과 여러 곳을 돌며 물건 사는 루나의 모습. 별로 고르지 않고 쓱쓱 바
구니에 담는 모습.
씬/26 옥탑방 (N)
성연 영수증들을 모아놓고 가계부를 쓰고 있는데 루나 양손에 비닐주머니를 잔
뜩 들고 들어온다.
성연 어 이제 오니? 늦었네.
루나 (주머니를 내려놓으며) 아 되게 무겁네.
성연 (비닐주머니를 들쳐보며) 뭐야 이거?
루나 커피하고 휴지 떨어졌다며? 그거 사러갔다가 밑반찬이랑 조금씩 샀어. 참 그 티
셔츠는 너랑 같이 입을려구 샀어. 아무꺼나 마음에 드는 색으로 가져.
성연 (약간 안 좋은 얼굴로) 그래... (가계부사이에 끼워둔 봉투를 꺼내며) 모두 얼
마 줬어?
루나 몰라 (하며 침대에 드러눕는다) 에구구~
성연 그래두 같이 내야지~
루나 (대답하지 않고) 우리 언제 이사갈까? 오빠 아파트 우리가 살긴 좋거든. 난방이
랑 냉방도 자동이구.
성연 그거 우리 이방 계약기간도 안 끝났구 (말꼬리를 흐리다가) 어쨌든 생각해보자.
루나 생각할게 뭐 있어? 그냥 이사가면 되지 뭐. 아 덥다 샤워나 해야지
루나 일어나서 욕실로 가고 성연 다시 앉아서 가계부 쓰다가.
성연 (잠깐 망설이다가 욕실의 루나를 향해) 루나야~
루나 (소리만) 왜?
성연 우리 생활비 반씩 낸거 많이 남았거든, 그러니까 오늘 산거는 생활비에서 계산
하자.
루나 몰라 맘대루 해
성연 아무 말없이 가계부를 보는. 루나의 씩씩한 노래 소리. 갸웃 하는 성연.
왜저러지? 하는 표정.
씬/27 밤 외경 (N)
씬/28 옥탑방 (N)
루나 잠이 안드는 듯 뒤척이고 있다. 그러다가 일어나 앉는다. 그러다가 책장
밑에서 (뭔가 짐들이 숨겨져 있을 공간에서) 낡은 스케치북 뭉치들을 꺼낸다.
꺼내서 보는 루나. 스케치북에 그려진 작품들. 앞의 설치 미술 작품의 초벌 스
케치까지. 루나 스케치북 뭉치들 가운데 앉아 있는데 그 뒤에 서 있는 성연
루나를 보는 말을 걸까 하다 루나의 모습이 심각해서 못 걸고 만다.
씬/29 달래의 방 (N-새벽)
달래도 역시 원고들 사이에 앉아 있다. 예전에 그려둔 원고들 보면서 뭔가 조금
씩 맘에 안드는.
달래 이건 너무 유치해. ..이건 고칠게 너무 많구. 이건 내가 봐도 무슨 소린지 모르
겠다.. (표정) 새로 그릴 시간은 없구 하날 골라야 하는데 (표정 이궁리 저궁
리 하다가) 그래 운명에 맡기는 거야 (볼펜을 가져다가 세워서 탁 손을 놓는)
볼펜이 한쪽으로 쓰러지는.
달래 앗 안돼 안돼 이건 고칠게 너무 많단 말야~ 음.. 그래 운명은 개척할 수 있다구
봐.(다시 볼펜 세운다)
책상 위에 앉아서 열심히 수정하고 작업하는 달래. 주위에 흩어져 있는 스크린
톤 펜 자 풀 가위등.. 작업 용품들.몰입하고 있다.
운동도 해보고. 자기걸 읽고 까르르 웃기도 하고 훌쩍 거리기도 하고 그러다가
안 풀리는 듯 머리 쥐어 뜯기도 하고.
새벽. 지쳐서 파지들 사이에 옆으로 누워 있는 달래.
씬/31 만창과 작업실 (D)
달래 졸린 눈을 비비며 열심히 만화 그리는. 스크린 톤 붙이고 수정하고.
씬/32 달래의 방 (D)
드디어 완성이다.
소중하게 한 장 한 장 넘겨 보는 달래. 그리고 완성된 원고를 품에 꼭 안는다.
씬/33 달래 집 거실 (D)
잠에서 갓 깨어 난 듯 한 자영 원고를 읽고 있다. 하품 간간히 하면서.
달래 어때? 어때 이모?
자영 (다 알면서도 짐짓) 니 친구꺼라면서? 뭘 그렇게 궁금해 하는데?
달래 아니.. 그냥.. (하다가) 어때? 재밌어?
자영 가만 있어봐. 대사 하나 읽을 때 마다 물어 볼꺼야?
달래 알았어 가만 있을게.
자영 (하품 하면)
달래 이모는 대사 하나 읽을 때 마다 하품 할 꺼야?
자영 알았어.(집중 하려다가) 어휴 지금 시간이 몇시야? 겨우 4시밖에 안됐는데..
(달래 흘기고) 야야.. 안되겠다 가서 커피 한잔만 타다 줘.
달래 그래? 그럼 기다려~ (뛰어 들어간다 그러다 주방에서 목 빼고) 이모 그 부분이
클라이막스니까 제대로 읽어 응? 응?? (들어가면)
자영 대체 어디가 클라이막스 라는 거야? (다시 하품하고)
(시간 경과)
달래 조심 조심 커피 들고 나온다. 커피 놓고 자영 보는데 자영 원고 들고 졸고
있다. 달래 화난.
달래 이모~!!!
자영 (엇 깜짝 놀라고 일어나는 바람에 원고 구기면)
달래 으악~ 내 원고 내 원고~ (달려 든다)
자영 (표정) 니꺼 아니라며?
씬/34 옥탑방 앞 (D)
루나 내려 오는데 기다리고 있는 민. 루나 민 보다가 피식 웃는.
루나 뭐냐? (툭 던진다)
민 화 안났냐? (하고) 괜히 몇일 고민 했네.
보면 민 루나를 보며 웃는. 루나도 참나 피식 웃고.
씬/35 도서관 외경 (D)
씬/36 도서관 (D)
도서관에서 책 훑는 손가락. 쭉~ 보면 예술 관련 서적들. 하나를 뽑으면 그 사
이로 책을 읽는 민이 보인다. 루나 궁금하다.
두사람 같이 서고를 걷는.루나가 돌아본다.
민 우리 나라에서는 아마 아트쪽으로는 장서가 제일 많을거야.
루나 (둘러 본다 몇걸음 걷다가) 근데 이거 보여 줄려구 아침부터 집 앞에서 기다린
거야?
민 그렇다 왜? (하다 사이) 사실은 여긴 나한텐 조금 의미가 있는 곳이거든..근데
여기도 곧 바뀐다구 하더라구. 그래서 바뀌기 전 모습을 누군가 나 말구두 기
억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루나 강민.(쳐다 보는) 너한테두 그런 센티멘탈한 구석이 있었어?
민 나 고등학교때부터 여기 드나 들었어. 내가 집이 사진관이다 보니까 사진에 관
한 책들을 주로 빌렸거든. 그러다가 (익숙하게 책 몇 권을 찾아서 꺼내 준다)
그 영화 봤냐? 아무도 안읽는 책만 골라서 도서카드 맨 윗 줄에 이름을 적던..
민 루나에게 몇장을 뽑아서 건내 준다.루나 본다. 윤진 이라고 적힌 이름.
루나 윤 진?
민 (끄덕) 몇 번 그 이름을 보고 혹시나 싶어서 거의 아무도 보지 않을 것 같은 그
런 책들을 뒤졌어.. 왜 그런거 있잖아? 포유류의 두개골에 대한 사진집 이라든
가 그런거. (루나 본다) 그 영화 안 봤어?
루나 (다섯장을 펼쳐 보인다) 스트레이트 플러쉬~
민 봤구나? (툭 루나 머리를 친다)
루나 책 몇권을 들고 자리에 앉는다. 도서카드를 빼보는 표정. 민 책 고르다 그
모습 보고 웃는.
씬/37 도서관 앞 길가 (D)
길을 따라 내려오는 민과 루나. 길의 끝에 작은 공터가 있다. 덤블링하게 되 있
는 천이 설치되 있고. 아이들 그 천위에서 팔짝 팔짝 뛰고 있다.
민 그 윤진이라는 사람.. 그렇게 사진을 좋아하고도 포기하고 지금은 그냥 은행에
근무한다더라... 집안 환경이 어려웠데...
루나 (흘낏)
민 아.. 쑥쓰럽네. 사실은 미안하단 말이 하고 싶었거든.. 너 한테 심한 말을 했던
건 사실 나 때문이었어.
아이들 덤블링 천 위에서 내려와 다른쪽으로 뛰어가면 민 천 위로 올라간다. 탁
탁 튀어 오르는.
민 난 사실 불안했는지도 몰라.. 나한테 사진을 한답시고 이렇게 무리할 재능이 있
는건가.. 설사 또 내가 쥐꼬리만한 재능이 있다 하더라도 혹시 필름 하나 사는
데두 벌벌 떨어야 하는 내 환경이 그걸 포기하게 만들면 어쩌나.
루나 (가만히 보다가) 강민 너 재능 있어.
민 그것을 신호로 팍 튀어 올라 땅으로 착지한다. (한바퀴 돌면 더 좋겠지만..)
민 (루나를 보면) 넌 어떠냐?
루나 (한동안 민을 바라보다가 천천히)난 유감스럽게도 (없다)..
민 내가 보기엔 너두..(재능이 있어)
루나 (자르듯) 재능 같은거 필요 없어 난. (차라리 그런게 없었음 좋겠다) (잠시 다
른곳 보다가 분위기 바꾸듯)니 이름이 맨 위에 적힌 도서 카드는 없냐?
민 딱 한권 찾았어. 그건 내 책이야. (엷게 웃는)
루나 책 제목이 뭔데.
민 안 가르쳐 줘. (씨익)
씬/38 학교 교문 (D)
원고를 품에 안고 달려오는 달래.
씬/39 지프 앞 (D)
대주와 우찬 기다리고 있는 곳까지 단숨에 달려온 듯. 달래 두사람 앞에서서 숨
을 몰아 쉰다.
대주와 우찬 달래의 만화원고를 읽고 있고 달래 그 앞에서 초조하게 두사람의
반응을 보고 있다.
달래 어..때?
대주,달래 (우찬과 서로 마주보다가 동시에 본다) 너 친구 꺼라구?
달래 응? 으응...
우찬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골치 아프다. 그림은 맘에 드는데 내용이 너무 어려워.
대주 그렇지? 야 그림두 이상해. 이게 소설이지 만화냐? 무슨 대사가 이렇게 많냐?
이런 만화 누가 보겠냐? 결정적으로 재미가 없어.
달래 (풀이 죽어서) 그..래?
우찬 응 ... 근데 혹시.. (혹시나 하는 표정)
대주 야 좀이 아니지. 무지하게 재미없다 야. 누가 이런거 보겠냐?
달래 (표정)
대주 이걸 신인만화가공모에 낼 거라구? 이건 좀 힘들겠다.내가 만화만 15년째 보고
있는 사람인데 전문적인 독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건 만화공모보다 소설공모
에 내는게 낫겠다.(우찬이 찌르는 것도 눈치 못 채고) 아니지 소설두 웬만하면
공포 소설 부문에 내서 재미없어도 이렇게 공포스럽게 재미없을 수도 있다 이
런... 말씀을..
달래 (두사람 손에서 원고 빼앗아 반으로 쫙 찢어버린다 표정)
대주 어?
우찬 달래야 야야~
달래 그래 재미없어. 재미 없다구 (씨이) 이따위거~! (확 뿌려 버리는)
대주 어?
우찬 달래야 야 우린 니건지도 모르고.
달래 (씩씩 화나서 팍 대주 무릎을 걷어차고는 다시 뛰어가 버린다)
대주 어?!
우찬 달래야~~~ (돌아보면서) 대주 너~ 왜 그렇게 눈치가 없어?
대주 어? (표정)
(시간 경과)
황혼. 주위를 뒤지면서 원고 줍고 있는. 대주와 우찬. 원고 날려서 여기저기 흩
어져 있다. 원고들 줍는 우찬과 대주. 그러다가 연못 같은곳 까지 날려간 원고
를 본다. 우찬 대주 마주보고. 끄덕 비장하게 신발 벗는 우찬과 대주. 연못에
들어가서까지 원고를 건져 온다.
씬/40 택수 집 거실 (N)
젖은 바지를 걷어 부치고 대주 우찬 들어온다. 택수와 유경 거실에 있다가 어?
하는 표정으로 본다.
택수 아니 니들 뭐하는 거야?
(시간 경과)
대주와 우찬 한쪽 탁자에 앉아서 달래의 원고 일일이 테이프로 붙이고 있다. 택
수도 조그맣게 테이프 오려서 도와 주고 있고.
택수 야야.. 남의 작품 욕은 쉽게 하는게 아니야. 남들은 쉽게 하는 얘기지만 쓴 당
사자한테는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 줄 알아? 나두 옛날에 친구가 너무 심하게
비평을 하는 바람에 작가로의 꿈을 심각하게 고려 한 적도 있다는 거 아냐.
대주 뭐... 라고 하셨는데요?
택주 재미 없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대주,우찬 (찔린다) 그만 그만하세요.
유경 난 괜찮은데? (보고) 니들 둘이 수준이 너무 낮았던거 아니니? (읽다가) 어 잘
나가다 이게 뭐야?
택수 왜?
유경 내용 연결이 안되네? 왜 죽었던 사람이 여기서 다시 살아 나오는 건데?
대주,우찬 ???? (본다) 잘못 붙였다.(으아 대체 그럼 어디부터 잘못 붙인거냐 엉?)
씬/41 새벽 외경 (D)
씬/42 우체국 앞길 (아침)
대주와 우찬 우체국에서 소포 부친 듯 나온다. 하품하고 피곤하다.
대주 아 피곤해~ 겨우 몇장 종이 테이프로 붙이는게 이렇게 힘드냐?
우찬 야 붙이는것도 이렇게 힘들면 그리는 건 어떻겠냐?
두사람 (반성 반성)
대주 그래 그러면 우리 어디가서 해장국이나 먹으면서 반성하자
우찬 좋은 생각이군 친구~
두사람 어깨 동무하고 가는 모습.
씬/43 옥탑방 (D)
성연 음식 차리고 나오는 루나 깨우려다가 시계 본다.
성연 좀 기다릴까? (하다가 루나 책상 위에 가지고 다니는 스케치북을 본다)
첫장 부터 아무런 그림도 없다. 하얗게 빈 공간들을 넘겨 보는 성연.
루나 (일어난 듯 소리) 뭐하냐?
성연 (돌아 본다) 어.. 그림 구경 좀 하려고 했는데 없네. (웃음) 새거야?
루나 ... (스케치북 케이스에 넣는)
성연 루나야.. 그림 안 그려? 작업은..? 가끔 작업실 나가더니 왜 요즘은 통 안나가
니?
루나 (툭 내 뱉듯) 쫓겨 났어.
성연 뭐?
루나 작업실에서 쫓겨 났다구. 어짜피 졸업하면 안할껀데.. 잘됐지 뭐.. 이제부터 광
끼 일에나 더 전념 해야지 (웃는다)
성연 그치만.. (루나가 숨겨둔 스케치북 있는곳으로 시선 가는)
루나 (벌써 테이블에 앉고) 어 맛있겠다 엉?
씬/44 작품 앞 (D)
루나 예의 설치 미술 작품 앞에 서 있는. 생각 한다. 앞의 장면들 사람들 대사.
오빠 (소리) 어머니 결혼식에도 안 오고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신교수 니가 무슨 문제 때문에 재능을 낭비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생략) 졸업해서 시집
이나 가라.
서점 앞. 무용가 진수미 세 번째 결혼이라는 타이틀.
오빠 (소리) 니가 이해해. 어머닌 자신의 재능이 제일 중요한 사람이잖아?
루나 (자르듯) 재능 같은거 필요 없어 난.
씬/46 도서관 (저녁)
서고에서 이것 저것 빼보는 루나. 이것저것 뒤적거리다 펼쳐보는 책 뒤의 도서
카드 마다 보이는 윤진이라는 이름. 이름 한참 보고 있는 루나.
(F.O)
씬/ 달래의 방 (D)
달래 침대에 힘없이 누워 있다.자영 소포 들고 들어온다. 달래 돌아눕고.
자영 너 정말.. 밥도 안먹고 이렇게 속 썩일래?
이불 까지 푸욱 뒤집어 쓰는 달래. 자영 화나 한마디 하려다가 그만 두자 싶어
소포 툭 침대에 던져 놓는다. 자영 나가면. 달래 부스스 일어난다. 아직도 속
이 상하다. 무릎 세우고 턱 기대고 앞 보는. 그러다 앞에 던져진 소포가 보인
다. 달래 소포 끌어다가 펴 보는 표정. 그러다 놀라는 달래. 찢겨진 원고가 누
덕 누덕 붙여져 있다. 젖은 원고를 말린 듯 울퉁 불퉁 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분명히 달래의 원고다. 달래 원고의 맨 뒷장에 손으로 만든 신문을 본다.
만화계의 신성 진달래. 달래의 웃는 사진. 박스 사진에 저명 평론가 황대주.
우찬 (off) 신예 만화가 진달래 양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 이 여름 만화계를 강타하
고 있습니다.
비젼> 우찬과 대주 인터넷 카페에서 열심히 기사 작성하고 있다.
우찬 (off)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을 다룬 이 만화는 진달래 양의 첫 번째 작품으로
지금 추세로 보면 100만부 이상이 나갈것으로 보입니다. 저명한 만화 평론가
황대주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비젼> 대주 나비 넥타이에 파이프 물고.
대주 아 네~ 좋아요 아주 좋아요~ 제가 15년간 각종 만화 평론을 해봤지만 이렇게 가
슴 찡한 작품인 처음입니다.
우찬 (off) 작품성도 작품성이려니와 미모 마저 뛰어난 우리의 만화가 진.달.래.
비젼> 우찬과 대주 숫가락을 마이크 삼아서.
우찬,대주 앞으로도 우리를 위해 좋은 작품을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우찬 이상 kbc 김우찬이었습니다. (브이)
달래. 원고와 신문을 들고 훌쩍 기어이 눈물이 나온다. 눈물 닦는 달래의 모습.
씬/51 학교 휴게실 (D)
자판기에서 커피 뽑는 민. 누군가 탁 친다. 보면 남진.
민 어 교수님~
남진 학교에서 보니 새롭다. 응?
두사람 커피 마시는.
남진 방학 내내 광고만 하느라 사진은 좀 손해 봤지?
민 사실 그런 고민도 없진 않았었는데요.. 광고를 공부하는것도 제 꿈의 연장선상
에 있다고 결론 내렸거든요..
남진 (툭치는) 동욱이나 성연이 대주야 광창과니까 그래도 너하구 표루나 진달래는
좀 손해 보는 기분도 들고 그럴꺼다. (훌쩍 커피 마시는데)
누군가 뚜벅 뚜벅 걸어 온다. 남진과 민 ? 보는데. 앞 자리에 툭 앉는 신교수.
남진 어 안녕하세요 신교수님.
신교수 (대답하지 않고 무뚝뚝하게) 교수님이 지도하시는 스터디에 있는 저희과 표루나
라구 아시죠? 루나가 이번 방학때 광고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고 하던데
요.
남진 예? 아 예... 그랬죠. 저희 회사에서 근무했습니다.
신교수 루나는 신입생때부터 제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입학실기에서 내논
작품이 상당히 인상깊었거든요. 재능이 있습니다.
민 (의외의 말이다 신교수 보는)
신교수 광고에도 재능이 있습니까?
남진 (보는 표정)
신교수 루나에게는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 2학년부터 배정하는 작업장도
신입생때 부터 배정해줬구요. 근데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재능만큼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이번 방학엔 거의 학교에도 나오지도 않았어요. 이번 교내공모
에 작품을 내라고 했는데도 별로 관심도 없고.
남진 저도 표루나에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신교수 루나가 광고를 정말 좋아한다면 그것도 좋겠죠. 하지만 무언가에서 도피하는거
라면 루나의 재능을 살려주는게 우리들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의 의무 아니겠
습니까?
민 남진과 신교수 두사람을 본다.
씬/52 작품 앞 (D)
걸어 오는 남진과 민
남진 상당히 딱딱한 타입이군. (한번 돌아보는데)
민 우뚝 멈춰선다.
남진 ? (하다 앞보고) 어 이건가?
남진 루나의 작품을 보고. 감탄하는 듯 보는.
남진 이거 상상 이상인데? (둘러 본다) 이걸 입학 실기에서 만들었다 이건가?
민 (보는 표정)
(시간 경과)
작품 앞에 혼자 앉아 있는 민.
루나가 작품을 걷어 차던 모습이 떠 오른다.
씬/54 백화점 (D)
백화점을 돌아다니던 루나는 카메라점 앞에 발길을 멈춘다. 민이 말하던 카메라
렌즈를 생각하는 루나.
점원 (루나를 보고) 특별히 찾으시는게 있습니까?
루나 (잠깐 망설이다가) 타..뭐라는 회사의 171D 렌즈 있나요?
점원 타무론 171D 요? 그건 꽤 비싼 전문가용인데요.
루나 (망설임없이) 주세요.
씬/53 옥탑방 (D)
들어오는 민을 맞는 성연.
성연 (어색하게) 어서와.
민 (들여다 본다) 혼자 있냐?
성연,민 (동시에) 루나 아직 안 왔는데? / 루나 안 왔어?
두사람 풋 웃는.
성연 커피물 얹고있고 민 테이블에 앉아 있는.
민 커피 됐어. 물이나 마실게.. 냉장고에 있지?
성연 응. (하는)
민 (냉장고문 을 열고 가득차 있는 냉장고안을 보며) 야 너희들 잘사는구나. 우리
집 냉장고에는 물하고 신김지 밖에 없는데.
성연 응 루나가 가끔 잔뜩 사들고 들어오거든.
민 (성연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본다) 루나 그녀석이 좀 철이 없더라.(테이블에 앉
는 그러다 성연이 쓰고 있는 가계부보고) 하하 이런것도 너가 쓰니? 루나랑 같
이 쓰는거야?
성연 (어 가계부 덮으며) 아니... 그냥 버릇이야. 그리고 이런 거라도 해야할 거 같
아서... 생활비도 거의 루나가 .. 아니다.(말 끊는)
민 (가슴이 좀 아프다)
성연 물하고 신김치 밖에 없다며 너 뭐 좀 가져갈래? 우린 다 못먹을거 같은데...
민 (화난 얼굴로) 야 너 이런거 쓰지마.
씬/56 버스 정류장 (저녁)
민 내려오는데 버스정류장에서 루나와 만난다.
루나 야 강민~!
민 (루나 보며 어?)
루나 야 마침 잘됐다. 너 보러 갈까 했거든.
씬/57 집 앞 공터 (저녁)
어둑 어둑해진. 루나 민에게 쇼핑백을 내민다.
루나 어 이거...
민 뭔데?
루나 너 갖구 싶다구 한거. 타뭐라든가하는 렌즈야.
민 (쇼핑백을 들고 어이가 없어 잠시 보는) 뭐? 타 뭐라든가 하는 렌즈? (벌컥 화
를 내며) 야~! 표루나!.
루나 ?
민 내가 거지냐? 아님 넌 친구면 아무한테나 아무렇지도 않게 비싼 렌즈 사주는 거
냐?
루나 갖고 싶다며? (왜 화를 내) 부담되면 나중에 갚으면 되잖아?
민 (표정 답답하고 화난다) 넌 돈이 있으니까 아무 생각 없이 이런거 사서 줄지 몰
라도 이런거 하나 사는데 온갖 신경을 써야하는 사람들두 있어. 너는 재능이
너무 많아서 입학작품이 학교에 턱 전시되는지 몰라도 자신의 꿈을 돈이라는
돌멩이에 잃어 버릴까봐 불안한 사람들두 있단 말야 알아? (흥분해서 손에 든
렌즈를 던질려고 하다가 멈추고 땅만 바라보다가 루나를 외면한채) 이런거 던
져버리고 싶지만 던지지 못하는 사람두 있는 거다. (렌즈가 든 쇼핑백을 조용
히 내려놓고 돌아서서 가버린다)
루나 ....
민 (가다가 멈추어서서) 니 작품 보고 놀랐다.질투가 날 정도였어. 오늘 널 찾아온
건 자신의 재능을, 가능성을 낭비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서였다. 설사
그것이 1%의 재능 1%의 가능성이라도 그건 의무라고 생각해. 재능을 가진 사람
들의 의무. (사이 잠깐 망설이다) 성연이 가계부쓰고 있더라. 걔가 왜 가계부
쓰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봐라.
민 가버리고 루나 민의 뒷모습만 바라보고 있다.루나 화가 난다 팍 땅을 차는.
씬/58 옥탑방 (N)
성연 책상에 앉아 있는데 루나 문 벌컥 열고 들어온다.
성연 루나야 이제 와? 방금 민이 왔다 갔는데.
루나 (대답없이 자신의 책상을 뒤져서 스케치북을 찾아들고 뛰어나간다)
성연 (심상찮은 낌새를 눈치채고) 루나야 루나야~ 잠깐만 (하고 따라나간다)
씬/59 놀이터 (N)
루나 낡은 스케치북을 한아름 땅에 쌓아놓고 불을 붙인다. 성연 뒤에서 보다가
안돼 하면서 달려든다.
성연 루나야~! (뛰어가서 발로 불을 끄며) 이게 무슨 짓이야.
루나 (성연의 손을 잡고) 놔둬
성연 (잡는 루나의 손을 뿌리치며) 안돼 (손으로 불을 끈다)
두사람 몸싸움하는 모습. 그러다 턱 넘어지는 두사람.
(시간 경과)
불에 타다만 스케치북을 정성껏 털고 있는 성연.
성연 루나야 난 니가 왜 이런짓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아니야. 이럼 안
되는 거야. 잘 모르는 내가 봐도 참 소중한 것들인데.. 넌..(스케치북을 정리
하는)
루나 니 둘은 참 닮았다... 그게 날 좀 아프게는 하지만..참.. 닮았다.
성연 ?
루나 옆에 앉아 있다가 성연 손에 묻은 검댕이를 털어준다.
루나 안 다쳤냐? 안 데었어?
성연 괜찮아 난.. 난 괜찮은데.. (하는데)
루나 우리 엄마가 얼마전에 또 결혼을 했어. 벌써 3번째지.이젠 별 감흥도 없다. (잠
시 사이) 나 엄마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나봐. 재능이 너무 많아서 그 재능 때
문에 주위 사람들 한테 상처 입히는 엄마가 싫었거든. 그래서 난 나한테 어떤
재능이 있다는 것도 인정하기가 무서웠어. 그렇거든.
씬/62 사진과 앞 (D)
민 작업하다가 나와서 목을 문지르는. 루나가 그 모습 보고 있다. 잠깐 망설이
다 그냥 가버리는 모습. 민 커피 마시는 모습.
씬/63 도서관 (D- 황혼)
루나 서고를 돌아 다니며 이것저것 책을 뒤지고 있다. 맘에 드는 것 몇권을 가
지고 와서 자리에 앉는데.
몇권의 책을 건성으로 넘긴다 다른 책을 잡는. 그러다가 문득 책 표지를 보고
다시 뒤쪽을 보는. 루나의 얼굴 놀라움.
보면 강민의 이름이 제일 위에 있는 도서 카드.
웃는. 기뻐서 환하게 웃는 표정.
석양이 비쳐 드는 창가에 앉아 뭔가 열심히 그리고 있는 루나.
씬/ 도서관 앞 길 (저녁)
계단을 내려서는 루나. 뒤를 돌아보고 그러다가 핸드폰을 꺼내 든다. 전화를 거
는.
루나 응 오빠 나야. 다른게 아니라 아파트에 들어 가겠다구. 응..(끄덕 그러다 사이)
어 잠깐만.. 응 이번 무용 발표회 끝나면 한번 찾아간다구... 엄마.. 한테 전해
줘..
전화 걸며 걸어 내려가는 루나의 뒷모습으로 소리들 묻히듯.
(F.O)
씬/ 전시회장 (D)
신교수 준비하고 있는데 뚜벅 뚜벅 걸어오는 루나. 신교수 앞에 착 선다.
루나 만일 다시 작품을 시작하면 2학기부터 작업실을 다시 사용할수 있는 겁니까?
신교수 (? 그러다 이윽고 여유 가지며 팔짱끼는) 수준을 보고 결정해야겠지?
루나 (쏘아 보는 표정 살아 있다)
신교수 그럼. 그동안은 어디서 작업 할껀가?
씬/ 도서관 외경 (D)
씬/ 공터 (D)
루나 작업복 차림으로 빈 전시대 세워 놓고 그 위를 노려 보고 있다 한참을 노
려본다. 진지한 표정.
씬/ 쓰레기장 (D)
가전 제품들 잔뜩 버려진 쓰레기장에서 버려진 TV 나 가전 제품들을 보고 있는
루나.
씬/ 도서관 (저녁)
사서에게 관련 자료들 물어 보는 루나. 루나 끄덕 거린다. 책들 가지고 앉아서
넘겨 보며 필요한 것을 스케치하는 루나.
창밖은 밤.
씬/ 학교 언덕 (D)
루나를 뺀 광끼들 내려 오고 있다.
대주 어휴 어떻게든 하루에 몰아서 시간표를 짜 볼라 그랬는데 안되네?
달래 으이구~ (구박하고 그러다 동욱에게) 동욱아. 우리두 슬슬 2학기 계획두 세우고
그래야 하는거 아니냐? 우리 너무 광고랑 멀어져 버린거 같다 요 몇일.
동욱 그래야지.. (하다가) 근데 루나가 통 안보여서.
민 ...
성연 (활짝) 루나 몇일만 자기 시간을 가지고 싶데. 아마... 밀렸던 작업하나봐.
달래 어이구 표루나 철들었네? 근데 왜 안보여? 학교에서 작업 안해? (하는데)
민 (표정)
씬/ 도서관 (D)
혹시나 들여다 보는 민. 역시 루나의 모습은 없다. 민 나가려는데 사서 민을 보
고.
사서 어 민아 오랜만이네? 루나 찾아왔어?
민 ?!
씬/ 공터 (D)
책하나 들고 공터로 들어서는 민. 그러다 문득 멈춰선다.
샤인의 한 장면. 음악.
루나 샤인에서 헬프갓처럼 덤블링대에서 눈을 감고 날아 오르듯 튀어 오르고 있
다. 음악과 천천히 비상하듯 하늘로 솟아 오르는 루나.
반짝이는 햇빛과 눈부신 오후. 한참을 바라 보는 민.
(시간 경과)
강민 보고 있는데 루나 공터 한쪽에 촥 방수포를 젖힌다. 가전제품이 널려 있
다. 루나 손턴다.
민 (루나를 보면)
루나 (불쑥) 안보여?
민 ? (이거 하듯 가전제품들을 본다) 쓰레기?
루나 (피식 그러다 가만히 본다) 난 보여.. 아주 생생하게. 저 안에서 뭔가가 나한테
꺼내 달라고 하고 있는게.
민 (본다)
루나 (반짝 거린다) 꺼내 줄꺼야 기다려.
민 (잠시 보다가 엷게 웃는 루나에게 책을 내민다)
루나 (보고) ?
민 내 책이다. 내가 말했지? 내 이름이 맨 앞에 적혀 있는 내 책.
루나 (이미 알고 있지만) 그..래? (묘하게 웃으며 받아 본다) 감동적인데?
민 감동적?
루나 감동적이야 나한텐..충분히..(민 본다) 나 니가 얘기한거 많이 생각 했다. 재능
도 의무라는거. 너 나한테 아주 중요한걸 가르쳐 줬어.. 고마워.
민 (보는)
루나 나하구 비슷한 꿈을 쫓는 사람이 그래서 날 이해할수 있는 사람이 주위에 있다
는건 참 특별한 기분이야.. (잠시) 그리구 무엇 보다 넌 내가 지금보다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은 기분이 들게 만들어. 나는 그게 우리 사이의 전부라
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민 ?!
루나 (툭툭 일어난다) 나도 빈 도서카드를 하나 발견했어? 너두 한번 찾아봐. 그리
고.. 사과 받아 줄께.
민 (루나를 보며) 내가 사과 한거냐?
루나 받아 준달 때 가만 있는게 좋을걸? (하고 짐짓 웃는) 그만 가 나 작업해야해.
민 (루나 보다 일어선다) 그래... 학교에서 보자.
민 손들고 돌아서는데 민을 보는 루나. 그러다가 루나 민을 부른다.
루나 야 강민~
민 (돌아 보면)
루나 성연이랑 나랑 이번 일요일에 이사할꺼야.동욱이랑 둘이 우리방으로 오려면 빨
리 서둘러야 할걸? (활짝 웃는)
씬/ 도서관 앞 길 (D)
민 걸어온다. 그러다가 자기 책을 보고 뒤에 도서 카드 다시 뽑아 보려는데 휙
바람에 카드가 날린다. 민 어~ 가서 잡으려고 숙이면 카드 뒷면. 보면 민의 그
림이 스케치 되어 있다. 루나가 그린 그림. 민 천천히 들고 보는 표정. 공터를
뒤 돌아 본다.
(F.O)
씬/ 옥탑방 (D)
그리고 옥탑방엔 이사해 들어오는 동욱과 민. 아이들 돕고 있고 성연과 루나 맥
주들 두손에 들고 들어온다. 이사 다했어? 잘했어? 하는 그럼 성연과 루나 웃
는.
짐만 들여온 방안에 둥글게 모여서 건배하는 광끼들.
대주 자자 마지막 학기를 위하여~
성연 광끼를 위하여~
민 새로운 룸메이트를 위하여~ (하다가) 어? 저 그림.
달래 왜? 내가 걸었어. 멋지지?
민 야 저걸 저기다 걸면 어쩌냐? (일어나고) 저 그림은.. 저쪽으로.
루나 어어 야 그런 안목으로 무슨 예술을 한다구... 그건 저쪽이 나아.
달래 지금이 낫다니까~!
세사람 (아니다 우기는데)
동욱 (웃는) 그만해 그만~! 자자 건배 마저 하자. 자 이번엔 젊은 예술가들을 위하
여.
세사람 (돌아보고) 뭐?
피식 픽 웃는 루나 민 달래의 모습. 세사람 건배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