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새롭게 생길 대전 원도심 문화올레길 1코스를 미리 다녀왔습니다. 대전 옛 충남도청사를 문화복합단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대전 원도심 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본 노선 3개 안이 잠정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1코스는 옛 충남도청 → 대흥동문화예술거리 → 카페거리 → 관사촌 → 테미공원인데요. 걷기의 묘미를 더하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근현대사 이야기, 영화촬영지 안내, 연예인 포토존 등으로 조성될 예정입니다.
2코스는 중구청 → 우리들공원 → 대흥동성당 → 성심당 → 중앙철도시장 → 대전역으로 이뤄지는데요. 문화예술 체험 공간, 먹거리 체험, 서민 이야기 등 남녀노소 쉽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조성될 계획입니다.
3코스는 한밭교육박물관 → 한의약인쇄거리 → 옛산업은행 → 역전시장 → 인동시장으로 이어지는데요.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시기의 슬픈 이야기, 보물찾기, 점집 , 골목길, 한의약인쇄거리 체험으로 구성됩니다.
아직까지는 확정된 안은 채택된 건 아니지만 조금씩 기본 틀이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이며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수렴하여 올해 안에 세부 계획을 수렵한다는 틀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역사와 문화의 거리가 조성된다는 소식에 걷기도 좋아하고 문화와 역사도 좋아하여 저로썬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네요.
1코스 원도심문화올레길(조성 예정)을 미리 걸어보다
그래서 미리 예정 코스인 1코스를 따라서 원도심문화올레길을 걸어 보았습니다. 앱을 통해 걸었던 거리와 시간을 기록했는데 약 2. 51Km와 약 40여분이 소요가 되었습니다. 이건 아무것도 구경하지 않고 코스 따라 간 걸은 거리와 시간입니다.아마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하면 시간과 거리는 더 많이 기록될 것입니다.
집에서 출발하여 제일 먼저 옛충남도청사에 도착합니다. 옛 충남도청사는 1932년에 지어진 근대 건축물로 모더니즘 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이며 해방 후에는 임시 중앙청 건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충남도청이 내포 신도시로 이전하면서 대전근현대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등록문화재 제18호 입니다.
관람시간 : 10시~18시
휴무일 : 월요일, 1월1일, 설, 추석연휴
관람료 : 무료
1층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대전근현대전시관으로 이어지는 데요. 대전 100년의 역사이야기를 한 눈에 모두 볼 수 있는 전시관으로, 대전의 과거부터 미래 제시까지 많은 이야기와 만날 수 있습니다.
문화관광해설사도 상주하고 계시니 설명과 함께 구경하면 대전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100년의 대전 역사를 보고 배우며 전시실을 나오면 다양한 형태의 모더니즘 양식의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요. 마치 외국의 건물에 들어 온 듯한 착각이 듭니다.
그리고 2층 충청남도 옛 도지사실도 개방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1932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정 업무를 수행했던 집무실과 그 부속공간으로 대전 80년 충남 도정이 살아 있는 역사 현장이었습니다.
관람 시간 : 9시 30분~17시 30분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기타 사유 발생시
관람료 : 무료
안내실과 접견실, 집무실 A, B 로 구성되어 있고요. 일제강점기 공주청사 시절부터 사용되었던 금고를 볼 수 있어요. 대전 중심부가 훤히 보이는 테라스에 나가 보기도 하고 역대 도지사들의 사진과 임명장들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1코스 첫 일정인 옛 충남도청사에서 나와 대흥동 문화예술거리로 출발해 봅니다. 길을 건너기 위해 중앙로 지하도로 들어오니 무대도 있고 귀염둥이 마스코트도 있는 걸 보니 이곳에서 공연도 하나 봅니다.
네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5분여를 걸어 찾은 대흥동문화예술의 거리. 첫인상이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 묻어 나오는 곳입니다.
낡은 건물에 그려져 있는 벽화들의 빈티지한 멋과 신세대들의 예쁜 카페들이 공존하는 거리. 골목골목마다 옛 모습이 물씬 느껴지고, 곳곳에 그려진 벽화를 찾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한 곳이었습니다.
어린왕자의 동화속 세상이 그려져 있는 예쁜 벽화가 저는 제일 예쁘게 보였습니다.
그 뒤로 있는 대흥동 성당. 1코스에는 속해 있지 않지만 근현대 건축물이라 한번 들어가 봅니다.
대전 대흥동성당은 1962년에 지어진 한국 성당의 모더니즘 건축 양식을 보여 주며 벽돌이 아닌 철근 콘크리트 구조를 사용했습니다. 성당 내부도 기둥을 따로 두지 않고 철근 콘크리트 구조체를 규칙적으로 노출해 공간을 구성했는데요. 1960년 초기 성당 건축이 갖는 기술적, 미학적 가치를 잘 들어내는 등록문화재 제643호 입니다.
우리들공원도 역시 1코스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대흥동 문화예술거리를 다니다 보면 만날 수 있어 한번 들려 보았습니다.
다음 코스인 대흥동 카페거리로 이동 중에 이색적인 건물이 있어 잠시 그곳으로 가 봅니다. 바로 대전여중 강당이었는데요. 현재는 대전 갤러리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1937년에 준공된 박공지붕 건물로 근대건물이면서 한국 초가지붕을 연상케 하는 아르누보풍의 부드러운 지붕이 참 이색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으나 모든 문이 잠겨 있었고 안에는 텅 빈 전시장만 있어 다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카페거리와 갤러리 골목을 지나 관사촌으로 향하는 길.
조금씩 피어나는 5월의 꽃인 장미가 저의 길동무를 해 주고 있습니다.
아마 1코스에서 코스간 거리가 가장 길게 느껴진 관사촌에 도착을 하니 문화예술촌 조성공사로 인하여 옛 충청남도지사 공관 미개방알림 안내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이곳 저곳 관사촌 건물에서 공사소리가 들리네요. 옛충남도관사촌에는 충청남도 도청 구 관사 1,2,5,6호와 부속창고가 있는데요. 1930년~40년대에 국장급 이상 고위 관료들을 위한 관사촌으로 조성된 건물들입니다.
옛 충남 도지사 공관은 한국 전쟁 때 이승만 대통령이 머무르기도 한 장소라고 하네요.
※ 문화예술촌 조성 공사 : 2017년 12월 27일 ~ 2018년 8월 23일
관사촌 중간에 일반 집인듯 보이는 곳에선 벌써 수국이 가득 피어있었습니다. 마치 폐허 속에 피어나는 생명인 듯 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공사 중이라 관사촌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마지막 코스인 테미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관사촌에서 테미공원으로 가는 골목에는 예쁜 매화 그림도 있어 아름다운 길을 만들어 주고 있네요.
테미공원에 들어서려는데 입구 옆에 낯선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대전 테미예술창작센터인데요. 입구에 전시를 알리는 플랜카드가 있어 따라 들어가 보았습니다.
이곳은 대전시가 원도심을 문화와 예술이 살아숨쉬는 곳으로 만들고자 유휴공간이었던 테미 도서관을 활용하여 조성한 시각예술 레지던시인데요. 입주예술가들의 주거공간과 작업실 그리고 전시실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1층과 지하층은 전시공간, 2층은 입주예술가들의 주거공간입니다.
전시실에서는 날짜별로 입주예술가들이 전시를 하고 있었는데요. 5월 10일부터 18일까지는 '비인간적 동물원' 이라는 5기 입주예술가 박용화 개인전이 열렸습니다.
현대사회를 거대한 동물원처럼 느끼게 되었고 우리가 어떤 통념에 갇혀있다는 생각을 표현한 회화 작품들과 만나쓴ㄴ데요. 전시실의 감옥과 그 안의 그림들은 작가의 의도를 잘 표현해 주고 있었습니다.
지하층은 학생들이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 대전 테미예술창작센 전시 일정
6월 14일~ 6월 22일 서행순 / 사운드 아트, 설치
7월 12일 ~ 7월 20일 고재욱 / 설치
8월 9일 ~ 8월 17일 성정원 / 설치
9월 6일 ~ 9월 14일 정유지 / 회화
문화 예술 전시를 둘러보고 바로 옆 테미공원을 올라갑니다. 테미공원은 벚꽃으로 많이 유명한 곳인데요. 백제시대에 테 모양으로 둥글게 축조한 산성을 테미식 산성이라 불렀는데요. 이에따라 테미공원의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대전의 꽃섬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곳입니다.
아쉽게도 벚꽃은 시기가 지나 볼 수 없었지만 짙은 녹음으로 걷는 내내 상쾌함이 가득 묻어져 나옵니다. 많은 시민들은 산책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렇게 원도심문화올레길 1코스를 미리 한번 다녀왔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조성이 될지는 궁금해지는데요. 대전 원도심의 문화 예술을 다 살펴볼 수 있도록 대전에 좋은 걷기길이 생기길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