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항상 ‘부럽다’는 찬사와 ‘독하다’는 질시가 따라다닌다. 과연 그들은 어떤 방법으로 그 깊고 깊은 ‘비만의 굴레’에서 탈출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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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cm, 45kg의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박현주씨.
박현주
“중 3때 살 좀 빼라”에 충격…160cm 45kg 마른 체형
“이 옷, 제일 작은 사이즈로 주세요.”
박현주씨(26)는 옷가게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른 후 항상 이렇게 말한다. 그의 체격은 거의 모든 브랜드의 ‘제일 작은 사이즈’ 자체이기 때문이다.
160cm 45kg, 군살 하나 없는 팔뚝과 날씬한 실루엣…. 마치 ‘몸매 규격’에서 막 튀어나온 것처럼 ‘모범적인’ 그의 체형을 보면 누구나 “타고난 몸짱이군” 하고 말할 법하다. 하지만 불과 10년 전인 중학교 3학년 시절, 그가 담임교사에게 처음 들은 말은 “너 살 좀 빼야 하지 않겠니?”였다고 한다.
“그 무렵 체중을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목욕탕 체중계가 64.5kg을 가리키는 것까지 보고 다시는 몸무게를 재지 않았거든요. 그 후에도 몇 kg 더 쪘을 테니, 키는 지금보다 작고 몸무게는 20kg 넘게 더 나가는 거구였겠죠. 신기한 건, 거의 굴러다니는 체격이었을 텐데도 그 무렵 저는 제가 뚱뚱한지 몰랐다는 거예요. 그냥 평범하게 생각하고 살다가 ‘뚱뚱하다’는 선생님 말씀에 충격을 받았죠.”
이때부터 박씨는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한 끼에 밥 한 숟가락씩을 덜 먹는 ‘절식’이었다. 방학 때는 수영과 에어로빅 등도 했다. 그러자 살은 신기하게도 ‘부쩍부쩍’ 빠졌다.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까지 뺀 살이 10kg. ‘다이어트가 왜 힘들다는 거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살 빼는 게 재미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공부하느라 관리를 멈추면서 고등학교 1학년 때 55kg이던 체중은 3학년 때 59kg으로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상승한다. 그리고 이 몸무게는 대학에 간 후 아무리 노력해도 줄어들지 않았다.
“한 달쯤 고생 고생해서 몸무게를 52kg까지 줄여놓고 한숨을 돌리면 며칠 만에 곧 57kg으로 복귀해버리는 식이었죠.”
대학생활 내내 몸무게와 씨름하던 그를 몸짱으로 바꾸어놓은 것은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발견한 ‘100일 동안 식사 조절과 운동으로 살을 빼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는 그때부터 아침에는 비타민, 점심에는 탄수화물, 저녁에는 단백질로 식단을 짜고 하루 1시간 넘게 운동을 했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 100일은 굉장히 긴 시간처럼 느껴져요. 당장 날씬한 몸을 갖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무작정 굶거나 무리한 운동을 하게 되죠. 하지만 그러면 곧 지쳐버리거든요. 저는 여러 번 실패한 끝에 ‘힘들수록 돌아가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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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지갑에 10kg이 더 나가던 시절의 사진을 넣고 다니며 게을러지려는 마음을 다잡는다.
그래서 박씨는 탄수화물 끼니때는 잡곡밥과 우동, 감자 등을, 단백질 끼니때는 우유와 회, 껍질 벗긴 치킨 등을 양껏 먹었다. 차와 커피, 심지어 술도 마셨다. 대신 한 끼에 한 종류 음식만 먹는다는 규칙을 지켰다. 이렇게 할 경우 곧 질리기 때문에 여러 종류를 한꺼번에 먹을 때마다 식사량이 훨씬 줄어드는 것.
그리고 시간 날 때마다 걷기와 러닝머신 달리기, 부위별 스트레칭 등을 했다. 처음에는 10~20분에 불과하던 운동시간은 날마다 조금씩 늘어나 100일이 될 무렵에는 2시간 가까이 해도 지치지 않았다.
대학교 4학년 때인 2002년 8월, 100일 동안의 다이어트를 끝냈을 때 박씨의 체중은 45kg으로 줄어 있었다.
“친구들은 저에게 ‘너는 말랐는데도 나보다 훨씬 더 힘이 좋다’고들 해요. 굶지 않고 운동을 해서 살을 뺀 덕분이죠. 이제는 운동하면 몸이 개운해진다는 걸 알기 때문에 틈이 날 때마다 운동을 하고, 식성이 변해서 굳이 주의하지 않아도 건강식만 먹게 됐어요.”
그래서 지금 박씨가 하는 다이어트는 뚱뚱했던 시절의 사진을 지갑에 넣고 다니면서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꺼내 보는 정도가 전부다. 혹시 게을러질지 모르는 마음을, 그래서 다시 예전의 상태로 돌아갈지 모르는 몸을 그렇게 다잡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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