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수도 없는 주막에 주모 그리고 막걸리!"
"주안상 차려놓고 마주앉은 사람아
술이나 따르면서 네사랑 내사랑 엮어나보자는 -충청도 아줌마!"-
사양길을 걷던 우리나라의 막걸리가 요즈음 "쨍" 하고 햇볕을 받고 대박채비를 하고 있다.
서민들의 흥을 다시 돋우며 인기다.
일류호텔 백화점에서도 "와인" 대접을 받으면서 팔리고 이미 수출도 한다.
말하자면 우리 고유의 토종술인 막걸리가 세계화 채비에 들어간 것이다.
그 막걸리를 찾아 여행을 떠나본다.
태평어람(太平御覽)이란 중국 문헌에는 옛날 중국에서 맛 좋기로 손꼽는 곡아주(曲阿酒)는 바로 술 잘 빚기로 소문난 고구려 여인이 빚은 술로 나온다.
이미 당나라때부터 新羅酒하면 알아주었던 것이다.
고구려주와 신라주는 고대 중국에서 맛좋은 名酒로 소문나 있었다.
당나라때 시인 이상은(李商隱)이 "한잔 신라주의 기운이 /
새벽바람에 수이 사라질까 두렵구나" 하고 읊은것을 보면 알만하다.
일본에 술 빚는법을 처음 알려준것도 백제사람 인번(仁番)이라고 한다.
이렇게 유명했던 삼국시대의 술들이 지금의 약주나 막걸리였는지는 알길없으나,
확인할길 없으나 문헌상 누룩으로 담는 양조주라는것만은 추정할수가 있다.
막걸리가 문헌에 등장하는것은 고려때 부터다.
이규보(李奎報)의 시에 "나그네 창자를 박주(薄酒)로 푼다"는 대목이 있고 이달충(李達衷)의 시에 "뚝배기 질그릇에 허연 막걸리"라는 대목이 있는것으로 보아 서민의 술이었음을 알수가 있다.
"술"의 어원은 범어(梵語)의 "쌀로 빚은 술을 뜻하는 SURA"에서 비롯됐다고 보고있다.
따라서 어원상 곡주(穀酒)를 뜻하며 막걸리의 조상인 셈이다.
곡주가 익어 淸酒와 술지개미를 나누기 이전에 막 걸러서 만든 술이라 해서 막걸리다.
보자면 지금 만든 술이다.
문헌에는 濁酒, 白酒, 薄酒로 나오고 母酒라고도 했다.
비운의 인목대비(仁穆大妃)에 연류되어 제주도에 유배당한 대비의 어머니 盧氏부인이 술지개미를 재탕한 막걸리를 섬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던것이 연유가 되어 왕비의 어머니가 만든 술이라 해서 母酒라 불렀다고 한다.
어쨌건간에 어쩐지 막 걸러서 준술 "막걸리"라는
그 이름이 이세상에 값을 아니 이름을 떨칠것 같다.
일본 "古事記"에 보면 응신천황(應信天皇)때 백제에서 수수보리(須須保利)라는 이가 와서 누룩으로 술빚는법을 처음으로 전하고서 일본의 주신(酒神)으로 좌정하고 있다고 하면서 그 응신천황이 수수보리가 빚은 백제술을 마시고 읊은 노래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런것이다.
"수수보리가 빚어준 술에 내가 취했네/마음을 달래주는 술, 웃음을 불러주는 술에 내가 취했네"
아니 수수보리가 만들었나 수수보리로 만들었나---?
우리의 술문화는 알아주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명성을 지키는 막걸리는 그 이름도 많다.
탁하다고 해서 濁酒, 색갈이 희다고 해서 白酒, 서민의 별로인 술이면서도
남에게 대접하는 술이라 薄酒,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라 國酒, 집집마다 담가먹는 술이라 家酒,
농사지으면서 먹는 술이라 農酒, 시골에서 가장많이 내려마시는 술이라서
鄕酒로 부르는것 등이다.
아무리 그렇다손치더라도 지금 막 걸러준 술 "막걸리"란 이름을 어찌 당하리오
순수 우리말 이름 아닌가?
묻고 따질것도 없다. 이미 과학적으로 판결이 난 술이다.
조선조 중엽에 이판서란분은 좋은 소주며 가양주가 많은데 왜 막걸리만 찾아 마시냐고
그 이유를 묻자 이렇게 증명했다.
소 쓸개를 세개를 구해다 약주와 소주 그리고 막걸리에 갈라 담아 매달아 두었다.
며칠후 열어보니 소주 쓸개는 구멍이 솔솔나 있고 약주 쓸개는 많이 상해 있었는데
막걸리 쓸개는 오히려 두터워져 있었다 한다.
강화도령 철종은 보리밥에 밴댕이국이라도 실컷 먹어보는것이
소원이었을 만큼 소박 가난하게 살았다.
임금이 되어 천하의 미주가 없을리 없겠지만 강화시절에 맛들인 막걸리맛을 잊을수가 없었다.
소문난 성 안팎의 주막집 막걸리를 구해 올리자 그중 쓰러져가는
한 토막술집의 막걸리에서 그맛을 되찾을수가 있었다.
그 술빚는법을 물어 궁중에서 담가 올렸으나 그맛이 나지않고 오로지 그 토막집 토방에서 멍석옷입힌 항아리에서 빚어야만이 제맛이 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제가 무슨 여념에 묻힌 초의거사(草衣居士)라고 고대광실 다락방을 거부하고 흙내나는 토방에서 멍석옷을 입고서야 제맛을 내는냐 말이다.
이렇게 막걸리는 반 귀족적 서민지향의 성깔이 아주 짙은 일하면서 쉬면서 먹기좋은 술이었다.
그간 양식 절약이라는 미명하에 수십년간 움추렸던 쌀막걸리가 부활한 것이다.
이제는 쌀도 남아돈다.
이제는 떠들고 싶다. 막걸리의 세계화!
김치가 세계적 식품으로 도약하듯이 이제는 막걸리의 고급화 세계화가 시급하다.
곧 정부는 막걸리공장 설립기준도 와화시킬 예정이다.
**여보시오들!
기왕이면 금상첨화 아니 다홍치마라고---?
술독까지 개발 정말로 그자리에서 막 걸러서 마시는술이 되었으면 합니다.
술 항아리를 옆에놓고 수작(酬酌)을 부리면---?
그 누구를 조강(糟糠)이라 했나요~ 술지개미(糟)가 나오고---?
병이 아닌 옹기에서 자기가 먹고싶은 만큼 사발에 쪽바가지로 퍼 담아 마시는 막걸리맛!
혓바닥을 매료시키면서 사람의 마음과 몸을 녹이는술 어룰리기 쉽고 나누기 쉬운 정겨운
우리의 전통술, 이제 막걸리의 르네쌍스시대가 오고 있다.
"Makgeolli" 를 밖에서 보는 눈은 어떤가?
막걸리를 쌀와인(rice wine)이라고 번역하는사람도 있으나 이건 맞지않는 말이라고 한다.
와인은 발효된 과실주를 뜻하는데 막걸리는 곡물을 양조한 술로 유럽에선 이런술은 맥주(beer)로 통칭한다.
그렇다면 쌀와인보다는 쌀맥주라고 하는편이 낳다는것이다.
이름 다음은 팔아야 하니 가격이 문제다.
그런데 막걸리는 가격문제에서만은 걱정없다. 자신있다.
어떤술에 비하더라도 싸면서 고급품질을 보장할수 있다는것이다.
그리고 좋은 디자인과 적극적인 홍보다.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술은 유럽에서 비롯된 와인(wine)과 맥주(beer)다.
우리의 전통술인 막걸리(makgeolli)가 세계인들이 즐겨 마시는 세계의 술로 올라설
날도 머지 않은것 같소이다.
막걸리 만세!
그러기 위해서는 서둘지말고 서서히 뜸을 들여야 하지 않을까?
"뜨거운 냄비의 미꾸라지"설이 있다.
팔팔 끓어대는 물 냄비에 산 미꾸라지를 넣으면 튀어 나와 버린다.
우리 다같이 정성과 공을 들여 우리의 전통술인 막걸리를 세계화 합시다.
애용합시다.
막걸리!
지금 막 걸러준 술이라고---?
술거르는게 아니고 풀 거르는거네요
어느집에 귀한 손님이 와서 대접할 양으로 쌀밥 짓는것을
어린 두 아이들이 보고 먹고 싶어를 하니까 엄마가 일렀다.
"이따 손님이 남기시거든 먹어라"
그런데 손님의 숱가락 놀리는 푼수가 그밥을 다 먹을 모양이라
그중 한 아이가 뒤꼍에 같다 오더니 신기한듯 외쳤다.
"야! 엄마 술 거른다"
그소리를 들은 손님은 술먹을 욕심에 밥숱가락을 놓았다.
그래서 남겨놓은 밥을 두 아이는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나더니 손님 듣는데서 그런다.
"술 거르는걸로 알았더니 풀 거르는거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