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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여권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관을 찾아서 많이도 헤맸다. 여권을 만든다고 전번에 찍은 사진에 배경색이 들어갔다고 통과되지 못하고 흰색 배경만 된다고 해서 남편과 나는 사진관을 찾아 동네로 나섰다. 우리 동네도 없고, 건너편 대명동도 없고, 걷다보니 삼각로타리도 지났지만 도무지 사진관이 뵈질 않는다. 시내 방향으로 가다보면 있겠지 하다가 생각을 고쳐먹고 버스를 타고 아예 중앙지하상가로 갔다. 그 곳에는 사진관들이 몰려있기에…. 먼저 여권사진을 찍고, 나의 제안으로 둘이 함께 사진을 한 장 더 찍었다. 명명하여 결혼 20주년 기념사진이다. 여권사진은 손 볼 수 없지만 기념사진은 포토삽 작업으로 점도 빼내고, 못생긴 부분도 수정하면서 성형을 조금 했다. 햐~! 멋진 선남선녀가 사진 속에서 우리를 닮은 채 웃고 있다. 액자에 끼우니 더욱 근사하다. 덤으로 작은 사진을 넣은 휴대폰 걸이까지 받아 쥐니 기분이 날아갈 듯 했다. 오랜만에 나온 토요일 오후의 시내는 젊은이들로 넘치고 활발하여 나도 덩달아서 즐겁다. 이 가게 저 가게를 기웃거리면서 예정에 없던 옷을 샀다. 시기적으로 겨울 제품을 싸게 팔려는 곳이 많아서 의외의 소득을 얻었다. ‘무조건 만원’ 이라 써 붙인 가게에서 보라색 티셔츠와 보라색 골덴 바지를 샀고, 우연히 눈에 뛴 사랑표 장식이 많이 달린 귀여운 손가방을 오천원 깎아서 만오천원에 샀다. 이것은 아주 귀엽고 예뻐서 마음에 든다. 남편은 도대체 그걸 어디다 쓰려고 사냐고 한소리 했지만 내겐 필요하단 말야! (남자들이 여자들의 속을 어찌 알리요! ^^*) 또 걷고 있는데 내 눈에 띈 옷 하나가 있다. 빨간색 패팅 점퍼였다. 산다고 하면 또 눈총 받을 것 같아서 ‘가격만 물어보고 얼른 올게’라고 말하곤 가게로 불쑥 들어갔다. 55.000 이란다. 생각보다 너무 가격이 맘에 들어서 입어보기로 했다. 밖에서 기다리는 남편은 일단 무시하기로 한다. 옷이 너무나 가볍고 따뜻했으며 가격까지 저렴하고 금상첨화로 디자인도 참 마음에 드는 내 스타일이다. 남편을 불러들였다. “여봉~~나 이거 넘 맘에 든다! 이거 안사가면 집에 가서 잠 못 잘 거 같애! 그러니 빨리 계산해 줘잉~~.” 나의 애교살에 쥔장은 애교가 넘친다고 마구 웃는다. 애교가 너무 많다면서^^* 남편도 맘에 들었던지 쉽게 지갑을 열더니 카드를 내밀었다. 현금을 선호하는 주인이 현금으로 주시면 안 되냐고 했고 남편이 고개를 젓자 5.000원 깎아 드릴테니 현금으로 달랜다. 그제서야 남편은 지갑에서 현금으로 지불했다.덕분에 5.000원 번 셈이다. 좋은 물건을 싼 가격에 산 나는 입이 찢어진 채로 돌아다니다가 부츠가게 앞을 지나게 되었다. 또 '무조건 만원'이다. 그래서 황토색으로 된 인조세무가죽의 롱부츠를 또 사고 말았다. 가짓수는 많았지만 지출한 금액을 합쳐보니 십만원에서 오천원 빠진다. 다르게 말한다면 돈 번 셈이다.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와서 패션쇼를 했다. 이 옷 저 옷 입어보고, 모델처럼 걸어도 보고, 다른 옷들과 코디까지 해가면서 방을 옷으로 가득 채운 채 '난리 패션쇼'를 했다. 이런 나의 모습에 가족들은 말리기를 포기한 지 오래다. 모두들 달관한 모습으로 텔레비전만 보고 있었지만 나는 한참을 아무도 봐주지 않는 나홀로 '난리 패션쇼'를 혼자 즐기다가 제정신을 차리고 옷을 정리하고 피곤한 다리를 쉬게 해 주었다. 신나고 즐거운 주말 나들이는 나에게 또 다른 활력을 선물로 주었던 것이다. 쇼핑은 즐거워*^^* |
첫댓글 이정선 선생님,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궁금해 하셨던 거, 형제 맞습니다. 늦게 쪽지를 보았답니다.
아~! 그렇군요. 반갑습니다. 다음에 뵐 기회가 있으리라 믿어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