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런던탑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 왔습니다. 키가 2미터에 이르는 젊은 꺽다리 러시아인이었는데 그의 이름은 표트르였습니다. 그는 여러모로 비범한 인물이었지요. 그는 1672년에 태어났고 이복누이인 소피아 공주가 정권을 잡으므로 인해 모스크바 교외 왕실 영지 독일인 정착촌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는 그 구역에 살던 가난한 외국인 기술공들 덕에 신기한 기술을 많이 보고 듣게 되었습니다. 그는 지방 유지의 아들, 마부 소년, 거리의 부랑아 등 온갖 부류의 친구들을 불러 모아 군대놀이를 하다가 나중에 자라서는 군사 훈련을 시켰고 정말로 이런 군대들을 모아 1689년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표트르 1세(1672년 6월 9일 ~ 1725년 2월 8일)는 러시아 제국 로마노프 왕조의 황제(재위 1682년 ~ 1725년). 표트르 대제로 불리기도 한다.】
그의 이야기는 다 신기하지만 다음의 이야기는 너무 신기해서 설레기까지 합니다.
그는 어느날 왕실 별장에서 낡은 영국 범선을 찾아냈는데 그 배를 수리해 연못에 띄워보고는 성에 차지 않자 더 물이 많은 곳이 어디냐고 물어보고 호수라는 대답을 듣자 호수에 가서 배를 띄워보고 그 다음에 호수에 성에 차지 않게 되자 어마마마에게 조선소를 세워 배를 만들게 해달라고 졸랐습니다. 그 다음엔 바다가 보고 싶어져서 항해를 떠나게 해달라고 조른 다음에 허락을 받아 대사절단을 꾸려 길을 떠납니다. 그렇게 해서 그가 찾아간 곳이 바로 네덜란드와 영국이었습니다. 그게 1697년과 1698년 사이의 일인데 18개월 안 대사절단 실습생 틈에 끼여 여행하는 동안 그는 무려 열네 가지나 되는 기술을 직접 익혔습니다. 그는 기술자이자 포병, 발명가이자, 목수, 선원이자 병기공, 대장장이이자 치과의사 같은 역할을 몽땅 다 해내게 되었습니다. 암스테르담에선 동인도 회사의 조선소에서 머물면서 선박 건조 기술을 배웠고 항해술을 익혔습니다.
런던에서 바다에 가거나 바다에 가지 않는 날이면 바로 이 곳 런던탑에 소장된 각종 무기들을 돌아보고 조폐국과 그리니치 천문대를 방문했습니다. 그는 항해 기술을 익힌 사상 첫 러시아인, 범선을 건조하는 법을 처음 배운 러시아인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그의 여행 목적은 해군 건설, 강력한 포병 조직, 선장, 선원, 기관사의 러시아 초빙 등이었는데 러시아로 돌아간 그는 표트르의 해군 혁명이라 불리는 해군의 건설, 그리고 유럽을 향한 창문이란 별명을 가진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만들어 냈습니다. 도시를 만들 때 그가 직접 작업 현장을 돌아다니며 관리 감독했다는 그 도시의 10년 후 모습을 본 외국인들은 그 도시를 <세계의 경이>라고 불렀습니다. 결국 그는 그토록 탐내던 발트해를 얻었습니다. 그도 1698년 어느날 런던탑 성벽에 서서 템즈강을 내려다 보면서 자기의 꿈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에게 그 꿈은 바다를 향한 통로를 얻고 싶다는 것이었고 이곳은 그에게 길을 보여 줬을 것입니다. 그는 처음 자극을 주었던 영국의 낡은 배에 대해서 어린 시절의 장난감이었을 뿐 아니라, 경이롭게 생각하는 해군을 건설하는 동기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자작나무 우거진 땅 끝의 황폐한 나라의 사람들로만 여겨졌던 러시아 사람들은 그를 통해 동양 사람에서 유럽 사람이 되었던 것입니다.
심리학자인 융은 '어른이 되고 나면 여러분은 자기 삶을 움직이는 힘을 반드시 재발견해야 한다. 비현실적 감각이나 감정의 결여, 긴장은 삶의 잘못된 힘을 따름으로써 나타난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따라야 할 힘, 내가 써야 할 힘이란 어떤 것일까요? 아마 아주아주 오래전에 안개 속에서 런던과 템즈강을 발견한 사람 중엔 그저 멀리 있는 땅을 보고 싶고 알고 싶어서 땅바닥에 막대기로 바다와 섬의 상상의 지도를 그려 넣은 사람도 있었을 것인데 그들은 그들이 앞으로 건너야 할 바다가 얼마나 넓고도 먼지 일일이 계산에 넣지 않고 출발했을 것입니다. 그 힘을 숭배하고 따르고 싶습니다. 한 귀여운 아메리카 인디언 소년은 이런 조언을 얻었다고 합니다.
'삶의 길을 가다보면 커다란 구렁을 보게 될 것이다. 뛰어넘어라.네가 생각하는 만큼 넓진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