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특공대
'A―특공대(10일 개봉)'는 보다가 좀 졸아도 아무 문제 없는 영화이며, 사실 소파에 누워서 보기 딱 좋은 영화다. 줄거리 따라갈 필요 없고 복선이나 암시도 거의 없는 액션 영화다. 비디오시장이 지금처럼 죽지만 않았다면 대여점 매상깨나 올려줬을 것 같은 작품이다.
미군 특수부대 출신인 작전설계 전문가 한니발(리암 니슨), 잘 생기고 말도 잘하는 멋쟁이(브래들리 쿠퍼), 근육질의 파이터 B.A(퀸튼 램페이지 잭슨), 비행기 조종의 최고수 머독(샬토 코플리)이 용병이 되어 다시 뭉쳤다. 이들은 CIA로부터 이라크가 만든 위조 달러 제조용 동판을 찾아오라는 제안을 받고 작전을 하다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지만 모두 탈출에 성공해 화려하게 명예를 회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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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군 특수부대 출신의 남자 네 명이 벌이는 액션을 그린 영화‘A—특공대’. /20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이 오락물은 동명의 TV 시리즈를 기억하는 30대 관객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하다. TV 시리즈에서는 베트남전 특수부대원이 사라진 것으로 묘사돼 있으나 이 영화에서는 이라크전 특수부대 요원으로 바뀌었다.
이 전형적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남자 주인공 네 명은 각각 뚜렷한 캐릭터를 갖고 있으며 다음 장면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는 실제로는 전혀 불가능한 액션 장면이 오히려 쾌감을 증폭시킨다. 열추적 미사일을 피하려고 헬리콥터 시동을 껐다가 다시 켜는 장면이라든가, 헬리콥터 스키드(착륙장치)로 낙하산을 낚아챈다든가 하는 장면이 그렇다. 대형 수송기에서 탱크를 타고 탈출하는 장면(고공에서 탱크에 갇혀 떨어지는 주인공들이 살아나는 방법은 정말 황당하다), 고층 빌딩에서 달려 내려오면서 벌이는 액션 장면은 그런 장면을 상상해냈다는 것만으로도 점수를 줄 만한 대목이다.
액션만 요란한 게 아니라 이 영화의 사운드도 시종 시끄럽다. 행인들 눈길을 잡으려고 입으로는 호루라기 불고 소매와 바짓단엔 깡통을 단 채 온갖 쇼를 벌이는 호객꾼 같다. 그런 호객꾼과 정면에서 눈 마주치고 2시간을 보낼 것인가, 멀찍이 떨어져서 팔짱 끼고 볼 것인가. 관객 개개인의 취향에 맡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