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성당이 사제관과 유치원 옥상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9일 교중미사 뒤 개통식을 했다.
박동호 주임신부는 “작년부터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을 펼치면서 본당 차원에서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길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그 가운데 하나로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설치하게 됐다”고 밝혔다.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은 2014년 천주교평신도 사도직단체협의회가 사회 변화를 위해 모든 국민이 각자의 정체성과 역할에 맞는 실천운동을 하자는 제안으로, 천주교등 7개 종단이 참여해 왔다.
성당에 설치된 태양광 시설의 발전용량은 약 48킬로와트이며 성당에서 쓰는 월 평균 사용전력의 1/3을 생산할 수 있다. 시설 공사에는 정부 지원금과 본당 부담금이 약 절반씩 들어갔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에서 태양광 발전시스템이 설치된 곳은 이문동 성당을 포함해 본당 6곳, 수도회 1곳이다.
이중 구로3동 본당, 이문동 성당, 작은형제회는 환경사목위의 홍보과 권유로 올해 설치됐고 목3동 성당, 우면동 성당, 신정동 성당, 공릉동 성당은 각 본당 차원에서 2018년 전에 설치됐다.
9일 서울 이문동 성당에서 '태양광 발전시스템 개통식'을 한 뒤 신자들이 옥상에 설치된 발전소를 둘러보고 있다. ⓒ김수나 기자 |
환경사목위는 2017년 12월 서울시와 태양광 발전 확대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해마다 서울시의 지원금 공고에 따라 각 본당과 수도회에 홍보하고 설문조사를 통해 설치 여부를 확인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전까지는 관심 있는 본당들이 개별적으로 신청해 발전시설을 설치했다.
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백종연 신부는 이날 개통식 격려사에서 “화석연료에서 뿜어져 나오는 온실가스로 지구의 온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마냥 깨끗하고 안전하다고 수십 년간 홍보해 온 원자력발전도 그 폐기물이 10만 년 동안 수많은 돈을 들여 방사능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하는 상황은 우리 이웃과 후손에게 굉장히 큰 잘못을 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회칙 '찬미받으소서', 67항 “우리가 세상이라는 정원을 일구고 돌보아야 한다”를 언급하며 “우리는 재생에너지를 더 많이 써야 하고 화석 에너지를 덜 사용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너무나 시급한 일로 이는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백 신부는 이어 “이문동 성당 공동체가 발전시설을 만들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데 앞장서는 것은 예수님께서 너희 가운데 가장 작은 이에게 보잘것없는 이에게 해 준 것이 나에게 해 준 것이라는 말씀을 실천한 것이자 주님 보시기에 참 좋은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호 주임신부는 설치가 완료되기까지 많은 교우들이 애써 주고 자부담금을 마련해 준 것에 감사하다며 “단순히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에 공동체가 응답한 일”이며 “앞으로도 공간이 나는 대로 더 설치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문동 성당 1층 로비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일, 월 단위 전력 총 생산량 및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 수치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김수나 기자 |
이날 오후 6시까지 옥상이 개방돼 신자들은 옥상에 올라 태양전지판을 둘러볼 수 있었다.
시설을 둘러본 한 신자는 “밑에서만 봤지 평소에는 올라와 볼 수 없는 곳인데 오늘 보니 너무나 기쁘다”면서 “하늘에서 주셨지만 조금씩 마음을 내서 우리 힘으로 해냈다는 것이 흐뭇하다”고 말했다.
다른 신자는 “자손들을 위해서 대체 에너지를 많이 이용하면 좋겠다”면서 “우리 신부님이 앞장서서 하니까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문동 성당은 신자들의 거주지에도 설치할 수 있는 베란다형 미니발전소 모델을 1층 만남의 방 옆 테라스에 설치해 놓고 신자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알리고 있다.
가정에서 태양광 미니 발전소를 사용할 경우, 발전용량은 월평균 30킬로와트시(kwh)로 양문형 냉장고 1대를 쓸 수 있는 양이며, 각 가정의 전기 사용량에 따라 작게는 월 2800원에서 많게는 5만 1000원까지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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