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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진 기자(공무원저널 2015.2.24)
공무원 시험은 나이·성별·학력 제한이 없어서 많은 이들이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특히, 2009년 이후 응시상한연령이 폐지되면서 민간기업에서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지 못한 많은 도전자들이 공무원시험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제 50살이 넘어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의 모습도 낯선 풍경은 아니다. 공무원저널은 비교적 많은 나이에도 꿈을 잃지 않고 도전해 교정직 7급 공무원에 합격한 조금구(51세) 교위를 만나봤다.
Q : 국가직 7급 최종합격을 축하드린다. 합격 소감을 먼저 듣고 싶다.
시험 준비 기간이 워낙 짧아서 특별히 할 말은 없다. 그러나 부모님이 격려를 많이 해주셨고 부모님을 위해서 공부를 했는데 아버지가 필기합격하고 돌아가셔서 아쉬움이 크다. 뒤늦은 나이에 합격해서 그런지 기쁨보다는 앞으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Q : 여러 시험을 준비하시다가 7급 시험에 도전장을 던졌는데 그 과정을 알고 싶다.
변호사에 뜻이 있어서 사법시험을 준비했지만, 막상 해보니 어려움이 있었고 영어가 공인인증 영어시험제도로 바뀌면서 어려움이 컸다. 중국어를 전공했는데 영어를 못 하니까 결국 사법시험을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다가 다른 공부 때문에 영어를 조금 하게 됐고 이것이 7급 시험을 준비하게 된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영어 장벽에 막혀 7급 교정직에 눈 돌리다
Q : 사법시험을 준비하다가 7급 공무원시험으로 전환하면서 갈등과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그 점은 어떻게 해결했나?
나이가 어리면 바로 전환을 하겠지만, 나이가 50살이 넘고 나니 그런 마음을 먹기 어려웠다. 그 와중에 또래의 친구가 7급 교정직을 안내해줘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어 도전장을 던지게 됐다. 그리고 아버지가 6·25 참전 유공자이신지라 국가유공자 가산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 실제로 2012년 시험에 가산점 덕분에 합격하게 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버지가 유공자이면 가산점 혜택이 없다고 하더라. 부모님에게는 아버지 덕분에 합격하게 됐다고 했는데 합격이 취소가 되니 황당한 마음도 들었다. 그런데 가산점을 제외하니 커트라인에서 1~2점이 부족하더라. 이 정도면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포기하지 않았지만 먹고 사느라 이것저것 하다 보니 뒤늦게 6개월 정도 밖에 준비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운이 좋아 합격하게 됐다.
Q : 열심히 하시다보니 단기간에 집중이 잘 된 것 같다. 공부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과목은 무엇이었나.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영어가 약하다보니 영어 과목이 제일 부담스러웠다. 국사도 오랜만에 접한 과목이라 어려웠지만 우리 역사라고 생각하고 애정을 가지니까 머리에 더 잘 들어왔다. 사실 과거에는 우리 역사가 부끄럽다고 생각했는데 인식을 바꾼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Q :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영어에서 좌절을 많이 한다. 영어의 장벽은 어떻게 넘었나?
사법시험에 영어과목이 공인인증 시험으로 변경되면서 영어 공부를 포기하고 20년을 놔버렸기 때문에 도저히 못 따라가겠더라. 그래서 시험을 준비할 때 영어를 처음부터 다시 봐야겠단 생각에 기본 문법책을 사다가 보기 시작했고 기본 단어부터 차분히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이 영어가 약하다면 처음부터 어렵게 공부하려 하지 말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하다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 영어 공부하는데 하루에 얼마나 시간을 투자했나?
기본문법은 하루에 8시간씩 했다. 2회독을 마친 다음에는 나름대로 영어를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고 개념이 잡히니까 다음부터는 영어 공부를 하고 남은 시간에 다른 과목 공부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시간적으로 여유가 안 되다 보니 실질적으로 공무원시험에서 영어는 많은 준비를 하지 못하고 치르게 됐다.
Q : 7급 시험은 7과목이기 때문에 영어에서 꼭 고득점을 맞을 필요는 없다. 실제로 과락을 간신히 면하고도 합격하는 사람을 많이 봤다. 영어가 약하다고 좌절하지 말고 과락만 면한다는 마음으로 시험을 치르고 다른 과목에서 고득점을 맞는 전략으로 나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렇다면 가장 쉬웠던 과목은 무엇이었나?
교정학과 형사소송법이 가장 쉬웠다. 교정학과 형소법은 근무하면서 계속 알아둬야할 지식이기도 하고 사법시험 공부를 하면서 형사정책에 대한 개념이 잡혀 있어서 수월한 편이었다.
7급 교정직 과목별 공부 방법
Q : 과목별 공부방법이 궁금하다. 가장 자신있었던 교정학과 형소법은 어떻게 공부를 했나?
교정학은 출제위원이 누구냐에 따라서 문제의 비율이 달라진다. 대체로 교정학이 60~70%, 형사정책이 30~40% 정도의 비중을 가진다. 하지만 형사정책에 대한 개념이 확실하게 잡혀 있어야 교정학도 더 잘할 수 있다. 교정학은 말 그대로 수형자에 대한 학문이기 때문에 형 집행법의 체계부터 잡아 숙지하면 다른 부분도 공부하기 편해진다
Q : 형사소송법은 어땠나?
처음에는 법을 전공하지 않아서 내용 자체가 낯설었다. 하지만 형소법은 익숙해지고 나면 다른 법에 비해서 고득점하기 쉽다. 조문을 시간 나는 대로 보고 판례도 익히다보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과목이기 때문이다. 7급 시험에서는 조문과 판례만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형사소송법은 절차법이기 때문에 절차를 잘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조문이 낯설다면 큰 목소리로 읽으면서 용어를 익숙하게 만들고 개념을 잡으면 공부하기 더 편해진다.
Q : 행정법은 사법시험 공부하면서 그래도 낯설지 않았을 텐데 7급 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나?
행정법 공부를 한 지 너무 오래 되어서 행정법을 잘 하진 못한다. 또 실정법이면서 절차법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초보자가 볼 땐 산만한 부분이 있다. 행정법은 행정작용과 구제에 관한 법인데 행정작용에 대해서 확실한 개념이 잡혀야지, 그 대상을 잘 몰라서 행정구제법만 중시하면 공부하기 어렵다. 그래서 행정작용과 처분의 개념을 잡는 것이 우선이다.
Q : 행정법은 총론에서 80% 이상 출제한다. 공부할 때 총론과 각론을 동시에 공부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우선 총론에 올인을 하고 각론은 중요 파트를 집중적으로 봐도 원하는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행정법의 용어에 대해선 어렵지 않았나? 행정법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행정법은 헌법에 비해서 암기해야할 부분이 많다. 때문에 회독수를 늘리면서 중요한 부분 위주로 책을 단권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 헌법 학습법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헌법은 상당히 좋아하는 과목이다. 기본권도 잘해야 하지만, 헌법은 비슷한 각 조항들의 차이를 구별하는 노력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신판례는 우연히 채한태 박사님 사이트를 알게 돼서 그 곳에서 최신판례를 학습했다. 아주 많은 도움이 됐다
Q : 최근 헌법 학자들이 최신 판례 위주로 출제를 하기 때문에 여기에 관심을 많이 둬야 한다. 국어는 어땠나? 오랜만에 사법시험을 준비하다가 교양 과목을 공부하게 돼서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독해 같은 경우는 책을 읽으면서 익혔고, 문법은 영어 단어처럼 공부를 해서 기본 점수를 얻었다.
Q :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한자나 문법, 고전 같은 경우는 어떻게 준비했나?
한자는 범위를 넓히면 끝이 없기 때문에 교제에 나온 것 이상은 살펴보지 않았고, 고사성어 문제는 소거법으로 풀면서 정답 확률을 높이는 방법으로 접근했다. 국어는 저 또한 막연했기 때문에 영역별로 책을 하나 정해서 학습하는 것이 좋은 방법 같다.
Q : 한국사는 어떻게 준비했나?
한국사는 서술식으로 되어 있는 책을 좋아해서 요약형이 아닌 서술식으로 구성된 교제를 택해 공부했다. 국사는 이번에 어려운 문제를 다 맞혔는데 기억에 의존하는 공부 방법이 아닌 기본을 단단히 하면 응용력이 생긴다. 응용력이 강하면 자신이 모르는 문제도 맞힐 수 있는 길이 생긴다.
Q : 암기 학습에 좋은 방법이 있다면?
전부를 기억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가령 ABC를 외워야 한다면 A를 확실하게 기억해두면 BC도 자연스레 더 빨리 기억할 수 있다. 뇌는 단서만 있으면 나머지도 찾아내는 응용력이 생기기 때문에 그 단서를 만드는 작업을 우선해야 한다. 즉, 가중치를 둬서 가장 중요한 걸 확실하게 외우는 방법이 필요하다.
자신 있는 과목부터 풀어 시간을 절약하라
Q : 하나라도 정확하게 하라. 매우 중요한 말이다. 필기시험 당일 날 시간관리는 어떻게 했나?
보통 영어를 먼저 풀라고 하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자신 있는 법과목을 최대한 빨리 풀고 영어는 과락을 면하는 전략을 택했다. 실제 시험에서는 아는 문제만 풀고 나가자 싶어서 그런 방법으로 풀었고 천천히 시간을 두고 풀다보니 지문이 보이기 시작해서 영어는 65점 정도로 생각보다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게다가 찍은 문제도 한 문제 맞혀 운이 좋았다.
Q : 실제로 학생들을 상담해보면 전략과목을 먼저 풀고 영어를 마지막에 푼 수험생이 생각보다 많다. 잘 모르는 문제를 풀려고 부딪히다보면 시간을 낭비해 급한 마음에 잘 아는 문제도 틀리게 된다. 공부하면서 잠은 얼마나 잤나?
일은 잠을 덜 자도 할 수 있지만, 공부는 수면이 매우 중요하다. 나 같은 경우 잠을 못 자고 공부를 하면 짜증이 나서 공부가 안 돼 효율이 너무 떨어진다. 적정수면시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다음 날 집중이 잘 될 수 있을 정도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Q : 하루에 공부는 몇 시간이나 했나?
일하면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집에서 3~4시간 했고, 마지막 두 달 동안은 일을 쉬면서 하루 10시간 정도 준비했다.
Q : 체력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나?
나이가 비교적 많은 편이지만 평소 운동을 좋아해 어느 정도 자신은 있었다. 하지만 작년에 7급에서 6명이, 9급에서 70명이 체력시험에 떨어졌다고 들어서 걱정이 들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그 때문인지 체력시험 준비를 하다가 엉덩이 근육이 뭉쳐서 운동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시험 전날 목욕탕에 가서 근육을 풀고 파스를 붙여 시험장을 찾았는데 억지로 무리하지 않았음에도 합격할 수 있었다. 평소에 1km를 5분 안에 뛸 수 있는 체력이라면 체력학원을 다닐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Q : 자신만의 학습법이 있다면?
먼저 책의 목차를 보고 체계화를 한다. 그리고 연상화 하려고 노력한다. 택시나 과일 같은 사물은 금방 연상화가 되지만, 원인과 결과 같은 것은 구체적으로 연상화가 안 되기 때문에 원인은 동그라미로 연상하고, 결과는 네모로 연상해서 체계화했다.
슬럼프를 느낄 겨를도 없었다
Q : 수험생활을 하다보면 슬럼프도 겪기 마련이다.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했나?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준비했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 밖에 없어 슬럼프를 느낄 겨를이 없었다.
Q : 자신만의 좌우명이 있다면?
딱히 없었는데 얼마 전부터 ‘사필귀정’이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아 하루를 보내는 원동력으로 삼았다.
Q : 작년부터 면접시험 방식이 바뀌어서 면접에 대한 부담이 컸을텐데 면접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나?
필기시험에 합격하리란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막상 면접을 앞두니 부담감이 컸는데 채한태 박사님의 면접 특강 도움을 받고 자신감이 생겼다. 필기는 개인적으로 자신이 준비하더라도 면접은 신뢰할 수 있는 분의 강의를 따라가길 추천 드린다.
Q : 앞으로 어떤 교정 공무원이 되고 싶나
수형자들도 우리 국민이다. 수형자들의 인권이 최대한 보장이 된다면 우리 국민들의 인권도 향상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에 수형자들도 내 형제처럼 대하며 근무하려 한다.
Q :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란 이야기도 있다. 국민 통합을 실현할 길을 닦아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수험생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너무 식상한 말이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란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오늘만이 끝이 아니고 내년도 있다. 올해 시험에 불합격하더라도 내년 합격을 위한 토대가 되기 때문에 시험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준비가 덜 됐다고 포기하면 다른 이보다 늦게 출발하게 된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더라도 시험에 떨어지기 밖에 더 하겠냐는 배짱을 가지고 공부를 했으면 한다.
첫댓글 멋진 분입니다.
대단하십니다. 피곤하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네요. 목표를 오직 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