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과 "짝퉁 국산고추장"
- 마트든 슈퍼든 국산고추장은 없다!
- 국산고추와 중국산 고추, 미국산⋅호주산 밀 등으로 범벅된 그야말로 “짝퉁 국산 고추장”뿐!
대부업체로부터 주택담보대출로 600만원 빌렸을 뿐인데 약 3000만원짜리 근저당 설정 당하고 꼼짝없이 1억 5천만원짜리 빌라를 앉은 자리에서 날릴 위기에 처한 사채(대부업) 피해자 분을 상담해주고, 그 넘의 사채업자(대부업자)라고 툴툴 거리면서 퇴근한 저녁...
장모님께서 “사위 먹으라고 보내주신 풍성한 소포” 두 박스가 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고등어랑, 옥돔이랑, 감이랑, 특히 파김치를 전혀 먹지 못했던 사위의 입맛까지 감칠맛 나게 바꿔놓은 독특한 맛깔의 장모님표 쪽파김치까지 풍성하게...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언제나 그러했듯 모두 고향 제주산으로 손수 챙겨 보내주셨습니다.
사회적 삶에 대한 스스로의 선택과 현재 하는 일까지가 모두 그런지라, 경제적으론 전혀 풍성치 못한 삶을 살고 있는 사위.
그렇지만 지금처럼 장모님의 사랑이 듬뿍 담긴 소포를 받을 땐 어느 누구도 느끼지 못할 것 같은 큰 풍요로움을 느끼곤 합니다.
어쨌든 저는 “역쉬, 장모님 밖에 없다니깐”이란 감탄사와 풍요로움 등을 뒤로하고, 오랜만에 “고등어김치조림”을 준비합니다.
장모님이 보내주신 제주산 고등어랑 이미 두어 달 전에 보내 주셨던 100% 장모님표 제주산 김치와 여기에다가 비법중에 비법 장모님표 고추양념장 등을 넣고 보글보글 끓이면, ㅋㅋㅋ...
그러나 생각만으로 입맛을 다시면서 즐겁게 조림을 시작했지만, 장모님이 보내주셨던 고추양념장은 떨어지고 없습니다. 내겐 그 자체로도 특별나고 맛깔 있는 밑반찬이기도 하고 우리 집의 고추장 대용품이기도 한 그것이 없다니, 이런!
결국 장모님표 고추양념장(없을 땐 고추장) 없는 “고등어김치조림”을 상상하지 못하는 저로서는 동네 슈퍼로 고추장을 사러 나섰습니다.
때가 때인지라, 중국산 고춧가루 없는 국산고추로 만든 고추장을 사야지 하고 슈퍼로 갔습니다. 그런데 웬걸 동네 슈퍼란 슈퍼는 물론이고 이마트 홈플러스 대형마트까지 다 뒤졌는 데, 국산고추로만 만든 고추장은 하나도 없습니다.
청정원의 순창도 해찬들의 태양초도 크든 작든 브랜드 명칭에 “골드”니 뭐니 붙였든 말든 관계없이, 약 절반은 중국산 고추 가루를 섞어놨습니다.
[사진은 해찬들 태양초 고추장의 원재료 성분표시; 청정원의 순창고추장도 비슷하며, 고추분 일부를 제외한 원재료 대부분은 미국산, 호주산, 중국산으로 뒤범벅 되어 있다]
“좀 비싸도 국산고추로 만든 고추장은 없냐”고 집 근처 슈퍼주인에게 이것저것 물었더니, “현재로선 꿈도 꾸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하는 점잖은 답변만 들었습니다.
고추장의 나라인 한국에서 국산고추로만 만든 고추장 하나 살 수 없고, 국산고추와 중국산 고추 그리고 미국산⋅호주산 밀 등으로 범벅된 그야말로 “짝퉁 국산 고추장”이외엔 구할 수 없는 현실.
그렇지만 당장 고추장이 필요한 저로서는 아쉽지만 중국산 고추 등으로 뒤범벅 된 “짝퉁 국산 고추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늦은 저녁 “고등어 김치조림”으로 나름의 만찬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일 때문에 늦고 있는 늘 사랑하는 여보에게 미안한 감정조차 느끼지 못한 채, 홀로 아주 맛있게...
그러나 문제는 이걸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장모님 덕분에 느끼는 작은 풍요로움과 함께 그리 맛있게 먹는 와중에, TV 화면가득 MBC 불만제로의 인터뷰 멘트가 흘러 나옵니다.
“고춧가루 탈을 쓴 다른 거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게 아니예요”, “섞으면 몰라요. 표시도 안 나고 우리도 몰라”, “차라리 쓰레기를 드셔야지”...
그리고 이어지는 화면들과 문득 떠오르는 생각 하나.
“설마 그렇지는 않겠지만, 혹시 조림에 넣은 고추장의 고춧가루도...”
결국 비위가 약한 탓에 그리 맛있게 먹던 “고등어 김치조림”이 뱃속에서 반란을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눈물마저 핑 돌기까지 합니다. 장모님이 그리 정성껏 보내주신 고등어 등인데, 이걸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고추장 만들어서 동네슈퍼나 대형마트에 공급하는 자본가 여러분들, 부탁합니다.
아무리 비용절감⋅이윤추구가 중요해도, 국산고추로만 만든 고추장 제품 하나 정도는 공급해 주시길 바랍니다.
중하위 서민에 속하는 그래서 주문 생산된 진짜배기 고품질 국산고추장 제품은 꿈조차 꾸지 못하는 저 같은 사람도, 가끔은 약간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더라도 국산고추만으로 만든 고추장을 동네 슈퍼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랍니다.
고추장의 나라인 한국에서 이정도도 안하면서 고추장 업체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글쓴이: 송태경 2008년 10월 24일
- 탐사단 장은희의 생각 보태기
저도 순창 해찬들은 많이 알고 있었지만 샘표는 잘 몰랐습니다.
누구나 고추장하면 대부분 순창을 가장 많이 터올렸을 겁니다..
이제 국산 100%를 사용하는 고추장은 샘표 밖에 없다는 생각이
탐사단을 하면서 팍팍 느끼고 있습니다.
제 친구 가족 주위사람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요즘 같이 중국산이 판을 치는 이시기에 정말 금쪽같은 소식이잖아요
곧 태어날 우리 아이에게도 꼭 국산으로 된 제품을 먹이고 싶네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