梦想成真(멍 시앙 청 쩐)은 ‘꿈이 현실이 되다’
즉 ‘꿈이 이루어지다’ 라는 뜻의 중국어입니다.
오늘 오대산 선재길 명상길을 또 다녀왔는데
이번 명상여행에서 나의 작은 꿈이 실현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주 의미있는 나들이였습니다.
취미생활의 일환으로 20여년간 단소를 연주해오면서
언젠가 단소를 재능기부에 활용해봐야겠다는 작은 꿈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오대산 선재길 명상여행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월정사 출가학교앞에서 출발하여 1시간쯤 걸으면 숲속에 쉼터가 있는데
매번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단소를 불며 잠시 쉬었다 가곤합니다.
이번에도 그곳 숲속 쉼터에서 앉았다가 풍경이 좋아 단소나 좀 불어볼까 하고
배낭에서 단소를 꺼내 ‘섬집아기, 엄마야 누나야, 오빠생각, 얼굴, 클레멘타인,
고향의 봄’ 등의 동요와 ‘세노야, 스카브로 추억, 칠갑산, 내사랑 내곁에’ 등을
20분 정도 연주하였습니다.
단소연주를 끝내고 일어나서 배낭을 추스르려고 하는데
뒤에 어떤 70대 초반의 할머니 한분이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나 때문에 쉬는데 방해되지 않았냐며 죄송하다고 하자
그 할머니께서는 남편과 사별하고 마음이 울적할때마다 오대산 선재길을
걸으러 오는데 올때마다 영감이 살아있어 이 길을 같이 걸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오늘도 그런 생각하며 걸어오는데 가까이서 피리(할머니는 단소를 피리로 오해)
소리가 들려서 너무 듣기좋아서 뒤에 앉아서 듣고있었다면서 동요를 들으니
동요속의 풍경이 떠올라 어릴적 동심으로 돌아간 듯하고 어릴적 친구들과
뛰놀던 고향동산의 풍경도 떠오르고 해서 참 마음이 편안하고 좋았다면서
오히려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동국대 명상지도 전문강사과정 강의를 듣기 시작하면서
단소와 명상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명상지도에
한번 활용해봐야겠다는 작은 꿈을 갖고 있었는데
할머니의 반응을 보고나니 그 효과에 대한 확신이 들어서 50,60대 여성들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단소 명상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명상지도에
활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더 굳어졌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폭력 동영상과 게임에 중독되고 기능을 상실한 학교교육과
정상적이지 못한 가정환경 때문에 정서적으로 매우 황폐화되어 있어 동요
등을 활용해 순수하고 티없이 맑던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정서를 순화하고 청소년다운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고
50,60대 여성들의 경우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로 바쁘게 살아오다
문득 자신을 돌아보면 ‘잊혀진 내 이름 석자’에 울컥하고 ‘나는 뭔가?’라는
생각에 허무하고 허망하여 우울증과 같은 마음의 병이 생길수도 있어
부정적인 생각없이 꿈많던 소녀시절로 돌아가 다시 꿈을 꾸면서
남은 인생동안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단소명상 프로그램을 어떻게 구성할까’를 화두삼아 그것만 골똘히 생각하며
5시간을 걷다보니 다른 잡념은 끼어들 여지가 없어 이번 오대산 선재길
나들이는 ‘단소명상’을 화두삼아 걸은 일종의 화두명상 수행길이 되었습니다.
사실 오대산 선재길은 18km를 6시간동안 약 3만보를 걷기 때문에
신체단련도 되고 걸으면서 다양한 명상방법을 수행해 볼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춘 종합 명상수련장입니다.
△강원도 오대산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호흡에 집중하는 호흡명상을
할수도 있고, △산길이지만 평지나 다름없이 평탄한 길이어서 오로지 걷는데만
집중하는 걷기명상을 할수도 있고,
△걷는길 내내 들려오는 계곡물 소리와 바람소리, 산새들의 지저귐에 귀기울여 보는
소리명상을 할수도 있고,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이 있는
불교성지니 만큼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석가모니불 등과 같은 염불을
외우며 걷는 염불명상을 해볼 수도 있고,
△성스런 의미가 담긴 문구를 반복적으로 되뇌이거나 노래처럼 부르는
만트라명상을 할수도 있고, △화두 하나를 붙잡고 걷는 내내 화두에 몰두해
보는 화두명상을 해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6시간 동안 1가지 명상에만 집중하기가 어려운 도반들은
호흡명상-걷기명상-소리명상-염불명상-만트라명상-화두명상을
1시간씩 번갈아가며 수행해 볼수도 있으니
도반들께서는 꼭 한번 다녀오기를 권해드립니다.
=꿈은 실현 유무를 떠나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때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응원단 ‘붉은악마’의
응원 캐치프레이즈는 ‘꿈은 이루어진다’ 였습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가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을 누르고 4강에 진출했을 때
대한민국은 온통 열광의 도가니였습니다. 흥분한 국민들은 우승까지
기대하면서 응원의 열기를 이어갔습니다.
우리나라 대표팀이 4강에 진출했을 무렵 중국인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어
우리 국민들은 우승까지 기대하고 있고 그 꿈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며
梦想成真(멍 시앙 청 쩐)이라고 하자 그 중국인이 ‘做梦吧’(쭈오어 멍 바) ‘꿈 깨라’
라고 말해서 너 우리나라가 너무 잘하니까 시기와 질투심에 쩔어있구나
하고 놀리며 대화를 마친 적이 있습니다.
어쨌든 선전하고 있던 우리 축구대표팀 덕분에 우승의 꿈까지 꾸면서
월드컵이 열리는 한달동안 대한민국 국민들은 아마도 단군이래
최고로 행복하고 신명난 시간들을 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꿈은 그것이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않든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예전에 심리학자가 쥐 2마리를 가지고 실험을 한 적이 있는데 물이 2/3정도 채워진
같은 크기의 항아리 2개에 쥐를 1마리씩 넣고는 1개 항아리에는 빛을 완전히
차단했고 다른 1개 항아리는 실낱같은 빛이 항아리 속으로 비치게 해두었습니다.
그 결과 빛이 완전히 차단된 항아리속 쥐는 10분을 못 견디고 죽어버렸지만
실낱같은 빛이 들어오는 항아리속 쥐는 36시간동안 살아있었다고 합니다.
2마리 쥐가 처한 상황은 같았지만 실낱같은 빛을 보고 항아리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쥐는 끝까지 버틸수 있었지만
그 희망을 가질 수 없었던 쥐는 스스로 살기를 포기해 일찍 죽었던 것입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절망스런 상황에 처해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다릅니다.
한때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진 유럽의 일부 국가들에서 젊은이들의 자살률이
급증한 적이 있는데 그 이유는 거의 모든 것이 갖춰진 사회다보니
노력할 필요도 없고 추구하고 싶은 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3포세대니 뭐니 하면서 요즘 세대는 꿈을 잃어버린 세대라고 합니다.
꿈을 잃어버린 젊은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미래에 명상지도자를 꿈꾸는 우리 도반들이 이러한 꿈을 잃어버린
세대들에게 잃어버린 꿈을 다시 꿀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23년 4월 17일
꿈을 캐는 심마니 도천(道泉)
첫댓글 이미 훌륭한 명상 지도자 이십니다.
아이고 반장님 이렇게 추켜세워주시면 제가 진짜로 그런줄 알고 자만심이 생길까 두렵습니다.
훌륭하신 혜명법사님과 문지영, 이정현 강사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다른 도반들의 명상일지를 부교재 삼아서 하나하나 배워가는
초보 명상수행자에 불과합니다.
반장님을 비롯하여 좋은 도반들과 함께 명상공부를 하는 것이 즐거워서
매주 화요일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