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의 극단 대립, 어찌할꼬!
황 창 선
귀국한 지 얼마 안 되어 계엄! 1979년 계엄 망령의 부활에 공포가 밀려오다. 대다수 국민이 싫어한 계엄이기에 곧 정리되리라 기대. 그것은 오판이었다. 오히려 날이 갈수록 좌우의 대립과 혼란의 도가니 정국. 꿈꿨던 아름다운 귀국 생활은 결국 착잡한 귀국 생활로 끝나. 출국 후 그 간의 소회와 고심해 온 나름의 대안을 적어본다. 이 대안은 대립 현안에 대한 것이 아니다. 현안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것이다. 현안보다 태도가 더 근원적인 문제로 보여서.
Ⅰ. 문제의 핵심
대립과 혼란의 현장에 수차례 달려가 봤다. 탄핵 결정 전에도, 후에도. 탄핵 찬성의 현장, 탄핵 반대의 현장 양쪽 모두. 각 현장의 구호도 함께 외쳤다. 좌우 양쪽을 모두 공감(共感) 공사(共思)하려고 노력했고, 양쪽 모두 인터뷰했다. 신기한 사실 발견! 놀랍게도 좌우의 인터뷰 내용이 똑같았다!
좌우 모두 위헌 위법인 이 시대를 걱정하고 있다. 단지 위헌위법자가 다를 뿐. 좌는 “윤xx와 그 일당!” 우는 “이xx와 그 일당!” 좌우를 각각 경청하면서 소름 돋게 만드는 똑같은 소리를 들었다. 인터뷰의 백미를 소개한다. 단어 모독일지 모르지만, 백미란 단어를 쓰고 싶다. 그만큼 내게 인상적이고 충격적이었기에.
● 내가 물었다: “오늘날 한국의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 좌우의 한 목소리: “남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남을 인정하지 않는 게 문제야(예요).”
● 내가 또 물었다. “그럼, 나부터, 우리부터 남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 되겠네(요).”
● 좌우 왈: “걔네 말은 너무 뻔해서 들을 필요가 없어(요).”
한국의 문제가 어디 이뿐이겠냐마는 몸서리치도록 똑같은 이 대답, 오늘날 우리 조국이 가진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남의 소리를 안 들으면 입장이 선명해지고 자신감이 생긴다. 상대에 대해 무례, 혐오, 증오, 악마화도 괜찮아진다. 급기야 상대에게 물리적 폭력을 가하는 지경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좌우 모두가 의지하는 논리와 명제가 있다.
● 극단적인 행동의 논리: 우리가 지지하는 자들은 나쁜 놈, 우리가 반대하는 자들은 악마!
● 좌우 모두의 허위 명제: 지금 우리는 악마와 싸워야 해서 나쁜 놈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 (나쁜 놈은 고쳐 쓸 수 있지만, 악마를 방치하면 우리가 잡아먹힌다나.)
Ⅱ. 문제의 원인
1. 교육의 정신분열증
이건 안 다루고 싶다. 너무 지난한 작업이 되기에. 그래도 문제의 근본 원인이므로 화두 식으로 한 마디만. 근본 원인은 교육의 정신분열증! 교육이 상반된 목적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의 목적을 흔히 바람직한 인격 형성과 행복한 사회 만들기라 한다. 행복한 사회는 구성원이 성숙한 인격체일 때 가능, 결국 교육의 목적은 바람직한 인격 형성. 더 줄여 ‘인성 교육’. 인성 교육은 사단(四端)을 키우는 것. 사단이란:
• 측은지심(惻隱之心): 타인의 불행을 공감하며 가슴 아파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
• 수오지심(羞惡之心): 의롭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
• 사양지심(辭讓之心) : 겸손하여 타인에게 양보할 줄 아는 마음
• 시비지심(是非之心) :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마음
맹자 왈, 사단 중에 하나라도 없으면 인간이 아니라(非人也). 오늘날 교육의 실질적 목적과 결과는 사단과 상관없는 듯, 오호통재라.
인성 교육이 교과서엔 반영되어 있는데 (대략 그렇단 얘기), 실행과 평가는 딴판인 게 현실. ‘점수 다다익선’이 오늘날 교육의 실질적 목적. 결국 ‘다다’의 소수자가 위너, ‘소소’의 다수자는 루저. ‘물질 다다익선’은 ‘점수 다다익선’의 동기인 동시에 결과. 그래서 ‘돈 세상’이 된다. 돈의 두 가지 의미: money & crazy. 돈 세상에서 돌아버린 사람들은 돈 획득 유지를 위해 ‘권력 다다익선’에 몰닉(沒溺). 점수-돈-권력의 삼박자를 갖추기 위한 몸부림이 오늘날의 정국 초래. 이런 걸 철학적으로 풀고 싶었지만, 대중적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여기서 끝~!
2. 인지 편향 (cognitive bias)
대다수 인간은 판단할 때 ‘저에너지•저스트레스•고효율’을 추구. 기력과 역량이 떨어지는 사람일수록 더욱 그래. 그러다 보니, (1) 고에너지를 요구하는 원천 자료보다 저에너지로 가능한 요약본에 환호. (2) 부정적인 정보보다 긍정적인 정보 선호 (∵ 저에너지•저스트레스 위해). 부정적인 정보 처리, 즉 반(anti) 자기 성향의 정보 처리는 안주하던 기존 세계와 자기 성향을 거스르는 작업. 이는 고에너지•고스트레스•저효율 작업. ‘저•저•고’를 위해선 결국 ‘인지 편향’으로 귀착.
인지 편향이란 인식, 지식, 판단이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과 그 현상. 편향은 속성상 스스로를 강화(reinforcement)하는 다른 편향과 연결. 결과적으로 공정한 시비지심(是非之心) 증발, 편향이 고효율의 원천이라 착각하게 해.
과도한 인지 편향은 자기와 공동체를 망치는 마약! 펜타닐 총 맞은 한국 정국: 총 맞은 것처럼, 정신이 너무 없어, 어떻게 좀 해줘, 날 좀 치료해 줘, 이러다 내 가슴 다 망가져, 구멍 난 가슴에 어느새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흘러, 이러기 싫은데 정말 싫은데, 정말 싫은데, 정말, 어떻게 좀 해줘, 날 좀 치료해 줘, 이러다 내 가슴 다 망가져, 총 맞은 것처럼. 정말 가슴이 너무 아파, 이렇게 아픈데 이렇게 아픈데 살 수가 있다는 게 이상해, 가슴이 뻥 뚫려 채울 수 없어서 죽을 만큼 아프기만 해, 총 맞은 것처럼 ~🎶🎵~ (발라드의 여왕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에서)
3. 좌우 모두에 만연한 인지 편향들
(1)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자신의 신념이나 가설과 일치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밖의 정보는 간과 무시하는 경향. 이 편향에 빠지면 다양하게 나열된 정보를 보더라도 자신의 성향에 맞지 않는 정보는 안 보여. 나아가 스스로 알고리즘을 걸어 편향된 정보만 찾아다녀. 결국 오판으로 인한 잘못된 결정과 행동 초래.
(2) 고정관념 편향(Stereotype Bias): 사회적 카테고리에 의해 지극히 단순화한 공통의 특징을 그 범주 소속원 모두에게 적용 고정하는 현상. ‘중국놈(때국놈), 일본놈(왜놈), 좌파, 우파, 여자들은... 등은 고정관념 편향의 대표적 산물. 고정관념은 간편 선명한 사고 촉진제요 힘이 되지만, 고정관념 자체가 폭력임을 알아야. 이 편향에 빠지면, 사람이나 사건의 다양한 면에 소경이 돼.
(3) 행위자-관찰자 편향(Actor-Observer Bias): 문제 발생 시 행위자는 자신의 외적 요인에, 관찰자는 행위자의 내적 요인에 주목하여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는 경향. 예: 지각한 사람은 ‘길이 막혀서’라는 자기 외적 요인을, 지각한 사람을 관찰한 사람은 ‘게을러서’라는 행위자의 내적 요인을 생각.
(4) 밴드 웨건 효과(Band Wagon Effect): 밴드 웨건(퍼레이드의 선두차)을 그저 따라가는 현상, 즉 앞선 듯이 보이는 현상을 그저 좇는 현상. 편승 효과라고도. 선거에서 ‘우세’로 보도된 당 또는 인물을 보도에 편승하여 주체적인 깊은 분석 없이 지지하는 현상이 대표적인 예. 정치 거물들이 명태균의 여론조사 조작에 얽힌 이유가 대중의 이 편향을 의식했기 때문. 선거철에 신당들이 여야가 차지한 1번과 2번 바로 다음 번호(3번)를 차지하려는 이합집산도 이 편향 때문.
(5) 집단의 극단화(Group Polarization): 의사결정에 있어서 집단이 개인보다 더 극단화하는 경향. 주요 원인은 집단에 묻혀 개인적 책임감이 덜어지는 가운데 구성원으로서 충성도 표현의 욕구가 과도하게 발현되기 때문. 좌우 막론 집회 현장의 극단화된 강연 내용과 구호를 보라.
(6) 궁극적 귀속의 오류(Fallacy of Ultimate Attribution): 자신 또는 내집단(자기가 속한 집단)이냐 타인 또는 외집단이냐에 따라 평가 기준과 그 기준 적용이 달라지는 경향. 귀인 편향(歸因偏向, 영어: attribution bias 또는 영어: attributional bias)이라고도. 자기나 내집단의 성공은 내적 요인(예: 재능, 노력 등) 때문이고, 실패는 외적 요인(예: 환경, 방해 등) 때문으로 여김. 반면 타인 또는 외집단의 성공은 외적 요인 때문이고, 실패는 내적 요인 때문. 이로써 자기나 내집단은 호평, 남이나 외집단은 악평. 시쳇말로 ‘내로남불’ 편향. 개인이기주의 또는 집단이기주의, 불공정 방조 또는 조장, 당 짓기, 정의 훼손 등을 낳는 폐단.
(7) 적대적 미디어 효과(Hostile Media Effect): 자기 생각이 팩트(fact)이고 현실(reality)이며 그래서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자신을 지지하는 보도 매체를 중립적이요 객관적이라고 평가하는 반면,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매체를 상대 진영에 치우친 편향 매체로 여기는 경향. 이 효과에 젖은 사람은 중립 보도를 좌는 우편향으로, 우는 좌편향으로 간주.
(8) 현상 유지 편향(Status quo Bias): 새로 도전하는 것이 합리적인 상황에서도 실패를 겁내거나 수고를 꺼려 현재 상황을 유지하려는 경향. 이 편향에 젖은 사람은 도전을 통한 큰 유익보다 손해나 불이익이 적은 쪽을 택해. 판단할 때 ‘저에너지•저스트레스•고효율’을 추구하는 인간의 특성과 맞물려. 기력이 떨어지는 세대가 특히. 다음 두 가지 푯대로 이 편향을 떨쳐내야. ① 현상을 유지하면 달라지는 일이 없거나 손해인가? ② 도전하면 유익이 생기거나 본전인가? 두 질문에 긍정이면 무조건 도전 요.
4. 인지부조화 회피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란 자기의 기존 생각과 가치에 반하는 것이 긍정적인 의미가 있는 것으로 등장할 때, 기존의 것과 새로운 것이 내적으로 충돌하는 현상. 인지부조화는 상반된 두 지식이 한 자아 안에서 충돌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정신적인 불편함과 고스트레스를 유발. 인지부조화가 고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더 근본적인 이유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의 정합성이나 행동의 일관성을 중요시하기 때문. 정합성과 일관성이 없으면 보통 미쳤다고 치부. 미친 사람은 정상 활동에서 배제되므로 미친 사람이 안 되려다 보니 고스트레스가 찾아 와.
그럼에도 인지부조화는 고스트레스 상황이더라도 고에너지를 들여 극복해야 할 대상이지 회피해야 할 대상은 아니야. 문제는 기력과 역량이 떨어지는 사람일수록 인지부조화를 본능적으로 무조건 회피. 많은 경우 수구(守舊)를 고집해. 또는 정합성 일관성 없이 갑자기 전향하기도. 이러한 경향은 좌든 우든 마찬가지.
한 예: 냉전 종식 이후엔 이념과 체제보다 경제적 국익을 바탕으로 한 국가 간 상호 의존성을 더 중시하게 돼. 그럼에도 여전히 빨갱이-용공-종북 프레임에 감동하는 집단이 있어. 가족과 재산을 잃고 남하한 피난민의 한 맺힘, 그로 인해 신앙이 되어버린 프레임이기에, 좌익 용공이 그분들에게 얼마나 큰 공포임을 알기에,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그것이 과연 오늘날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될까? 또 다른 예: 일제 치하의 설움과 고통이 사무친 사람들이 친일 척결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걸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지만, 친일 척결 일변도가 국익 중심의 국가 간 상호 의존성의 시대에 과연 적합할까?
이 두 예 모두 기존의 인지와 새로운 인지 사이에 부조화로 인해 발생한 사례. 신구(新舊)의 인지부조화 때문에 구(舊)가 신(新)을, 신(新)이 구(舊)를 몰아내며 상대를 악마화하는 것으론 발전과 통합이 아니라 퇴보와 분열을 낳을 뿐. 통합 승화를 위한 대안이 절실하게 필요한 현실.
5. 기득물과 기득권 유지
한쪽에 치우쳐 남의 소리를 듣지 않게 되는 또 다른 이유는 기득물과 기득권 유지 때문. 적지 않은 사람이 자기의 이익이 걸리면, 시비지심은 물론 수오지심을 잃고 몰염치 파렴치에까지 이르러. 측은지심과 사양지심은 이미 팽개친 지 오래고.
기득물의 예: 돈, 권력, 추종자, 지지자-표심 등, 이는 주로 지배자들의 기득물. 피지배자들의 기득물 예: 소속감, 편승 효과를 통한 대리만족과 자아실현 등. 피지배자들은 이런 기득물을 통해 지배자(아이돌)들과 동일시 (‘강자 동일시’ 현상) – 자기도 저렇게 잘하는 걸로, 저렇게 힘이 센 걸로 착각하고 그걸 낙으로 삼아. 또는 소속감으로 안정을 누려. 지배자든 피지배자든 기득물과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자기 생각과 반대되는 얘기에 귀 기울이지 않아.
6. 빌런(villain)의 득세
주장의 정합성과 일관성을 무시하는 사람들, 언행일치를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사람들이 있어. 어제는 이 말, 오늘은 저 말 하는데도,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아. 이런 자들은 두 종류.
하나는 직전에 언급했듯이, 기득물과 기득권 유지 목표를 달성하여 힘을 갖게 된 자들. 특히 돈 또는 권력 획득을 최최우선으로 여기며 획득에 성공한 자들. 가진 돈과 권력으로 정합성과 일관성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오히려 지배할 수 있게 돼. 고로 그들은 그저 돈만 더 축적하면 되고, 권력만 더 움켜쥐면 된다고 생각. 맹자에 의하면, 그들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다. 사단(四端)을 모두 저버렸기에.
다른 하나는 요즘 각광을 받으며 부각되는 자들이다. 자기 이익 또는 영향력 확대를 위해 미친 척하고 아무 소리나 극단적으로 떠들어 젖히는 자들. 미친 척, 미친 짓을 할수록 영향력이 증대하고 추종자들이 생긴다. 언어 폭력은 물론 물리적 폭력도 서슴지 않는다. 나아가 추종자들이 폭력을 행하도록 부추긴다. 좌 빌런이든 우 빌런이든 빌런 퇴치가 미래의 큰 과제.
Ⅲ. 현실적인 대안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는 그게 대안. 단 대중적이고 실질적인 것만 제시한다. 우선 인지 편향 해결부터. 교육의 정신분열증은 말미에 약간만 취급.
1. 판단에 앞서 원천 자료를 직관 직독하라!
원천 자료는 배의 닻과 같다! 원천 자료를 직관 직독하지 않으면, 폭풍우 속에 닻을 내리지 않은 배와 같이 가짜 뉴스의 허리케인에 마구 흔들려. 나름 흔들림을 방지하고 주체성을 확보하려 인지 편향을 택하는 건 매우 잘못된 선택. 인지 편향은 오판이라는 괴물의 실한 먹이일 뿐. 이런 폐단을 막는 길은 원천 자료 직관 직독!
길거리에서 차별금지법 반대 서명을 권하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항상 물었다. 차별금지법 읽어봤냐고. 읽어봤다는 사람을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정말 한 번도! 2020년 발의된 차별금지법은 총 27쪽, A4용지 10포인트 크기로 18쪽 분량밖에 되지 않아. 가타부타를 떠나서 그 정도도 안 읽은 채 그토록 대규모로 그토록 극심하게 반대 운동을 하는 것은 양식 있는 사람이 할 일은 아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보통 세 종류의 반응을 보인다. 가장 긍정적인 반응: 그렇네요. 읽어봐야겠어요. 다소 불편해하는 반응: 잘 요약된 내용을 봤어요, 극도로 불쾌함을 드러내는 반응: 쓸데없는 소리, 동성애 찬성자세요? 나의 질문과 의도가 동성애 찬반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었음에도 이런 반응이 나오는 상황이 슬프다. 차별금지법은 동성애만 다룬 법이 아님에도, 열아홉 가지 항목을 다룬 것임에도 법안 전체 반대 운동? 이것이 바로 원천 자료를 읽지 않은 폐단.
요즘 대통령 탄핵 건으로 나라 전체가 들끓어. 제대로 판단하려면, 좌 또는 우로 치우친 해석과 논평을 보기 전에 먼저 헌법재판소의 심리 과정을 직관하는 게 기본. 재판소에 가진 않더라도 현장을 중계하는 동영상을 먼저 봐야. 시청 시간 단축을 위해선 동영상을 1.5 또는 2배속 기능, 또는 대사 스크립트 기능을 이용하면 편리.
2. 찬반 주장을 함께 섭렵하라!
남의 소리를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판단을 내리는 건 어리석고 스스로를 위태하게 하는 짓! 자기주장 강화를 위해서도 남의 소리를 들어보는 게 기본. 찬반 주장을 섭렵해야 바른 판단 가능. 구체적인 대안은 아래에. 아래의 좌우 구분은 인지 편향 중의 하나인 적대적 미디어 효과(Hostile Media Effect)가 작동하기에 정확 공정하다고 할 수 없지만 통상적인 분류를 따라.
(1) 좌우의 뉴스를 함께 보자: [신문 기사] 조•중•동 vs. 경향•한겨레•오마이뉴스. 네이버는 신문 선택 기능이 있어 일단 설정해 놓으면 함께 보기에 편리. [방송 뉴스] mbc•jtbc vs. kbs•ytn.
(2) 유투브 시사 프로도 좌우를 함께 시청하라. 다음은 2월 26일 현재 100만 이상 구독자 유투브. 좌: 겸손은 힘들다(205만), 매불쇼(230만), 뉴스타파(157만), 오마이tv(234만). 우: 신의한수(162만), 고성국tv(123만), 배승희 뉴스배송(153만), TV조선(259만)의 ‘시사쇼 정치다’ 또는 ‘신통방통’. cf, 신원식 대통령안보실장이 언급한 윤 대통령이 즐겨 시청한다는 유투브가 세 가지 있지만, 셋 다 100만 구독자에 못 미쳐 소개 불요.
이 많은 걸 언제 다 보나? 비교하며 보다 보면 시청 요령이 생기고 허접한 내용을 쉽게 구별하게 돼. 일단 한 주라도 양쪽을 봐 보시라. 특히 주제가 뜨거운 감자일 경우 오판 방지를 위해 반드시 양쪽을 함께 봐야.
3. 작은 사안별로 접근하라.
민주당은…, 국민의 힘은…, 젊은이들은…, 노인들은…, 한국은…, 탄핵은…, 이런 식으로 정국을 얘기해선 자기 감정 토로 수준에 멈추기 십상. 이런 식의 감정 토로는 쌍방 감정 대립만 유발. 대화는 불가능. 작은 사안별로, 소주제별로 접근해야 판단다운 판단, 대화다운 대화가 가능. 11차(최후) 변론의 청구인 측 입장과 피청구인 측 입장은…, 최소한 이 정도로 사안을 작게 잡아야.
보통 정치 이슈가 사회에 부각될 때는 이미 포괄적인 큰 사안이 되어 있는 게 문제. 하지만 그럴수록 큰 사안 속에 담긴 작은 사안, 소주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게 문제 해결의 길. 당장 큰 건이 눈앞에 있는데 작은 건만 다룬다면 어느 세월에 문제 해결? 급할수록 돌아가야.
작은 사안, 소주제를 철저히 다루는 것만으로도 많은 불필요한 수고와 감정 노동 및 대립을 피할 수 있어. 일반인들이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양쪽을 살피며 작은 사안 소주제에 천착하는 모습을 보이면, 문제 유발자가 함부로 행동하기 어려워져.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게 아주 중요! 많은 사람이 한쪽의 천박한 꾐에 넘어가지 않고, 양쪽을 매의 눈으로 살피는 게 소시민의 기본자세가 된다면, 민주주의의 수준이 상승할 것. 특히 오늘날 사회를 무법천지로 만드는 악마와도 같은 빌런(villain)들과 그 일당 퇴치에 유효.
큰 주제가 피할 수 없는 당면 과제로 떠오른다면, 장기간을 대상으로 삼지 말고 하루하루를 소주제로 삼아 접근해야. 탄핵 심리의 예: 1차에서 11차까지 이어진 모든 변론을 한 번에 말하기보다는 먼저 한 차수의 변론을 대상으로 해야. 한 차수 변론을 유투브를 통해 직관하고, 좌우 양쪽의 논평을 섭렵한 후 판단을 정립해야. 이렇게 하다 보면 어느 논평이 실한지 어느 게 허접한지 알게 되고 든든한 자기 견해가 생겨. 이것이 뉴스 방송과 유투브의 능동적인 소비자가 되는 길. 이것이 아차 하면 수동적 소비자 즉 알고리즘에 노예로 전락하는 위험에서 스스로를 구원하는 길,
물론 이걸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어. 그렇다고 확증 편향과 알고리즘의 노예가 된들 무엇을 얻게 되나? 좌우의 극단 대립을 통해서 얻은 게 무엇인가? 그 노력을 작은 사안, 소주제 천착에 썼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이런 질문을 해보면, 작은 사안 소주제로 접근하는 작업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게 돼. 무엇보다도 작은 사안, 소주제를 다루면 논의와 대화가 가능해져.
4. 팩트체크를 체크하라.
돈(돈)에 돈(crazy) 가짜 뉴스 유포자들. 이런 자들에게 놀아나서야. 많은 가짜를 잠재우는 길은 팩트체크. 신뢰할 만한 팩트체크 방송을 별도로 자주 시청 요. 대표적인 사이트: mbc의 ‘알고 보니’, jtbc의 ‘팩트체크’, KBS의 ‘팩트체크 K’, 구글의 팩트체크 검색기 (https://toolbox.google.com/factcheck/explorer/search/list:recent;hl=ko) 등. ‘알고 보니’를 맨 앞에 거론한 이유: 한국언론학회와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산하 SNU팩트체크센터가 수여하는 '한국팩트체크대상 우수상'을 2년 연속 수상. 특정 사안에 대해 팩트체크하고 싶을 땐 그저 인터넷 검색창에 사안 제목과 함께 ‘팩트체크’를 입력하면 대부분 분별 정보가 떠.
5. 사단(四端)의 본을 보이라!
• 측은지심(惻隱之心): 타인의 불행을 공감하며 가슴 아파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
• 수오지심(羞惡之心): 의롭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
• 사양지심(辭讓之心) : 겸손하여 타인에게 양보할 줄 아는 마음
• 시비지심(是非之心) :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마음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인 교육의 정신분열증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선각 선구자들이 사단(四端)의 본을 보이는 길밖에 없다. 말이나 글로는 부족. 사단의 아름다운 마음들이 선구자 또는 선구 그룹들을 통해 꽃 피워지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종교마다 사단에 상응하는 심오한 가르침들이 있음에도 대안에 굳이 사단을 언급한 것은 무종교인들을 고려했기 때문. 무종교인들은 사단을, 종교인들은 자기 종교의 지상 덕목을 얼마나 실천하는가에 교육의 정신분열증 치유가 달려. 교육의 정신분열증이 치유기 시작하면 오늘날의 정국 혼란도 치유가 시작될 것.
이런 의미에서 오늘날 좌우의 극한 대립 현장은 참된 인간의 시험대인 동시에 진정한 종교의 시험대이다. 사단의 본을 보여 인간의 향기를 발하는 자, 종교의 지상 덕목을 실천하여 신앙의 향기를 발하는 자들이 많아지기를 손 모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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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위의 네 가지 대안이 가정에서, 교실에서, 찻집에서, 술집에서, SNS에서, 법당에서, 예배당에서 얘기되고 실천된다면, ‘찢어진’ 우리나라 국민이 급속히 변화되어 가는 자신들을 보고 ‘찢었다!’를 외치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미친’ 사회가 급속히 치유되는 것을 함께 보며 ‘미쳤다!’를 외치는 날이 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