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리고 불쑥 불쑥 그리워지던 사람들 잊고산 얼굴들을 주저 앉히기엔 너무나 많은 시간이 흘러 밤새 이번엔 누가 올것인가를 고대하며 벼릇끝 그 정겹던 곳으로 부터 연을 맺었던 사람들은 간 밤을 하얗게 지새지 않았을까? 먹고 살기가 너무나 빡빡해져 마음을 접어야겠다는 친구의 말에 계획도 없이 겁없이 산 내 인생이 막장은 아닌지... 그러나 수십 수백억대의 재력가도 세월앞에 무서리 맞아 오그라지는 이파리처럼 속절없이 한줌 흙으로 가는게 우리네 인생인것을 생각하면 건강할때 한번더 만나는것이 더 가치있는 삶이 아닐까 가만히 생각해본다.
사계절 변방의 시오리길을 걸었던 그 길위의 흔적들이 오늘 다시 가을에 풍덩 빠져있는 금정산자락에 모여 들었다. 혼자였다면 감히 걸을수 없었던 흙먼지 일든 신작로와 재, 형들과 벗 그리고 아우들이 함께 하였기에 벅찬 그 길을 걸을수 있었던 그래서 벼릇끝에서 삶의 지혜를 익힌 사람들은 유달리 그 정이 남다르다. 아릿한 첫사랑처럼 말이다.
동문산행의 묘미는 꼭 정상을 가지 않아도 된다는 등식이 성립된다. 그립고 보고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리움의 풍경이면 우린 족하기에 굳이 악을쓰며 정상을 기어 오를 필요는 없다. 누이(시인 김경성)의 싯귀절이 생각난다. 절구통에 고여있는 빗물, 저 홀로 볕들이고 풀씨 앉혀서 잎 틔워내는 몸짓이 녹물 뒤집어쓰고 있는 양철 지붕 찢어진 가슴 닮았다 버리지 못하고 마루밑에 던져놓은 신발 몇켤레, 금세 먼지 툭 털어내고 달려 나올것 같다. 방문에 기대어 그림자 내?고 있는 햇빛은 차라리 그리움이다. 그렇다 우리는 너무나 어려운 시기를 살아왔던 그리움 많은 벼릇끝 사람들이다.
붉은 비단천이 감싼 범어사 경내 불상을 호위하는 군상들이 마치 생명이 있는듯 속세를 꾸짖듯 푸드득 번득이지만 그다지 욕慾없는 필자의 마음은 이렇게 편할수가 없다. 한걸음에 달려온 김해 아우는 그래서 필자를 변함없이 따라 나서게 한다니 다시 한번 옷깃을 여미어 본다. 한국 문학의 요람 매월당 김시습을 필자는 존경한다. 명예에는 관심도 없었고 생업도 돌보지 않았지만 오직 청빈이라는 뜻을 지키며 산수좋은곳을 찾아 시를 짖는걸 즐긴 선비중의 선비, 단종을 퇴위시키고 권좌에 오른 수양의 작태에 통분한 매월당은 읽던 책마져 불태우고 설잠 이라는 법명으로 스스로 중이되어 방랑의 길에 나선다.
현실도피자라고 작금의 사람들은 손가락질 하겠지만 능지처참된 사육신의 시신이 걸레처럼 흩어져 있을때 후한이 두려워 아무도 처형장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할때 김시습은 바랑에 이들의 찢겨진 시신을 담아 노량진 강가에 묻어준 비겁하지 않은 용기있는 행동하는 양심이였다. 山居百詠을 떠올리게 한 법어사를 돌아 붉게물든 단풍나무를 이고 고당봉을 향한다.
사진 ▲ ▼ 작금의 불상은 한점의 조각작품이다. 사진가의 구도에 따라 그 멋이 또 다르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소원하지만 행복은 제 각각의 객관성과 주관성으로 형성되는 것이지만 동일한 조건과 환경속에서도 행복은 각기 다르다고 했던가. 그러나 오늘 우리들의 행복은 가슴 뜨거워지는 지난 시절의 추억이 포개져 풋내음 그윽하던 고향길을 달려가는 기분이 아닐까?
소년처럼 가슴 설레임으로 만난 동기들 어수선한 오늘을 힘겹게 살고 있지만 오늘 이 순간만큼은 가벼움이 걸망에 가득하다. 세월의 속도에 우리들 모습들은 변해가지만 오롯한 그 시절 추억은 아직도 또렷하다. 수년만에 만난 고향 선배님 주옥같은 하모니카 소리가 도랑 풀섶에 형광하던 반디불이와 너무 잘 어울리게 하던 서만수 형님 그리고 낮익은 두문 연화 선배님들 인생의 종착점은 늘 멀리에 두시고 가볍게 걸어가는 행복한 삶 이어가시길 빕니다.
▲ 예술분야는 각기 다르지만 시와 사진은 간결함을 담는것은 상통한다. 그래서 헤즐럿 후배의 시는 사진이 되고 필자의 사진은 때론 詩가 된다. 화랑을 하는 친구 역시 우리와 그 뜻은 같을지니 오늘 필자의 사진속에 이들의 모습이 더 없이 아름답다. 이쁜 서울후배덕에 사진이 빛난다.
사진 ▲ 정말 가슴 따뜻한 선배님들을 다시 산행길에서 만나 한잔술로 정을 더 쌓아가니 헤여짐은 아쉽기 한량없다. 내년에는 한양에서 산행길을 한번 열어 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필자가 여기 적어본다.
명산이였다. 고당봉아래 홍엽의 비단천의 거센 물살을 거슬려온 바위들의 직립은 흙내음 그리운 금태산의 병풍바위를 닮아 무던히 반갑고 실루엣 저 너머로 희미한 길은 어쩌면 우리네 인생길을 닮지 않았는가? 산길에서 다시 만난 친구 오누이의 아름다운 만남은 제대로 살갑게 해주지못한 내 누이의 얼굴을 생각나게 한다. 서울서 천리를 달려온 친구내외의 아름다운 동행 역시 내년에도 보았으면...
사진 ▲ 멋쟁이 친구 오누이를 필자의 카메라에 담고...
사진 ▲ 그리고 아름다운 동행을 한 "한만 친구내외" 내년에도 산길에서 다시 만나 뵙기를...
사진 ▲ 세상 가장 멋진 내 동기들 (서울 윤익. 부산 용태. 창원 종안. 창원 규덕. 그리고 서울 한만 친구내외 고담봉에 서다. 꼬마가 필자의 앵글에 들어왔다. 허 갑자기 서울 손녀가그립네.
100년만에 쏟아진 폭설때문에 온 도시가 마비되어 고속도로에서 하차하여 만덕고개를 올라 산성고개 고당봉 계명봉을 거쳐 지경고개를 간 낙동정맥길의 금정산 구간중 하나였던 산성고개 - 북문 - 고당봉- 장군봉- 계명봉 - 1044번도로 -지경고개길, 암봉의 쟈일이 얼어 넘어지고 미끄러져 온몸이 꽁꽁얼었던 50대 정맥길은 그래서 의지와 인내가 더 필요했는지 모른다. 도상거리 600여km의 낙동정맥 종주의 한구간중 일부지만 오늘 여기서 다시 벼릇끝 정겨운 사람들과 만나니 감회가 새롭다. 저 멀리 안개속에 대원들과 갔던 지경고개이겠지... 세월은 정상의 모습까지 시설물로 변화시켜 놓아 옛 정취라곤 오직 표지석뿐이다.
이 산자락에 금샘이 있어 붙여진 금정산, 곳곳에 흩어져 있는 사연 담은 문화유적이 산적한 금정산은 부산 양산의 산소통이자 소통 그리고 만남의 장이다. 숙종 1703년 경상감사가 동래부사 박태하을 시켜 쌓았다는 기록이 있다. 허공에 푸른 삶을 걸어논 계곡옆 수목은 시간의 구비구비를 건너 물들고 있다. 아무리 잊고 건너려 해도 무게있는 세월의 강을 그냥 지나칠수는 없는법 그래서 자연과 인간은 늘 조화를 이루며 그 생 과 사 또한 함께 하는가 보다. 굼실굼실 구름들이 안개를 몰고와 만산 홍엽의 장관은 다 보여주지 않았지만 실루엣 처럼 보여준 가을 금정산의 모습은 한폭 수묵화가 아니었던가? 하산길 계곡의 맑은물줄기 생명을 주더니 이끼낀 소폭들 사이 떨어진 빛깔 고운 낙엽들이 어찌 필자의 앵글을 피해가리 시간만 있으면 삼각대를 세우고 시시각각 빛이 변하는 모습을 담으련만... 참 아쉽다.
너무나 아쉽고 허접한 뒷풀이
아무리 뇌리에서 지우려고 무진 애를써도 쉽게 지울수가 없다 아니 부아가 치민다. 하산후 무르익던 뒷풀이 탓을 동문들의 무질서로 떠넘기기에는 진행자의 미흡함이 여실히 드러난 실수다. 어눌한 말솜씨를 - 진행자의 자질을 논하자는게 아니라 산행진행자와 하산후 산 아래의 뒷풀이 진행자가 각기 달라야 하고 진행 자체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이 아니라 벼릇끝이 동에서 북으로 다시 북에서 남으로 가는 형상이었으니 답답하다. 비롯 전문 진행자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의 상식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옥에 티가 있어야 행사의 반성이 있는법이라지만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객이 우선이 아니라 동문이 우선임을 인지하자
이를 뺀후 허전함과 긴 통증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듯 오늘 이 아쉽고 허접한 뒷풀이의 마음도 차츰 나아지겠지 ..... 어느사이 인생의 마감을 준비하는 세월에 접어들었다. 그래서 더 동기들이 그리워졌는지 모른다. 거문고 가락의 여운같은 그리움들이 또 차곡 쌓여갔을것이다. 다시 일상에서 빡세게 부대끼시다가 좋은날 다시 건강하게 만나보기를 소원해 봅니다. 동문여러분 우리는 벼릇끝에서 삶의 지혜를 함께한 영원한 동반자 입니다. (2011. 10. 마지막밤에 본부지역(진주.사천.고성.통영.거제)회장 유남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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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산길 묻거들랑 원문보기 글쓴이: 기산들
첫댓글 형님!! 고당봉 아래서 식사할때 여성위원회 명숙이 후배가 가져온 특급 매실주 드렸더니 다시 돌아올줄 알았는데 지금와서 곰곰히 생각하니 어디 갔는교 ? 그날 다른기수 들도 돌려야 하는데 정신이 없어 깜빡........ㅋㅋㅋㅋㅋ
그것도 모자라서 쐬주 서너병 조달한다고 진짜 욕받다. 고생했어 준비하느라고...
정겹던 모습들을 한번더 생각하게 합니다
풍광도 멋지지만 맛깔난 글솜씨..잘감상했습니다.감사합니다
멋지기야 우리 후배 동문들 아닐련지 ... 늘 건강하세요
차분히 읽어 보았습니다.
하나 하나 그날의 들떳던 기분이,,
차분히 이야기로 담아져 옵니다.
형과 벗과 아우와 함께 했던 벅찼던 그날의 이야기.
삶에서 잠깐 나올수 있게 해준 그날 였습니다.
여전히 변함없이 건강하게 뵈오니 참 기쁨 였습니다.
그날 채 보지 못한 저 아름다운 색깔,,
다시 보니 너무 이쁩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덜가진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답니다. 건강하세요
즐거웠겠습니다. 못 가서 미안해요. 마침 동료들과 1박하는 야유회여서....
많이 보고싶었는데...
노랑빛깔,붉은빛깔,와인빛깔,,,울긋불긋,,
내 안이 온통 가을색으로 또다시 물들고 있슴을 느끼게 됩니다.
선배님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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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후배님도 늘 건강하세요
참석하진 못했지만 글을 대하니 갔다온 모양으로 시작할때는 들뜬 모습으로 마지막 사진에서는 아쉬움으로 마음이 차분해 집니다. 선배님 늘 건강하시고 사진과 글, 글과 사진 잘 보고 갑니다.
다음엔 시간내어 꼭 참석하여 추억을 가슴에 담으시길...
바쁘다고 술 한잔도 못 드렸네예.
다음 기회되면 한잔 권해 드리겠습니다요.
맞다 데낄라 후배술을 못마시고 왔네 어쩐지 섭섭하다했지요
선배님! 늘상 글과 사진 존경스런 맘으로 잘보고있습니다만.
범어사의 전경과 불상을보니 막 다녀온것처럼 평온해집니다
수고하셨구요..늘 건강하셔요~
후배도 산같은 건강으로 빡센 세상 살기를...
와우~~
멋진 사진기술에서 나오는 저 단풍들의 색채~~~
역시 선배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입니다
같은 장소에서 만나도 많은 말씀도 못나누고 돌아왔네요.
사진 고맙습니다.
본부지역동문회선 언제나 고생하는 후배, 그래서 모습이 더 아름다운가 봅니다. 우리도 속닥한 송년회 함해야할낀데
회장님! 감사합니다 , 돌아올때노래(분교)을 할때 누물날뻔 했읍니다.
송년회모임할때 다시한번 꼭! 다시한번더 분교! 한번더 불려주세요,
그날은 펑펑울람니다, 건강하세요.
그럽시다. 분교 한번 불러봅시다 쐬주도 한잔 하고 그날 고생들 많았소
만나서 반가웠고 함께산행하여 더 즐거웠어요.
본부지역 동문회 무궁한 발전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세월을 잊고 사시는 모습 언제나 보기가 좋았습니다. 늘 건강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