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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농촌 지역에서 겪고 있는 구매난민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사용됩니다.
오늘은 전북대학교 학생들이 함께 이동장터를 참여하겠다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전북대학교 컴퓨터공학과 학생들이 주요 공모사업 발표에 '식품사막화' 주제를 선정하게 되어 지난 10월달부터 준비를 하였다고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지역에서 자료를 얻고자 하였으나 얻을 수 있는 곳이 없어 저희 동락점빵까지 오게되었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미리 와서 함께 참여했으면 좋았으나,
시험기간에 겹쳐서 이번주에 동아리내 대표학생 2명만 오게 되었습니다.
전공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어서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확인하다보니,
아버지께서 한살림 관련 일을 하고 있고, 또 한 친구는 사는 지역이 면단위 지역이라 이 문제가 매우 심각함을 공감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아침에 만나 물건 싣고 즐겁게 출발해봅니다.
9시 15분,
새로운 사람들이 함께 하는 날엔 신기하게도 매출이 많이 생기던 날인데,
오늘은 어째 사람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요즘따라 동네에 사람들이 없는것이 심심치 않은데,
오늘 매출도 참 걱정이 되네요. 그래도 괜찮을것이라고 한 번 더 다독이고 넘어갑니다.
9시 35분,
어르신이 보이지 않아서 옆에 창호 문을 열어보니 거실에 앉아 계셨습니다.
점빵차 왔어요 라고 말씀드리니, 나가자고 하십니다.
쓱 살펴보시고는,
"오늘은 콩나물만 2개 줘~" 하십니다.
다른것은 필요할 때 더 사시라고 말씀드리며 나섭니다.
9시 45분,
오늘도 윗집에 함께 계시는 어르신.
"불가리스 2줄 갖다 드려요?" 라고 소리 치니,
웃으시며 갖고 오라고 하십니다.
갖고 가려고 꺼내보니, 불가리스가 3줄 밖에 없습니다.
어르신께 양해 구하고 불가리스 1줄은 이따 점심에 갖다드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윗집 어르신은 김장을 하실려고 하는지, 액젓 2개도 달라고 하십니다.
어르신들의 사시는 물품 구매는 절기와 시기에 따라 다들 비슷하게 사시는 것 같습니다.
9시 55분,
윗집에서 걸어오시는 어르신.
이미 커피 한 잔을 다 하시고 가시는 것 같습니다.
윗집 올라가니 올라가는 사람들보고 커피 3잔을 준비해주십니다.
"우리 이쁜 대학생 친구들 왔어요~" 하니,
"이쁜 사람들 왔으니 커피 마시고 가게~" 하시는 어르신.
어르신은 또 손주 이야기 하기 시작하십니다. 손주만 13명. 용돈만 줘도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는 이야기 등...
커피 한 잔에 어르신 이야기 한참 듣고 다시 나섭니다.
10시 15분,
사람이 없을 것 같은 마을에 윗집 남자 어르신 내려옵니다.
술을 사실 때가 되셨나 싶었는데,
"우리집에 술이 아직 7박스가 있어~" 하십니다.
선사 들어온것만 족히 20박스는 되셨나봅니다. 지난번 공병으로 박스를 12박스 갖고 왔는데 말이지요.
어르신께서는 간식으로 드실 호빵과, 제리, 그리고 집에서 먹을 동태 하나 사갖고 가십니다.
그 사이에 술 멤버 다른 어르신은 경운기 끌고 다른데로 또 가십니다. 오늘은 놀지 않고 다들 바쁘신 일정이구나 싶었습니다.
10시 20분,
밭에서 일하고 계시는 어르신.
"지난번 공병 얼마 나왔는가?" 하십니다.
공병값만 무려 14,900원.
"거기서 맥주 한 박스 제하고 나머지 줄께" 하시는 어르신.
카스 한 박스 22,200원이니 7300원만 더 받으면됩니다.
싼값에 맥주 한 박스 받아 좋습니다.
11시,
바람이 부는 가을이라 그런지,
시정은 이제 쓰지 않아 천으로 둘러쳐져있고, 회관엔 사람들이 없습니다.
추운날은 나오지 않고 집 안에서 모여 계시는 어르신입니다.
이곳도 손님이 없겠구나 싶었는데,
골목에서 어르신 한 번 나오십니다.
술을 담그시는지 25도 소주를 2병 사시는 어르신.
노인회장님댁으로 가십니다. 오랜만에 본 회장님
"왔어? 마침 잘 됬네, 계란 한 판 주쇼." 하시는 회장님.
어르신 덕분에 계란도 추가로 팝니다.
마을에 사람이 없고, 조용한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인가 봅니다.
노인회장님께 마을 근황 여쭤보니 너무나도 당연한 현실이라 덤덤하십니다.
어르신께 물건드리고 갈려던 찰나,
읍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시는 어르신입니다.
점빵차를 보시곤 손짓하십니다.
"계란 한 판 줘. 이것도 무거워서 못들고 가겠구만." 하십니다.
집까지 들고가시는 어르신,
80넘는 어르신들은 계란 한 판도 들고가는 것이 큰 일이 될 수 있음을,
매일매일 느낍니다.
11시 20분,
읍에서 장보고 오는 어르신, 점빵차 보고 시정에서 보고 보자며 서로 사인보냅니다.
시정에 오니 식용유, 콩나물, 두부 사십니다.
읍에서도 살 수 있는것 점빵차에서 사주시니 감사합니다.
어쩌면 읍에서 모두 다 들고 올 수 없어서 안샀을수도 있으셨겠다 싶습니다.
동네 어르신들 계시는지 여쭤보니,
아랫집 어르신댁에 가보라고 하십니다.
윗집에는 문이 열려있어 아랫집가서 보니 총각무에 쓰일 무를 다듬고 계십니다.
"어르신 집에가니 문열려있어서 문닫고 여기 오니 여기 계시네요~" 하니,
"이웃같이 문단속도 해주고 얼마나 좋아~" 하십니다.
"이 놈의 무가 이쁘게 보이진 않아도, 맛은 괜찮아~ 들어가서 커피 한 잔 하고 가~" 하시는 어르신.
지금은 한창 일하고 계실 때니 커피는 난중에 먹기로 합니다.
어르신께 인사드리고 갑니다.
11시 40분,
마지막 마을 가니, 어머님 두분 함께 오십니다.
다친 손으로 일하고 오셨는지 여쭤보니,
"우린 늘 복장이 이래~ 일 안했어~" 하십니다.
코다리 하나, 콩나물 두개, 두부 한개 사가시는 어머님 두 분.
한 손이 불편하니 다른 어머님이 결제 함께 해주시고 들어주십니다.
이웃에 이렇게 함께 할 사람이 있는 것만으르도 살만하겠지요.
13시 20분 ,
출발하기 전 전화가 왔습니다.
"아까 마을서 못만나서~ 점빵에 카스 미니 있지요?" 하셨다는 연락.
매장오자마자 "이거 내꺼지요?" 하며 두박스 갖고가셨답니다.
고정 구매를 해주시는 동네 어르신. 척하면 착입니다.
13시 30분,
올라가는 길, 어르신이 점빵차를 잡습니다. 바쁘셨나봅니다.
"나 물건 주고 가~" 하시는 어르신.
댓병 하나, 설탕 1개 사십니다.
13시 45분,
어르신 밖에서 콩 털고 계십니다.
점빵차 세우니 어르신께서 물엿하고 액젓 하나 사십니다.
불가리스 안사시는지 여쭤보니,
"아들이 안와서 내가 다 먹었어~ 거 나중에 보니 유통기한이 지났더라고~" 하십니다.
아들 때문에 샀던 불가리스였는데, 혼자 드신 어르신,
내심 아쉬운 소리가 목 밑에 차 있으십니다.
13시 45분,
지나가는 길 가게 앞 위원장님이 주민분들하고 한 잔 하고 계십니다.
"이거 하나 먹고가~~" 하시는 위원장님.
시간이 너무 늦어서 마음만 받겠다고 하니,
웃어주시면서 조심히 운전하고 다니라고 하십니다.
반갑게 인사해주시는 주민분들 감사했습니다.
13시 50분,
회관에 가니 주민들이 많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나 깡맥주 말한거 있지? 그거 한 박스랑, 댓병 2개, 그리고 콩나물 한개, 그리고 두부 2개 줘." 하시는 어르신.
미리 전화주신거 꺼내서 실어드립니다.
아랫집 어르신은
"콩나물 2개, 두무2개, 댓병 한개.. " 하시며 "기다려봐 나 돈 갖고 올게~" 하십니다.
그 사이 옆집 사모님 퐁퐁, 미원, 그리고 컵라면 등 사십니다.
기다리는 시간. 멀리서 어르신 한 분 전동 자전거 타고 오십니다.
"아니 울 회관꺼 외상 줄 수 있나? 뭐가 없는데." 하시는 어르신.
"회관꺼로 콩나물 2개, 고등어 두손, 코다리 한개.. 일단 이것만 줘봐." 하십니다.
물건 넣는사이 아랫집 어르신 오셔서 물건값 주십니다.
올랜만에 회관 앞 마당이 활발해졌습니다.
다른 어르신들 왔다갔냐는 어르신 말씀에, 좀 전에 다 사고 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14시 40분,
오늘은 시간이 많이 늦었습니다.
급히 내려가는 길, 논에서 일하시던 어르신이 손짓하십니다.
"어이~!! 내가 못들었네~" 하시는 어르신.
"나 이번주 깻잎 좀 담으려고 하는데, 간장 좀 2개 주쇼." 하십니다.
장터 차 보니, 애간장이 하나 밖에 없습니다.
"그럼 맛난 놈으로 줘~" 하시는 어르신.
진간장, 양조간장 하나씩 드립니다.
"에이 내가 산다는데, 그 몇천원으로 나 그렇게 쪼잔한 놈 아니여~" 하시는 어르신.
집에 갖다 드릴지 여쭤보니 전동차에 실어달라고하십니다.
어르신 차에 실어드리고 급히 내려갑니다.
14시 50분,
오늘은 어르신 나와계십니다. 무엇이 필요해서 계신지 싶어 여쭤보니,
"오늘은 살게 없네~ 일단 그냥 나왔어~" 하십니다.
그 사이 옆집 이모님 커피 하나 사러 오십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비싼 값, 마음을 감추실 수 없습니다. "생각보다 비싸네~"
그래도 못들은척 물건 드리고 인사드리며 나섭니다.
15시,
오늘은 아랫집 어르신께서 맥주 한 박스 갖다 놔달라고 하십니다.
"카스 한 박스랑 라면, 메운놈 하나 주게~"
"울 아들 온다니깐~" 하십니다.
그 넓은 집에 늘 혼자 계시는 것 같아 지나갈 때마다 늘 신경이 쓰였는데,
누군가 오고 그 넓은 곳에 다른 소리가 난다고하니, 다행이다 싶습니다.
어르신 창고에 카스 한 박스 넣어드리고, 라면은 거실에 놔드렸습니다.
15시 10분,
우리 어르신 만나러 윗집가니, 생활관리사가 말씀하십니다.
"일하러 갔어~"
뒤에가보니 어르신 곡갱이 들고 콩 심고 계십니다.
저 넓은 밭 천천히 한다고하시면서 풀 하나 없이 관리하고 계십니다.
정말 신기합니다.
체력적으로, 신체적으로 어르신들이 더 약할텐데,
어떻게 저렇게 관리를 잘하실까.
저렇게 움직여야, 삶에 원동력이 되고 생기가 도니 그러시겠지요.
어르신께 인사만 드리고 바로 내려왔습니다.
회관에가니, 어르신들이 많이 안계십니다.
남자 어르신은 회관 공병 챙겨가달라고 합니다.
회관 뒷편에 쟁여있는 공병,
"내가 뚜껑을 다 닫아놔서 암것도 안들어갔어 꺠끗해." 하시는 어르신.
어르신께 체크하고 난중에 갖고가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회관으로 오신 건너편 집 어르신.
"우리집 공병 값 얼마인가?" 하시더니
"그 쌀로 만든 면이 있더만, 그거 있어?" 하십니다.
칼국수를 해먹을려고 하시는데, 쌀로 만든 면을 넣으시겠다며, 하지만 없어서 다른 면으로 대체해드리니,
어르신께서는 소면 2개로 대체해서 갖고가십니다.
회관서 정리하고 떠날 무렵 어르신께서 된장 하나를 교체하시고 싶으시다며,
다른 물건으로 바꿔달라고 하십니다.
간혹 된장이 색이 달라보일 때가 있는데, 어르신들이 이 색깔 때문에 종종 바꾸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어르신 필요하신것으로 바꿔드렸습니다.
15시 25분,
잠시 한적한 시간.
한 쪽에세워두고 떠나려던 찰나 창고 한 면이 담쟁이로 가득차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붉게 문든 담쟁이가 허전할것 같은 창고 한 면을 꾸미니,
가을이 스며들었습니다.
15시 30분,
반장님내 도착해서 카스 한 박스 내리려던 찰나 점빵차로 오십니다.
지난번 공병값 약 3만원이 넘는 금액에,
"카스 한 박스랑... 음 보리쌀 2개 주고 남은 건 그냥 다 썼다해~" 하십니다.
늘 거래를 시원시원하게 해주시는 반장님과 어르신입니다.
감 또 줄까? 하시는 말씀에, 지난번 주신 감도 한창 먹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께 감사 인사드리고 마지막 마을로 출발합니다.
15시 40분,
마을 초입구에서 낯선 어르신이 잎새주 4병하고 사이다 하나를 사십니다.
무엇인가 싶었는데, 어르신께서 선사할려고 사신거였습니다.
집으로 갖고 가려다가 어르신이 다른 집을 이야기를 하셨는데 해당 집 주인꼐서 나오셔서 다시 갖고가라고 하셨습니다.
"아휴 감 몇개 줬다고 이렇게 물건 주면 안되지~" 하시는 옆집 이모님.
어르신은 그냥 받는것미 미안하셨나봅니다.
어르신께서 결제하신 금액 돌려 드리고 인사드리며 나섭니다.
간혹 우리는 이런것 받지 않기 위해 그냥 주기도하지만,
때로는 상대방의 성의도 그냥 받아야하는 것도 필요하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특히나 어르신께서 주시는건, 어르신의 마음을 받는 것이니 말입니다.
15시 45분,
어르신 오늘은 밭에도 안계셔서 집에가서 불러보니,
집안에 계십니다.
오늘은 잎새주 6개짜리 2개 사십니다.
"아들들하고 딸 오는데 술 사놔야해~" 하시는 어르신.
김장 철이라 와서 김장하나보나 싶습니다.
술드리고 인사드리며 나섭니다.
16시,
오늘도 여기에 함께 계십니다.
어르신꼐서 고양이들 밥주고 계십니다.
"내가 요놈 때문에 근력이 살아~" 하시는 어르신.
한 녀석은 사람손이 많이 타서 잡으면 오지만,
다른 세마리는 오지 않습니다.
한 마리라도 어르신 손을 타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고양이 주려고 비싼 쥐포사고 고양이 주시는 어르신.
고양이에게 주는것이 아까운것보다,
그 돈으로 어르신의 정서적인 안정을 누린다 생각하면 싼 값에 잘 계신다 싶습니다.
이 녀석들 덕분에 어르신은 집안에서 시간이 행복하시구나 싶습니다.
대학생 친구들은 동네에 어르신들이 모두 밝게 인사를 받아주셔서 고마웠다고 합니다.
사람이 별로 없고 조용한 동네이지만, 어딜가나 여유있고 넉넉하게 인사해주시는 어르신의 모습에서
시골의 정을 느껶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있는 곳이 시골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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