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충북광화원에서는 평생을 보호받으며 생활해야 하는 중증장애를 가지고 있는
소망원 친구들에게는 “중증시각장애인의 정서지원과 넓은 세상 구경을 위한 제주도 문화체험”과
생활시설인 광화원 친구들에게는 “시각장애인의 넓은 세상보기-고구려 역사 탐방 및 백두산 기행”을 기획하고 진행하던 중
중국 백두산을 내려오다 원치 아니하는 차량 사고로 인해 많은 이들에게 놀람과 아픔을 주게 되어 송구스러운 마음 금할 길 없다.
사고 후 많은 시민들의 위로와 격려의 말, 관계되는 많은 기관들의 방문과 격려가 너무나도 감사하고 고마워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을 적신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아! 이것이 정이고, 사랑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더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살아야 함을 고백해본다.
많은 이들이 위로하고, 격려했지만 몇 몇 사람들에게 “보이지도 않는데 무슨 백두산이냐? 보이지도 않는데 무슨 문화체험이냐?”라는 가슴 아픈 말을 들으며 “아직도 우리 사회 속에 장애에 대한 편견과 관념이 많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는 순간 전에 맹학교에서 5년간 중, 고 학생들을 가르쳤던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가끔이지만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목사님, 우리 밖에 구경가요”라고 말한다. 그러면 “어디 가고 싶은데?”하고 묻는다.
그러면 “우암산 순회도로, 벚꽃구경, 명암저수지 등” 1시간 내에 다녀올 수 있는 곳을 나열한다.
학생들을 차에 태워 밖으로 나가 차에서 내려 먼 산을 바라보고 서 있으면 학생들이 그럴듯하게 말한다.
“아! 좋다!” 그러면 나는 “보이지도 않는데 뭐가 그렇게 좋은데......”하고 말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나무냄새가 좋고, 가슴으로 느끼는 바람이 좋고, 신선한 공기를 맡음이 좋고....”
좋은 점들을 여러 가지로 표현하는 그들을 보고,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나의 잘못된 생각, 편견들을 부는 바람에 날려 보냈던 기억이 있다.
살다보면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깨달을 때가 너무나도 많이 있다.
손으로 만져 볼 수도 있고, 마음으로 느껴볼 수도 있고, 코로 냄새를 맡아볼 수도 있고, 귀로 소리를 들어볼 수도 있는 것이다.
세상을 볼 수 있는 것이 눈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볼 수 없는데 왜 백두산을 가느냐?”는 말 한마디가
그들의 삶의 영역을 축소시키고, 위축하게 만드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번 행사가 사고로 인해 아픔은 있었지만 주변에 장애인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
그리고 비록 시각의 장애는 있지만 자연을 온 몸으로 느끼며, 마음의 눈으로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하여
나아가 더 많은 학식과 견문을 넓힘으로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하여 올바른 자아형성과 발전을 이루기 위한
아주 선하고, 의로운 행사였음을 기억하고 계속적으로 이런 현장의 체험들을 이어나갈 수 있는
아름다운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맑은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