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언은 길이가 다 똑같지, 하하하" 독특한 디섐보에 시선집중]
- 물리학 전공… 10개 아이언 똑같아
샤프트 92.25㎝ 헤드 280g 동일
"일관된 자세로 스윙 가능… 효과적으로 힘 전달할 수 있어"
- 주말골퍼들 "나도 해볼까?"
전문가들 "일반화하기 어려워… 디섐보, 손목 유연성 뛰어나 가능
웨지 등 숏 아이언 쓸 땐 불편해"
외줄타기를 취미로 삼고 평소 골프 칠 때 베레모를 쓰는 괴짜 브라이슨 디섐보(23·미국)가 마스터스 위크를 후끈 달구고 있다. 디섐보가 7일 개막하는 마스터스에 길이가 모두 같은 아이언을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뉴욕타임스를 비롯, 영국 텔레그래프와 보스턴 글로브, ESPN 등이 '아이언 길이 통일론'을 펴는 디섐보가 그저 괴짜인지, 아니면 골프의 미래를 예언한 선지자인지 분석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디섐보는 지난해 US아마추어오픈 챔피언 자격으로 디펜딩 챔피언인 조던 스피스와 한조에서 마스터스 1·2라운드를 돌게 된다.
디섐보는 60도 웨지부터 3번 아이언까지 10개 클럽의 샤프트 길이를 92.25cm로 통일해서 사용한다. 통상 6~7번 아이언에 적용되는 샤프트 길이다. 디섐보의 아이언은 샤프트 길이뿐 아니라 헤드 무게도 280g으로 동일하다.
디섐보는 60도 웨지부터 3번 아이언까지 10개 클럽의 샤프트 길이를 92.25cm로 통일해서 사용한다. 통상 6~7번 아이언에 적용되는 샤프트 길이다. 디섐보의 아이언은 샤프트 길이뿐 아니라 헤드 무게도 280g으로 동일하다.
디섐보가 상황에 따라 길이가 다른 아이언을 사용하는 '골프의 정석'에 정면으로 도전했지만, 그의 말을 그저 '괴짜의 일탈'로 무시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그가 지난해 미국대학스포츠(NCAA) 챔피언십과 US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모두 우승한 실력파이기 때문이다. 한 해에 두 대회를 모두 우승한 선수는 잭 니클라우스, 필 미켈슨, 타이거 우즈, 라이언 무어뿐이었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디섐보는 '골프 치는 과학자'를 자처한다. 그의 논리는 "같은 길이의 아이언은 같은 자세로 세트업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스윙을 단순화해주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디섐보의 주장은 특히 롱 아이언의 톱볼과 뒤땅에 시달리는 주말 골퍼들에겐 솔깃하게 들린다. 아마추어들은 통상 롱아이언으로 갈수록 공을 스위트 스폿에 맞히는 데 어려움을 겪기 마련인데, 디섐보의 주장대로라면 가장 자신 있는 아이언에 맞춰 동일한 스윙으로 모든 아이언 샷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언 길이가 같으면 어드레스도 동일하게 할 수 있어 공을 놓는 위치도 바꿀 필요가 없다. 그만큼 스윙의 변수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1998년부터 사이즈가 동일한 아이언 세트를 제작하고 있는 미국의 한 업체는 "일관된 폼으로 스윙을 하게 해 가장 효과적으로 힘을 전달할 수 있게 된다"고 홍보하고 있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디섐보는 '골프 치는 과학자'를 자처한다. 그의 논리는 "같은 길이의 아이언은 같은 자세로 세트업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스윙을 단순화해주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디섐보의 주장은 특히 롱 아이언의 톱볼과 뒤땅에 시달리는 주말 골퍼들에겐 솔깃하게 들린다. 아마추어들은 통상 롱아이언으로 갈수록 공을 스위트 스폿에 맞히는 데 어려움을 겪기 마련인데, 디섐보의 주장대로라면 가장 자신 있는 아이언에 맞춰 동일한 스윙으로 모든 아이언 샷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언 길이가 같으면 어드레스도 동일하게 할 수 있어 공을 놓는 위치도 바꿀 필요가 없다. 그만큼 스윙의 변수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1998년부터 사이즈가 동일한 아이언 세트를 제작하고 있는 미국의 한 업체는 "일관된 폼으로 스윙을 하게 해 가장 효과적으로 힘을 전달할 수 있게 된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피팅 전문가인 한민철(아쿠쉬네트)씨는 "아이언의 샤프트 길이가 다른 건 길이에 따라 비거리가 보장되기 때문"이라며 "샤프트 길이를 동일하게 한다는 건, 골프를 직접 치는 사람이 제어해야 하는 부분이 더욱 많아진다는 뜻"이라고 했다. 디섐보는 손목의 힘과 유연성이 뛰어나 손목 코킹을 거의 하지 않을 정도이기 때문에 길이가 모두 같은 아이언을 쓸 수 있는 것이지,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기술 발전상과 동떨어진다는 말도 나온다. 임경빈 골프아카데미 원장은 "하이브리드 클럽이 출시되면서 여자 프로선수 중에는 5번 아이언도 안 쓰는 경우가 많다"며 "롱아이언에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에겐 솔깃할 수 있지만, 실효성은 떨어지는 주장"이라고 했다. 그는 또 "모든 아이언 길이를 6~7번에 맞추면 웨지 등의 숏 아이언을 쓸 때는 오히려 불편함을 느끼게 될 텐데, 이에 대한 설명은 없다"고 했다. 디섐보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이번 마스터스 대회에서 받은 필 미켈슨(미국)은 "생각해보지 않은 문제"라면서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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