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래퍼 송민호의 솔직한 ‘정신병’ 고백
성공할수록 더욱 불행감 느끼는 이유
출처=MBC 연예 홈페이지
지난 3월 25일 밤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국내 최정상 아이돌 위너가 출현했다. 멤버들 모두 각자의 고민을 토로하는 가운데 특히 래퍼 송민호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 많은 시청자의 심금을 울렸다.
송민호는 "얘기한 적 없는데, 2017년도 말부터 죽을 것 같고 숨이 안 쉬어지는 공황장애 증상이 심해졌다"며 힘겹게 입을 뗐다. 그는 "그렇게 병원을 다니게 됐다. 공황 장애와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고, 정신건강 약을 처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증상이 나타난 시기에 대해 정확하게 기억했다. 놀랍게도 신서유기1, 강식당, 첫 솔로곡이 연이어 히트하며 외부적으로는 가장 빛날 때였다. 그는 "예능 촬영 끝나고 형들 아무도 몰래 혼자 나와서 울고 다시 들어가고 그랬다"며 "촬영 안 하면 정말 삶이 비극같은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누군가 나의 속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가도 말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도 고백했다. 약해진 모습을 오픈을 안 하려는 게 습관이 됐다고 한다.
그는 현재까지도 tv를 보거나 혼자 밥을 먹는 평범한 일상이 힘들 정도로 우울감이 심한 상태이다. 이어 그는 "친구랑 통화하다가 친구가 퇴근하고 영화 한 편 보려고 한단 이야기를 들으면,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싶다"고 고백해 멤버 및 패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멤버들은 미처 알지 못했던 송민호의 깊은 아픔을 듣고 모두 숙연해졌다. 많은 대중의 사랑과 성공적인 커리어를 갖춘, 행복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무엇이 그를 그토록 불행하게 하는 것인가?
◇ 쾌락의 아이러니
이를 상담해주는 오은영 박사는 송민호가 ‘자극과 고통을 끊임없이 쫓고 있는 상태’라고 판단했다.
집중해서 창작 활동을 할 때 우리 몸에서는 내인성 오피오이드라는 쾌락을 높이는 물질이 생성된다.
그러나 집중의 시간이 끝나면 해당 물질이 감소되면서 역설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괴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오 박사는 “활동 후 안정된 상태가 되면 다시 본인을 괴롭게 해야만 대뇌에서 쾌락을 느끼게 해주는 물질이 나오니, 언제나 본인이 편안할 수 없는 거다. 그런 감각을 잊지 않으려고 그와 비슷한 또 다른 고통을 찾아다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예술가 등에서 흔히 발견되는 창의성, 창조력을 구현하는 데서 나오는 쾌락이나 성취감을 말한다.
송민호는 “평소 성공의 땔감이 사라져가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며 “오박사가 자신을 정확히 간파한것 같다”고 놀라워했다.
◇ 의미있는 존재를 찾아라
이어 오박사는 송민호 본인에게 가장 의미 있는 존재가 누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대상이 단 한 명이라도 있어서, 이 사람이 주는 영향력이 있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만약 민호씨에게 이게 빈약했다면 성공할수록 힘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송민호는 그간 털어놓지 못했던 가정사를 처음 밝혔다.
송민호는 "사실 가족이 의지가 되는 편은 아닌 것 같다"며 "가족의 가장 역할을 하고 있고, 그래서 그런지 가족이 굉장히 소중은 하지만 내가 가서 마음껏 쉴 수 있는 둥지의 느낌은 아니다’라고 고백했다. 더욱이 그의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신경이 쓰인다고 언급했다.
◇ 과연 ‘평범함’은 나쁜 것일까?
마지막으로 오 박사는 송민호의 개인적 기질이 강박증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심리검사 결과 송민호는 창조에서 오는 성취와 희열감을 매우 중요시하는 성향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예술적인 영감이 떠오르지 않으면 사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오 박사는 “사람이 24시간 영감이 번뜩일 수는 없다”며 쉼의 시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나는 창의적이고 비범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에서 벗어나 평범한 일상 속 나를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를 행복하게 살아가게 하는 것은 외면적 성취가 아닌, 평범하고도 소소한 일상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송민호의 사례는 마음이 힘든 사람들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처럼 유명해지고 성공했을 경우 따라오는 허무감, 허탈감, 주변의 무리한 요구나 질시에 따른 심리적 부담감은 단순히 배부른 자의 소리로 무시하기에는 그 정도가 대단하다.
미국 헐리우드 스타들이 흔히 약물중독에 빠지고 자살하는 경우가 이를 방증해준다.
반대로 실패하고 좌절해 힘든 사람들의 패배감, 고립감, 좌절감에 따른 고통은 말할 나위가 없다. 결국 성공한 사람이나 실패한 사람 모두 정신적 스트레스는 필연적으로 생기기 마련이며 과연 이를 어떻게 자신이 다루고 극복하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평범하게 살지만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즐기며 사는 일반인들이 훨씬 더 행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