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 클리닉, 전국 유일한 의원
이용미
내과와 외과, 소아청소년과, 피부과 신경과 등 웬만한 외래진료는 다 하는 전국 유일의 고속도로휴게소 내 의원이 있다. 경부선 상행 안성 휴게소 내 의원이다. 경기도에 볼 일이 있어 가는 중 우연히 들른 휴게소 한쪽에 자리한 의원이 신기하기도 하고 정말 진료를 할까 믿어지지 않아 들어가 보았다. 흔히 볼 수 있는 시골 작은 의원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 협소한 접수대에 간호사 하나가 접수를 받고 커튼 뒤 진료실에는 의사 한분이 진료를 하고 있었다.
진료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인터뷰를 부탁하자 수줍은 표정으로 응하는 응급의학과를 전공한 유승일(39세)씨. 이곳에 의원을 낸 것이 작년 12월이라고 했다.
의사로서 첫발을 포천에 내딛었지만 과가 특이하다 보니 개업을 하기도 그렇고 일반병원에서도 전공을 살리기엔 적절하지 않다는 고민 끝에 실행에 옮긴 것이다.
평일에는 20여명, 주말은 3-40명, 명절에는 100명 가까운 환자가 찾는다. 복통을 호소하는 응급환자와 식중독으로 인한 두드러기 환자, 상용하는 약을 챙겨 나오지 않은 고혈압 환자 등 다양한데 서울방면으로 현장학습이나 관광을 떠나는 전북사람이 가장 많은 편이라고 했다.
의약분업예외지역으로서 약국 같은 병원으로 약 조제도 함께 받을 수 있고 비 급여 주사 할인과 독감예방 주사도 할인가로 공지되어 있었다.
집에서 출퇴근이 어렵지 않고 약국이 없는 휴게소 중 적당한 곳을 찾다보니 의사 개인 안성맞춤의원이 되었지만 이젠 고속도로를 달리는 급한 승객들에게도 안성맞춤의원이 아닌가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