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의숲 캠프를 앞두고는 날씨 예보에 귀를 쫑긋 세우고 수시로 날씨를 체크하며 보냅니다.
감사하게도 아이들이 놀기 좋은 날씨를 하늘이 선물해 주었습니다.
영동으로 출발하는 차 안은 간식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시끌벅적 야단법석입니다.
길이 막히지 않아 다행이지 조금만 더 늦어졌다면 그 소란에 차가 뒤집어졌을지도 모릅니다. ㅋㅋㅋㅋ
영동군 상촌면사무소 옆 공원, 마을 느티나무 그늘 아래 평상에 앉아 점심을 먹으면서도 아이들은 가만히 있지를 못 하고 곤충을 잡고, 개구리를 찾고, 달리기 시합에 운동기구 이용까지 알차게 놀이시간을 보냅니다.
아직 놀라기는 이르지요. ‘물한계곡’에서는 놀이꾼들의 진면목을 볼 수 있으니까요.
물살 타기, 튜브 타기, 다이빙하기, 예쁜 돌멩이 찾기, 둑 쌓기, 물수제비, 물고기 잡기까지......
아이들은 물놀이을 마음껏 즐겼습니다.
처음에는 물이 조금만 깊어도 들어가기 주저했던 아이들이 조금 지나자 물과 어울리는 법을 터득하고 더 재미나게 놀았습니다.
그리고 적당히 물에서 몸을 놀린 형님들은 동생들을 살피고 격려해주며 다양하게 놀 수 있도록 도와주었답니다.
물살이 세서 물고기가 많지는 않았지만 대표적인 민물고기인 ‘꺽지’, ‘돌고기’, ‘얼룩동사리’를 잡아 눈요기를 하고 족대에 개구리까지 잡혀 들어와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이번에 율아는 건희오빠에게 물수제비 뜨는 법을 제대로 배웠답니다. ^^
물놀이를 마치고 돌아와서도 지치지 않는지 둘러 앉아 게임을 즐깁니다. 아이들의 놀이는 쉬지 않고 이어지네요.
민들레와 어머님들이 정성스레 준비해주신 저녁을 먹고 동네마실에 나섰습니다.
노을 지는 하늘과 구름, 주렁주렁 달린 호두, 노란 해바라기, 반달, 그리고 갑자기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진 고라니까지
아이들의 이야깃 거리와 길동무가 되어 주었습니다.
며칠 뒤가 유찬이의 생일이라 어머님께서 케이크를 보내주셔서 다같이 둘러 모여 유찬이의 생일을 축하했습니다.
생일노래를 큰소리로 불러주니 조금 쑥스러워하는 유찬이의 모습이 귀여웠네요.
달, 별과 눈을 맞추고 곤충들의 노랫소리를 배경 삼아 불 앞에 둘러 앉아 밤의 정취를 느껴보았습니다.
야식으로 즐기는 불에 구운 소세지는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입니다.
잠자기 전 실내에 모여 앉아 두 팀(메롱빵팀과 아인슈타인팀)으로 나눠 ‘몸으로 말해요’ 게임을 했는데요,
역시나 아이들의 재치 있는 동작과 우스운 동작으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지요.
무슨 좋은 선물이 걸린 것도 아닌데 목숨 걸고 하는 오빠들은 작은 일에도 항의하느라 분주했답니다.
다음날 아침 7시도 안 되서 일어난 아이들.. 배가 고프다고 성화입니다.
빵과 과일로 간단히 아침을 먹은 후 짐을 꾸리고 민주지산으로 출발했습니다.
산을 힘들게 왜 가느냐며 몇 몇 아이들의 항의가 빗발쳤지만 교사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강행했습니다.
숲이 주는 상쾌한 기운으로 온 몸 샤워를 하고 계곡 물소리로 귀를 깨끗하게 씻어내고는 물가에 둘러 앉아 차를 마셨습니다.
아이들은 그제서야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는지 얼굴이 편안해 보였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박쥐가 있다는 동굴에 들렀습니다.
칠흑같은 어둠 속을 핸드폰 플래시에 의존해 걷다가 휙! 하고 뭔가 지나가는 물체를 발견했습니다.
조금 흥분한 아이들과 함께 막힌 동굴 끝 쪽에서 매달린 박쥐를 발견했지요.
아이들 머리위를 세 번 정도 돌아 유유히 떠난 황금박쥐! 새로운 경험에 아이들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겠지요.
어두워 아이들의 표정도 살피지 못 하고 사진으로도 담을 수 없어 아쉽지만 아이들 기억 속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어 남아 있겠지요.
가족 여행과 달리 부족하고 불편한 것들이 많았을 텐데도 즐겁게 놀아 준 아이들,
동생들 잘 챙겨 준 형님들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긴 시간 운전해주신 느티나무와 때죽나무,
두루두루 살피며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주신 여울각시
그리고 맛난 음식 준비해주신 민들레와 어머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시간들이 귀하고 소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