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명칭
히브리어 명칭 디브레 하야밈(dibre hayyamim)은 “그날들(또는 해들)의 일들(또는 연대기)”로 번역될 수 있다. 같은 말이 열왕기의 저자(아니면 편집자)가 사용한 자료들을 언급하면서 사용되었다(“역대지략”으로 번역되었다. 왕상 14:19,29;15:7,23,31;16:5,14,20,27;22:46). 70인 역 번역자들은 “생략된 일들”로 번역했는데 그들은 역대기를 사 보충자료로 간주하였다. 라틴무엘서와 열왕기서의 벌게이트의 역자인 제롬(조후 347-420년)은 보다 적 절 “성역사(聖歷史)의 역대 기록”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루터는 독일어로 번역할 때 이 주장을 받아들였고, 다른 사람들도 그를 따랐다. 역대기가 최초로 나뉘어진 것은 70인 역 번역자들에 의해서였다.
2. 저자, 기록연대 및 자료
고대 유대인 전통에 따르면 에스라가 역대기, 에스라, 느헤미야를 썼다고 하지만(에스라 서론 중 문체와 저자 항을 참조하라), 확실하지는 않다. 역대기의 기록 연대가 주전 5세기 후반, 즉 에스라의 활동기간이라는 견해가 급증하고 있다. 그런데 저자가 -에스라 자신은 아닐지라도, 그리고 오랫 동안 확실시되어 오는 것처럼 역대기가 그렇게 협소하게 “제사장 적”이 아니긴 해도- 적어도 그 개혁적인 제사장(즉 에스라)과 많은 기본적 관심들을 나누었다고 하는 점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 사람들은 기본적 내용이 작성된 후에 여러 기사들이 첨가된 흔적들이 여기저기서 보인다고 한다. 이와 같은 주장들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잠정적 견해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역대기 저자는 과거 긴 세월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많은 문서자료들에 의존하였다. 그의 저술의 반 가량이 사무엘서와 열왕기서로부터 나왔고, 그밖에도 모세오경, 사사기, 룻기, 시편, 이사야, 예레미야, 예레미야애가, 스가랴 등에서 인용하였다(그런데 이들 인용된 성경들은 후에 표준화된 히브리 사본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형태로 존재하지는 않았었다).
그리고 그밖에도 자주 언급되는 다른 자료들도 다수 있다. “이스라엘 열왕기”(9:1; 대하 20:34;33:18 참조), “다윗 왕의 역대 지략”(27:24), “유다와 이스라엘 열왕기”(대하 16:11;25:26;27:7;28:26;32:32;35:27;36:8), “열왕기 주석”(대하 24:27) 등.
그런데 이 모든 자료들의 명칭이 한 동일 자료를 다양하게 부른 것인지 아니면 여러 자료들이 실재했던 것 인지의 여부는 확실하지가 않다. 그리고 그것들과 사무엘서, 열왕기 등과의 관계와 열왕기에 언급된 왕궁 연대기와의 관계도 불분명하다. 한편 저자는 일군의 선지자적 저술들도 인용한다. “선견자 사무엘”(29:29), “선지자 나단”(29:29; 대하 9:29), “선견자 갓”(29:29)의 글과 “실로 사람 아히야”(대하 9:29), “선견자 잇도”(대하 9:29;12:15;13:22), “선지자 스마야”(대하 12:15), “선지자 이사야”(대하 26:22)의 글 등과 “호새의 사기”(대하 33:19)등. 이 모든 자료들을 -가끔 미미하게 수정을 했지만- 사용하여 저자는 과거의 역사를 기술하고 있다. 그는 창작을 하지 않고, 자료선정 배열, 통합, 조정 등을 했을 뿐이다. 그는 그가 획득한 자료들을 구성하여 이야기 식으로 된 일종의 :“설교”를 포로 후기의 이스라엘인들에게 하고 있는 것이다. 포로 후기의 이스라엘인들은 그 당시에 새로운 상황에서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자신의 신분 을 되찾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었던 것이다.
3. 기록목적과 주제
열왕기 상과 열왕기 하의 저자가 포로 중에 있는 백성들을 위해 이스라엘 역사 자료를 해석하고 조직했던 것처럼, 역대기 저자는 포로 이후의 백성들을 위해 썼다. 가장 대두되는 주제는 과거와의 연계성 문제였다: 하나님은 아직도 우리에게 관심을 갖고 계신가? 그와의 언약은 아직도 유효한가? 현재 우리는 다윗 가의 왕도 없고 도리어 바사(페르시아)에게 지배당하고 있는데, 그래도 하나님이 다윗에게 하신 약속이 우리에게 아직 의미가 있는가? 그 무서운 심판이 지나간 지금(다윗가의 왕위 중단, 국가의 파멸과 예루살렘과 성전의 붕괴, 그리고 바벨론 포로 등) 우리와 옛 이스라엘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가? 이와 같은 여러 질문에 역대기 저자는 답변한다.
1) 과거와의 연계성 문제는 예루살렘에 새로 건립된 성전에 의해 분명해진다.
하나님은 페르시아 제국에 주권을 행사하셔서 칙령을 반포하도록 하심으로 성전을 재건토록 하셨다(대하 36:22,23). 정치적으로 예속되어 있고, 다윗가의 왕도 모시지 못한 세대를 위해 저자는 하나님의 성전과 그 성전에서 드리는 예배가 하나님께서 다윗 왕조로 말미암아 이스라엘에게 주신 선물임을 보임으로써 고통을 완화시키려 한다. 그런 이유로 저자는 다윗과 솔로몬의 통치기사를 서술하면서 특히 성전건축을 위한 다윗의 준비와 솔로몬의 성전건축, 그리고 성전봉사를 위한 다윗의 가르침 등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다윗은 성전봉사의 교훈을 줄 때 선견자 갓과 선지자 나단과 의논을 했고(대하 29:25 참조), 또한 레위 자손 아삽, 헤만, 여두둔과도 했다(대하 35:15 참조)」. 또한 저자는 아사, 여호사밧, 요아스, 히스기야, 요시야 등의 통치기사도 보여준다. 옛 성도(聖都)에 세워진 하나님의 성전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예배는(시편을 사용한 찬양도 포함하여) 회복된 공동체가 다윗으로부터 물려받은 중요한 유산이었다.
2) 이 유산의 가치는 하나님이 그의 주권적인 선택 행위를 통해 이스라엘을 향한 그의 은혜로운 목적들을 저자가 강조할 때 더욱 빛나고 있다.
(1)언약궤 앞에서 봉사하도록 레위 지파를 선택하심(15:2;23:24-32 참조) (2)이스라엘 왕으로 다윗을 선택하심(28:4; 대하 6:6) (3)솔로몬을 왕으로 선택하시고, 성전을 건축케 하신 일(28:5,6,10;29:1) (4)예루살렘의 선택(대하 6:6,34,38;12:13;33:7)과 (5)그의 백성들 가운데 그의 이름을 두시려고 성전을 선택하심(대하 7:12,16;33:7) 등. 이와 같은 일련의 하나님의 선택 행위는 포로 후기의 이스라엘로부터 그들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그들이 예루살렘에 성전을 재건하고 예배를 계속 드리게 된 일은 취소될 수 없는 하나님의 선택에 의해 그들이 계속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사실을 밝히는 표지가 되기 때문이다.
3). 성전에 덧붙여 이스라엘은 다윗 가의 지도 아래 이루어지는 언약 백성의 삶의 핵심으로서 율법과 선지자들을 소유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안전과 축복을 보장하는 것은 다윗가의 왕들이나 성전이 아니었다. 모든 것은 이스라엘과 그 왕의 율법에의 성실함 여부에 달려 있었다(28:7; 대하 6:16; 7:17;12:1;33:8).
역대기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다윗 가의 모든 신실한 왕들의 기본적 통치 양상은 율법에 순응하려는 태도였다: 다윗(6:49;15:13,15;16:40;22:12,13;29:19), 아사(대하 14:4;15:12-14), 여호사밧(대하 17:3-9;19:8-10), 요아스(대하 24:6,9), 히스기야(대하 29:10,31;30:15,16;31:3,4,21), 요시야(대하 34:19-21,29-33;35:6,12,26), 그리고 하나님이 선지자를 통해 주신 말씀을 주의 깊게 지키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었다. 신실한 왕들 -즉, 다윗, 아사, 여호사밧, 히스기야, 요시야 등, 그리고 르호보암(대하 11:4;12:6)과 아마샤(대하 25:7-10) 조차도- 은 그 말씀을 경청하였다. 반면에 불신실한 왕들은 그 말씀을 경홀히 여긴 결과 스스로의 파멸을 자초하였다(여로보암, 대하 21:12-19; 요아스, 대하 24:19-25; 아마샤, 대하 25:15,16,20; 므낫세, 대하 33:10,11;36:15,16 등).
사실상, 역대기는 사무엘서나 열왕기에서보다 더욱 더 선지자들의 사역에 관심을 기울인다. 백성들을 향한 여호사밧의 말은 역대기 저자의 견해를 간결하게 표현한 것이다.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신뢰하라 그리하면 견고히 서리라 그 선지자를 신뢰하라 그리하면 형통하리라”(대하 20:20). 왕국시대의 이스라엘을 설명하는 역대기 저자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운명을 결정한 것은 왕들의 통치 여하가 아니라 이스라엘이 율법과 선지자들의 말에 얼마나 순종했는지의 여부라고 한다.
이처럼 하나님과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지속되도록 한 주요한 요소는 율법과 선지자들이지 왕국 역사가 보여주는 것처럼 왕의 존폐 여부가 아닌 것이다.
4) 한 걸음 더 나아가 역대기 저자는 즉각적인 심판의 주제를 강조함으로써 율법과 선지자에게 순종하는 일의 중요성을 더욱 더 강조한다.
다윗의 말(28:9)과 하나님의 말씀(대하 7:14), 그리고 선지자들의 말을 참조하라(대하 12:15; 15:2,7; 16:7,9; 19:2,3; 21:14,15; 24:20; 25:15,16; 28:9; 34:24-28). 역대기 저자는 한 개인 개인의 통치를 서술하면서 죄가 가져오는 심판 -재앙의 형태를 띤- 을 예시하는 일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회개와 순종과 신뢰가 평화와 승리와 번영을 가져온다는 것도 끈기있게 보여준다.
5). 역대기 저자는 다윗언약(삼하 7장)과 선지자들의 확증(학개, 스가랴, 말라기 같은 자기 당대의 선지자들까지 포함하여)을 따라 다윗의 아들로 올 약속된 메시야에 대한 소망을 이스라엘이 계속 갖기를 원했음이 분명하다.
그는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하신 맹세를 조심스럽게 회상하면서 여러 기사들을 그 맹세와 관련시켜 소개하고 있다(특히 솔로몬의 통치기사와 대하 13:5;21:7;23:3 참조). 그러나 그가 이상적으로 생각한 다윗, 솔로몬, 아사, 여호사밧, 히스기야, 요시야 등의 통치기사를 통해 더 분명히 메시야 소망을 갖도록 하려 한다. 저자는 이 왕들의 오점을 감추지는 않아지만 그 왕들을 메시야적 이상의 기본적 본보기, 즉 그들의 통치를 통해 이스라엘인들로 하여금 경건하고 언약에 충실하도록 노력한 하나님의 충성스런 종들로 제시한다. 그들은 승리와 구속과 번영 등의 구체적 사건들을 통해 그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다스리도록 하나님에 의해 사랑의 관을 썼음을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여호와의 위(位)”에 앉아(29:23;28:5; 대하 9:8 참조), 하나님의 왕국을 다스렸던 것이다(17:14; 대하 13:8). 이처럼 그들은 선지자들이 예언한 미래의 다윗의 전형들과 그림자들로서 봉사했으며, 또 그들을 회상함으로써 이스라엘 백성들은 심각한 절망 속에서도 소망을 키워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특히 말라기를 참조하라. 그리고 다음에 나오는 “다윗과 솔로몬의 초상”을 참조하라)
6). 역대기 저자가 역사를 기술할 때 관심을 가졌던 또 하나의 주요한 주제는 “전체 이스라엘”이었다(예를 들면 9:1;11:1-4; 12:38-40; 16:11-3; 18:14; 21:1-5; 28:1-8; 29:21-26; 대하 1:1-3; 7:8-10; 9:30; 10:1-3,16; 12:1; 18:16; 28:23; 29:24; 30:1-13,23-27; 34:6-9,33). 사실상 그는 회복된 공동체를 남과 북 가릴 것 없이 전체 이스라엘의 남은 자로 보았다(9:2,3). 이것은 단순한 신학적 사견(私見)이 아닌 그 이상의 사상이다. 그는 특별한 종교적 이유 때문에 이스라엘로부터 유다로 이주한 경건한 사람들의 이동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 첫 번째 경우가 르호보암시대의 레위인들이다(대하 11:14). 아사 재위 기간에 또 다른 일단의 사람들이 에브라임과 므낫세로부터 이주해 왔다(대하 15:9). 앗수르가 북왕국을 파멸시킨 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히스기야의 초청으로 황폐된 땅을 떠나 유다로 와서 정착하였다(대하 30장). 아마 히스기야의 대대적인 유월절 행사에 참여하러 온 사람들 전부가 정착하지는 않았겠지만, 고고학은 이 당시에 예루살렘 근교지역에 갑자기 인구가 증가한 사실을 증명해 주었으며 역대기 저자도 “유다 여러 성읍에 거한 이스라엘...자손”이라고 특별히 언급하고 있다(대하 31:6). 또한 그는 요시야 당시에 성전을 보수하는 일에 “유다와 베냐민과 예루살렘 거민”들과 함께 “므낫세와 에브라임과 남아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도 참여했다고 말한다(대하 34:9). 이 사실은 요시야의 유월절에도 또 한번 제시된다(대하 35:17,18). 이처럼 “유다”왕국은 몇 해에 걸쳐 북왕국으로부터 많은 사람들을 흡수했으며, 역대기 저자는 그들 전체를 사마리아가 함락된 이래로부터 전체 이스라엘의 남은 자로 보았던 것이다.
7). 족보 또한 과거와의 연계성을 보여준다. “하나님은 아직도 우리에게 관심을 갖고 계시는가?”란 질문에 대해 역대기 저자는 “그는 언제나 그러하셨다”라고 답변한다. 회복된 공동체를 향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은 다윗이나 가나안 정복이나 출애굽과 더불어 시작된 것이 아니라 창조와 더불어 시작된 것이다(1:1). 이 족보는 아담에게서부터 시작한다.
8). 역대기 저자는 자신의 어떤 중요한 강조점을 나타내기 위해 사무엘서와 열왕기서에는 나오지 않는 연설들을 종종 소개한다. 역대기에는 165개의 다양한 연설이 나오는데 사무엘서와 열왕기서의 평행되는 부분을 찾아보면 95개만 나온다. 아비야(대하 13:4-12), 아사(대하 14:11), 그리고 여호사밧의 연설(대하 20:5-12)을 참조하라.
다윗과 솔로몬의 초상
역대기 저자는 역사 기술을 할 때, 다윗(11-29장)과 솔로몬의 통치(대하 1-9장)에 대부분의 장을 할애한다. 그가 그린 이 두 왕의 초상화는 매우 독특하고, 또 그의 관심이 무엇이었는지를 밝혀주는 열쇠 역할을 한다.
A. 역대기 저자는 다윗과 솔로몬을 이상적인 왕으로 그렸다. 그가 자료로 사용한 것들 중에서(주로 사무엘서와 열왕기서이지만) 그의 초상화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것은 어떤 것이든 생략하였다. 그는 왕국이 통합되기 전에 헤브론에서 7년을 다스린 다윗의 통치와 사울의 집과 다윗가 사이에 있었던 전쟁들에 관해서 일체 언급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브넬과 맺은 협정과 다윗의 아내 미갈이 야기하는 어려움, 그리고 아브넬과 이스보셋의 살해(삼하 1-4장) 등에 관해서도 전혀 언급이 없다. 역대기 저자는 사울이 죽자마자(11장) 백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11:10-12:40) 전체 이스라엘의 기름부음 받은 왕으로 다윗이 즉위하는 것으로 제시한다. 왕이 된 후에 일어나는 난제들에 관해서도 침묵한다. 밧세바와 범한 죄, 암논의 죄악과 죽음, 압살롬이 형제를 죽이고 자기 아버지를 모반한 일, 다윗이 예루살렘으로부터 도망하는 일, 세바와 시므이의 반역, 그밖에 다윗 통치의 영광을 실추시키는 사건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삼하 11-20장). 인구 조사를 시킨 사건을 제외하고 다윗은 전혀 무흠한 인물로 묘사된다.(사실상 역대기 저자는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인구 조사 사건을 기록한 것이다. 21장을 참조하라)
역대기 저자는 솔로몬도 그런 식으로 다룬다. 솔로몬이라는 이름은 다윗의 계승자에게 하나님께서 친히 붙여주신 이름이다(22:7-10;28:6). 솔로몬의 등극은 다윗이 공적으로 선언한 것이며 전체 이스라엘이 만장일치로 지지한 것이다(28-29장). 그리고 말년에 침상에 누워서 솔로몬의 보좌를 지키기 위해 아도니야가 일으킨 구테타를 무마해야 했던 다윗에 관해서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아도니아의 쿠테타를 지원한 군대장관 요압과 대제사장 아비아달에 관한 언급도 없다(왕상 1장). 다윗에게 잘못을 범한 사람들을 솔로몬이 처형한 것도 생략되었다(왕상 2장). 솔로몬의 즉위는 경쟁이나 불명예스러운 일은 전혀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도된다. 그의 통치기사는 성전 건축에 관한 것으로 주종을 이루고 있고(대하 2-8장), 그의 실수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그의 우상숭배, 이방의 부인들, 그리고 그의 통치에 대한 반역 등에 관한 기사도 없다(왕상 11장). 심지어 국가가 분열된 것에 대한 비난조차도 솔로몬에게 돌아가지 않고 여로보암의 흉계에 돌린다. 역대기에 나타나는 솔로몬의 인상은 다윗과 쌍벽을 이루며 밝게 빛나고 있다.(대하 11:17)
이처럼 역대기 저자는 다윗과 솔로몬을 역사상의 인물로만 아니라 미래에 도래할 메시야적 왕(the Messianic Kin)의 전형들로 제시한다.
B. 저자는 다윗과 솔로몬을 이상화할 뿐 아니라 모세와 여호수아의 승계기사를 다윗과 솔로몬의 승계기사의 모델로 채택하는 일을 서슴없이 한다.
(1)다윗과 모세 양자는 모두 자신들의 목표를 성취하지 못했다. -전자는 성전을 건축하려 했고, 후자는 약속의 땅에 들어가려 했다. 두 경우에서 모두 하나님은 금지를 선언하셨고 후계자를 임명하셨다.(22:5-13;28:2-8; 신 1:37,38;31:2-8)
(2)솔로몬과 여호수아 양자 모두 하나님의 백성에게 안식을 가져다 준다.(22:8,9; 수 11:23;21:44)
(3)솔로몬과 여호수아의 임명기사에는 여러 개의 평행 어구가 보인다.(22:11,16; 28:7-10,20; 대하 1:1과 신 31:5-8,23; 수 1:5,7-9 비교)
(4) 두 경우에서 모두 후계자들이 임명될 때 사적으로 그리고 공적으로 선언된다: 사적 선언(22:6; 신 31:23), 공적 선언(28:8; 신 31:7)
(5)둘다 백성들로부터 즉각적이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29:23,24; 신 34:9; 수 1:16-18)
(6)하나님께서 솔로몬과 여호수아를 “존귀케 하셨다” 내지는 “크게 하셨다”는 사실이 두 번 보도된다.(29:25; 대하 1:1; 수 3:7;4:14)
역대기 저자는 또한 다윗과 솔로몬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오경 역사로부터 다른 모델들을 채용한다. 모세처럼, 다윗도 하나님으로부터 성전건축 계획을 들었고(28:11-19, 출 25:9) 백성들에게 성전건축을 위해 자원하는 예물을 가져오라고 요청한다(29:1-9; 출 25:1-7). 솔로몬과 두로에서 온 장인 후람과의 관계는(대하 2:13,14) 성막을 건축할 때 브사렐과 오홀리압의 관계를 반향한다.(출 35:30-36:7)]]
. 족보
족보를 분석해 보면, 성경 안에 있는 것이든 밖에 있는 것이든 이 족보들은 여러가지 원리들과 매우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형태(어떤 것들은 단편으로 존재하고 또 어떤 것들은 총체적으로 존재한다)와 깊이(작성된 세대의 수)가 다양하며, 때때로 유동적(주제에 맞춰 변형되는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족보는 보통 세 가지 영역에서 기능을 가지고 있다. 가족적 내지는 가정적 영역, 법적, 정치적 영역 그리고 종교적 영역이 그것이다. 가정적 영역에서 한 개인이 지닌 사회적 신분, 특권, 그리고 의무는 그가 속한 계보에서 그의 위치를 반영해 준다(7:14-19 참조). 성경을 보면 장자들은 많은 권리를 갖고 있고 첩의 자식들은 종속적인 신분에 머무를 뿐인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정치적 영역에서 족보는 세습직을 인정하도록 해 주며 한 직무를 놓고 경합이 벌어졌을 때 문제를 해결해 준다. 사회적 집단이 땅을 분배하고 영토를 설정할 때도 족보를 따라서 결정한다. -예를 들면 열 두 지파의 땅 분배를 들 수 있다. 이스라엘에서 군대 모집을 하는 것 또한 족보를 따라 진행된다. 역대기에 나타나는 여러 개의 족보들은 군사적 징병을 반영하고 있다(5:1-26; 7:1-12; 7:30-40; 8:1-40). 종교적인 영역에서 족보는 제사장들과 레위인들 가운데서 직무를 할당하는 데 우선적으로 기능을 발휘한다.(6:1-30; 9:10-34; 느 7:61-65)
형태의 측면에서 볼 때 어떤 족보들은 단일가계의 목록을 수록하고 있는 반면에 또 다른 족보들은 여러 갈래의 후손들 목록을 수록하고 있다.
때때로 동일 지파 또는 가족의 족보 목록을 비교해 볼 때 놀랍게도 서로 차이점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목록의 유동성은 족보의 다양한 기능을 보여주는 것이다. 때때로 사회적 신분과 관계에 변화가 일어날 때 족보에 수록된 이름들도 변화하게 된다(1:35-42; 6:22,27 참조). 그 변화는 이름이 첨가되거나 계보에 단편적 족보들이 합치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5:11-22; 6:27;7:6-12). 성경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유동성의 형태로는 짧게 축소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즉 목록에서 여러 이름을 생략하는 것이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름들은 한 개인을 탁월한 선조와 연결시키기 위해 빼버린다. 때로는 족보상에 기재되는 이름들의 수자는 의도적으로 맞추기 위해 생략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어떤 성경의 족보들은 7의 배수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이름을 생략하고 있다. 다윗으로부터 포로시대까지를 마태는 14대(7의 2배)로 제시하고, 누가는 21대(7의 3배)로 제시한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또한 포로시대로부터 예수님까지의 대수도 엇비슷하게 7의 배수로 제시한다.(마 1:1-17; 눅 3:2338)
역대기의 족보들은 다양한 성질을 보여준다. 족보의 배열 상태는 역대기 저자에 의해 자룔 채택되기 전에 그 족보가 어떤 목적을 위해 작성되었는지를 반영해 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