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를 따르던 해파랑길은 강릉구간으로 접어들며 35코스 삿갓봉, 36코스 괘방산 처럼 해안과 면한 산길로 이어지고, 37코스~38코스는 학산리까지 내륙 깊숙히 들어갔다 다시 해안가로 나옵니다.
이번 후기는 해안에서 내륙으로 들어가는 37코스를 걷습니다.
안인해변에서 출발해 마을길과 정감이 숲길구간처럼 숲이 우거진 걷기 편한 오솔길을 걷는 37코스는 이번 걷기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길입니다. 37코스만 단품으로 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던 길입니다.^^
첫째날 숙소인 강릉 메인모텔에서 맞는 둘째날 아침, 오늘 아침 일출시간 05:08분.
지금이 05:30분인데 벌써 해가 훌쩍 올라왔네요.
어제 왔던 안인해변을 다시 왔네요. 오늘은 해파랑길 37코스를 정방향으로 걷습니다.
(사진을 누르면 확대됩니다)
핸폰에 앱으로 인증 기록도 유지하지만, 별도로 해파랑길 여권에 스탬프를 유지하기도 합니다.
아, 이번 달은 해파랑길과 강릉바우길이 겹치는 구간 스탬프 이벤트도 있었네요.
경쾌하게, 즐겁게 다같이 찰칵~~~^^
아, 오늘 하늘이 아주 맑으네요. 파란하늘과 토로 그림자까지 넣어 세로로 다시 한번~~ㅎ
출발 전 조이박님이 배낭 사용법과 스틱 사용 요령을 알려주셨어요~^^
저도 배낭에 호루라기가 있는 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37코스는 안인해변에서 내륙으로 16km 정도를 쑥 들어갑니다.
그래서 37코스 사진에는 바다 사진이 없답니다. 군선강 강변을 따라 마을길로 이동합니다 ~~
모전1리 마을을 지납니다. 감자밭, 보리밭도 지나네요.
이번 걷기에서 감자꽃 참 많이 보았습니다.
빨강 지붕, 파란 지붕 원색의 지붕에 깃대어 장미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이렇게 강렬한 원색의 대비에도 자연은 왜 촌스럽지 않은지 모르겠어요~~?
마을들이 깨끗하고 안정적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지납니다.
정감이마을로 들어서네요.
몇년 전 이 길을 지날 때 마을센터에서 백숙을 맛나게 먹었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오늘은 시간이 맞지 않아 그냥 지나칩니다.
정감이마을 외곽 산길. 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완만한 길이 걷기 좋네요
둔지마을
마을이 이쁘게 잘 가꾸어져 있습니다. 어느 누군가의 솔선수범과 노력이 있었을거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감이마을 등산로로 방향을 바꿉니다.
유총각과 김부잣집 예쁜딸 전설이 있는 길이네요.
젊은 연인들이 여기서 사랑을 언약하여 이루어진다는 유래가 전해온다합니다.
지금부터 걷기 좋은 낮은 등산로가 4km 정도 이어집니다.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고, 걷기 편하고, 기분좋은 길입니다.
입구에서 본 등산로 안내판을 보면 중간중간 모전리~언별리 안내판이 7개 나오는거 같습니다.
약간의 오르막도 있어 등에 땀이 송글게 맺히지만 유순한 굴곡입니다.
쉼터도 있고, 누군가 마을을 아끼는 분의 마음이 느껴지는 코팅해서 테이블에 붙인 '시둔지봉' 안내글....
얼음까지 채워 준비하신 구름꽃님의 마음이 담긴 간식도 감동입니다.^^
잔가지가 많던 소나무 숲길도 이어집니다.
솔가지가 떨어져 푹신한길, 그리고는 낮은 오르막에서 숨 한번 휴유~~
낮은 오르막을 올라서면 만나는 환상적인 솔밭 오솔길~
이런 길....너무 좋아요~~^^
여름꽃 으아리꽃 덩굴도 한창입니다.
달큰한 향기가 납니다.
지금부터는 쭉쭉 늘씬하게 뻗은 소나무숲 아래로 교목들이 자라고 있어 더 푸르던 숲길~
나뭇잎 사이로 숨었다 드러났다를 반복하며 앞서가는 분들 뒷모습이 어찌나 이쁘던지요~~^^
소나무 쉼터에서의 휴식.
아주 더운 날씨는 아니지만 최고 24~25도를 웃돌고 있어 자주 쉬며 갑니다.
소나무 아래로 사초가 자라고 있어 숲이 푸르면서도 단정해 보입네요.
그래서 인증샷 남겨보기~~~^^
그만 쉬고 다시 출발~~~^^
정감이마을 등산로 끝나고, 언별리마을 뒷길로 이어집니다.
안내판에는 37코스 종점까지 6.5km가 남았네요.
지금부터 능선숲길이 다시 이어집니다.
꿀풀이 벌써 꽃을 피웠네요.
산자락을 따라 걷는 오솔길이 다시 시작됩니다.
사진으로 다시 보아도 좋네요. 싱그럽고 산뜻한 숲길이였어요.^^
(사진을 누르면 확대됩니다~)
푸른 녹음 사이를 살짝살짝 스쳐가는 회원님들을 바라보는 것도, 스냅으로 슬쩍슬쩍 찍는 것도 좋았습니다 ^^
이런 길로 산허리를 휘돌아가는건 더 좋습니다~
숲이 열리고 공간과 만나는 곳, 무엇이 선두의 발걸음을 붙들었을까요?~~
강릉 시내를 내려다보는 풍광이 멋지네요~
풍성한 사초가 소담하고 상큼합니다.
오른쪽으로 열린 공간을 두고 이런 오솔길을 다시 걷습니다.
겨울에는 좁은 오솔길에 밧줄이 매여있었지만, 지금은 오솔길이 참 이쁘고 걷기도 좋습니다.
적당히 푸른 숲, 푹신한 오솔길, 한적 숲길....
눈도 즐거운 이쁜 길~~
서서히 올라왔던 길, 이제부터 완만한 내리막길입니다.
발에 걸치는 돌도 거의 없던 길,
번잡하다고 버티시던 나유님 결국(?)은 신발을 벗고 맨발걷기를 하시네요~^^
저도 맨발로 걷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참았어요 ^^
숲을 빠져나가는 입구로 햇빛이 들어오는 풍경 속을 걸어 사라져 가는 빨간 배낭을 맨 나유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저 혼자 와~ 감탄사를 흘렸지요. 포실포실한 잣나무숲 사이로 연두빛 물을 들인거 같았습니다...^^
숲을 빠져나와 왔던 길을 되돌아봅니다. 사람 흔적이 없는 빈 숲길은 느낌이 떨어지네요....
지금부터는 어단리 농로길을 걷습니다.
곳곳에 풍성한 물길이 보기만 해도 시원스럽습니다.
gpx 트랙과 새로 부착된 리본이 가리키는 길이 달라 잠시 갔던 길을 되돌아왔지만 바로 코스를 합류합니다.
주변이 시원스런 농로를 따라 걷는 길, 햇볕에 노출된 오픈된 포장길이였지만 시원스런 풍광이 좋아 즐겁게 걸었습니다.
집, 밭 주변으로 잎이 빼곡한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
지나가는 주민께 여쭈 개두릅 (엄나무) 순이라 합니다. 잎이 어찌나 풍성한지 보기만 해도 포만한 느낌~~
푸르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소담하네요~
어단리마을로 들어섭니다.
단정하게 가꾸어진 소박한 아름다움이 마음에 드는 마을입니다.
떡잎 하나 없이, 잡초 하나 없이, 밭고랑 흙이 포실하고 말끔한 대파밭은 처음인거 같습니다.
짙푸른 청록의 아름다움을 보았습니다.^^
다이닝블루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앞을 지납니다. 넓고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곳이라 담아 봅니다.
벚나무의 버찌도 벌써 검게 익어가고, 농익은 보리수나무 열매는 달달하니 맛나네요~^^
강릉 굴산사지 당간지주 도착.
굴산사는 강릉시내에서 남서쪽으로 6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폐사지입니다.
범일국사가 신라 문성왕 9년(847년) 창건한 사찰로 신라의 불교 종파인 5교 9산 중 9본산의 하나였습니다.
굴산사가 폐사된 연대는 확실치 않으나 고려 말이나 조선 초기 쯤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굴산사 일대는 농경지로 변해 확실한 규모와 가람배치는 알 수 없으나 영동 지역 최대의 사찰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곳 굴산사지에는 당간지주(보물), 굴산사지 석불좌상(강원도 문화재자료)등이 남아 있습니다.
범일국사 탄생설화가 얽힌 학바위와 석천(石泉)이 있어 굴산사 당시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합니다.
높이 5.4m.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지주로, 양쪽의 지주를 각각 하나의 거대한 돌을 사용하여 조성하였습니다.
거대한 당간지주를 세우기 위해 사용한 돌덩어리들은 어디서 옮겨 왔을까 궁금했는데, 근처 학산 학바위와 바위 군락이 채석장으로 추정된다 하는군요.
멀리서 볼 때는 다른 곳 당간지주와 별 차이가 없다 생각했는데 가까이 다가서니 우람함이 더해지며 신비함이 느껴집니다.
앞면에서는 매끈하게 보였는데, 뒷면으로 돌아서보니 음각 무늬인지 그냥 홈인지 알수 없는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어 웅대함이 더해지더군요.
몇 번 이곳을 찾았지만 오늘처럼 느낌이 강렬했던 날은 없었던거 같습니다...
회원들께서도 장대함에 놀라셨다합니다 ^^
이곳 뒤쪽이 굴산사지터라고 하는데, 아직 그곳까지 다녀온 적이 없네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들려봐야겠습니다.
해파랑길이 내륙까지 깊이 들어온 강릉바우길과 나란히 들어온건 아마도 굴산사지 당간지주와 오독떼기전수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37코스 종점 오독떼기전수관 도착.
막상 오독떼기전수관은 한번도 들어가 본적이 없네요.
오독떼기는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에 전승하는 논맴소리 (전승 농요)의 하나라고 합니다.
길도 좋고, 아름다운 유적지도 있어 더 좋았던 해파랑길 37코스 걷기를 마칩니다. ^^
첫댓글 깨끗하고 단정하고 아름답고
친절한 주민이 사는 정감이 마을이 기억에 남아요
마을 이름도 예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