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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의 바쁜 하루하루를 응원합니다!
2000년생이 학교에 입학을 했다고 놀랐던 때가 얼마 전입니다. 그런데 어느새 제가 담임하고 있는 고3 학생들이 2005년생입니다. 이번 2023년 중학교 신입생은 2010년에 태어났겠네요. 선배 선생님들께서도 많이 보실 아우라지 첫머리에 이런 이야기를 풀어 놓는 게 부적절하다 싶지만, 그래도 시간이 정말 빠르게 느껴집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하루하루에 집중하다 보면, 사회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 때도 많습니다. “변화에 적응하고 있나?” 내지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나?” 하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면 부끄러운 기분이 듭니다. 특히 저는 사회에서 실시간으로 생산되는 이슈 중 “지리”와 관련된 이슈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그런 기분이 들더라구요. 지리는 간학문적이고, 모든 것이 지리라 배웠지만. 빠르게 생산되고 쇠퇴하는 이슈에 대해 지리적 고민을 해보지 못한 채 정해진 교과 내용과 입시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부분에 매몰되어 귀한 수업 소재를 놓치는 경우가 있었어요. 지리와 연계하여 학생들에게 전달하면 교과에 대한 흥미 수준도 높이고, 해당 이슈에 대해 의미있는 지식을 가르칠 수 있는 것들이 많았을 텐데요.
이번 아우라지의 주제는 “지리로 우리학교 교육과정 재구성”입니다. 기후변화, 환경문제, 국제분쟁, 지속가능한 여행 등. 지리에서 잘 다룰 수 있는 사회적 이슈를 활용하여 학교에서의 지리 영역을 넓혀가는 색다른 시도들이 들어 있더라구요. 고교학점제, 2022 개정 교육과정 도입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는 사례도 상당수 눈에 띕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운 저로서, 이슈를 좇으며 변화를 위해 노력했던 자신의 교육적 경험을 선뜻 나눠주시는 여러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첫 글은 서태동 선생님께서 장식해 주셨습니다. 「고교학점제 속 지리교사로 살아남기」는 이번이 벌써 다섯번째더라구요. 학교생활기록부의 “개인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하 개세특)의 1500byte를 작성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학교에서 이슈가 되었던 [학교 자율적 교육과정]을 지리와 연계하여 진행한 귀한 사례가 담겨있습니다. 공간을 중심으로 여러 교과를 융합해내는 것이야말로 간학문적인 특징을 가진 지리가 잘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학교 자율적 교육과정은 학교에서 지리의 위상이 높아지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다양한 사례들이 앞으로도 많이 공유되면 좋겠습니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와 관련해 첫 사례가 이어지네요. 두호고 김정욱 선생님께서 「직접 발로 뛰며 느껴보는 기후 위기와 채식 수업」이라는 주제에 대해 나눠 주셨습니다. 기후변화는 지리뿐 아니라 전 교과에서 관심 갖는 주제이지만, 이를 수업 현장으로 옮겨 올 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다뤄야 할지 고민이 많으실 것 같아요. 김정욱 선생님께서는 그 고민을 학교 급식과 연계한 저탄소 식단의 중요성과 연계하여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재미있게 풀어내셨더라구요. 다음 수업을 위한 개선점까지. 참고할 내용이 많은 귀한 글이었습니다.
두 번째 사례는 새솔고 박형준 선생님의 「지속 가능한 여행, 지속 가능한 발전」입니다.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학생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여행”이라는 소재를 지속가능성과 연계한 매력적인 프로그램입니다. 비슷한 방식의 활동을 여행지리 수업과 연계하여 진행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구요. 지리와 화학의 연계하는 지점도 신박하게 느껴졌어요. 저는 잠깐 생각해 봤을 때 화학과 지리의 연결고리가 쉽게 떠오르지 않더라구요. 품이 넓은 지리 교과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생각합니다.
다음은 고등학교에서의 [교과 연계 창의적 체험활동] 사례가 등장합니다. 공주여자고의 김하나 선생님께서 「지리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간의 경계 넘기」라는 주제를 공유해 주셨습니다. 아무래도 지식적 측면을 강조하게 되는 교과를 넘어, 개인과 사회의 변화와 가깝게 맞닿아있는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지리의 범위를 확장하자는 말씀에 깊게 공감했습니다. 공유해 주신 학교 지구의 날, 안산 다문화 체험 모두 풍성한 학생 활동 결과물을 보여주셔서, 즉각적으로 적용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특히 독서 및 답사 활동과 연계한 안산 다문화 체험은 꼭 활용해 봐야겠다 싶었어요.
동명고 김인철 선생님께서는 고교학점제 도입과 관련한 학교 교육과정 전반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고교학점제 이후 학교에 찾아올 변화에 대해 많은 선생님이 기대와 불안을 갖고 계시는 상황에서, 고교학점제 도입 전과 후의 교육과정 편제 사례를 보여주신 부분이 흥미롭더라구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창의적 체험활동과 지리 교과를 연계한 프로그램 주제들, 학생 활동 중심으로 진행한 한국지리와 세계지리의 수업 및 채점기준에 대해서도 나눠주셨습니다. 아, 최소학업성취수준 보장 지도에 대한 설명은 여러 선생님들의 “가려운 부분”이었을 것 같아요.
[중학교 자유학기 주제선택] 주제와 연계하여, 공유하드 중학교 자료에 대한 지분율이 어마어마한 난곡중의 조영매 선생님께서는 「만화로 읽는 세상」이라는 주제의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지리에 대해 긍정적인 기억을 만들고, 부담 없이 아는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수업을 하겠다는 고려 사항은 간단한 듯 싶으면서도 수업의 핵심을 모두 담아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세계 탐험, 세계 도시 탐험이 어떤 만화일지 궁금해졌습니다. 하루 하루의 일상을 살아내기도 쉽지 않은데, 독서 등을 통해 다양한 수업 자료를 발굴해주시고 또 그것들을 지리와 연결해주시는 선생님들께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소담중의 곽민정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플로깅 매핑을 통한 우리 지역 쓰레기 문제 탐구 수업」은 도입의 고민 지점부터 무척 매력적입니다. 인근 학교 지리 교사 간 협업, 어떤 게 ‘지리다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의 공유 등은 그 자체로 배우고 싶은 지리 교사의 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쓰레기의 정의에서부터 시작하여 쓰레기를 배출하는 자신의 생활 태도를 성찰하고, 개인에서 지역으로 생각의 범위를 넓혀가며, 거기서 멈추지 않고 플로깅 활동을 통해 해결을 위해 노력하면서 실내 탐구를 활용하여 지식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는 과정은 환경 관련 프로젝트의 모범적 사례입니다.
영림중의 박래광 선생님은 카카오톡 전국 지리 교사 채팅방에서 “어쩌다 교장”이라는 글을 꾸준히 공유해 주셨죠. 많은 선생님께서 선배 지리 교사의 롤모델로 생각하고 계시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에 「‘지구마을수호대’ 수업 사례」라는 주제로 나눔을 진행해 주셨습니다. 마을 연계 수업의 사례가 될 뿐만 아니라, 자유학년제 주제로 무엇을 할지 고민하시는 선생님들께도 도움이 될 만한 소재들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공용 양식일 수도 있지만, 평가 기준에 쓰인 조금만 더(C), 힘을 내(D)라는 표현도 눈에 띄네요. 학습지의 양식과 학생들의 결과물을 보면, 어떤 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을지도 상상해 볼 수 있어 좋습니다.
[중학교 진로연계학기]와 관련하여, 도담중의 조문정 선생님께서 나눠주신 「세상의 모든 진로와 직업, 지리에서 답을 찾기! ‘기업’ 편」은 진로와 교과를 연계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는 고등학교 선생님들께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진로 희망 분야를 조사하고,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받은 키워드를 교과와 연계하여 수업으로 개발하신 노력의 과정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개발할 새로운 과목을 찾으려 하셨던 연구자분들의 노력과도 닮아 보이네요. 진로집중학기를 대하는 지리 교사의 역할에 대해 서술해 주신 부분도 공감이 갑니다.
교육과정 공청회, 토론회가 있을 때마다 앞장서서 지리 교사들의 의견을 전달해주셨던 대전 두리중학교의 박종희 선생님께서는, 전지모에서 새내기 선생님들을 위해 준비했던 [첫마음연수] 때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지리 교과 변화는 적절한가?」를 주제로 토론형 연수를 진행해 주셨어요. 토론을 위해 자기 생각과 다른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선생님들도 계셨던 것 같지만, 그렇더라도 선생님들께서 발언해주신 내용에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쟁점 내지 함께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잘 요약 및 정리되어 있더라구요.
지리 교사의 시선으로 폭넓은 독서 활동을 이어오셨던 세종국제고등학교의 한준호 선생님께서는 이번에 [미디어에 지리 끼얹기]에서 「우리는 시골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라는 주제를 영화 ‘리틀 포레스트’, ‘변산’을 통해 풀어주셨습니다. 영화 안에서 장소가 어떻게 묘사되는지, 그 묘사에 의해 생겨나는 장소에 대한 프레임, 내지는 편견이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고민은 무척 흥미롭습니다. ‘리틀 포레스트’ 영화 속 시골의 모습은 있는 그대로의 장소가 아니라 도시인들이 바라보고 싶은 방식대로 가공되어 재현된 이미지라는 점이죠. 시골에서 생활한 영화 속 등장인물이 드립 커피에 대해 모르고 있는 장면을 통해 미디어가 전제하고 있는 도시와 농촌의 이분법적 구분은 부러울 정도로 날카롭게 느껴집니다.
원고를 적어주신 선생님 한 분 한 분의 수업과 경험에 더불어, 아우라지 관련 업무를 담당해주시는 선생님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2023년 봄 호의 아우라지도 풍성한 내용이 담기게 된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지리의 영역을 교과 외부로 넓히기 위해 애쓰시는 선생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부탁의 말씀을 드리면서 글을 마치려 합니다. 1학기에는 각 학교에서 진행하고 계신 “지리Day”의 사례를 모아 공유해드리고, 10월 25일 독도의 날 즈음에는 전국적으로 독도 연계 지리Day 활동을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집행부 선생님들이 머리를 맞대어 고민하고 있습니다. 영토 교육의 중핵 교과는 지리다! 라는 걸 알리고, 관심을 갖고 지리Day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선물도 보내서 지리에 대한 학생들의 호감을 조금이나마 높여보려고 해요. 많은 선생님들께서 관심을 갖고 함께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사회가 변해도 우리가 각자의 노력을 조금씩 나누며 연대하면, 지리의 위상이 높아지고 지리의 영역이 확장되는 모습을 보게 되지 않을까요? 그런 기대를 갖고, 선생님들의 바쁜 하루하루를 응원합니다!
전국지리교사모임 공동회장 이명준
목차
지리아이덴티티
고교학점제 속 지리교사로 살아남기 5 - 서태동(전남대사대부고)
지리로 우리학교 교육과정 재구성
1) 고등학교 학교자율과정
직접 발로 뛰며 느껴보는 기후 위기와 채식 수업 - 김정욱(경북 두호고)
교과융합을 통한 학교자율과정 수업 사례: 지속 가능한 여행, 지속 가능한 발전 - 박형준(경기 새솔고)
2) 고등학교 교과 연계 창의적 체험활동 외
지리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간의 경계 넘기 – 김하나(충남 공주여자고)
학교 교육과정의 편성 및 운영과 지리교육의 역할 - 김인철(광주 동명고)
3) 중학교 자유학기 주제 선택 프로그램
만화로 읽는 세상 - 조영매(서울 난곡중)
플로깅 매핑을 통한 우리 지역 쓰레기 문제 탐구 수업 – 곽민정(세종 소담중)
사심 가득한 1년의 수업 과정: '지구마을수호대' 수업 사례 - 박래광(서울 관악중)
4) 중학교 진로연계학기
세상의 모든 진로와 직업, 지리에서 답을 찾기! ‘기업’편 - 조문정(세종 도담중)
2023 첫마음연수
지리와 토론: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지리 교과 변화는 적절한가? - 박종희(대전두리중)
미디어에 지리 끼얹기
우리는 시골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 영화 '리틀 포레스트'와 '변산'을 중심으로 - 한준호(세종국제고)
*<아우라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 교과모임 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아우라지 목차(2015~)
아우라지 목차를 정리해봤습니다. 목차 확인을 통해 필요한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첫댓글 전지모 정회원 선생님들께는 5월31일 발송 예정입니다. 일반우편발송으로 3~5일 정도 소요 될 예정이오니 참고해주세요.
<아우라지> PDF 파일 다운: 전지모 공유하드 > #아우라지, 소식지
아우라지를 잘 받아보았습니다.^^
그런데~ 혹시나.. 분홍색 부분에 뭔가가 빠진거 같아요^^;;
어머!! 이런 큰 실수를 했네요 ㅠㅠ 확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누락된 부분 입니다. 디자인 수정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전지모 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