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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정만리(鵬程萬里)
붕새가 날아갈 길이 만리라는 뜻으로, 머나먼 노정(路程), 또는 사람의 앞날이 매우 요원하다라는 말이다.
鵬 : 새 붕(鳥/8)
程 : 한도 정(禾/7)
萬 : 일만 만(艹/9)
里 : 마을 리(里/0)
(유의어)
전도양양(前途洋洋)
전정만리(前程萬里)
창창소년(蒼蒼少年)
중국 고대의 사상가 장자(莊子)는 예나 도덕에 구속되지 않고 자유로운 무위자연을 주장했다. 제자백가(諸子百家) 중에서도 도가(道家)를 대표한다.
천지만물의 근본원리를 道(도)라 하고 개별적인 사물들의 본성을 德(덕)이라 하며 은유와 과장으로 이에 대해 설명한다.
수주탄작(隨株彈雀)이나 버마재비가 매미를 노린다는 당랑포선(螳螂捕蟬) 등으로 말하는 식이다. 여기 등장하는 鵬(붕)새도 하루에 구만 리를 날아간다는 매우 큰 상상의 새이니 과장의 규모를 알겠다.
붕새가 만 리길에 오른다는 것은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아주 먼 길을 뜻하기도 하고, 앞길이 구만리 같은 양양한 장래를 말하거나 원대한 계획, 사업 등을 비유적으로 가리키는 말이 됐다.
장자의 소요유(逍遙遊)편에 나오는 붕새의 실제 규모를 보자. 어둡고 끝이 보이지 않는 북쪽 바다에 곤(鯤)이라는 물고기가 있는데 아무도 그 길이가 몇 천리나 되는지 모른다. 그 고기가 일단 새로 변하면 붕이 된다.
붕의 등덜미는 또한 그 길이가 몇 천리가 되는지 알 수가 없고 치고 날아오르면 날개는 하늘에 드리운 구름과 같다. 붕새가 남쪽 바다를 건널 때 날갯짓을 한 번 하면 삼천리에 달하는 격랑이 일어나고, 회오리바람을 타고 구만리를 올라가서, 여섯 달 동안 날고 나서야 하루 쉬었다(鵬之徙於南冥也, 水擊三千里, 搏扶搖而上者九萬里, 去以六月息者也).
황당무계(荒唐無稽)한 이야기지만 여기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큰 존재라는 뜻으로 붕을 자주 쓰게 됐다. 붕도(鵬圖; 원대한 계획), 붕비(鵬飛; 거대한 날개짓), 붕익(鵬翼; 거대한 날개) 등이다.
붕정만리(鵬程萬里)
붕정(鵬程)이란 ‘붕새(날개 길이가 삼천리나 되며, 한번에 구만리나 간다고 하는 상상속의 큰 새)의 길’ 이라는 뜻이고, 만리(萬里)는 ‘만리의 거리’ 라는 뜻으로 매우 먼 거리를 뜻한다. 그러므로 붕새가 날아갈 길이 만리(萬里)라는 뜻으로, 사람의 앞날이 멀고도 감을 가리키는 말이다.
북명(北冥; 북극해)에는 크기가 몇 천리나 되는 곤(鯤)이라 불리는 물고기가 있다. 이 물고기가 탈바꿈하여 붕(鵬)이라는 새가 되는데, 그 크기가 엄청나게 커서 등의 길이가 몇 천리가 되는지도 짐작할 수가 없으며, 한번 힘을 가다듬어 하늘로 날아 오르면 그 날개는 마치 하늘에 드리운 구름과 같았다.
붕새가 남해(南海)로 옮겨갈 때는 날개를 삼천리(三千里)나 되는 수면(水面)을 치고, 이렇게 불어 일으킨 바람을 타고 날아올라가 여섯 달이나 걸려서야 남해(南海)에 이르러 쉬게 된다고 한다.
장자(莊子) 소요유편(逍遙遊篇)에 나오는 말이다.
장자(莊子)는 전설적인 새 중에서 가장 큰 붕(鵬)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어둡고 끝이 보이지 않는 북쪽 바다에 곤(鯤)이라는 큰 물고기가 있었는데 얼마나 큰지 몇 천리나 되는지 모를 정도이다. 이 물고기가 변해서 붕(鵬)이 되었다. 날개 길이도 몇 천리인지 모른다. 한번 날면 하늘을 뒤덮은 구름과 같았고(鵬之背不知其幾千里也, 怒而飛其翼若垂天之雲), 날개 짓을 삼천리(三千里)를 하고 구만리(九萬里)를 올라가서는 여섯 달을 날고 나서야 비로소 한번 쉬었다.’
붕정만리(鵬程萬里)는 말 그대로 붕(鵬)이 날아 가는 만리(萬里)를 가리키는데, 거대한 붕(鵬)이 만리(萬里)나 나니 그 거리는 상상을 뛰어 넘는다. 원대한 사업이나 계획을 비유할 때, 비행기를 타고 바다 건너 멀리 여행하거나 앞 날이 양양한 것을 비유할 때 사용된다.
반면에 작은 새들이 붕(鵬)이 날아 가는 것을 보고‘도대체 저 붕(鵬)은 어디까지 날아가는 것일까. 우리는 비록 숲 위를 날 정도로 멀리 날지는 못해도 나는 재미가 그만인데’라고 빈정대며 말하는 것을 상식적인 세계에 만족하고 하찮은 지혜를 자랑하는 소인배에 비교하였다.
즉 소인(小人)이 대인(大人)의 웅대한 뜻을 모르는 것과 같으며, 한국 속담에도 ‘참새가 어찌 봉황의 뜻을 알겠느냐’가 있다.
장자(莊子)의 사상에서 붕(鵬)에 비유하는 말이 종종 나오는데, 대부분 웅장하거나 원대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세계 또는 물체를 비유할 때 등장한다.
예를 들어 붕곤(鵬鯤), 붕배(鵬背), 붕비(鵬飛), 붕도(鵬圖)는 각각 상상을 초월한 사물이나 현대적인 의미로 거대한 항공기, 분발(奮發)해 큰 일을 성취하려는 것, 보통 사람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원대한 사업을 각각 비유할 때 사용된다.
*붕곤(鵬鯤), 곤붕(鯤鵬) : 상상을 초월한 큰 것을 의미.
*붕배(鵬背), 붕익(鵬翼) : 거대한 것의 비유.
*붕박(鵬搏), 붕비(鵬飛), 붕거(鵬擧) : 크게 분발하여 어떤 일을 하려는 것.
*붕도(鵬圖) : 붕새가 구만리를 날려는 웅대한 계획을 의미.
도남(圖南)은 고사성어 붕정만리(鵬程萬里)에서 유래하였다. 도남(圖南)은 한 번에 구만리를 날아 6개월 동안 날아 남쪽으로 가는 것을 말하는데, 다른 곳으로 가서 거대한 사업을 벌이려는 것을 뜻한다.
장자(莊子)는 소요유(逍遙遊)란 절대적인 자유로운 세상에서 노니는 것을 말하며, 권력이나 신분, 재산, 권위를 초월한 완전하고 대자연의 크나 큰 품인 자유속에서 비로소 행복다운 행복, 즉 참다운 행복을 느끼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여기서 봉안(鳳眼)이라는 말도 쓰이게 되었다. 대소(大小)의 차(差)가 너무나 큰 것을 비유한다. ‘연작이 어찌 홍곡의 뜻을 알랴’라는 말도 이와 비슷한 뜻을 가진 말이다.
그러나 뜻만 크고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면 백해무익(百害無益)한 것이다. 큰 뜻을 가슴에 품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다 보면 붕거(鵬擧)가 이루어질 일이다.
성서(聖書)에 ‘내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말이 있다. 붕곤(鵬鯤)을 품은 자여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과 같이 가슴을 피고 원대한 붕정만리(鵬程萬里) 길의 첫 발을 내딛자.
장자(莊子)는 이 붕(鵬)이라는 새를 빌어 세속(世俗)의 상식을 넘어 무한히 큰 것,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정신세계(精神世界)를 소요(逍遙)하는 위대한 자의 존재를 보여 주려고 했다.
그러나 장자(莊子)의 가르침과는 달리 현재에 이르러서는 멀고도 험한 앞길을 준비하는 경우를 뜻하곤 한다. 이 붕(鵬)이라는 새의 진화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쉬운데, 붕(鵬)은 원래 곤(鯤)이라는 물고기의 알에서 진화한 것이다. 물고기 알이 그 엄청난 붕(鵬)이 되는것이다.
구약(舊約) 욥기 제8장 7절에 있는 유명한 문구인 ‘네 시작은 비록 미약하였으나, 끝은 심히 창대하리라.’ 라는 문구와 같이 큰 뜻을 품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여 붕거(鵬擧)를 이루자는 격언으로 쓰이고 있다는 말이다.
크고 멀리보며 그렇게 멀리 날아가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 엄청난 크기의 붕(鵬)은 그렇게 바람을 타야만 멀리 날아갈 수 있는 존재였다. 사람이 살면서 기회가 찾아 왔음에도 스스로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아쉽게 놓치는 경우가 있다.
붕(鵬)에게 다가오는 거대한 바람처럼 자신에게 기회가 왔음에도 날아 오르지 못한다면 계속 물속에 침잠(沈潛)한 상태로 다음에 올 대풍을 기다려야만 하는 붕(鵬)이 되고 만다.
그 대풍이 곧 다시 올거라면 그동안 날개짓을 연습하면 되겠지만, 꽤 오랜동안 안오거나 다시 오지 않는다면 영원히 만리를 날아갈 수 없게 될 것이다.
대풍을 기다리는 붕(鵬)처럼 언제나 준비가 되어 있어야 만 인생이라는 만리나 되는 창공을 날아 갈 수 있을것이다.
▶️ 鵬(붕새 붕, 봉새 봉)은 형성문자로 鹏(붕)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새 조(鳥;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크다는 뜻(凡)을 가진 朋(붕)으로 이루어졌다. 큰 새의 이름이다. 그래서 鵬(붕, 봉)은 ①붕새(대붕) ②대붕(大鵬: 하루에 구만 리를 날아간다는 상상의 새) 그리고 ⓐ봉새(봉황)(봉) ⓑ봉황(鳳凰: 예로부터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상서로움을 상징하는 상상의 새)(봉)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큰 희망과 의도를 붕도(鵬圖), 붕새의 날개로 앞으로 할 큰 사업이나 계획을 이르는 말을 붕익(鵬翼), 붕새가 날아간다는 뜻으로 사람이 크게 발전함의 비유를 붕비(鵬飛), 하늘을 나는 붕새를 소붕(霄鵬), 하루에 9만 리를 날아간다는 상상속의 아주 큰 새를 대붕(大鵬), 중국의 장자가 비유해서 말한 큰 물고기와 큰 새라는 의미로 더할 수 없이 큰 것의 비유를 곤붕(鯤鵬), 꿈은 크게 가지지만 개미처럼 부지런히 생활해야 한다는 말을 붕몽의생(鵬夢蟻生), 붕새가 날아갈 길이 만리라는 뜻으로 머나먼 노정 또는 사람의 앞날이 매우 요원하다는 말을 붕정만리(鵬程萬里), 작은 비둘기가 큰 붕새를 보고 웃는다는 뜻으로 되지 못한 소인이 위인의 업적과 행위를 비웃는다는 말을 학구소붕(鷽鳩笑鵬), 붕새가 하루에 구만 리를 간다는 뜻으로 밝은 미래를 위한 목표를 확실하게 정하고 기반을 구축하는데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노력하자는 말을 대붕만리(大鵬萬里), 구만 리를 난다는 붕새가 남쪽을 향하여 날개를 편다는 뜻으로 대업 또는 원정을 계획한다는 말을 도남붕익(圖南鵬翼) 등에 쓰인다.
▶️ 程(한도 정/길 정)은 형성문자로 呈(정)과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벼 화(禾; 곡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呈(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壬(정)은 곧게 자라는 일이요, 口(구)는 입으로 말을 함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呈(정)은 공평(公平)하게 말하다, 禾(화)는 곡식(穀食), 程(정)은 곡식이 고루 자라다, 물건의 길이의 한 토막, 한치의 십분의 일을 分(분), 分(분)의 십분의 일을 程(정)이라 하였다. 나중에 거리의 구분(區分), 노정(路程), 또 시간의 구분(區分)의 뜻으로 되어, 다시 널리 표준, 법칙(法則)의 뜻을 나타낸다. 그래서 程(정)은 ①한도(限度) ②길 ③단위(單位) ④법칙(法則) ⑤규정(規定) ⑥법(法) ⑦계량기(計量器) ⑧일정한 분량(分量) ⑨표준(標準) ⑩가늠하다 ⑪벼르다 ⑫보이다 ⑬헤아리다 ⑭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알맞은 한도나 얼마 가량의 분량을 정도(程度), 법식에 의거하여 손보아 고침을 정선(程繕), 일정한 법식으로 표준이 되는 방식을 정식(程式), 일이 되어 가는 경로를 과정(過程), 그 날에 할 일 또는 그 분량이나 순서를 일정(日程), 토의할 안건을 회의에 내어 놓음을 상정(上程), 모든 행위의 준칙이 되는 규칙을 규정(規程), 작업이 되어 가는 정도를 공정(工程), 거쳐가는 길이나 과정을 노정(路程), 일정한 곳으로부터 다른 일정한 곳에 이르는 거리를 이정(里程), 미리 정한 갈 길을 예정(豫程),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거리를 시정(視程), 여행하는 노정이나 일정을 여정(旅程), 거쳐 지나는 길이나 과정을 역정(驛程), 거쳐 온 노정이나 지나 온 경로를 역정(歷程), 여행하는 길이나 나그네 길을 객정(客程), 길의 멀고 가까운 정도를 헤아려 따짐을 계정(計程), 붕새가 날아갈 길이라는 뜻으로 앞으로 가야 할 멀고도 먼 길을 붕정(鵬程), 두 음의 진동수의 차이 곧 높낮이의 차이를 음정(音程), 정씨 문 앞에 서서 눈을 맞는다는 뜻으로 제자가 스승을 존경함을 이르는 말을 정문입설(程門立雪), 붕새가 날아갈 길이 만리라는 뜻으로 머나먼 노정 또는 사람의 앞날이 매우 요원하다는 말을 붕정만리(鵬程萬里) 등에 쓰인다.
▶️ 萬(일만 만)은 ❶상형문자로 万(만)의 본자(本字)이다. 가위나 꼬리를 번쩍 든 전갈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전갈이 알을 많이 낳는다고 하여 일 만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萬자는 ‘일만(一萬)’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萬자는 艹(풀 초)자와 禺(긴꼬리원숭이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萬자의 갑골문을 보면 앞발을 든 전갈이 그려져 있었다. 萬자는 본래 ‘전갈’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후에 숫자 ‘일만’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 이상 쓰이지 않고 있다. 萬자는 간혹 万(일만 만)자로 쓰일 때가 있는데, 이것은 중국 한나라 때 萬자를 생략해 사용했었기 때문이다. 간체자를 사용하는 중국에서는 万자를 ‘일만’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萬(만)은 (1)천(千)의 열 곱절. 9천999보다 1이 더 많은 수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일 만(一萬) ②성(姓)의 하나 ③사천성에 있는 현(縣)의 이름 ④만무(萬無: 절대로 없음) ⑤대단히 ⑥매우 ⑦매우 많은 ⑧여럿 ⑨절대로 ⑩전혀 ⑪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아주 멀고 오랜 세대를 만대(萬代), 온갖 일을 만사(萬事), 있을지도 모르는 뜻밖의 경우를 만일(萬一), 만일이나 혹시를 만약(萬若),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나 갖가지 수많은 물건을 만물(萬物), 온갖 물건의 형상을 만상(萬象), 썩 많은 돈을 만금(萬金), 매우 오래 삶을 만수(萬壽), 많은 복을 만복(萬福), 갖출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반(萬般), 온갖 것에 다 능통함을 만능(萬能), 경축하거나 환호하여 외치는 말을 만세(萬歲), 완전하여 조금도 빠진 것이 없는 것 또는 아주 안전한 것을 만전(萬全), 온갖 어려움을 만난(萬難), 썩 많은 돈을 만냥(萬兩), 썩 많은 햇수나 늘 한결같은 상태를 만년(萬年), 세계 각 나라의 국기를 만국기(萬國旗), 모든 일이 뜻하는 대로 잘 됨을 만사여의(萬事如意), 모든 일이 잘 되어서 험난함이 없음을 만사태평(萬事太平), 모든 일이 뜻한 바대로 잘 이루어짐을 만사형통(萬事亨通), 영원히 변하지 아니함을 만세불변(萬世不變), 아주 안전하거나 완전한 계책을 만전지책(萬全之策), 장수하기를 비는 말 만수무강(萬壽無疆) 등에 쓰인다.
▶️ 里(마을 리/이, 속 리/이)는 ❶회의문자로 裏(리)의 간체자이다. 裡(리)와 동자로 田(전; 밭)과 土(토; 토지)의 합자(合字)이다. 밭이 있고 토지(土地)가 있는 곳으로 사람이 있는 곳을 말한다. 또 거리의 단위로도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里자는 ‘마을’이나 ‘인근’, ‘거리를 재는 단위’로 쓰이는 글자이다. 里자는 田(밭 전)자와 土(흙 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밭과 흙이 있다는 것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이란 뜻이고 이런 곳에는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니 里자는 ‘마을’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고대 중국에서는 里자가 마을 단위의 소규모의 행정구역을 뜻했기 때문에 1리(里)는 25가구가 함께 모여 사는 마을을 의미했다. 또 里자는 거리를 재는 단위로 사용되기도 하여 1리는 약 400m의 거리를 말했다. 그래서 里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마을’이나 ‘거리’라는 의미를 함께 전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용한자에서는 주로 발음이나 모양자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里(리)는 숫자(數字) 다음에서 이(里)의 뜻으로 ①마을 ②고향(故鄕) ③이웃 ④인근 ⑤리(거리를 재는 단위) ⑥리(행정 구역 단위) ⑦속 ⑧안쪽 ⑨내면(內面) ⑩이미 ⑪벌써 ⑫헤아리다 ⑬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동네 방(坊), 마을 부(府), 골 동(洞),마을 촌(邨), 마을 촌(村), 마을 서(署), 마을 아(衙), 마을 려/여(閭), 마을 염(閻)이다. 용례로는 마을이나 촌락을 이락(里落), 일정한 곳으로부터 다른 일정한 곳에 이르는 거리를 이정(里程), 행정 구역의 이의 사무를 맡아보는 사람을 이장(里長), 벼슬을 그만두고 시골에서 삶을 이거(里居), 동네의 어귀에 세운 문을 이문(里門), 마을으로 지방 행정 구역인 동과 리의 총칭을 동리(洞里), 고향이나 시골의 마을을 향리(鄕里), 천 리의 열 갑절로 매우 먼 거리를 만리(萬里), 십 리의 백 갑절로 멀리 떨어져 있는 거리를 천리(千里), 상하로 나눈 마을에서 윗마을을 상리(上里), 아랫마을을 하리(下里), 해상의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를 해리(海里), 남의 고향에 대한 미칭을 가리(珂里), 자기가 살고 있는 동리를 본리(本里), 북쪽에 있는 마을을 북리(北里), 지방 행정 단위인 면과 리를 면리(面里), 사방으로 일 리가 되는 넓이를 방리(方里), 산 속에 있는 마을을 산리(山里), 풍속이 아름다운 마을을 인리(仁里), 다른 동리나 남의 동리를 타리(他里), 짙은 안개가 5리나 끼어 있는 속에 있다는 뜻으로 무슨 일에 대하여 방향이나 상황을 알 길이 없음을 오리무중(五里霧中), 붕새가 날아갈 길이 만리라는 뜻으로 머나먼 노정 또는 사람의 앞날이 매우 요원하다라는 붕정만리(鵬程萬里), 강물이 쏟아져 단번에 천리를 간다는 뜻으로 조금도 거침없이 빨리 진행됨을 일사천리(一瀉千里),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말이 천리를 난다는 뜻으로 말이 몹시 빠르고도 멀리 전하여 퍼짐을 언비천리(言飛千里), 바다와 육지를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있음을 수륙만리(水陸萬里)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