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학교의 첫 인상은 거칠게, 솔직한 느낌을 표현하자면 한 마디로 '양아치 시설' 이었다.
한 명이 아프다고 병원 가야한다며 뭉쳐 오는 양태는, 학급 친구 일곱 ~ 여덟명이 당연히 동행해 병원에 간다는 것이다.
17~18명 학급생중 7~8명이 병원에 간다고 빠지고, 또....., 그닌깐 교실수업도 거의 진행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개학 시기, 3월 이였다.
바로 전 2월에 발령받고 첫 일대일 대면에서 학교 상황을 학교장님이 말씀해주셨다.
"학생들이 다들 담배를 피우고,... 남녀학생간에 서로 붙어있으니 ... 쩝....( 어떻게 해야 할지.. 난망하다는..) "
" 그리고 왜 애들이 하얀 붕대는 팔다리, 얼굴에 칭칭 감고 다니는 지? "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다.
이성교제와 흡연문제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 섣불리 답을 못드렸다.
하지만 학생들이 하얀 붕대를 감고 다니는 것은 6개월 이내에 학교에서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해드렸다.
살짜기 긁힌 상처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씻고 자연상태로 두는 것을 이제 알면서도, 요즘도 종종 크고 하얀 반창고를 붙이곤한다.
청소년 시기 몸이 빠르고 다급한 반면 표현력, 어휘력 등 언어 역량의 불일치가 하얀반창고와 붕대를 찾는 것일 수 있다.
몸의 활활발발함에 비해, 사회적 소통역량이 아직 못 미치는 괴리감이 빠른 효과적 소통수단으로 시각적 대체제를 선호하는것이다.
그러나 알록달록 대일밴드를 눈썹, 이마, 콧등에 치덕치덕 붙이는 것은 피부 미용에도, 건강한 소통 수단도 아니다.
지금 이 학교 4년 반, 5년 째에 이르고 있다.
성성한 물품까지 마구 쏟아내던 기숙학교는, 실습용 음식물과 섞여 파리와 쥐떼를 불러들이던 쓰레기장조차 이제 자취 없다.
신앙적 행위 차원에서 접근한 교육적 실천은(이제 돌아보니) 나도 그렇지만, 우아하게 둥둥 떠있지만 두 발을 쉴사이 움직여 호수에 떠있는 백조처럼 동료 대부분 미소까지 머금고 조용히 인사 나누지만, 피부 얼굴이 새카맣고 다클서클들까지 보이곤 한다.
2년여 전부터 학교 불평불만을 듣지 않게 되었습니다. 외려 올해 들어선 3년생 교실수업에서 <감사>덕목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철마다 맞은 온도 샤워, 냉온방, 따듯 밥상, 아프면 돌봄, 쉽 없이 공부하시는 분들 가르침, 24시간 주5일 베풀어주시는 <1% 교육적 환경>에 감사하자고,.... 후대에 잘 물려주라고... 하면 학생들이 숙연하게 동의하곤 합니다. 쓰면서 콧잔등이 시큰거리네요. 감사합니다. ^^ |
교문 안쪽 차량 진입로에 시멘트 작업해 놓았으니 출퇴근 조심하시라는 행정실 젊은 직원 분 카톡방에 화답한 것이다.
학생입장에서 정말이지 가만히 있기만 하면 제 때 제 때 딱딱 3끼 밥상 챙겨주지, 갖가지 행사체험교육, 미소 띤 부드러운 선생님들이 환대까지 Perpect 마법학교가 따로 없다. 중학생 시절 선생님들 속께나 썩게했을 조기흡연 에 '시바리'가 입에 붙은 불신과 저항만으로 살던 학생들 얼굴이 환해지는 것이다
또래친구의 역활이 핵심적인 청소년 시기 3년 내내 기숙하며 친구들과 다진 우정이 상처 치유에 가장 주효한 변수일 것이다.
요즘 학교 밖 학부모 노릇 쉽지도 않고 생물학적 보호조차 쉽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기숙사학교는 치유적기능까지 하고있다.
학부모로서, 나 또한 내 아들은 편안히 안아준 적 한 번 없고, 유치원시절부터 밥만 고집하는 아들을 속상히 여겼으니 말이다.
이제 마법을 부리는 학교이지만, 학생들이 이 사회에 나가서 잘 적응하며 인생을 헤쳐나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온실 교육' 같은 것은 아닌가 싶은 것이다.
얼굴이 윤기돌고, 몸 통통해지고 다정해진 미남미녀로 성장하지만, 졸업 후 찾아오는 학생들은 한결같이 10키로 이상씩 홀쭉해져있다. 허세까지 등등해 선생님은 물론, 세상 무서울 것 없는 패기와 배짱도 어데가고 젖살, 찐살 다 빠져 군특 아니면 알바를 전전하고들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