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ㅡ란도셀 책가방
이순욱
부유한 집안에서
아쉬운 것 없었던 어머니
갑부라 불리던 외할아버지는
해방 전 그 시절에
딸만 넷을 두셨는데도
딸이라고 집안에서 구박하면
밖에서도 업신여긴다며
비싼 양복감을 필로 사와서는
엄마또래 집안 조카딸까지
주름치마에 세일러복을
양복점에서 맞춰 입히고는
사진관에서 기념사진까지
찰칵! 남겨주신분
아버지는 군입대
혼자 군속으로 직장을 다니며
나를 입학시켰던 엄마
단칸 셋방에 아버지 없는 피난민 딸이 염려되셨을까
책을 보자기에 둘둘 말아
어깨에 묶고 다니는 아이들 속에
국제시장 단골이신 엄마가
사오신 낯선 가방 하나
토끼 두 마리가 박혀있는
란도셀 가죽 책가방
카페 게시글
♣`°³о♡송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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